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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TV감상실] 남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 않은지 점검이 필요하다
[올드독의 TV감상실] 남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 않은지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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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나이의 학원강사가 열일곱 살 제자를 사랑한다. 1980년대라면 에로영화의 소재로 쓰였을 법한 이야기다. 하나 <사랑니>는 이성간의 몸놀림은 물론 주고받는 대화의 사용조차 거부한 듯한 영화다. 대신 한 여자의 상상력을 이야기 전개의 핵심으로 삼은 <사랑니>는 상상작용의 한 극점으로 향한다. 기억은 이상한 것이어서 그것이 말을 걸어오면 대화는 무색해지고 상상이 시작되는데, 소환과 복원을 거친 기억(아니면 환영)은 주인공 인영과 재회한 뒤 다시 충돌하고 창조되는 과정을 거친다.
<사랑니>의 상상력은 권력을 휘두르는 유의 것은 아니지만, 가볍고 부드러워 현기증이 일어난다. 그러니 섬세하나 친절하지 않은 연출과 초점 잡기가 난감했을 배우(김정은의 재발견!)의 연기를 따라가며 한 여자의 심리적 좌표를 찾아야 하는 관객의 불편함은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 모든 난점에도 불구하고 <사랑니>는 첫사랑의 기억처럼 알싸하고 예쁜 영화다(특히 세
<사랑니> 다시 없을 행복을 꿈꾸게 하는 정지우 감독의 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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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엔터테인먼트에서 옴니버스 멜로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과 일본 키네마준보 선정 10대 영화로 꼽혔던 <불량공주 모모코>를 1월 중 출시한다.
한국판 <러브 액츄얼리>를 표방한 민규동 감독의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황정민, 엄정화, 임창정 등 호화 캐스팅으로 주목을 받은 작품. 2.35: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과 DTS, 돌비 디지털 5.1 음향을 지원하며 감독 등 스탭들과 출연배우들이 참여한 두 종류의 음성해설이 수록된다. 부록으로는 메이킹 필름과 감독의 해설이 포함된 삭제장면 모음, 영화 속 인상적인 음악들을 따로 감상할 수 있는 뮤직 스코어 등이 제공된다.
<불량공주 모모코>는 한일 합작 드라마 <프렌즈>에서 원빈과 공동 주연을 맡아 우리에게 친숙한 후카다 쿄코의 주연작. 로코코풍 드레스에 목숨을 건 엉뚱한 소녀 모모코와 폭주족 이치코의 기묘한 우정을 독특한 감성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CJ, <내 생애 가장...> <불량공주 모모코>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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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국경의 남쪽>은 70억원을 들여 만든, 배우 차승원의 첫 멜로영화란 점에서 일찌감치 눈길을 끌었다. 4월 개봉에 맞춰 작품의 5분의 1치 촬영만 남겨두고 있는 지난 6일 밤 전주에서 차승원을 만났다. 물경 5억원을 쏟아부어 만들 4분짜리 대목을 찍기 하루 전이다. 그가 연기하는 평양 출신의 호른 연주자, ‘선호’는 말 그대로 갈고 닦아야 자연스러워질 역이다. 이날도 호른을 연주 연습하느라 4시간밖에 못 잤다.
하지만 그는 느긋해 보였다. 평양말은 이미 배었다. “말은 차라리 쉬워요. 코드만 잘 잡아주면.” 정작 손가락 연기만 해도 될 것을 꾸역꾸역 불겠다면서 호른 코드 잡는 건 무던히도 안되나 보다. “지금도 호른을 부수고 싶다”며 웃는다.
<국경의 남쪽>은 우리가 좀체 묻지 않았던 새터민(탈북자)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탈북자 선호와 미래를 약속한 채 북에 두고온 연화. 연화가 선호를 좇아 마침내 국경을 넘어 내려왔을 때, 선호에겐 남쪽에서 싹
영화 <국경의 남쪽> 차승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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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의 차기작은 <메리 포핀스>?
스티븐 스필버그가 1964년 디즈니 영화 <메리 포핀스> 리메이크를 적극 검토 중이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스필버그는 제작총지휘를 맡고 영국의 리처드 아이어(<아이리스>)가 감독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어는 웨스트엔드 뮤지컬 <메리 포핀스>를 무대에 올려 큰 성공을 거두자, 브로드웨이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리메이크영화의 메리 포핀스 역으로는 영국 뮤지컬 주연이었던 로라 미셸 켈리가 유력한 상태다.
<오션스 서틴>, 제작 준비 중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과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등 화려한 출연진으로 유명한 <오션스 일레븐>과 <오션스 트웰브>를 잇는 속편이 만들어진다. 제목은 <오션스 서틴>. 전작 두편을 제작했던 제리 웨인트라웁은 이미 시나리오를 확보했으며 스티븐 소더버그, 조지 클루니와 제작을 준비 중이다. 1961년 동명
[해외단신] 스필버그의 차기작은 <메리 포핀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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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 서생, 출두요!
한석규와 이범수 주연의 영화 <음란서생>이 지난해 12월30일 남양주종합촬영소에서 넉달에 걸친 촬영을 마쳤다. 음란소설에 빠져 붓을 잡은 사대부 윤서(한석규)와 그 삽화를 그리게 된 의금부도사 광헌(이범수)이 서로의 음란함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장면이 마지막 촬영분. <스캔들-남녀상열지사> <반칙왕>의 김대우 작가가 감독으로 데뷔하는 <음란서생>은 오는 2월에 개봉할 예정이다.
임상수 감독의 신작 <오래된 정원> 시동
임상수 감독의 신작 <오래된 정원>이 1월5일 서울 평창동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황석영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오래된 정원>은 18년 동안 복역하고 출소한 현우(지진희)가 연인이었던 윤희(염정아)의 발자취를 더듬어가는 이야기. <오래된 정원> 제작진은 이날 현우가 감옥에서 나와 처음 가족을 만나는 장면으로 영화의 시작을 열었다.
한국 고전영화 매일매일
[국내단신] <음란서생> 촬영 완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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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과 아름다운 재단, 영화인회의, 영화제작가협회, 여성영화인모임이 함께하는 ‘행복한 만원 릴레이’의 스무 번째 주인공은 신보경 미술감독입니다.
“스탭들은 이런 일에 마음이 있어도 다소 소극적이고 잘 나서지 않으니까 그런 점을 배려해서 차 대표님이 스탭의 한 사람으로서 저를 추천했다 싶어요. 다른 한편으로는 일 때문에 거칠고 촉박해진 여성영화인의 마음에 섬세함이 남아 있으리라 생각하고(웃음) 추천하신 것 같아요. 어렸을 적부터 영화 안에서 자라난 한 여성영화인에게 기회를 나눠준다는 차원이 아닐까요? 작지만 소중한 이 돈은 독거노인분들에게 쓰였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곧 그런 시간을 맞이할 텐데 거동이 불편한 나이에 느끼는 외로움을 가진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해요. 다음 사람으로는 <러브토크>를 만든 이윤기 감독님을 추천합니다. 제가 아는 이윤기 감독님은 시선을 살피는 예민한 눈도 있고, 본인 스스로도 부끄러움이 많고, 아픔에 대해 이해하고 공유하는 면이
[만원 릴레이] <접속> <태극기 휘날리며> 미술감독 신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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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천재의 위험한 더블게임”이라는 문구. 그 아래에 머리를 넘기고 악마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두 남자. 양동근과 김성수가 주연한 <모노폴리>(감독 이항배·공동제작 한맥영화사 스카이븐필름)의 티저포스터가 공개됐다. <모노폴리>는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1%클럽’을 권력화하기 위해 모인 두 남자의 음모와 배신을 다루는 스릴러. 김성수는 악마적인 카리스마를 담아내기 위해 포스터 촬영 중 연방 괴성을 지르고 다녔다는 후문이다. 막바지 촬영이 한창인 <모노폴리>는 2006년 3월 개봉예정이다.
[포스터 코멘트] <모노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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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정체인가, 하락의 전조인가. 지난해 극장을 찾은 관객은 모두 4678만명(이하 서울 기준)으로, 2004년 4678만명에 비해 불과 1.8%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엠픽쳐스에 따르면, 30%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한국영화 시장은 2002년 16.9%, 2003년 4.9%, 2004년 6.9% 등으로 하강 곡선을 그렸고, 지난해에는 정체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분석자료는 추정치이긴 하나 전국관객 또한 2004년의 1억3천만명에서 500만명이 늘어난 1억3500만명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성장 일로에 있던 편당 관객 수는 반대로 12.4%나 떨어졌다. 개봉 영화는 많아졌지만, 전체 관객 수는 크게 늘지 않았고, 결국 영화시장의 수익구조는 전보다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영화의 편당 평균 관객 수는 29만5027명으로 2004년보다 12.8%나 하락했다. 이에 대해 순제작비 1억원 미만의 독립영화가 8편이나 개봉되
2005년 한국영화 시장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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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예산 공포영화<호스텔>(Hostel)이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과 <킹콩>을 제치고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1월6일 개봉한 <호스텔>은 주말 3일동안 2010만달러어치 티켓을 팔아치웠다. 2002년에 <캐빈 피버>를 만들어 재능을 인정받은 일라이 로스 감독의 신작으로, 한바탕 즐겨보려고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난 청년 세 명이 한 숙소에서 끔찍한 함정에 걸려드는 이야기다. 출연진 모두 유명하지 않은 배우들이며 그나마 주연들 중 한명인 제이 에르난데즈가 가장 낯익은 얼굴이다.
애초 배급사 라이온스게이트는 이 500만달러짜리 R등급 영화가 1500만달러 전후의 수입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예상 밖의 좋은 성적을 거둔 데에는 쿠엔틴 타란티노가 제작에 참여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한 듯하다. 심지어 일부 관객들은 타란티노가 연출한 영화로 착각하기도 했다고. 타란티노는 일라이 로
저예산 호러<호스텔>, 미국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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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사람들>의 임상수 감독이 동료들이 뽑은 올해의 감독으로 뽑혔다. 150여명의 젊은 영화감독들이 주축이 된 ‘디렉터스 컷’은 12월26일 서울 압구정동 DCM홀에서 송년의 밤 행사를 갖고, 2005년을 빛낸 영화인을 선정, 발표했다. 지난해 올해의 감독 부문 수상자로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박찬욱 감독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에 대한 반대의 뜻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이유가 아니더라도) 임상수 감독이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 임상수 감독 대신 수상한 MK픽쳐스의 심재명 이사는 “(촬영)현장에도 늦게 오더니 오늘도 (임상수 감독이) 늦는다”면서 “(제작자에게) 말할 수 없는 금전적 손실과 고통과 고난을 안겨준 임상수 감독에게 이런 기쁨을 주다니…”라는 농담으로 좌중에 폭소를 안겼다.
감독들이 뽑은 올해의 남자연기자로는 <웰컴 투 동막골> <나의 결혼원정기>의 정재영이 선정됐다. 시상식에 앞서 있었
‘디렉터스 컷’ 송년의 밤 행사 및 2005년을 빛낸 영화인 시상식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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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가 뭔데?” “외계인이오!” 초밥을 앞에 두고 수상한 대화가 오간다. 30평 남짓한 초밥집 세트에 배우와 스탭이 북적거리는 이곳은 <도마뱀>의 파주 촬영현장이다. 말쑥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조강(조승우)과 담요를 뒤집어쓰고 눈을 반짝거리는 아리(강혜정)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오늘 촬영은 고등학교 이후 8년 만에 아리를 만난 조강이 아버지(강신일)와 그녀를 상면시키는 장면이다. 유난히 초밥을 좋아하는 아리와 그녀를 위해 초밥집을 차리는 조강의 후반부 전개를 감안하면 중요한 촬영분량이다.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 <실미도> 조감독을 거쳐 <도마뱀>의 메가폰을 잡은 강지은 감독은 공개된 다섯컷을 찍는 동안 어떤 컷도 세 테이크를 넘기지 않는 기민함을 보였다. 강지은 감독은 “강우석 감독님이 부르시더니 <도마뱀>과 <공공의 적2> 시나리오를 내미셨다. 특별히 멜로에 끌리기보다는 독특한 시나리오의 느낌 때문에 연출을
연인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까, <도마뱀>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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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카드>의 김유진 감독과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기 전에 이미 정진영을 캐스팅해두었다. 그들은 모두 “믿는다”는 간결한 문장으로 그 이유를 설명했다. 믿는다, 그를 믿는다. 파고들자면 숱한 파동으로 쪼개어질 수도 있을 답이었지만 묻는다는 게 구차한 듯도 싶었다. 믿음에 단서를 달아보아야 무엇하겠는가. 누군가 믿는 배우라는 사실만 마음에 새기고선, 10년 전에 영화배우로 데뷔했지만, 왠지 그보다 오래 있어온 듯한 정진영을 만나러갔다. 매니저도 코디네이터도 없이 혼자 다니는 정진영은 소박한 차림새였고, 몇 차례 인터뷰를 하며 단골이 되었다는 카페 주인에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친근했다. 냉정하고 지적인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의 이미지도, 마음을 붙일 데가 없어 홀로 헤매는 연산의 추운 고독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왕의 남자>와 연산군을 두고 이야기하는 그는 여전히 매서운 데가 있었다. 정진영이 다시 친절한 아저씨의 모습이 된
<왕의 남자>의 연산군 역 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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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게 물든 쑤저우강을 꿈꾸는 듯한 얼굴로 헤엄치던 인어가 있었다. 밤이면 그 인어는 싸구려 술집의 불빛 아래 쇼를 펼치며 사람들 사이로 스며들고 싶어했다. 1인칭 시점을 포기하지 않는 고집스러운 멜로드라마 <수쥬>에서 바다를 유유히 헤엄치던 여배우 주신. 진가신 감독의 새로운 뮤지컬영화 <퍼햅스 러브>의 홍보차 한국을 방문한 주신을 삼성동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숙소의 라운지에서 만났다. 절강성 출신이며 1976년생인 주신은 외동딸로 자랐고 어린 시절부터 도드라진 영화광이었다. 그녀는 극장관리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유년기 대부분을 교실보다는 극장에서 보냈다. 그때만 해도 주신은 “매일 극장 맨 앞줄에서 바보처럼 고개를 젖히고 영화를 보던” 남자아이 같은 악동이었다고 한다. 항저우 예술학교에서 무용을 전공한 그녀는 2학년 때부터 영화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몇번의 단역을 거친 주신이 주목받기 시작한 계기는 첸카이거 감독의 <시황제 암살>을 통해서였다. 자객
쑤저우강의 인어, 뮤지컬 스타가 되다, <퍼햅스 러브>의 주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