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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의 시작
감우성: 혼자서 끌고가지 않는 작품을 한 게 나는 <내 사랑>이 처음이다. 부담감이 그만큼 적었고, 또 각 파트들의 이야기가 다 따뜻한 뭔가를 느끼게 해주더라고. 어떤 하나의 파트라도 허술했다면 아마 <내 사랑>을 안 했을 것 같다. 이야기들에 다 고르게 관심이 가는 걸 보니, 기획된 영화의 느낌이 안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최강희: 보통 나는 매니저한테 대본을 전해 받을 때 어떤 캐릭터인지를 제일 먼저 물어본다. 근데 <내 사랑>은 매니저가 대본을 주면서 “이거 딱 누나야” 하더라. 그래서 호기심을 갖고 읽어보게 됐다. 읽으면서 이게 나는 아니라는 생각은 했지만,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요새 그런 특이한 캐릭터가 많긴 하지만, 내가 하면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감우성: 시나리오 보고 나서 남는 게 없으면 할 이유를 못 찾는 거다. 내가 안 나와도 되는 부분들도 분명히 따뜻한, 정감어린
[감우성, 최강희] 고만고만한 멜로라면 안 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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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 크리스마스, 선물, 캐럴… 연말과 크리스마스 시즌을 장식하는 단어들의 연상법 꼭대기에 서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역시, 사랑이다. 올해 크리스마스에 극장가를 찾는 <내 사랑>은 그 이름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 하나만을 열렬히 노래하는 영화다. 지하철 기관사 세진(감우성)과 종잡을 수 없는 4차원 정신세계의 소녀 주원(최강희), 소주잔을 기울이며 슬그머니 애정을 싹틔우는 대학생 선후배 지우(정일우)와 소현(이연희), 까칠한 홀아비 카피라이터 진만(류승룡)과 해바라기처럼 그를 바라보는 수정(임정은), 그리고 헤어진 연인을 만나고자 한국 땅을 밟은 프리허그 운동가 진만(엄태웅)까지. 한줄 두줄 목도리를 떠내리듯, 4가지 색깔의 사랑 이야기가 교차되며 알록달록 모자이크를 완성하는 <내 사랑>의 두 커플, 감우성과 최강희, 정일우와 이연희를 송년 파티에 초대했다. 화려하고 떠들썩한 축제 대신 맥주병을 부딪치고 리모컨 쟁탈전을 펼치며 뒹굴대는 느슨하고 정겨운
[감우성, 최강희, 정일우, 이연희] 달콤, 사랑스런 연인들의 송년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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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준비가 한창인 햇빛 쨍쨍한 로스앤젤레스. 한물간 작곡가 데이브(제이슨 리)는 예상치 못한 특별한 손님들을 맞이하게 된다. 가지런하던 데이브의 집안을 한순간에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리는 이 손님들은 바로 천방지축 다람쥐 형제 앨빈, 사이먼, 테오도르. 데이비는 이 귀여운 존재들이 부엌을 엉망으로 만드는 재주 외에도 말하고 노래하고 춤추는 재주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전망이라곤 없어 보이던 데이브의 음악은 다람쥐 형제를 통해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게 된다. 자신은 단지 ‘친구’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데이브와 그의 ‘가족’이 되고 싶어하는 다람쥐 형제. <앨빈과 수퍼밴드>는 팝 스타로 우뚝 서게 된 장난꾸러기 다람쥐 형제와 작곡가 데이브가 가족의 의미를 깨달아가게 되는 크리스마스용 가족영화이다. 몇 십년 동안 이차원의 화면에 머물러 있던 이들 사고뭉치 다람쥐 형제는 <앨빈과 슈퍼밴드>에서는 보송보송한 털에 둘러싸인 삼차원 캐릭터로서 그 귀여움을 마음껏 발산하고
[현지보고] 다람쥐 밴드의 크리스마스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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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감독의 <두번째 사랑>은 2007년의 가장 자극적인 작품 중 한편이다. 그 미학, 멜로드라마적 취향 그리고 관심사(이 작품은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를 뒤집어 반영한 작품인데)에 있어 전적으로 한국적인 작품인 <두번째 사랑>은 그러나 뉴욕에서 촬영되었다.
이 작품은 한국계 미국인과 결혼한 미국 여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부부는 겉보기에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아이를 가질 수 없고, 그것이 그들의 관계를 서서히 메마르게 한다. 여주인공은 그래서 한국인 불법 체류자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돈의 대가로 그에게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들의 만남이 잦아짐에 따라 그들의 포옹은 더욱 열정적이 된다.
가느다란 몸매의 감수성이 예민한 금발의 베라 파미가(여주인공)는 두 한국 남자 사이에서 방황한다. 데이비드 맥기니스는 이상적 사위이거나 완벽한 남자친구이며, 그의 육체는 앞발을 높이 들어올리며 달리는 말과 날개를 커다랗게 펴고 나는
[외신기자클럽] 동양 남자의 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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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에는 1886년 처음으로 이루어졌던 한·불수교 120년을 기념하기 위한 문화 행사들이 많이 개최됐다. 프랑스의 한국 영화학도들이 ‘1886협회’를 조직하고 두 나라간의 문화 교류에 한몫하고자 시작했던 제1회 한불영화제도 그 같은 문화 행사의 일환이었다. 물론 올해도 한불영화제는 계속된다. 1886 협회의 운영진들은 올해 역시 어김없이 두 번째 행사를 준비하면서 1회 때 내세웠던 ‘젊은 신예 감독의 발견’이라는 기치를 그대로 지키면서도 또 다른 테마를 준비 중이다. 이름하여 ‘Entre-deux’. 이 프랑스 단어는 ‘두 가지 사이에서’라는 뜻이다. 한국인으로서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과 세계 속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 이 두 가지 사이에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보고자 하는 작품들이 다양하게 제2회 한불영화제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목을 끄는 작품으로 한국과 프랑스 사이에서의 직접적인 정치·경제적 관계를 다룬 하준수 감독의 <CO
[파리] 두 나라, 두 문화, 두 인간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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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 디텍티브>, 홍콩서 놀라운 출발
12월의 문을 연 주말, 홍콩 박스오피스의 트로피는 두기봉과 위가휘 감독이 공동연출한 <매드 디텍티브>가 가져갔다. 30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매드 디텍티브>의 개봉 성적은 49만달러로, 2주 전 1위로 개봉한 <베오울프>가 40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첫주 48만달러를 벌어들인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공이다. 신입형사가 고참형사와 짝패가 되어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내용으로 지난 9월 베니스와 토론토 두곳의 국제영화제서 선보인 바 있다.
로버트 해리스와 로만 폴란스키의 만남
로버트 해리스의 신간 <더 고스트>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지휘 아래 영화화된다. 로케이션의 어려움과 작가조합 파업으로 제작이 연기되자 <폼페이> 프로젝트를 떠난 폴란스키와 다시 한번 뜻을 모은 것. 해리스는 <더 고스트>에 대해 “기원전으로 가야 하는 <폼페이>처럼 많은 자원이 필요하
[해외단신] <매드 디텍티브>, 홍콩서 놀라운 출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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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좇아 아프가니스탄에서 아랍에미리트로. 할리우드영화 <연을 줍는 아이들>에 출연한 아프간 소년들이 영화의 개봉에 앞서 고국을 떠나 아랍에미리트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피신했다. 아프간계 미국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연을 줍는 아이들>은 아프가니스탄의 라이벌 부족인 하자라, 파슈툰족 소년 사이의 우정과 배신, 갈등을 그린 영화. 하자라족 하산 역의 13살 아마드 칸 마흐미드자다, 하산의 절친한 친구이자 파슈툰족 아미르 역의 11살 제케리아 에브라히미 등 주요 배역에 11살에서 14살 사이의 실제 아프간 소년들을 캐스팅했다. 영화의 개봉이 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리라는 의견이 제시된 것은 극중 파슈툰족 남자가 하산을 강간하는 장면이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남자가 벨트를 푸는 식으로 간접적으로 묘사되긴 했으나 아프가니스탄의 현 상황을 염두에 둘 때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는 장면이다. 제작사인 파라마운트픽처스는 아프가니스탄의 문화적 배경
[What's Up] 연만 주웠던 게 아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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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할리우드영화를 최소 3개월간 금지한다. 미국의 영화 전문지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중국은 12월8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할리우드영화의 수입을 허용치 않을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최근 중국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인 무역, 군사정책에서 비롯된 것. 중국은 이번 결정을 공식화된 문서로 명시하진 않았지만 12월4일 광둥에서 열린 시네아시아 사전 행사 자리에서 발표했다. 이로 인해 2008년 1월과 2월에 개봉될 예정이었던 디즈니의 <마법에 걸린 사랑>, 드림웍스의 <꿀벌 대소동>, 파라마운트의 <스타더스트>, 워너브러더스의 <베오울프>는 스케줄 조정에 차질을 입었으며, 이미 검열을 마친 소니픽처스의 <행복을 찾아서>도 개봉이 불투명해졌다. 단 중국과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이라3: 용황제의 무덤>은 예정대로 개봉한다. 중국의 한 영화국 관계자는 이번 금지 조치는 내년 5월까지 이어질 수도
다시 세워진 죽의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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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모았던, 2007년의 판타지 <황금 나침반>에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으로 데뷔했다.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열두 살 고아 소녀 리라의 모험은 1위로 데뷔하기는 했지만 개봉성적은 2612만달러에 불과했고, 박스오피스 역시 5주 연속 침체를 이어갔다. <로이터>는 이 같은 저조한 성적을 가리켜 "<황금 나침반>, 길을 잃었다"라고 표현했고, <버라이어티>는 "반짝이지 않은 개봉(Not-So-Golden Bow)"이라고 운을 뗐다. 영국 작가 필립 풀먼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반지의 제왕>을 만든 뉴라인시네마에서 1억8천만달러를 제작비로 투입한 <황금 나침반>은, 니콜 키드먼, 대니얼 크레이그 등 연기파 배우가 대거 참여했으며, 원작이 가지는 이야기상의 특징때문에 제작 당시부터 일부 종교가 영화를 공식적으로 보이콧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개봉 전 시사회를 제외하고는 지난 수요일 영국에서 가장 먼저 선
<황금 나침반> 저조한 성적으로 1위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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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훈 감독의 <괜찮아, 울지마> 연출부로 일했던 이시호씨는 최근 제작사를 돌고 있다. 6년 전에 자신이 쓴 시나리오 <조선발명공작소>를 들고 “세일즈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가 제시하고 있는 시나리오 저작권의 양도가는 2억원 이상. A급 시나리오작가의 오리지널 저작물보다 곱절 이상의 가격을 부르면서 “시나리오를 사라”는 그가 좀 이상할지도 모르겠다. <씨네21>에 그간의 사정을 제보한 이씨 자신도 “내가 요즘 왜 이 짓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한다. 더욱이 이씨는 이 시나리오의 법적 저작권자가 아니다. 이씨가 쓴 시나리오가 맞지만, 저작권은 이미 양도된 상태다. 그런데 왜 그가 나서서 공연한 거래를 벌이고 있는 것일까.
이씨가 말하는 정황을 좀 살펴보자. 그는 지난 2년 동안 PMC프로덕션에서 <조선발명공작소>의 시나리오를 매만졌다. <조선발명공작소>를 다른 A 제작사에서 “1억여원을 주고 넘겨받았던” PMC프로
[쟁점] 시나리오의 주인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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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다이어리] <헤어스프레이> 불량식품 vs 드롭프스?
[헌즈다이어리] <헤어스프레이> 불량식품 vs 드롭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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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거장 임권택 감독이 세계적 거장임을 다시금 입증했다. 임권택 감독은 11월30일 프랑스대사관에서 프랑스 최고 명예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Legion d’honneur)을 받았다. 이날 훈장을 수여한 필립 티에보 주한 프랑스 대사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는 인간의 진실을 탐구해와 인류 보편을 가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임권택 감독은 자신의 영화 경력에 관한 회고로 훈장에 화답했다. 그는 영화계에 들어와 “10여년 동안 50여 작품의 영화를 남작하면서 뒤늦게나마 영화가 단지 사람들에게 구경거리만이 아니라 때로 감동을 주고 그들로 하여금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직업으로서의 영화감독을 넘어서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자신의 전환점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제가 영화 속에 일관되게 담아서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는 인본(人本)입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사람이 사람을 존중하는 그런 사
[임권택] 고맙습니다, 당신이 준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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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스 포에버>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디바 마리아 칼라스의 은둔시기에 관한 가상극이다. 마리아 칼라스는 1974년 한국과 일본 공연을 끝으로 무대를 떠나고, 1975년 필생의 사랑 선박왕 오나시스가 사망하자 칩거에 들어가 1977년 파리의 아파트에서 외롭게 죽는다.
영화는 1977년 칩거중인 그녀에게 오랜 친구이자 공연기획자인 래리의 제안으로, 그녀가 주연을 맡고 그녀의 전성기적 목소리를 입힌 영화 <카르멘>을 만드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녀는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 잃었던 예술적 정열을 되찾고 <카르멘>은 훌륭하게 완성되지만, 그녀는 전성기의 자신의 목소리를 입힌 것이 진실한 것인지 회의한다.
오페라 애호가라면 영화가 전하는 그녀의 예술적 자존심에 공감하거나 총 7곡에 달하는 절창을 듣는 것 만으로도 쾌재를 부를 수 있겠지만, 서사를 중시하는 일반 관객이 보기에는 다소 밋밋한 플롯이 불만스러울 수 있다.
영화는 예술과 우정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
[전문가 100자평] <칼라스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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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에 개봉되는 영화를 엄선하여 관객들에게 질문하는 [개봉작 출구조사]
이번 주에는 12월 06일에 개봉한 <헤어스프레이><데스센텐스>를 보신 관객분들에게 솔직담백한 영화평을 들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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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 <헤어스프레이>, <데스센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