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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나올 때마다 새로운 기술의 이름을 하나씩 외워야 하나보다. 이번엔 ‘퍼포먼스 EOG 캡처’라고 한다. <폴라 익스프레스>의 문제로 지적됐던 이른바 ‘데드 아이 신드롬’을 극복하고, 살아 있는 인간의 눈동자를 자연스럽게 재현했다나? 그리하여 제작자는 이 영화를 애니메이션도 아니고, 실사영화도 아닌 ‘제3의 장르’로 분류해달라고 요구했단다. 하긴 그림과 사진의 차이가 사라지는 게 생성이미지 시대의 일반적 현상이긴 하다.
“새로운 기술로 영화의 미래상을 제시한 <베오울프>.” 인터넷에서 주운 어느 기사는 <베오울프>의 기술적 성취에 고무되어 거기서 미래의 영화를 찾는다. 그런가 하면 이 영화의 미래상을 외려 ‘언캐니’하게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가령 이 잡지의 편집장은 “3D 캐릭터가 모방할 수 없는 연기의 깊이와 신기술로 대체될 수 없는 영화의 스타일”을 내세워, 아날로그영화가 “인간의 영혼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는 믿음”을 재확인한다.
[진중권의 이매진] 제3의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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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동네>는 연쇄살인의 범인이 누구인지 추적하거나 살인을 저지르는 범인의 행적을 따라가는 전형적인 스릴러물과는 애초에 다른 길을 택한다. 영화가 시작되면 이미 4건의 살인이 벌어졌고, 그 뒤에 경주의 우발적인 살인이 벌어진다. 경주는 살인을 은폐하기 위해 희생자를 연쇄살인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게 된다. 연쇄살인의 범인인 효이는 경주가 살인자임을 금방 알게 되고, 경주의 친구인 재신은 이번 사건이 모방범일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동네>는 철저하게 ‘우리 동네’에서 모든 것을 말한다. 경주와 효이 그리고 재신은 모두 같은 동네에 있을 뿐 아니라 죽마고우이며 스승이고 또한 적이다. 경주가 모방범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오래전 경주가 저지른 살인을 효이가 따라한 것이다. 경주의 살인은, 재신의 우발적인 과실치사에 이유가 있다. 그들은 모두 사람을 죽였고, 그에 따른 대가를 결국은 치르게 된다. 그리고 동시에 그들 모두가
[영화읽기] 그들은 ‘우리 동네’에 사는 이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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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련한 류영재의 이야기에 관해서 내가 찾아낼 수 있는 모든 것을 열심히 모아서 여기 여러분들 앞에 내어놓습니다. 여러분은 그런 내게 감사하시리라 믿습니다. 여러분이 류영재의 정신과 성품에는 표정과 거리를, 그의 운명에는 웃음을 아끼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바로 류영재의 슬픔에서 위안을 얻으십시오. 그대가 운명 때문에 또는 그대 자신의 잘못으로 절친한 애인을 찾지 못한다면 부디 이 조그마한 영화를 그대의 애인으로 삼아주십시오.”
직업이 영화감독인 류영재라는 청년이 실연 뒤에 혹은 영화 촬영 직전에 겪는 심정과 생활을 다룬 영화 <은하해방전선>, 그걸 만든 감독 윤성호가 우리를 위해 써두었을지 모른다고 말하고 싶어지는 어떤 서문, 그러나 실은 결코 그가 쓴 적이 없는 이 영화의 서문을 마음대로 상상하자면 위와 같다. 이 위조된 서문은 윤성호가 그의 영화에서 즐겨 하는 것처럼 독일의 대문호가 쓴 고(古)소설의 서문에서 지금 막 베껴와 작성한 것이다.
<젊은 베르테
[전영객잔] 젊은 베르테르의 산만함 혹은 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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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무엇보다 <데스 센텐스>를 우스꽝스럽게 만든 요소는 장면에 전혀 어울리지 않게 폼 잡는 대사들이었어요. 맥락이 없으니 황당해지죠.”
김혜리: “평범한 중년 사내가 갑자기 훈련된 킬러처럼 총격을 벌이다 홍콩 누아르 풍 비장한 대사를 뇌까리죠. 사실적인 톤이 갑자기 만화적으로 변해요.”
오존:다음 영화는 제목도 울적한 <데스센텐스>입니다. 찰스 브론슨 주연의 <데스 위시>의 원작이 된 소설의 직계 속편이 이 영화의 원작이네요?
고고: 상당히 비슷해 보이는 내용이더라고요.
오존: 영화로 치면, 올해 들어 <브레이브 원>에 이어 ‘DIY(Do It Yourself) 처형’을 다룬 복수극이고요. 교과서적으로 행복한 가정의 장남이 주유소 매점에 들렀다가 신입자 신고식하던 갱 패거리에 의해 살해당하면서 한 가정의 세계가 그야말로 확 뒤집어집니다. 특히 보험회사 중역으로 온건하게 살아온 아버지 닉(케빈 베이컨)에게 그렇습니다.
[메신저토크] “사실적인 톤이 갑자기 만화적으로 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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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60님(lifeisntcool@naver.com)이 입장하셨습니다.
오존층은 어쩌고님(vermeer@cine21.com)이 입장하셨습니다.
김혜리 “하지만 <헤어 스프레이>는 원작의 게이 감수성과 도발성은 배제한, 애매한 구석이 있어요.”
이동진 “궁극적으로는 신나는 10대 뮤지컬 정도지만, 어쨌든 충분히 흥겨워요.”
고고60님의 말(이하 고고): 오늘은 둘 다 <헤어스프레이>에 기원한 대화명이군요. ^^
오존층은 어쩌고님의 말(이하 오존): 저는 어제 <자유부인> DVD를 봤는데요. 백설희님께서 <아베크 토요일>을 열창하는 장면을 보니, 우리나라는 <동백기름> 같은 뮤지컬영화가 나오면 어떨까 싶더군요. ^_^
고고: 흠… 동백기름을 바르면 춤은 어떤 걸로 춰야 하나?
오존: 그야 맘보 아닐까요? 도라지 캐러 가자 헤이 맘보~~.
고고: <모터싸이클 다이어리>의 체 게바라처럼, 맘보와 탱고
[메신저토크] “마치 즐거움을 주변에 전염시키는 유쾌한 친구 같은 영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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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엄정화가 추천한 여자의 버디무비
'절벽으로 떨어지는 하늘 색 차!'가 등장하는 엄정화의 내 인생의 한 컷은 무엇일까요?
엄정화의 [내 인생의 한컷]을 보시려면 <동영상보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엄정화] 멋진 여자의 버디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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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찾는 천재음악소년의 이야기인 <어거스트 러쉬>가 예매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11월 29일 개봉한 <어거스트 러쉬>는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바 있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이 예상된다. 티켓파워를 가진 스타배우는 없지만 가족을 되찾는 이야기이자, 전체관람가 영화인 덕분에 가족관객의 호응이 높다는 소문이다. 2위는 <세븐 데이즈>가 지키고 있다. 개봉 3주차를 맞았지만, 2주만에 전국누적관객 100만명을 넘어선 후 꾸준히 입소문이 늘어나고 있다. 3,4위는 슬리퍼 히트작으로 거듭나고 있는 <색,계>와 이번 주 개봉하는 <헤어스프레이>가 각축을 벌이고 있으며, 11월 1일 개봉한 <식객>도 한 달이 넘도록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다음 주 부터는 연말시즌을 노린 영화들이 대거 개봉될 예정이다. 윌 스미스 주연의 블록버스터 영화 <나는 전설이다>각 12월 12일 개봉하며, 다음날인 1
<어거스트 러쉬>, 예매순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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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용의주도 미스 신>의 배우 한예슬의 씨네21 표지촬영 현장과
인터뷰 영상입니다.
영상 중간에 배우가 직접 내는 <돌발퀴즈!!>
재미있는 퀴즈도 풀고 배우가 주는 선물도 받아가세요.
돌발퀴즈의 힌트!!!
아파트앞에서 만난 아역배우와 한예슬씨와의 인연을 생각해 주세요
영화<용의주도 미스신> 장면에서 다시 만나는 건 아니랍니다.^^
정답은 2007년 12월 23일까지 댓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당첨자는 커뮤니티 '씨네21 소식'에서 확인해 주세요.
동영상을 보시려면 '동영상 보기' 버튼을 눌러 주십시오.
[한예슬] “이제 영화배우가 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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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드라마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영화만의 특징이 필요하다. <싸움>은 그 차이점에 대해서 모르는것 같다. 영화만의 화끈한 볼거리가 전무한 구성을 굳이 극장에서 봐야될 이유가 있을까? <싸움>은 TV에서 보는 단막극이나 부부클리닉과 비교해 특출한 것이 없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싸움'이라는 전투적 느낌의 제목과는 달리 어정쩡한 부부싸움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데 있다.
성격차이로 헤어진 부부가 새삼스럽게 싸움에 돌입하면서 서로의 중요함을 깨달아가는 과정은 너무 억지스럽다. 차라리 억지를 부릴 양이면 <장미의 전쟁>처럼 부부싸움의 극한을 보여주는것이 마땅하다. 설경구와 김태희 커플의 어울리지 않은 캐스팅도 영화에 몰입하는데 있어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남은 하나. PPL 광고 가운데 이렇게 노골적인 것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이후 처음이다. 평소 먹는 우유를 바꾸고 싶다.
김종철/ 익스트림무
[전문가 100자평]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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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9일에 있었던 영화 <우리동네> 기자 간담회 현장 영상입니다.
탄탄한 구성력으로 간담회 현장을 뜨겁게 달군 <우리동네>의 정길영감독!
피할 수 없는 두 살인마의 대결! 파격적인 연기변신이 기대되는 두 배우!오만석,류덕환
이들 두 살인마를 잡아야 하는 거친 형사의 모습으로 나타난 배우! 이선균
그리고, 그들 뒤에 숨겨진 충격적인 비밀!!
배우들과 감독이 이야기하는 촬영뒷이야기와 그동안 들어보지 못했던 그들의 솔직한
인터뷰 영상을 보시려면 '동영상 보기'버튼을 클릭해주세요.
두 명의 살인마가 살고 있는 <우리동네> 기자간담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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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문을 통과하면 또 다른 패러다임이 시작되지만 그건 이전 시대의 종말이다. 의문의 죽음과 초자연적인 사건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영화 <링 게이트>는 묵시록적인 메시지를 전제로 한다. 11개의 문이 정해져 있고, 시간이 그 문을 하나씩 통과할 때마다 세계는 종말의 끝으로 나아간다는 식이다. 7살 때 부모님을 잃은 소녀 새라(라우라 멘넬)는 이상한 환영에 시달린다. 남들에겐 보이지 않는 사람이 보이고 죽은 엄마의 모습도 유령이 되어 나타난다. 학교에선 그녀를 괴물이라 놀린다. 새라는 유일한 친구 라덴(크리스티 윌), 친절하게 다가와 준 세스만 믿고 생활하지만, 그녀를 놀리던 친구들이 하나씩 의문의 죽임을 당하면서 혼란에 빠진다. 영화는 새라가 자신과 주변의 의문을 하나씩 조사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그녀의 운명이 지닌 무게, 세상이 처한 위기를 암시한다. 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진부하고 허술하다. 새라가 왜 도서관의 책을 뒤지고, 세스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지도 전혀
스릴러라 하기엔 엉성한 영화 <링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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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어느 시골마을, 이 곳엔 남자들의 욕망을 먹고사는 전설의 유령 사이렌이 살고 있다. 경마장에서 만난 렉터, 죠스, 프레디, 제이슨, 처키가 현금수송차량을 털고 이 마을에 들어온다. 은신처를 찾던 그들은 생필품을 배달해온 여자 유미(아오이 소라)에게 돈다발을 들켜버린다. 일당은 그녀에게 눈독을 들이지만, 다음날 유미와 하룻밤을 보낸 죠스가 비명횡사한 채 발견되자 그들은 서로를 의심하며 총부리를 겨눈다. 제이슨의 설득으로 그들은 의심을 거두지만 욕망은 끝이 없다. 결국 죽어나가는 건 남자들이고 남는 건 여자뿐이다.
<에로틱 고스트: 사이렌>은 일본의 인기 핑크소설을 원작으로 한 핑크무비다. 플롯의 연결이 희미하고, 에로영화다운 장면도 부족하지만, 핑크무비답게 신인 영화감독의 실험적인 연출은 종종 눈에 띈다. 1인칭 슈팅게임 같은 앵글을 시도하는가 하면 루이스 브뉘엘의 <안달루시아의 개>를 참조한 눈동자 처형이 등장하며 <저수지의 개들>을 패러디
에로틱 교훈극 <에로틱 고스트 - 사이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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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런 방법 따윈 없었다. 알쏭달쏭한 제목의 여운과 달리, 영화는 로맨틱코미디의 정석을 안전하게 밟아간다. 루이스(알랭 샤바)는 43살 싱글남이다. 자신이 쿨하게 살고 있다는 루이스의 생각과 달리 엄마와 5명의 여자형제들은 넌덜머리를 낸다. “언제까지 내가 네 빨래며 다림질을 해줘야 하니? 이건 네 아내가 할 일이야!” 그런 이유라면 차라리 가사 도우미를 구해주는 편이 나을 것 같은데, 어쨌든 기 센 여자들의 득달같은 강요에 지친 루이스는 친구의 여동생인 고가구 아티스트 엠마(샬롯 갱스부르)를 약혼녀 대행으로 고용한 다음 결혼식 당일 파혼을 선언한다는 작전을 세운다. 싱글맘을 꿈꾸는 똑똑하고 차분한 엠마는 충실히 자기 역할을 하며 초과수당을 정확하게 챙겨간다. 그런데 엠마의 매력에 빠진 루이스의 어머니가 둘의 파혼에 혼절하면서, 둘은 작전을 수정해 ‘알고보니 엠마가 개념없는 꽃뱀이었다’는 스토리로 이런저런 소동극을 벌이게 된다. 일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동거까지 하며 티격태격하던
매끈한 연애영화 <결혼하고도 싱글로 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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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뜨기 청년 브라이언이 금발의 미모에 흠잡히지 않을 만한 지적 수준까지 갖춘 앨리스와 첫 데이트를 한다. 싸구려 레스토랑에 앉아 한껏 폼을 잡고 혀를 꼬아 “람브로쉬코 비앙코…” 어쩌고하며 와인의 이름을 댄 뒤, “이거 몇년산이죠?”라고 물었을 때 퉁명한 웨이터는 “1985년산인데요”라고 말한다. 당황한 브라이언이 “아니요, 올해가 몇년인지는 저도 알아요. 와인이 몇년산이냐고요?”라고 반문하자, 다시 웨이터의 대답, “그러게 1985년이라니까”. 재치있는 농담이 일러주는 바, 브라이언은 1985년 영국의 젊은이다.
이제 막 신입생이 된 브라이언(제임스 맥어보이)은 유년 시절부터 퀴즈광이며 상식의 왕이다. 그는 브리스톨 대학 퀴즈 동아리에 가입해 나머지 세명의 동창들과 대학별 퀴즈 대항전에 나가려고 한다. 그 와중에 같은 동아리의 앨리스(앨리스 이브)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그를 정작 이해하고 보살펴주는 것은 수수한 차림의 인권운동가인 다른 여학생 레베카(레베카 홀)다. 레베카는
유쾌한 문화 소동극으로 시대 반영 <스타트 포 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