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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액션, <본 얼티메이텀>
모로코 탕헤르에서의 숨막히는 질주
‘본’ 시리즈 중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둔 3편 <본 얼티메이텀>은 여전히 박진감 넘치고, 여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에 비해 역시 독창적이며, 종종 숨이 멎을 것 같은 서스펜스를 제공한다. <가디언>의 기자와 몰래 접선하는 런던 워털루역 장면부터 스피디한 장면 전개는 상상을 불허한다. 2편부터 메가폰을 잡고 있는 폴 그린그래스는 어떤 장르에 손을 대더라도 극도의 사실감을 추구하는 특유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특히 모로코 탕헤르에서 펼쳐지는 액션신은 표적과 추적, 유인과 이탈, 골목과 거리, 건물과 건물을 인정사정 볼 것 없이 그러면서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질서정연하게 질주하는 최고조의 액션을 펼쳐 보인다. 그것의 마무리는 일체의 사운드트랙 없이 오로지 숨소리와 타격음만으로 이뤄진 두 워커홀릭 첩보원의 가공할 맨손 대결이다. 웰메이드 홍콩 액션영화의 그것과 비교해도 창의성과
2007년을 빛낸 올해의 장면들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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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요리, <카모메 식당>
콱 베어먹고 싶은 오니기리
카모메 식당의 주인 사치에는 “왜 메인 메뉴를 오니기리로 했냐”는 미도리의 물음에 답한다. “오니기리(주먹밥)는 일본인의 솔푸드(Soulfood)니까요. 1년에 2번 운동회랑 소풍 때 아버지가 오니기리를 만들어주셨죠. 오니기리는 자기가 직접 만드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만들어주는 게 더 맛있다고 하시면서요. 사실 다른 아이들의 벤토에 들어가던 계란부침이나 소시지는 없었어요. 연어, 매실, 가다랑어. 딱 세 종류의 오니기리밖에 없었거든요. 크기도 크고 모양도 별로였고. 근데 그게 또 아주 맛있더라고요.” 솔직히 말하자면 <카모메 식당>의 오니기리가 인생의 철학이 담긴 음식이어서 ‘올해의 요리’로 선정하는 건 아니다. 진짜 이유? 혀에 고인 침이 쇄골까지 흘러내리도록 맛나 보인다는 것. 심플 이즈 베스트.
올해의 뮤직비디오, <M>
몽롱한 꿈속의 이미지
특별히 영화에 대한 공과를 논하자는 것은
2007년을 빛낸 올해의 장면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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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대사, <트랜스포머>
“나는 옵티머스 프라임이다!”
<트랜스포머>는 국내 박스오피스 역사를 트랜스폼(Transform)했다. 개봉 5일 만에 200만명 돌파. 11일 만에 400만명 돌파. 17일 만에 500만명 돌파. 결국 영화는 21일 만에 600만명을 돌파하며 수입영화 흥행의 상한선이라던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의 596만명을 격파했고, 737만명이라는 무시무시한 최종 관객 수를 기록하며 수입영화 사상 최고 흥행작의 지위를 쟁취했다. <트랜스포머>는 디지털 특수효과가 창조한 규모의 법칙을 카피하려는 우리의 시도를 완벽하게 무력화하는 할리우드의 무기다. “나는 옵티머스 프라임이다!”라는 간결한 기계로봇의 통성명은 “그레타 가르보가 말한다”던 옛 할리우드 유성영화의 광고문구와도 비견할 만하다. 이제 영화가, 아니, 할리우드가 할 수 없는 것은 없다. 기술만 카피하려는 뱁새들은 이무기에게 먹힐 뿐이(었)다.
올해의 데우스 엑
2007년을 빛낸 올해의 장면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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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24개의 장면으로 만들어진 2007년 지도가 있습니다. 선정 이유를 알려드리죠. 어떤 장면은 진실로 기억에 남아 지워지지 않는 명장면이기 때문에 선정했습니다. 어떤 장면은 작정하고 놀려보려는 엉큼한 마음으로 선정했다는 걸 인정합니다. 또 어떤 장면은, 그저 짝수를 맞추기 위해서 들어갔습니다. 조금만 더 진지한 자세로 설명해볼까요. 전도연과 이명박의 사진은 2007년 한국 영화계의 엇갈린 영광의 상징입니다. <디 워>와 <트랜스포머>의 장면들은 한국과 할리우드의 SFX블록버스터의 현재에 대한 증언입니다. <색, 계>와 <300>과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의 장면들은 영화가 전시하는 육체의 쾌락이 소화되는 전혀 다른 세 가지 방식입니다. <씨네21>이 여기 선정한 장면들은 2007년의 모든 것에 대한 가장 공정한 지도는 아닐 겁니다. 오히려 이것은 공정해지려는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올해의 장면] 이 장면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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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12월 11일(화) 오전 10시
장소 용산CGV
이 영화
가까운 미래의 뉴욕,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의해 인류가 멸망하고 오직 로버트 네빌(윌 스미스)만이 살아남는다. 인류의 90%는 그가 ‘Dark Seeker'라 이름 붙인 변종인간으로 변해버렸다. 타임스퀘어에서 사슴을 사냥하고 대형 마트의 물건을 마음대로 가져다 쓰면서 그는 쓸쓸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으로 네빌은 사랑하는 아내와 딸도 잃은 채 매일같이 라디오 방송을 송신하며 또 다른 생존자를 찾고 있는 중이다. 더불어 네빌은 면역체를 가진 자신의 피를 이용해 백신을 만들어내고자 애쓴다. 그러던 가운데 네빌은 자신이 가장 아끼던 개를 변종인간들에 의해 잃고 슬픔 속에 변종인간 무리와 싸운다. 위험천만한 상황 속에서 그는 누군가에 의해 구조되고 또 다른 생존자들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를 구해준 모자(母子)는 생존자 집단이 거주하는 산마을이 있다며 네빌에게 함께 가자고 권하지만 그는 그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나는 전설이다> 지구 최후의 남자 윌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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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주로 예술성이 높은 작품만을 소개해 오던
서울아트시네마 애니충격감독열전이
이번에는 어린이들과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오는 12월 15일부터 16일까지 총 이틀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최되는
이번 행사의 주제는 ‘어린이왕국’이며
한국의 '임아론'감독과, 아르헨티나의 '후안 파블로 자라멜라'감독의
애니메이션 작품을 선 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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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 <애니충격감독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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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3>한국영상자료원의 "영화평론가 이동진과 함께하는 다시보기(Replay)" 현장입니다.
"<소름> 다시보기" 현장에는 공식 패널로 윤종찬 감독, 배우 장진영, 심재명 MK픽처스 이사가 초청되었으며,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다시보기(Replay)"는 한국영화 개봉작 중 배급 과정에서 관객들이 충분히 감상할 기외가 적었거나, 작품성을 인정받아 종영 후에도 재상영에 대한 수요가 높은 작품을 엄선하여 다시 상영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영상자료원이 12월 14일(금)과 15일(토) 양일 간 상암동 시네마테크 KOFA에서 "영화평론가 이동진과 함께하는 다시보기(Replay)"프로그램의 세 번째 주자로 <사랑니>(정지우, 2005)을 재상영합니다.
15일(토)에는 <사랑니>의 정지우 감독과, 배우 김정은, 정유미, 소설가 정이현과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도 있습니다.
cine club 은 씨네21이 만난 저명
[cine club] <소름> 윤종찬 감독, 배우 장진영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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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12월 11일(화) 오후2시
장소 메가박스 코엑스
이 영화
지하철 기관사 세진(감우성)은 꿈속에 살고 있다고 믿는 4차원 소녀 주원(최강희)과 엉뚱하지만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대학생 소현(이연희)는 짝사랑 하는 과선배 지우(정일우)의 마음을 붙들기 위해 술 마시는 법을 가르쳐달라는 제안을 한다. 아내를 떠나보낸 카피라이터 정석(류승룡)을 사랑하는 직장 후배 수정(임정은)은 언제나 까칠하기만 한 정석이 서운하지만, 순애보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한편 6년 동안 세계를 떠돌며 프리허그 운동을 펼쳐온 진만(엄태웅)은 옛 연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국을 찾고, 이 모든 이들에게는 평생 운이 좋으면 한번을 볼 수 있다는 개기일식의 날이 다가온다.
말X3
“<내 사랑>도 많은 영화 중 한편이지만, 누군가의 가슴속에는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내 사랑입니다.(웃음)"_오죤필름 김상오 대표
“저는 딱 한가지만 말하고 싶어요. 찍는 동안 되게 따
<내사랑> 언론에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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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서는 안 되는 두 사람이 만나고 말았다. 무슨 일이건 매사를 부정적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남자와 무슨 일이건 매사를 긍정적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소녀가 만났다. 세상에 절망한 남자는 흐드러지게 핀 벚꽃나무 가지에 목을 매지만 소녀는 그를 끌어내리며 “키를 쭉 늘이려는 거였죠?”라고 묻는다. 그녀의 아버지가 정리해고를 당했을 때, 도산하고 빚더미에 올랐을 때 그처럼 “키를 늘이려”했다며. 전혀 대화가 통하지 않는, 각자의 절망/낙관의 안드로메다에 사는 주인공들이 그렇게 만난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남자는 이토시키 노조무라는 이름의 학교 선생이고, 소녀는 그가 담임을 맡은 반의 학생, 후우라 카후카였다. <안녕, 절망선생>은 그런 엉뚱한 인물들이 제각기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담임 선생이 절망을 종교처럼 떠받들고 있으니, 진로 희망 조사는 진로 ‘절망’ 조사로 둔갑한다. 될 리 없는 것을 쓰는 식이다. 축구부 소속이지만 실력을 충분하지 않은
절망과 낙관의 안드로메다에서, <안녕! 절망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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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온·오프라인 음반숍에는 로버트 플랜트의 신보 <Raising Sand>와 레드 제플린의 새 베스트 음반 <Mothership>이 나란히 놓여 있다. 둘 중에 뭘 고르겠는가? 제플린의 해체 이후 플랜트는 지금까지 여덟장의 스튜디오 음반을 발표했다. 대부분이 상업적으로나 비평적으로 무난한 평가를 받았지만, 솔직히 말해 플랜트의 작업 중 가장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것은 지미 페이지와 함께 제플린의 곡들을 다시 부른 단발성 프로젝트 <No Quarter>(1994)였다(페이지와 함께한 작업 중에는 그 유명한 <Sea of Love>가 들어 있는 <The Honeydrippers: Volume One>(1984)도 있다). 플랜트의 이번 신보에는 페이지도 없고, 제플린도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만큼은, 나는 사람들이 공들여 리마스터링된 음원과 실황공연 DVD를 담은 <Mothership> 대신 <Raising San
로버트 플랜트 최고의 솔로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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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마다 지하철역 앞에서 ‘기호 X번 OOO입니다’라는 인사소리와 유치한 가사들로 무장한 대선송들이 시끄럽게 울려퍼지는 것을 보니 대선이 정말 코앞으로 다가오긴 했나보다. 그와 함께 대선 후보들의 CF 경쟁도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동영 후보가 현재까지 2편의 CF를 내놓았고, 이회창, 문국현 후보가 각각 한편씩 선보였다. 뭐, 때가 때이니만큼 대선 광고들이 어떠한지 한번 슬쩍 살펴보고 가자(근데 이런 글 쓴다고 선거법 위반으로 잡혀가는 건 아니겠지?).
우선 가장 많이 눈에 띄는 이명박 후보의 대선 CF. 첫편은 위장광고니 아니네 논란이 많았던 바로 그 국밥집 CF였다. 몇 백억원대 자산가인 이명박 후보가 국밥집을 찾는 모습을 통해 서민적인 면을 부각하면서도 욕쟁이 할머니의 입을 통해 서민들의 경제에 대한 바람을 담아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른 후보들이 취하고 있는 잔잔한 음악이나 내레이션의 조합과 차별화하는 괜찮은 선택이었다. 게다가 ‘경제’라는 가장 실제적
[도마 위의 CF] 대선도 재미없고, 대선 광고도 재미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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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12월15일(토) 밤 11시
60년대 유명 인권 운동가의 손자인 잭 스탠튼(존 트래볼타)은 남부 주지사다. 그는 정치적 야심이 매우 크지만, 그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잭과 정치적 동지로 함께 살아온 아내 수잔(에마 톰슨), 보좌관 헨리(에이드리언 레스터), 그리고 젊은 시절부터 함께 새로운 세상을 꿈꿔온 리비(캐시 베이츠) 등이 의기투합한다. 경쟁자 해리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쓰러지자 그 자리를 새로운 후보인 피커가 차지하게 되는데, 이 새 후보는 대중의 동정표까지 얻어가며 승승장구한다. 설상가상으로 잭의 은밀한 사생활이 폭로된다. 이에 대응해 헨리와 리비는 피커의 치부를 찾아내는 데 성공하지만, 그 치부를 망설임없이 이용하려는 잭과 수잔을 보며 정치에 대해 환멸을 느낀다.
누가 봐도 빌 클린턴을 둘러싼 스캔들을 연상시키는 <프라이머리 컬러스>는 1996년 <뉴스위크> 기자가 쓴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영화는
정치인의 도덕성, <프라이머리 컬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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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우리동네> 907호 남자가 수상해
[정훈이 만화] <우리동네> 907호 남자가 수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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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수목드라마 <인순이는 예쁘다>는 가슴을 후벼파는 ‘최루탄’표 마니아드라마의 계보에 오르기에는 피학의 중독성은 덜하다. 주인공인 인순이(김현주)가 세상의 끝에서도 깨진 무릎을 후후 불며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를 외치듯 감성의 암과 명을 담백하게 가로지른다.
그것이 KBS 미니시리즈의 저시청률 행진에 구세주로 튀어오르지 못하는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좀더 확실한 이유는 MBC <태왕사신기>, SBS <로비스트> 등 선발 대작의 틈에 끼였다는 대진표 탓이겠지만 더이상 미련을 둘 구석이 없어 보이는 <로비스트>에마저 반절의 시청률로 뒤지고 있다는 것은 그 극성의 결여와 무관하지 않다. 그럼에도 <태왕사신기>가 떠난 새 판의 경쟁에서는 몰아치는 듯한 일방적인 호소 대신에 관조의 틈새를 주는 이 드라마의 중저음이 조금은 더 울림을 발휘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인순이는 예쁘다>는 ‘
이 여자가 예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