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5월 27일(화) 오후 2시
장소 신촌 메가박스
개봉 6월 5일
이 영화
어린 시절 사고로 시력을 잃은 바이올리니스트 시드니 웰스(제시카 알바)는 각막 이식 수술을 받는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흐릿하게 보일 뿐이지만 힘겨운 적응 기간을 이겨내며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오려 한다. 그런데 점차 시력을 회복해가면서 이상한 형상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의 눈에 죽은 사람들이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시드니는 생활공간 곳곳에서 마주치는 ‘그들’로 인해 악몽과도 같은 나날을 보낸다. 결국 이식수술 후 기증자의 성격과 습성까지 전이되는 ‘셀룰러 메모리’라는 이상반응 현상을 의심하고 결국 어렵사리 알아낸 기증자를 찾아 멕시코로 떠난다.
100자평
재미도 공포도 쇼크도 없는 완벽한 실패작이다. <디 아이> 리메이크는 마치 엉망진창으로 만든 충무로 공포영화의 그것처럼 장점을 찾아보기 힘든 영화다. 싸구려 쇼크 효과를 노린 굉음들은 소음에 가깝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귀신의 비주얼은
귀신을 보는 제시카 알바의 눈 <디 아이> 공개
-
일시 5월28일(수) 오후 2시
장소 용산 CGV
개봉 6월5일
이 영화
뉴욕을 대표하는 잘 나가는 그녀들 캐리, 사만다, 샬롯, 미란다! 남부러울 것 없는 완벽한 직업, 가던 사람도 뒤돌아보게 만드는 화려한 스타일로 뉴욕을 사로잡은 그녀들에게도 고민은 있다! 그건 바로 ‘사랑’. 뉴욕을 대표하는 싱글녀이자 유명 칼럼니스트인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는 오랜 연인인 미스터 빅과의 완벽한 사랑을 꿈꾸고, 10살 연하의 배우와 불꽃 같은 사랑에 빠진 사만다(킴 캐트럴)는 그를 따라 할리우드로 떠나지만 자유로운 섹스와 뉴욕, 그리고 우정에 목말라 한다. 쿨하고 이지적인 변호사 미란다(신시아 닉슨)는 평화롭기만 했던 결혼 생활에 뜻밖의 위기를 맞이하고, 남부러울 것 없는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만 고민하던 샬롯(크리스틴 데이비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찾아온다. 하지만 인생에는 항상 반전이 있기 마련이다. 화려한 도시 뉴욕에서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그녀들에게 진정한 해피엔딩이 찾아올까?
10
언니들이 돌아왔다! 영화 <섹스 앤 더 시티> 공개
-
아직도 이름 때문에 코믹밴드로 오해받지만 눈뜨고코베인(눈코)은 한국에서 가장 성실하게 산울림을 재현하던 밴드였다. 과거형으로 말한 이유는 이들의 두 번째 앨범에서는 퍼즈 톤의 기타와 무그 신시사이저 대신 깔끔한 기타 팝 사운드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복고풍 사운드는 사라졌지만 눈코의 음악을 정의하던 ‘노랫말의 서사’는 여전하다. 아니 더 기괴하고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촘촘해졌다. 사실 눈코의 노랫말은 특유의 과장된 전개 방식과 드라이한 묘사에 탁월하다. 주의 깊게 듣지 않으면 그저 그런 말장난처럼 들릴 가능성도 높다. 사라진 아빠를 찾는 아이들을 가로막으며 “아빠가 벽장 안에 있을 리가 없잖아!”라고 외치는 엄마(<아빠가 벽장>)와 가족 납골묘를 만들겠다는 아버지에게 ‘우린 관심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아들들(<납골묘>)이 묘사하는 가족은 문제도 아니다. 3년 만에 고속도로에서 다시 재회한 원숭이(<하이웨이 몽키스타>)나 우주에서 만난 괴수(<바
흥미로워라! 눈뜨고코베일 만큼
-
고대 그리스 신전에 펼쳐지는 제주도의 모습, 스미스소니언박물관에 등장한 코끼리. 작가의 작업실로 보이는 공간이 들어 있는 곳은 뉴욕 현대미술관 MoMA의 한 벽면이고, 한 가정집의 내부와 얽히는 곳은 전시 장소이기도 한 갤러리 아라리오 서울이다. 한 캔버스 안에서 이지현 작가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공적 장소와 사적인 사물 혹은 사적인 공간들을 결합시키는 작업을 회화로 선보인다. 어떤 작품은 이 각각의 두 요소를 자연스럽게 조합해놓기도 했지만, 또 어떤 작품은 공간을 분리시키듯 두 캔버스로 표현하거나, 벽면처럼 평면으로 구성된 면 안에 다시 3차원의 입체공간을 그려넣기도 했다. 이러한 작품들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의식의 흐름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대신 작품을 통해 추측할 수 있는 것은 특정 공간에 대한 인상과 기억이 익숙한 주변 풍경과 공존하면서 단일한 한개의 시선이 아닌 다층적인 복수의 시선이 작품 안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공간 속에 펼쳐지는 또 다른 공간의 구조는, 무
공적인 장소와 사적인 사물의 결합
-
-
탱고가 증명하듯 남미 음악은 매력적인 멜로디로 먼저 귀를 사로잡는다. 다양한 타악기를 활용한 비트 라인도 무시할 수 없지만 끈적함과 구슬픔을 동시에 껴안은 멜로디의 낭만적인 정서는 흡인력도 강하다. ‘보사노바 뉴욕’을 거쳐 밴드 ‘브라질 66’을 결성하며 왕성하게 활동했던 세르지오 멘데스는 1960년대와 70년대까지 브라질리언 사운드의 전설로 남은 뮤지션. 2006년 윌.아이.엠이 발표한 ≪Timeless≫는 바로 멘데스의 히트곡들을 모은 리믹스 음반이다. 블랙아이드피스의 브레인이자 미국 팝신에서 가장 핫한 프로듀서가 총지휘하고 저스틴 팀버레이크, 존 레전드 등 최고의 팝스타들이 함께한 1탄의 히트에 힘입어 2탄이 나왔다. ≪Timeless≫가 ‘브라질 66’ 결성 40주년을 기념한 프로젝트였다면 이번 앨범은 보사노바 탄생 50주년 기념을 구실 삼아 발매한 싱글 ≪Funky Bahia≫를 포함하고 있다. 1탄보다 댄서블한 트랙은 덜해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라운지/보사노바 리믹스를 듣는
전설적인 브라질리언 사운드의 재탄생
-
누군가는 스머프를 연상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컴퓨터 관련 CF의 등장인물로만 기억하고 있을까. 시퍼런 마스크를 뒤집어쓴, 말없고 무표정한 이 남자의 이름은 ‘블루맨’, 3인이니 합쳐 ‘블루맨그룹’이란다. 하지만 미국을 거점으로 한 이들은 보스턴, 시카고, 라스베이거스, 베를린, 도쿄 등지에서 상설 공연을 이끌어가는, 그러니까 공연계의 슈퍼스타다. 이 ‘파란남자’들의 공연 중 오는 6월 국내에 상륙하는 것이 ‘메가스타 월드 투어’. 8인조 밴드가 라이브로 선사하는 음악에, 블루맨들이 직접 발명했다는 악기로 묘하지만 아름다운 선율을 보태고, 여기에 ‘락 콘서트 완전 정복’이라는 테마 아래 몇 가지 에피소드들이 첨가된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건 비디오아트라고 할 만한 획기적인 무대와 엔젤 에어폴(Angel Airpoles), 드럼본(Drumbone), 튜불럼(Tubulum) 등 상상의 세계에나 존재할 기괴한 악기들이겠지만 무엇보다 이 공연은 아주 재미있다. 자기 비하로 마
블루맨 삼총사의 락 콘서트 완전 정복
-
공포 만화의 마니아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이토 준지의 신간이 2권이나 나왔다. 권당 12편씩 총 24편의 단편이 담겨 있으니 이토 준지에 대한 허기를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미공개된 초기작들을 비롯해 불쾌함과 유쾌함을 동시에 선사하는 기상천외한 단편들이 가득하다. 이토 준지 작품의 전반에 깔려 있는 미에 대한 과도한 열망, 인체변형과 사지절단, 집착에 가까운 가족주의는 이번 신간들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중 2001년 일본에서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한 <허수아비>는 가족에 대한 집착과 애증,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파국을 ‘허수아비’라는 어쩌면 생뚱맞은 소재로 절묘하게 버무려낸 걸작이다. 애지중지하던 딸이 죽자 무덤 앞에 허수아비를 세우는 한 아버지. 시간이 지나자 허수아비의 얼굴에는 머리카락이 자라고 딸의 이목구비가 새겨진다. 이 사실을 안 동네주민들은 자신의 가족을 묻은 무덤에 허수아비를 세우고 공동묘지는 생전의 모습을 닮은 망자들의 허수아비들이 빼곡히 채
공포 마니아를 위한 최고의 만찬
-
“몇년 전 경찰이 저희 집에 와서 남편의 죽음에 대해 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살로 결론내렸죠. 한데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제가 남편을 12층에서 밀었으니까요.” 한 여자가 죄의식이라는 중력에 끌려 살인을 저지른 지 10년 만에 경찰서를 찾아가 자백한다. 다음날이면 공소시효 만료, 주말이 기다리는 퇴근 세 시간을 앞두고 난데없는 살인 자백을 듣게 된 경찰은 자칭 살인자와 이야기를 시작한다. 살인자는 체포되어 죄의식을 벗고자 하고, 경찰은 자정을 넘겨 공소시효 만료를 유도하고자 한다. 경찰이 공소시효 만료를 유도하는 까닭은 단순히 그 자신이 퇴근하고 주말을 즐기려는 욕망 때문만은 아니다.
<중력의 법칙>은 자백하는 범인과 만류하는 경찰의 대화로 이루어진다. 대화 속에서 과거의 범죄를 둘러싼 이야기가 점점 구체화된다. 과거와 현재가 대화로 중첩되는 이 책에서, 범인의 선량함과 경찰의 불량함이 대조를 이루는 것 역시 흥미롭다. 이미 14년 전에 끝난 사건을 흥미
범인의 자수를 만류하는 경찰이라니…
-
소설가 배수아가 번역한 독일 작가 마르틴 발저의 2006년작. 이 책의 원제 ‘앙스트블뤼테’는 전나무가 이듬해 자신이 죽게 될 것을 감지하면 그해 유난히 화려하고 풍성하게 꽃을 피워 올리는 현상을 가리킨다. 두려움으로 인한 만개. 노년에 찾아온, 존재를 뒤흔드는 사랑에 모든 것을 내준 한 남자의 이야기에 그보다 적합한 단어는 없을 것이다. 성공한 투자상담가인 71살인 카를은 아내 헬렌과 만족스럽게 살고 있다. 그는 투자를 원하는 영화감독과 여배우 요니를 만나게 되는데, 서른살의 요니와 사랑에 빠진다. 카를은 요니에게 극도의 집착을 보이지만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그녀는 그에게서 멀어진다. 그의 아내 역시 그의 곁을 떠난다. 이 책이 보여주는 카를의 사랑은 비단 젊은 여자에 대한 것만은 아니다. 투자상담가인 그는 투자의 효율을 극대화해 최고의 수익을 낳는 일에서도 만족을 느낀다. 아내 헬렌에게 쓴 카를의 편지는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 중 하나인데, 이 나이 든 남자가 자신의 욕망을
생의 최후에 가장 아름다운 꽃
-
리안에게 베니스 황금사자상을 안겨준 <색, 계>는 50쪽이 겨우 넘는 단편소설이 원작이다. 영화가 왕치아즈와 리의 과거와 현재를 3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을 통해 탄탄하게 쌓아가는 반면, 장아이링의 원작은 상하이에서 재회한 둘의 관계에 주목한다. 짧은 분량임에도 줄거리는 물론 인물들의 심리까지 녹여, “영화적 감각이 살아 있는 소설”이라는 평과 문단에 발표한 뒤에도 30년에 걸쳐 고치고 다듬었다는 뒷이야기가 실감난다. 이 책에는 표제작 외에도 <망연기> <머나먼 여정> <해후의 기쁨> <못잊어> <재회> 등 단편 6편과 희곡 <연애는 전쟁처럼>이 실렸다. 장아이링의 작품은 대부분 여성이 주인공이다. 24살에 초혼에 실패하고 루머와 가십의 주인공이 되어 여자로서 또 작가로서 은둔하다 끝내 미국으로 떠났던 격정적인 개인사가 투영된 듯, 작중 캐릭터의 심리에 대한 통찰이 뛰어나다. 전쟁을 겪은 대륙과 홍콩의 공간적
리안의 능력을 재확인하는 재미
-
“어느 먼 제국, 한밤중 땅이 세번 흔들렸고 서쪽 하늘에 큰 별이 하늘을 가로질렀다. 왕이 예언자에게 물었다. 예언자 천신 운밀이 고하길, 하늘의 운명을 지닌 아이가 태어났고 그 아이는 왕후의 운명을 가졌으니 기다리면 언젠가는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온유하고 정의로운 율나라의 왕자 ‘기’, 명석하고 야망이 큰 휘나라의 왕자 ‘군’, 영리하나 질투가 많은 군의 후궁 ‘하’, 왕후를 흠모하는 휘나라의 청년귀족 ‘황현’, 왕후의 비밀무사 ‘일학’, 그리고 왕후의 운명으로 태어난 ‘공진향’. 이들을 둘러싼 권력과 사랑 이야기.
소설이나 영화 시놉시스냐고? 아니다. ‘후’라는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광고다. 화장품 광고 하면 떠오르는 유형의 광고들과 매우 다르다. ‘후’의 광고 캠페인은 드라마 타이즈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꾸며 그 속에 ‘왕실에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아름다움의 비법’이라는 브랜드 컨셉과 개별 제품의 특징을 교묘하게 녹인다. 가상의 스토리를 담고 있는
[CF] cf군과 스토리양의 이야기 한번 들어볼래?
-
미드 마니아에겐 지난 겨울이 악몽으로 기억될 것이다. 미국 작가협회 파업으로 인기 시리즈들이 줄줄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목격했으니 말이다. 고난 끝에 다시 한국을 찾은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4>가 더 반가운 이유다. 시애틀 그레이스 병원의 다섯 인턴들 중 네명은 이제 레지던트로 성장했다. 의사로 한 발짝 다가섰다는 기쁨을 누리는 것도 잠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내달리는 그들의 일상은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다. 닥터 버크 역의 아이제이아 워싱턴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하차하면서 크리스티나와의 로맨스가 이어지지 않는 점은 아쉽다. 5월25일부터 매주 일요일 밤 11시25분에 KBS2를 통해 총 17회가 전파에 오른다.
[이주의 추천프로] 그레이스 병원, 다섯 인턴의 컴백
-
정치인, 연예인, 혹은 사건·사고 현장을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180도 방향을 틀었다. 지난 5월14일부터 전파에 오른 MBC 수목드라마 <스포트라이트>는 사회의 파수꾼 ‘기자’를 지목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의 <온에어>에 이어 또 한번 대중매체 속 전문직을 그린 드라마가 열기를 이어갈지 관심사다.
‘스포트라이트’는 극중 GBS방송사의 대표 뉴스 프로그램 제목으로, 사회부 2진 서우진(손예진)이 서울시경 출입기자를 속칭하는 ‘캡’ 오태석(지진희)의 휘하에서 반듯한 기자로 성장하는 내용을 그린다. 경찰출입기자는 군대로 치면 야전부대와 같이 최전선에 위치한 기동취재팀으로, 놀랍도록 빡빡한 일상을 견뎌야 한다. 언론사에는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가 있지만, 모든 기자들은 수습 때 같은 훈련을 거친다. 때문에 실제 기자들 역시 때론 삐딱한 시선으로, 때론 공감의 손뼉을 치며 <스포트라이트>를 주시하고 있다.
“‘마와리’ 돌고
[TV] 사회의 파수꾼, 스포트라이트를 받다
-
귀신 출몰 지수 ★★★★
귀신 비주얼 지수 ★☆
반전 충격 지수 ★★
타이 공포영화는 이미 한국 관객에게 낯설지 않다. <셔터>(2005)와 <샴>(2007)은 말초적 자극에 질린 한국의 호러 팬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됐다. 그 미덕은 “꼼꼼한 드라마투르기”(<씨네21> 509호, <셔터> 리뷰)와 충실한 기본기에 있었다. <바디>는 이 두 영화를 만들어 타이의 공포영화 붐을 주도한 제작사 GTH의 최근작으로, <셔터>와 <샴>의 후예를 자처한다. 초반 5분까지는 그 말이 맞다. 프리마돈나의 고혹적인 미성이 오페라 홀에 울려퍼지는 순간, 어두운 뒷골목에는 누군가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된 자의 토막 시체가 나뒹군다. 긴장과 공포, 슬픔과 공포를 적절히 섞을 줄 알았던 GTH의 두 영화를 떠올린다면, <바디>가 아름다움과 공포의 결합을 도모할 것이란 생각을 떨칠 수 없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간다. 영화
찰나의 공포만 선사하는 <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