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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가 1994년에 내놓은 앨범은 타이틀이 없다. 대신 멤버들 사진이 실려 있는 커버의 배경이 파란색이라 ‘블루 앨범’이라 불린다. 2001년작 역시 타이틀이 없고 배경이 초록색이라 ‘그린 앨범’이라 불린다. 두 앨범 사이에는 7년이라는 시간차가 존재한다. 두 앨범의 공통점은 위저의 가장 커다란 성공작이라는 거다. 그리고 가장 위저다운 앨범들이라는 거다. 그 사이에는 뭐가 존재하느냐. 꽤 많은 실패작들이 있다. 그렇다면 위저가 (그 사이의 고만고만한 앨범들은 일단 좀 무시하고) ‘그린 앨범’으로부터 7년 만에 ‘레드 앨범’을 내놓은 건 또 얼마나 의미심장한가. 앨범을 거는 순간 딱 느껴진다. 자식들. 이번 앨범은 자신있구나. 모던록차트 1위에 오른 흥겨운 첫 싱글 <Pork And Beans>로 막을 열어젖히는 레드 앨범은 전반적으로 위저답다. 소극적인 격렬함과 적극적인 위트가 모범적으로 버무려진 범생이들의 펑크랄까. 한 가지 슬픈 일이 있다. 리드 싱어 리버스 쿠오모가
블루와 그린을 잇는 7년 만의 레드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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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뮤지컬은 왜 서울에서만 하냐고 울상이었던 지방 관객에게 희소식이렷다. 한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굴 뮤지컬 열전, 부산썸머뮤지컬페스티벌이 첫 테이프를 끊었던 2007년에 이어 올해 역시 부산을 찾는다. 7월4일부터 8월31일까지 두달여간 금정문화회관, 부산시민회관, 해운대문화회관, KBS부산홀 등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2006년 한국뮤지컬대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오! 당신이 잠든 사이>(7월4~14일), 뉴욕 42번가 뒷골목 인생을 끈적한 재즈 선율에 실어 노래하는 <더 라이프>(8월9~10일)를 선두로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할 10편의 뮤지컬이 초청됐다. ‘아줌마’라고 통칭되는 중년 여성들의 곡절 많은 삶을 유쾌하게 풀어낸 <줌데렐라>(8월6~10일), 가수 왁스의 노래로 꾸민 로맨틱코미디 <화장을 고치고>(8월23~31일) 등 지금 서울에서 인기리에 공연 중인 뮤지컬도 눈에 띄지만, 역시 공연마다 매진행렬을 이어갈 만큼
한여름 부산을 달굴 뮤지컬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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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넘 코리아(MAGNUM KOREA)展> l 7월4일∼8월24일(7월28일은 휴관) l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l 02-710-0764∼7(<한겨레> 사업국 매그넘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쟁쟁한 사진가들의 그룹 매그넘의 전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매그넘이 본 한국’이라는 부제를 단 이번 전시는 <한겨레>의 창간 20돌 기념 행사. 알렉스 웹, 데이비드 앨런 하비, 엘리엇 어윗 등 20명의 매그넘 작가들은 2007년부터 한국의 구석구석을 촬영해왔으며, 이번 전시는 434점의 작품들을 공개한다. 작가들의 대표작 2점씩 소개하는 ‘20인의 눈’ 코너는 사전 맛보기. 전시는 크게 “매그넘 작가들의 스타일이 잘 재현된” 사진들을 소개한 작가전과 ‘한국의 종교’, ‘한국의 문화’, ‘서울 그리고 도시’ 등 한국을 좀더 깊숙이 담은 주제전으로 나뉘어져 있다. “결코 눈에 띄지 않는”, “유령 같은” 사진가 이언 베리가 묵호항에 어떻
보라, 매그넘의 전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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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어야 사는 시대다. ‘신나는 프레디 머큐리’ 미카(MIKA)라든가 뮤직비디오로 개그하는 오케이 고(OK Go)라든가 기발한 개그 센스 및 아이디어가 오케이 고에 뒤지지 않는 후지어스(The Hoosiers)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70년대 글램록과 90년대 개러지/펑크록을 향한 열정, 그리고 여기 더불어 디스코적인 센스까지 갖춘 이들은 모두 주류에서 다스려질 수 없는 자유분방함을 맘껏 누리는 서구 록신의 작은 유망주들이다. 이 부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팅팅스(The Ting Tings)도 대열에 살짝 합류시켜주길 바란다. 팅팅스는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케이티 화이트와 드럼 및 작사·작곡·프로듀싱 전반을 담당한 줄스 드 마티노 두 사람으로 이뤄진 영국 출신 듀오. 2007년 글래스톤베리 무대에 이어 프란츠 퍼디난드와 악틱 몽키스의 오프닝 라인업으로 서면서 뜨겁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릴리 앨런을 연상시키는 발랄한 보컬과 단순명쾌한 개러지 비트, 재미있는 전자사운드가 한데 똘
통통 튀는 분방한 레트로 펑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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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A. 하인라인은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C. 클라크와 함께 SF소설계의 “빅 스리”(Big Three)로 불린다. 그러나 글쟁이로서의 재능에 있어서라면 그는 나머지 둘을 성큼 넘어선다. 그를 군국적 파시스트라고 몰아붙이는 몇몇 장르팬들이야 순결한 학자 타입의 아시모프와 클라크가 좋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인라인이 훨씬 뛰어난 문학가라는 걸 거부하기는 힘들 게다. 오랜만에 새로(그리고 제대로!) 번역된 <낯선 땅 이방인>은 하인라인의 대표작 중 하나다. 화성인들 사이에서 자란 주인공 마이클이 지구로 돌아온다. 그리고 세상의 온갖 핍박을 무릅쓰고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제 몸을 바친다. 하인라인의 의도는 간단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재현인 마이클을 통해 60년대 서구사회의 종교와 윤리, 사회제도에 맹렬한 폭격을 퍼붓는 것이다. 주인공들의 대화는 때때로 소피스트의 설법 같고 때로는 68세대의 로망 같다. 60년대 히피세대 사이에서 경전처럼 읽힌 <낯선 땅 이방인>
60년대 서구사회에 대한 맹렬한 SF 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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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고 싶다. <골든 슬럼버>를 다 읽고 나니 주인공 아오야기 마사하루를 만나고 싶어졌다. 반듯하고 성실하지만 도저히 혼자 힘으로 벗을 수 없는 누명을 쓴 남자. 일본의 총리가 암살된다. 고향 센다이시에서 퍼레이드를 하던 중 폭탄으로 암살된다. 2년 전 연쇄살인사건 이후 정보감시구역 모델도시로 지정된 센다이시에서는 엄청난 양의 정보수집이 이루어지고, 하루 만에 용의자가 발표된다. 2년 전 여배우 강도사건이 발생했을 때 여배우를 도운 전직 택배기사 아오야기 마사하루. 집요한 추적을 받은 하루 뒤, 범인은 인질을 잡고 매스컴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 책은 사건의 시작, 사건의 시청자, 사건 20년 뒤, 사건 석달 뒤로 구성된다. 사건이 보여진 방식, 진실, 남은 이야기를 시간 순서를 섞어 보여준다. 사건 이야기가 시작되기 직전에 등장하는 사건 20년 뒤 상황은 독자를 낚는 구실을 톡톡히 한다. 아오야기 마사하루나 총리 살해와 관련된 사람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줄줄이 사
매력적인 스릴러 히어로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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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을 금기로 여기던 시대는 정말 지났을까? 동서고금을 통해 인간의 성은 역사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많은 이야기들과 예술의 소재가 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공연하게 떠들 수 있을 만큼 쉬운 것도 아니다. 치과의사로 경력을 시작해 의료활동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가로, 대중을 위한 의학서적 저술가로 활동 중인 위르겐 브라터의 <실용연애백서>는 <실용 ‘성생활’ 백서>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 책이다. 책은 사랑과 결혼, 몸, 사랑의 기술, 섹스, 성의학, 임신과 출산, 성교육, 성적 소수자, 금기된 욕망들, 성문화까지 10개 주제로 나눠 포털 사이트의 지식검색 서비스에서 성인인증을 받고나서야 알려줄 만한 이야기들을 의학지식과 통계에 근거해 담백하게 설명한다. 플라토닉 러브는 사실 성숙한 남자와 그가 좋아하는 어린 남자의 친밀한 관계에서 유래한 말이라거나, 한번 사정해 나오는 정자를 한줄로 세우면 축구장을 30바퀴 돌 수 있는 길이가 된다는 잡학부터 남자와 여자
유익하기 그지없는 실용 성생활 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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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멸망한 땅 위에서 목숨이 붙어 있다는 것은 축복일까 징벌일까? 더구나 당신이 어린 아들과 함께라면? 더더군다나 그 어린 아들이 맑은 눈동자로 “우리는 좋은 사람이죠?”라고 수시로 묻는다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원작자 코맥 매카시의 2007년 퓰리처상 수상작 <로드>는 영화 <미스트>의 몸서리쳐지는 마지막 장을 독립된 이야기로 만든 듯한 이야기다.
이야기가 시작되면 한 남자가 눈을 떠 옆에 누운 아들의 심장이 뛰는지 확인한다. 부자를 둘러싼 것은 식량과 자원이 바닥난 종말의 한가운데 놓인 세상이며 부모 눈앞에서 자식을 잡아먹는 지옥이다. 코맥 매카시는 대담무쌍하게도 소설 전체를 오로지 연명의 기록만으로 채웠다. 남자와 아들은 바퀴를 돌리는 쥐처럼 죽은 땅을 밟으며 무작정 해안을 향해 걷는다. “세상이 날것 그대로의 핵심으로, 앙상한 문법적 뼈대로 쪼그라든 느낌”이라는 구절은 이 소설의 자화상이다. 심신이 모두 벼랑에 매달린 자의 꿈과
종말의 한가운데서 남긴 연명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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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계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1박2일>을 살짝 비튼 프로그램이 새롭게 선보인다. XTM에서 7월1일부터 4주에 걸쳐 방영하는 <미션 X-챌린지6>는 ‘남녀 혼성판 <1박2일>’이다. 조여정-박예진, 이현우-JK 김동욱의 스타는 물론 사진작가, 모델, 변호사, 기상캐스터 등 모두 8명의 참가자가 두명씩 짝을 지어 국토횡단을 한다. 이들 4개 팀은 각각 부산, 강화, 고성, 해남에서 출발해 서울까지 36시간 동안 자동차로 이동하며 전국을 X자로 여행한다. 한반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지역 주민들의 후한 인심은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절친한 친구와 함께 여행길에 나선 스타들의 진솔한 이야기는 덤이다. 여행 도중 6개의 미션을 해결해 적립한 장학금은 홍명보 장학재단에 기부한다.
[이주의 추천프로] 남녀 혼성판 <1박2일> 납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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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월·화 드라마들이 유례없는 편성·홍보·마케팅 전략을 동원해가며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켜보는 시청자 입장? ‘굿 보고 떡 먹자’다. “김래원·문정혁·김선아… 간만에 총출연해주시니 이게 웬 떡인지. 아무튼 즐감.”(굿보고 떡먹기) 같은 맥락이지만 조금 다른 입장도 있다. “나름 괜찮은 드라마들인데 왜 꼭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방송하는 거죠? 시청자의 볼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방송사야말로 2MB스럽다고 할 수 있죠.”(촛불 손녀) 여기에 댓글. “님, 그렇게 심한 욕 하심 안 돼요!”(스라소니)
볼거리 풍성한 굿인데 ‘닥본사’하며 떡만 먹을 수 있나. 드라마를 빛낸 명장면과 명연기를 꼽느라 댓글가가 시끌벅적하다. 주연급 연기력 논란이야 ‘님들’ 알아서 하실 일이고, 댓글가의 이목을 끈 건 KBS <최강칠우>에 등장한 한마리의 ‘말’이었다. 칠우(문정혁)를 등에 태우고 노을 지는 해변을 달렸던 이 말은, 카메라가 코앞에서 자신을 촬영하는
[댓글로 보는 TV] 화제만발 드라마들 댓글경쟁 부추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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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핵심 출연진인 ‘F4’의 오디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루이 역에 아이돌 그룹 SS501의 김현중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을 모았는데, 제작사인 그룹에이트와 김현중의 소속사 DSP ENT는 “오디션을 받았던 것뿐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룹에이트는 7월 말까지 라인업을 완성하고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일본 만화가 가미오 요코가 1992년부터 13년 동안 잡지에 연재한 <꽃보다 남자>는 부잣집 자제들만 다니는 학교에 가난뱅이 여학생이 전학오면서 시작된다. 여주인공 쓰쿠시가 학교의 우두머리 격인 꽃미남 집단 F4에 대항해 펼치는 ‘서바이벌’은 이내 빈부격차를 뛰어넘는 우정과 사랑으로 완성된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F4의 개성 강한 캐릭터가 소녀들의 로망을 채우기에 충분하다. 2001년 대만, 2005년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졌는데 각각 속편으로도 이어질 정도로
한국판 F4에 등극할 스타는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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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6월27일(금) 오후 2시
장소 하이퍼텍 나다
개봉 7월10일
이 영화
팔레스타인에서 레몬농장을 운영하는 여자는 어느날 갑자기 옆집으로 이사온 이스라엘 국방장관 모습에 당황한다.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레몬농장이 테러의 위험을 가중시킨다며 레몬 나무의 벌목을 요구하고, 이에 농장의 팔레스타인 여자는 이스라엘 국방부를 대상으로 소송을 낸다. 이후 영화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라는 정치적 관계 속에서 한 여자가 거대한 국가 단체를 상대로 싸우는 과정을 보여준다. 농장 여주인과 변호사, 농장 여주인과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부인 등 영화는 이념의 문제를 인간 관계의 세밀한 부분에서 접근해 바라본다. 2008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관객상 수상작이다.
100자평
<레몬트리>는 팔레스타인 자치구역과 이스라엘의 경계가 되는 요르단 강 서안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팔레스타인 여인이 평생을 바쳐 가꾼 레몬농장 바로 옆에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관저가 들어서자, 테러를 방지한다는 명목하에 장벽과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레몬농장 이야기 <레몬트리>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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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할 또 하나의 작품의 등장했다. 한석규와 차승원이라는 두 거물급 스타를 앞세운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이하 <눈눈이이>)의 쇼케이스가 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
이 날 행사장에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 <눈눈이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이에 부응하듯 곽경택 감독과 출연배우인 한석규, 차승원, 이병준 등은 영화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속시원히 풀어주며 유쾌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특히 차승원은 이날 쇼케이스를 위해 레게머리로 헤어스타일을 파격 변신, 많은 이목을 끌었다.
<눈눈이이>에서 한석규는 극중 범인 검거율 100% 형사 백성찬으로 분해 백발 연기를 펼치며 카리스마를 내뿜고, 차승원은 경찰서에 들어와 범행을 저지를 정도로 대담한 도둑 안현민을 연기한다. 또, 이병준은 개성 있는 감초 연기로 영화의 숨은 재미를 더한다.
한편, 안권태 감독의 중도하차 이후 새롭
<눈에는 눈 이에는 이> D-30 와이드 쇼케이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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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7월 1일 화요일 오후 2시
장소 대한극장
이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라는 리얼리티 다큐멘타리 프로그램의 리포터인 안젤라와 카메라맨 파블로는 소방대원들을 따라 사고현장으로 간다. 그러나 뭔가가 이상하다. 소방대원들은 미친 듯이 날뛰는 노인과 꼬마 소녀에게 공격을 당한다. 주민들과 소방대원들, 안젤라와 파블로는 탈출을 감행하지만 갑작스러운 당국의 폐쇄조치로 아파트에 갇히고 만다. 게다가 노인과 꼬마에게 공격을 당한 사람들은 차츰차츰 뭔가에 전염된 채 하나둘씩 기이한 좀비로 변해간다. 7월10일 개봉.
100자평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는 물론이거니와 <클로버필드>가 나온 지금. P.O.V를 주무기로 하는 페이크 다큐멘타리 호러영화란 왠지 좀 진부하게 들린다. 하지만 걱정마시라. <다크니스>의 하우메 발라구에로는 어둠의 공포와 장르의 공식을 적절하게 이용할 줄 아는 감독이고 그의 특기는 <REC>에서 빛을 발한다. 플레이스테이
좀비 롤러코스터 첫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