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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죽었다.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방황하다가 스스로 바닷물에 뛰어들어 죽었다. 그의 어머니는 열두명의 자식 중 한명이었던 그의 장례식을 이미 오래전에 치른 남편의 장례식과 혼동한다. 남자의 죽음을 기억하는 사람은 “윤간처럼 빠르게 간통처럼 빠르게 연이어 태어난” 손아래 동생 베로니카뿐이다. 그녀는 오빠 리엄의 자살에 대한 근본적인 책임이 가족들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죽음의 원인을 제공한 30년 전 기억을 떠올리며 리엄의 삶을 재구성하기 시작한다.
<개더링>은 형제의 죽음에 대한 한 여성의 사색을 통해 그녀의 혈관에 저장된 아일랜드의 역사를 조명한다. 베로니카는 무심한 어머니와 가부장적인 아버지, 가족의 문제를 감추기에 급급했던 형제들을 뼛속 깊이 증오하지만 결코 그들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이처럼 “자신의 피에서 도망치기도 하고 다시 돌아오기도 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베로니카의 모습은 아일랜드로부터의 탈출을 꿈꾸지만 끝내 그 소망을 이루지 못했던 제임스 조이스의
욕망보다 강한 혈육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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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후보로 자주 거론되는 중국 작가 모옌의 소설. 고밀 동북향의 지주였던 서문뇨는 토지개혁기를 맞아 악덕지주로 몰려 동네 사람들에게 총살당한 뒤 염라대왕전에 불려간다. 서문뇨의 억울한 사연을 들은 염라대왕은 환생을 시켜주겠다고 약속한다. 서문뇨는 나귀, 소, 돼지, 개, 원숭이를 거쳐 2001년 ‘밀레니엄 베이비’로 환생한다. 다섯살인 주인공은 윤회과정에서 보고 겪은 이야기를 전한다.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선 첫해인 1950년 1월1일부터 2001년 1월1일까지 반세기의 중국을 그린다.
토지분배, 집단소유제, 마오쩌둥 사망 등 중국의 변화과정을 중국 농민의 삶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그로테스크한 와중에도 배꼽잡게 만드는 소설이다. 살아도 죽어도 고달프기는 마찬가지인 주인공의 삶을 빗대 원제는 ‘생사피로’(生死疲勞). 중국의 근대사를 농민의 눈높이에서 사실적으로 조망하는 동시에 ‘육도윤회’(六道輪廻)의 동양적·불교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환상적인 소설이다. 역사 속
중국 역동의 반세기를 담은 윤회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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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델란드를 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스페인 출신의 리타 카벨뤼와 스코틀랜드 출신의 영국 작가 데이비드 마크, 유럽의 두 작가가 하나의 전시로 만났다. 출신이나 활동 지역만으로는 공통점을 찾을 수 없는 이 두 작가들의 공통적인 주제는 인물이다. 물론 접근하는 방식은 다르다. 리타 카벨뤼는 캔버스에 가득한 인물들의 얼굴 표현을 통해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독특하고 세밀한 인물 묘사가 가능한 것은 유화에 산을 섞어 재료로 표현법에 차별화를 두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굴을 그린 이미지만으로 상처와 충격 혹은 잊을 수 없는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한 인물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반면 데이비드 마크는 작품이 지시하는 대상이 사람들이 사회, 역사적으로 어떻게 이해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를테면 마오쩌둥의 얼굴로만 보이는 작품이 실상 마릴린 먼로의 사진들로 이루어져 있는 식이다. 언뜻 본 이미지가 역사 혹은 사회적 인물일 때, 본능적으로 그 인물이 상징하는 바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작품
얼굴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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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사간동 근방을 산책하며 예술의 향기를 느껴보자. 2006년 시작돼 2010년까지 시리즈로 진행될 예술 행사 ‘플랫폼 서울’이 10월24일부터 11월23일까지 사간동 일대 갤러리에서 열린다. 플랫폼 서울은 전시를 중심에 놓되 비디오 및 필름 상영, 공연, 강연, 퍼포머스 등 다채로운 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행사. 특히 올해는 존 케이지의 저서 <침묵>(Silence)에서 인용한 문구 ‘I have nothing to say and I am saying it’(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나는 말하고 있다)를 제목으로 내걸고, 연극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작품들을 주로 전시할 예정이다. 백남준의 1994년작 <An evening with Nam June Paik in tribute to John Cage, The Kitchen, NY>를 비롯한 비디오 프로그램, 국내외 다섯 작가들이 사간동, 동숭동, 구 서울역사 등지에서 펼치는 퍼포먼스, 음악극집단 바람곶이 원형신
사간동에서 예술을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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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의 사라 맥라클란은 록계의 여신이었다. 그녀의 음악이 새로운 재니스 조플린마냥 굉장해서 그랬던 건 아니다. 맥라클란의 음악에 앨라니스 모리세트의 폭발적인 에너지는 없었다. 토리 에이모스의 똘끼 가득한 실험정신도 없었다. 맥라클란은 P. J 하비 같은 천재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의 부드럽고 세련된 포크송들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때때로 음악은 아름답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이다. 게다가 맥라클란은 여성 아티스트들만 참여가능한 록페스티벌 ‘릴리즈 페어’를 창시함으로써 남성 편향의 록계에 주먹을 들이미는 강인함도 갖추고 있었다. 말하자면 그녀는 90년대 여성 록계의 든든한 이모였다. 오랫동안 베스트 앨범을 기다렸는데 올해야 맥라클란은 신곡과 함께 베스트를 발매했다(명성이 지기 전에 냈더라면 더 많이 팔았을 텐데 말이다). 데뷔 이래 발표한 정규앨범 6장이 거의 다 밀리언셀러였으니 데뷔싱글 <Vox>에서 신곡 <U Want Me 2>까지 16곡 중 하나도 빼놓을 게
90년대 록계 여신의 아름다운 포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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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대중예술은 과거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패션. 패션계의 화두는 매 시즌 레트로, 즉 복고다. 자본과 기술, 감성의 3박자가 가능케 한 이 시간 여행은, 갓 만들어진 물질세계를 역사적인 것으로 착각하게 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매혹적인 긴장감이 ‘복고’라는 태도의 핵심이고, 라파엘 사딕은 솔계에서 복고의 기수다. ‘찰리 레이 위긴스’라는 지극히 동시대 미국인다운 본명을 가진 라파엘 사딕은 1990년대 미국 흑인음악신의 주류였던 네오솔·뉴잭스윙쪽의 뮤지션이다. 네오솔이란 1960~70년대 정통 솔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음악, 즉 레트로 장르다. 그는 친형 및 사촌형제와 함께 1988년 ‘Tony! Toni! Tone!’라는 그룹을 결성해 활동했고 2000년에는 R&B그룹 ‘루시 펄’도 만들어 잠시 활동했다. ≪The Way I See It≫은 그가 솔로로서 발표하는 세 번째 앨범. 현대적 감각보다는 정통 모타운 사운드쪽에 더 치중하는 사딕의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난
솔계 복고의 기수가 들려주는 예스러운 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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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해원 통신원 = 로스앤젤레스의 대표적인 테마공원인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트랜스포머' 체험관(ride)이 등장한다.21일자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유니버설 테마공원을 관장하는 유니버설 팍스 앤드 리조트는 '트랜스포머' 장난감 제조사인 하스브로, 제작사 드림웍스와 손잡고 할리우드와 싱가포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2011년초 '트랜스포머' 라이드를 오픈할 예정이다.'트랜스포머' 라이드는 특수효과가 들어간 3-D 고화질 장면을 사용하고 자동차, 트럭, 비행기 등으로 변할 수 있는 오토보트와 디셉디콘 사이의 가상전쟁 사이에 인간을 투입시킬 계획이다.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올 여름 '심슨스 라이드'를 설치하는데 4천만 달러를 썼는데, '트랜스포머' 라이드는 최근 인기 영화에 바탕을 뒀기 때문에 이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 전망이다.'트랜스포머' 라이드는 2010년 오픈하는 싱가포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먼저 설치된 뒤 할리우드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등장하게 된다.할리우드 유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트랜스포머' 체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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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할리우드 배우 앤 해서웨이(25)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될 수 있다는 소문에 대해 "너무 앞서간 얘기"라고 받아넘겼다.21일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에 따르면 런던 시사회에 참석한 해서웨이는 영화 '레이첼 게팅 메리드(Rachel Getting Married)'로 오스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소문은 "정말 멋진 일"이기는 하지만 "아직 흥분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조너선 드미 감독이 연출한 '레이첼 게팅 메리드'는 올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됐으며 마약중독 재활 센터에서 퇴원하자마자 언니의 결혼식에 찾아가 가족들을 뒤흔들어놓는 킴 역을 열연한 해서웨이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런던 시사회에 푸른색 긴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해서웨이는 "비를 맞아서 레드카펫 위에서 거의 넘어질 뻔했다"고 말하며 웃었다.cherora@yna.co.kr(끝)
앤 해서웨이 "오스카 후보요? 아직 이른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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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배우 김범과 유승호가 6.25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71'(감독 조승희)에서 주연으로 캐스팅됐다고 제작사 유비유필름이 22일 밝혔다.
'71'은 1950년 8월 포항을 배경으로 북한군과 소년학도병 71명간에 벌어진 12시간 동안의 전투를 다루는 전쟁영화로 김범은 냉정한 학도병중대장 박한섭을, 유승호는 따뜻한 인간미를 가진 학도병 유진을 연기한다.
제작사는 나머지 학도병 역을 맡을 연기자들을 뽑기 위한 공개 오디션을 열고 내년 가을 개봉을 목표로 내년 초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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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ㆍ유승호, 전쟁영화 '71' 주연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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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한국영화평론가협회가 주최하는 제28회 영평상(映評賞) 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과 김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장훈 감독이 나란히 감독상과 신인감독상 수상자로 선정됐다.22일 한국영화평론가협회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비몽'으로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영화는 영화다'는 신인감독상(장훈), 남우연기상(소지섭), 신인남우상(강지환) 등 3개 부문의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려 최다관왕이 됐다.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영화사 봄)은 최우수작품상과 각본상 등 2개 부문의 수상작으로 선정됐으며 '님은 먼곳에'의 수애는 여우연기상을, '미쓰 홍당무'의 서우는 신인여우상을 각각 차지했다.'신기전'은 촬영상(변희성)을 수상했으며 기술상과 음악상은 각각 '모던보이'(기술상)와 '크로싱'(김태성)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외에 원로배우 최은희씨는 특별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수상작들은 작년 11월17일부터 올해 10월20일까지 상영된 88편의 작품 중 선정됐다. 시상식은 다음달
김기덕-장훈, 나란히 영평상 감독상-신인감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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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KBS-2TV 새 월화미니시리즈 <그들이 사는 세상>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노희경 극본, 표민수 연출, 송혜교, 현빈 주연. 그 이름만 들어도 입이 딱 벌어지는 <그들이 사는 세상>의 드림팀이 드디어 출격의 신호탄을 터뜨린 것.
<그들이 사는 세상>은 한 편의 텔레비전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녀 PD 주준영(송혜교 분)과 정지오(현빈 분)를 중심으로 제작 현장에서 땀 흘리는 스태프들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담고있는 드라마이다. 더불어 화려함 속에 인간애를 갈망하는, 단조로운 인간관계보다 더욱 복잡한 현대인들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것이 제작진이 설명하는 기획의도.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노희경 작가는 "그동안 내가 썼던 드라마와는 다르게 젊은 배우들에게 의존하는 작품이 될 것이다. 가족 드라마나 진지한 멜로는 많이 해봤는데 이렇게 신나고 즐거운 드라마는 처음인 것 같다"며 유쾌한 작품 분위기를 전했고, 방송
노희경-표민수-송혜교-현빈 <그들이 사는 세상> 드림팀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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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공드리 지수★★☆
레오스 카락스 지수 ★★☆
봉준호 지수 ★★★☆
장 르누아르, 오슨 웰스, 오즈 야스지로가 모여 만든다 해도 그 옴니버스영화가 그들 각자의 영화 한편보다 더 흥미롭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옴니버스영화는 늘 조금 넘치는 욕심이거나 적당한 기획이고 창작자의 입장에서는 더 나아가지 못하는 한계를 짊어지게 되는 고행의 프로젝트이거나 그나마 마음먹기에 따라 편하게 한번 쉬어갈 수 있는 작은 놀이터다. 사실은 한 사람이 하면 더 잘할 만한 걸 구태여 몇 사람이 나눠 갖는 일이다(작품당 최소 2시간의 러닝타임을 보장할 게 아니라면 대체로 그렇다). 하지만 같은 소재를 공유하거나 모이기 힘든 이들의 영화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지, 옴니버스 제작은 멈추지 않는다. <도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소재는 도쿄이며 모인 건 미셸 공드리, 레오스 카락스, 봉준호(영화가 상영되는 순서)다.
첫 번째 일화 미셸 공드리의 <아키라와 히로코&g
세 감독의 대화의 장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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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무게중심 지수 ★★★★
원작의 축구팬 만족지수 ★★☆
조연배우들 매력지수 ★☆
<아내가 결혼했다>는 사실 케케묵은 TV주말연속극에 대한 즐거운 패러디다. 한 남자에게 젊은 첩이 생기고, 본처와 그 첩은 갈등을 거듭하다가 결국은 ‘형님’, ‘동생’하며 묘한 새로운 관계를 만든다. ‘여자의 숙명’이라는 애증어린 테마로 질리고 질리도록 보아온 안방극장의 영원한 풍경이다. 박현욱 작가의 원작에 바탕한 <아내가 결혼했다>는 그 관계를 역전시켜 호기심을 유발한다. 애초의 남편은 이혼만은 못하겠다며 으르렁거리면서도 오직 자식만은 자기 핏줄이길 바라고, 아내의 새 남편은 철모르고 그를 ‘형님’이라 부르며 살랑거린다. 일처다부제를 향한 전복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기보다 그저 삶의 한 단면처럼 ‘쿨’하게 그린다. 그것은 축구를 향한 주인공들의 애정과 맞물려 상승작용을 빚는다. 때깔 좋은 도입부와 장면 구성은 물론 FC바르셀로나의 누캄프 경기장면 실황까지 담아낸 마지막 장
‘우결’의 19금 버전에 출연한 손예진 <아내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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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김기덕 지수 ★★☆☆
성추행 지수 ★★★★
억울함 지수 ★★★★
초등학교 6학년 도연이는 호기심 때문에 사촌오빠와 금기를 깬 사랑을 나누고, 중년 여인 이례는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버림받은 채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돌본다. 불법으로 밀입국한 17살 수진은 양아버지에게 강간과 착취를 당한다. “옛날 옛적에”로 시작해서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동화 속 공주님 이야기가 아니다. 제목이 시사하는 바와 달리 <슬리핑 뷰티>는 운명적인 만남으로 구제받는 여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히려 운명으로 맺어진 남성들의 전횡과 독선에 좌절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여자로 겪는 험난한 숙명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진다. 각 이야기를 구분짓는 경계는 계단식으로 점차 논점이 확대되는 경계이기도 하다. 예컨대 ‘근친상간’이라는 테마를 이야기하자면 ‘도연’의 이야기는 자발적인 근친상간을 묘사하고, 그 다음에 이어지는 ‘이례’는 치매노인의 요청에 따라 성기를 주물
여자로 겪는 험난한 숙명 <슬리핑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