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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종처럼, 오후 6시 시보가 울렸다. 택시 기사 아저씨는 반사적으로 주파수를 맞췄다. 5분 뉴스가 끝나자 행진곡풍 시그널이 흐르고 김미화가 오늘의 가장 인상적인 뉴스를 브리핑하며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1부를 연다. 낱말 하나하나에 힘을 실어 또박또박 천천히. 아마도 그녀가 정한 오프닝의 철칙인가보다. “신기하죠? 방송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우리가 뭐에 혹하는지 다 아는 모양이에요. 이 프로그램 오래 하는 걸 보면.” 간간이 혀를 차며 경청하던 아저씨가 신통해한다. 2003년 첫 전파를 탄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은, 이른 출근 시간대의 <손석희의 시선 집중>과 더불어 MBC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의 양쪽 날개다. 두 프로그램의 결은 판이하고 상호 보완적이다. <손석희의 시선 집중>을 들으면 찬물로 머리 감듯 정신이 번쩍 난다. ‘시사(時事)의 신’ 앞에 뉴스들이 줄을 서서 품평(?)을 받는 광경이 떠오른다. 인터뷰 대
[김혜리가 만난 사람] 코미디언 김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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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적 부친살해’의 주인공. 알렉산더 클루게(1932~)는 1960년대에 시작된 ‘뉴저먼시네마’의 이데올로그다. 그는 감독이 되기 전에 <사적 기록>(Lebenslaeufe)이라는 사회학적 주제의 책을 발간한 학자였다. 1962년 ‘오버하우젠 선언’을 통해 그는 “아버지의 영화는 죽었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다. 할리우드적인 상업영화가 횡행하는 독일영화 관습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자 나치로 대변되는 선배들과의 세대교체를 위한 권력투쟁의 선언이었다. 일종의 ‘영화적 부친살해’인데, 클루게의 깃발 아래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베르너 헤어초크, 에드가 라이츠, 그리고 빔 벤더스 등의 젊은 영화인들이 모여들었다.
클루게는 나치의 역사는 물론이고, 아데나워로 상징되는 기독교민주당 정권을 반역사적인 현상으로 비판한다. <돌 속의 숨은 야만>(1960) 등 초기의 단편들은 독일사회에 대한 학자적 비판의 영상 이미지다. 장편 데뷔작은 <어제의 이별>(1966)이
이미지로 생각을 자극하는 이데올로그, 알렉산더 클루게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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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휴도 <아이언맨>이었다. 지난 4월 30일 개봉해 첫 주 연휴동안 전국 174만명을 돌파한 <아이언맨>이 개봉 9일째인 5월 8일에는 200만명을 넘어선 후, 어제(12일)까지 전국 302만명(배급사집계)을 기록했다. 당초 <아이언맨>의 경쟁작으로 꼽힌 <스피드 레이서>는 2위를 차지했다. 지난 수요일(7일) 예매순위에서는 <스피드레이서>가 초반 1위를 선점했으나, 당일 저녁 부터 다시 <아이언맨>이 1위를 탈환하면서 역전했다. 미국 박스오피스에서도 <스피드레이서>가 2위를 차지한 걸 보면, <아이언맨>의 연휴점령은 전세계적인 일인듯. 평일에만 약 10만명을 불러모으고 있는 <아이언맨>이 올해 첫 블록버스터로서 어떤 신기록을 세워놓을지 주목된다.
3위는 개봉 5주째를 맞이한 <테이큰>이 차지했다. 흥행주가로 보면 <테이큰>의 기세는 <스피드레이서>보
<아이언맨> 전국 300만명 돌파,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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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다이어리] <스피드 레이서> 레이서 X씨의 가르침
[헌즈다이어리] <스피드 레이서> 레이서 X씨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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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나니아 연대기2> 그것은 도전이었다
[정훈이 만화] <나니아 연대기2> 그것은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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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냥 세트가 아니라 액션이 흘러가기 위한 장소였다.” <M>의 촬영현장을 방문했을 때 매그넘의 사진가 엘라이 리드는 매력적인 세트에 넋을 놓았다. 반면 <황진이>에서 그의 카메라가 관심을 보인 건 커다란 궁중머리를 틀어올린 채 몰려다니는 단역배우의 동선이었음이 분명하다. 짬이 날 때마다 휴대폰으로 서로의 얼굴을 찍어주며 무료함을 달래거나 슛 들어간다는 제작진의 재촉에 허둥지둥 치마 걷고서 뛰는 ‘그녀들’이야말로 다른 나라 영화 촬영현장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이었을 테니 말이다. 커다란 조명 아래서 배달시킨 볶음밥으로 요기를 서둘러 해결하고 있는 모습의 사진 또한 마찬가지. 촉박한 일정이었으나 그녀들을 찍으면서 “나는 영화를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영화의 내부로 들어가고 싶다”던 그의 바람 또한 조금은 충족됐지 않았을까. <한겨레> 20돌 기획으로 추진된 매그넘 작가들의 <Present Korea> 전시와 사진집 출판은 7월
[숨은 스틸 찾기] <황진이> 영화의 내부에서 만난 ‘그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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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은 <즐거운 인생>이 개봉하자마자 다음 영화인 <님은 먼곳에> 촬영에 들어갔다. 방금 막 개봉한 영화의 흥행을 살펴볼 여유도 없이 다음 이야기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 셈이다. 그는 <왕의 남자>의 1천만 관객 돌파 이후 매해 한편씩 영화를 찍어 세상에 공개했고, 세상이 그 영화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다음 영화 속으로 들어갔다. 승률은 높아 <황산벌> 이후 찍은 세편의 영화 중 두편이 흥행에 성공했고, 나머지 한편 <즐거운 인생>도 크지 않은 손실을 남겼다. 세상의 소리에 무감각한 남자, 자신의 심지가 굳은 남자. 이준익 감독은 트렌드를 모른다. 아니, 모르려 한다. 애써 관객의 마음을 읽고 그에 맞는 이야기를 그리지 않는다. 한물간 록스타의 이야기, 광대들의 애절한 사연, 사투리로 조롱하는 삼국시대의 권력관계. 이게 어디 21세기 상업영화의 감각이란 말인가. 하지만 그의 영화들은 세상의 뒤통수를 때리듯 흥
[이준익] “서사는 관객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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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랑 하나도 닮지 않으셨더군요.
=동생 위난은 중국인이고 저는 한국인이라서 그렇습니다. 유후!
-엥. 그게 무슨 소리죠.
=죄송합니다. 실수였습니다. 자꾸 영화랑 현실이 헷갈리는 바람에. (빨간약을 삼킨 뒤 부르르 떤다) 아. 죄송합니다. 조금 전까지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자 정지훈이었고 지금은 태조 토고칸입니다. 다시 대답하겠습니다. 동생은 어머니를 닮았고 저는 아버지를 닮아서 그렇습니다. 유후!
-아버지는 쌍꺼풀이 있던데요.
=뭘 자꾸 캐물으십니까. 아버님이 일구신 거대기업 ‘토고칸 모터스’는 머나먼 미래 통합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구 기업입니다. 피부색. 아니 쌍꺼풀 유무로는 더이상 인종을 구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세계의 이야기라는 소리죠. 유후!
-그렇다손치더라도 한 가족이라면 뭔가 닮은 데가 있어야죠. 태조씨만 쌍꺼풀이 없던데.
=쌍꺼풀 없는 눈이 서양에서는 더 동양적이고 섹시한 걸로 통한다는 사실을 모르시나본데요. 장동건, 원빈 다 소용없어요. 미국 진출
[가상인터뷰] <스피드 레이서>의 포효하는 동양인 레이서 태조 토고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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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대박인물들이 죄다 모였다. <인순이는 예쁘다>의 표민수 PD가 연출하고 <꽃보다 아름다워> <굿바이 솔로>의 노희경 작가가 쓰며 <내 이름은 김삼순>의 현빈과 <풀하우스>의 송혜교가 연기한다. 드라마 <온에어>에서나 있을 법한 제작 무산의 위기 따위는 없을 조합이다. 이들이 의기투합한 작품은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방송사 드라마국 PD들의 일과 사랑을 그리는 드라마다. 현빈은 방송사에서 촉망받는 PD인 정지오를, 송혜교는 이제 갓 단막극 연출을 경험한 뒤 미니시리즈 연출에 도전하는 PD 주준영을 연기할 예정. 드라마국 내부의 암묵적인 관행으로 인한 갈등을 이겨내고 연출자로 거듭나는 과정이 이야기의 기둥이다. 물론 두 남녀 PD의 애정 섞인 경쟁도 함께 묘사된다. 드라마 제작사인 (주)YEG쪽은 “섬세한 감정표현이 두드러지는 표민수 감독, 노희경 작가와 함께 작품과 캐릭터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현빈과 송혜교가 연기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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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지만 또 같은. 상이한 두편의 영화로 스크린을 찾은 크리스티나 리치에게서 교집합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돼지코를 갖고 태어난 <페넬로피>의 페넬로피는 남다른 외모의 딸을 꼭꼭 감춰두려는 부모의 손길을 떨치고 홀로 세상 나들이에 나선다. <스피드 레이서>의 트릭시는 망설임없이 방해꾼의 면상에 발길질을 날리는 여자다. 한마디로 그녀들은 똑 부러지게 당차다. 아역배우로 출발했지만, 애당초 리치는 보드랍고 사랑스러운 소녀와는 거리가 멀었다. <아담스 패밀리>의 웬즈데이는 새카만 상복 차림으로 어른들을 싸늘하게 쏘아봤고, 어린이영화 <캐스퍼>에서조차 리치는 아버지를 훈계하는 아이였다. “많은 아역배우들이 살아남지 못하는 이유는 귀여운 아이가 갑자기 실제 인간으로 변하는 것을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난 행운아다. 그토록 귀여웠던 적이 없으니까.” 확실히 리치는 살아남았고, <아이스 스톰> <버팔로 66&g
[크리스티나 리치] 비주류적 외모의 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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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광우병을 둘러싼 논란이 이제 ‘이명박 탄핵 운동’과도 겹쳐질 정도니 온·오프라인을 오가는 지금의 쇠고기 수입 반대 여론은 서서히 하나의 ‘운동’이 돼가고 있다. ‘쇠고기 청문회’도 열리고, 걱정할 것 없다는 정부 당국의 광고도 이어지고 있지만 성난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한없이 미약해 보인다. 이에 김민선, 김혜성, 김혜수를 비롯한 여러 영화배우들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그리고 직접적인 집회 참가를 통해 자신의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영화배우를 비롯한 연예인들의 ‘정치적 발언’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처럼 일방적인 호응을 얻은 경우는 드물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여전히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물결에 뛰어들 연예인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광우병 때문에 한반도가 난리가 났다. 게다가 얼마 전엔 서울에서도 발견된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비둘기로 인해 옮겨졌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바야흐로 서울은 미친 소와 비둘기떼로 벌벌 떨고 있다 해도 과언이
[포커스] 쇠고기 수입 반대, 배우들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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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월드 프리미어다. 장률 감독의 신작 <이리>와 <중경>이 지난 5월3일, <씨네21> 창간 13주년 기념 영화제에서 전세계 최초로 상영됐다. 작품명을 모른 채 깜짝상영작으로만 알고 온 관객은 저마다 다른 반응을 보였다. 경기도 구리에서 먼 길을 달려온 김미경(31)씨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아닐까 기대했다”며 약간의 아쉬움을 털어놓은 반면, “예상은 했지만, <이리>와 <중경>을 한꺼번에 볼 수 있을 줄은 몰랐다”는 조상명(26)씨는 “전세계 최초 관객이라는 점에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상영 전 무대에 오른 남동철 <씨네21> 편집장은 “<씨네21> 독자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은 영화를 보여드리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이리>와 <중경>의 첫 관객이 되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고 관객에게 인사했다. 5월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열린 <씨네21
당신이 <이리> <중경>의 첫 관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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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찍지 않았‘읍’니다.
절대 찍지 않았‘읍’니다.
<토지> 박경리 별세
“진달래 무덤 속에 사랑을 묻었지.
한이 깊은 만큼 사랑도 깊은 법이야.”
그래서 점점 더 이 땅을 사랑하게 되는 걸까요.
선생님, <토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故 박경리 빈소 방명록에 또 오자
“이 나라 강산을 사랑하시는
문학의 큰별께서 고히 잠드소서”
어디가 오자인지 모른다면 당신 뇌도 2메가!
한은총재 “올해 성장률 4.5% 달성 어렵다”
2MB, 딴 건 몰라도 경제는 살리겠다더니?
한은은 그렇다치고 명박님의 말씀을 들려주세요.
이원희, 베이징행 좌절
추성훈 선수에 대해 함부로 말했던 거,
이제 몸으로 겪어보니까 어때요?
공정위, NHN 독과점지위 남용 제재
여태껏 조용하시다가 갑자기 왜 이러시나.
한대 맞은 김에 광우병 톱으로 좀 밀어주셈.
궁금한 것 정말 많은데 말이죠.
방통위, 대통령 비난 댓글 “포털이 삭제여부 판단하라”
광우병 괴담보
[이주의 한국인] 나는 찍지 않았‘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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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육식주의자들 가운데 5월15일부터 검역창고에 쌓여 있는 미국산 쇠고기가 시중에 풀리면 쇠고기를 끊어야 할지 모른다며 아침저녁으로 쇠고기를 먹는 이들이 늘고 있다. 흡사 휴거론에 씌인 말세론자들 같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같이 먹었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 결정에 가장 발끈한 이들은 엄마들이다. 미주 한인회에서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고 했다는데, 이에 반박성명서를 낸 이들도 미국 거주 한인 주부들이다. 이들은 미국 캔자스주의 한 업체에서 지난 4월에도 광우병 위험물질이 들어 있는 소의 편도를 제거하지 않은 채 유통했다가 냉동 소머리 40만6천파운드를 리콜하는 사태가 일어났다면서 “국민건강과 검역주권을 포기하고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해제한 졸속 협상을 무효화하라”고 촉구했다.
확실히 엄마들이 뿔나면 무섭다. 아침마다 눈 벌건 엄마들이 한둘이 아니다. 밤새 인터넷 뒤지고 육아 사이트에 퍼나르고 어린이집 홈페이지에 글 올리면서 잠을 설친다. 엄마들도 전교조의 사주를
[오마이이슈] 지나가던 소가 웃을, 세상에 이런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