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쿠쇼 고지가 메가폰을 잡는다. <쉘 위 댄스> <절규> 등에 출연한 일본의 연기파 배우 야쿠쇼 고지가 자신이 직접 쓴 시나리오로 영화를 연출한다. 제목은 <두꺼비의 기름>. 교통사고로 심하게 다친 아들과 그의 부모 사이의 관계를 그린 이야기로 아들 역은 <도로로>,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에이타가, 엄마 역은 <카모메 식당>의 고바야시 사토미가 연기한다. 야쿠쇼 본인도 배우로 출연할 예정. 2009년 일본 개봉을 목표로 하는 이 영화는 칸영화제 출품도 노리고 있다. <우나기> <도쿄 소나타>의 배우로 칸 레드카펫을 밟은 야쿠쇼, 이번엔 감독으로 칸에 입성할 수 있을까.
야큐쇼 고지 연출 데뷔
-
매주 화요일 스크린으로 단편영화를 만나다. 홍대 근처에 위치한 시네마 상상마당이 7월8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단편영화를 모아 상영한다. 매달 하나의 테마를 정하고 그에 맞는 작품 4~5편을 함께 트는 방식. 상상마당의 배주연 프로그래머는 “영화제를 제외하면 일반 극장에서 단편영화를 관람할 기회가 거의 없다”며 ‘단편 상상극장’의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7월에 상영될 작품은 여름이란 주제 아래 김민숙 감독의 <기린과 아프리카>, 이수진 감독의 <적의 사과>, 인형민 감독의 <TV 수신료 납부 거부 사건>, 권아름 감독의 <클라우드 레이니> 등 4편. 짝수달에는 온라인 상상마당과 연계해 작품을 고를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은 일반 극장에서의 단편영화 관람이 익숙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단편은 한편의 독자적인 영화보다는 섹션별로 묶여 상영되는 바람에 “함께 상영된 영화들과 함께 범주화되기 쉽다”. 그렇다고 30분 분량의 단편 하나를 별도의 입장
[인디스토리] 화요일 극장에서 만나는 단편영화
-
예전 한국에 머물고 있는 서양 사람에게 한국의 무엇이 좋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는 “역동적이잖아. 매일 뭐든 바뀌고”라고 간단하게 답했다. 어쩌면 한국영화산업 또한 비슷할지 모른다.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공고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할리우드와 달리 한국영화산업은 시시때때로 변화를 꾀해왔다. 그 때문에 충무로의 산업적 안정성은 요원한 일이 되기는 했지만, 어쩌면 그것은 현 단계 영화산업의 유일한 발전모델인지도 모른다.
2008년 여름은 한국영화산업이 또 한번 역동의 물결을 타는 시기가 될지도 모른다. 그 첫 번째 변수는 강우석 감독과 시네마서비스다. 2004년 충무로 토종자본과 벤처자본의 결합이었던 플레너스를 대기업 CJ에 넘긴 이후 산업적 영향력을 잃어왔던 그는 이후 CJ엔터테인먼트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하지만 시네마서비스는 이제 한계상황에 봉착해 있다. <강철중: 공공의 적1-1> <신기전> <모던보이>처럼 기대작을 만들면
[문석의 취재파일] 올 여름, 한국영화산업이 출렁인다
-
지난 25일 <적벽대전>팀의 내한 기자회견이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
이 날 행사에는 오우삼 감독을 포함한 양조위, 금성무, 장첸, 린즈링 등 주연배우들이 대거 참석해 국내외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오우삼 감독은 어릴 적부터 오랜 꿈이자 숙원이었던 '삼국지'를 영화화한 것에 대해 매우 흥분된다고 밝혔고, 영화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금성무는 새롭게 해석될 주유와 제갈량의 관계에 대해 기대를 드러냈고, 양조위는 <적벽대전>이 던지는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정면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보는 이들이 잘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적벽대전>은 다음 달 1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적벽대전> 오우삼, 양조위, 금성무, 장첸, 린즈링 내한기자회견
-
-
일시 6월26일 오후 2시
장소 서울극장
개봉 7월10일
이 영화
15년 전 고등학교 시절의 삼각관계, 군대에서 고참과 쫄병으로의 만남, 그리고 이제는 지긋지긋한 이웃사촌을 넘어 과속과 신호 위반을 잡는 경찰과 과속과 신호위반을 해야 먹고 사는 택시기사로 다시 만났다. 일도(정웅인)는 군대에서 호철(성지루)에게 당한 설움을 생각하며 어떻게 복수할까 매일 밤 생각하고, 호철은 일도에게 첫사랑을 빼앗긴 과거가 있지만, 아버지들과는 다르게 친하게 지내는 아들들과 마음 속에 앙금처럼 남아있는 옛 우정으로 위험에 처한 일도를 도와주려는데…
말X3
“주어진 능력이 5개라면 7개 8개를 쏟아부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 재밌게 보기 보다는 냉정하게 봐달라고 하고 싶다.”- 정영배 감독
“유로 2008을 보면, 터키가 유난히 주목 받는다. 승패와 상관없이 승부근성으로 평가받는 터키를 보면서 <잘못된 만남>이 떠올랐다. 외화나 대작이 많지만 그 영화들과 멋진 승부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
철천지 원수가 친구가 되는 <잘못된 만남> 첫 공개
-
국내 단편영화의 최대 축제, 제7회 미쟝센단편영화제가 26일 막을 올린다.
2002년 첫 스타트를 끊고 올해로 일곱살 생일을 맞은 미쟝센단편영화제는 '단편'과 '장르'의 결합이라는 신선한 발상으로 영화팬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미쟝센단편영화제의 탄생부터 함께했던 류승완 감독과 <완벽한 도미요리>라는 작품으로 영화제에 소개되어 충무로에 널리 알려진 <추격자> 나홍진 감독. 제7회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는 이들이 각각 대표집행위원과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그들이 밝히는 미쟝센단편영화제만의 매력과 뜻하지 않은 '감투'를 쓰게 된 속사정을 들어보았다.
미쟝센단편영화제를 이끄는 두 감독, 류승완 · 나홍진 인터뷰
-
‘인생 만세!’란 뜻의 신보의 풀네임은 사실 ≪Viva La Vida Or Death And All His Friends≫다. 어떤 창작물 앞에 이런 장황한 제목이 붙으면 의구심을 사기 쉽다. 창작자 자신이 주제를 확신하지 못하고 중언부언하는 인상 때문이다. 게다가 ‘U2의 후계자’ 품새를 취했던 글로벌 사운드의 3집 ≪X&Y≫(2005)로 심한 혼란을 겪었을 올드팬들에게는 이 앨범이 더 아리송할 듯. 외젠 들라크루아의 회화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앨범 표지로 사용한 의도는 또 무엇인가. 곤충 더듬이처럼 예민해 있던 1, 2집의 내면성이 부활하지 않은 건 분명하다. 3집의 자아도취적 발산형 음악과도 거리를 뒀다. 주제적 측면에서 3집만큼 두서없고, 사운드의 질서도 느껴지지 않는다. ≪Viva La Vida≫는 원칙없이 자유분방하다. 그런데 그것은 설명 불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귀에 잡히지 않는 멜로디와 의도가 모호한 편곡 및 들쭉날쭉한 곡 구조에 인상
낭만, 자유, 무질서의 향연
-
매체 비평가들로부터 ‘죽어가고 있다’는 말 따위나 듣고 있는 잡지지만, 인쇄매체로서 잡지는 신문이나 인터넷으로도 대체 불가능하다. 미시사나 신문화사적 관점에서 잡지는 더없이 훌륭한 문화적 자료이며 트렌드의 역사이자 관심사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잡지의 독자층에 어울리는 세련되고 감각적인 표지와 레이아웃 등은 잡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생생한 그래픽디자인사다. 300여종 1500권의 잡지가 한데 모인다. 전시의 테마는 크게 두 가지. 먼저 잡지와 함께해온 세계 그래픽디자인의 역사를 재구성했다. 잡지디자인을 획기적으로 바꾸었던 <하퍼스 바자>의 그래픽디자이너 알렉세이 브로도비치의 1930년대 작업을 시작으로 <보그>의 알렉산더 리버먼, <에스콰이어>의 헨리 울프 등 현대 잡지디자인의 토대를 마련한 아트디렉터의 작업을 거쳐, 1980, 90년대의 혁신적인 디자이너들이 만든 잡지까지 전시한다. 또 다른 테마는 당시의 문화의
유혹적인 잡지 디자인의 세계
-
여왕이 돌아왔다!(The Queen Is Back!) 이 당당한 선언은 도나 서머가 17년 만에 내놓은 정규앨범 ≪Crayons≫의 네 번째 트랙 제목이다. 디스코 시대의 송가 <Hot Stuff>과 <Bad Girls>의 영광에 만족하지 못하고 도나 서머가 귀환한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고? 이게 다 세상을 휩쓸고 있는 70/80 레트로 리바이벌(쉽게 말해 ‘복고 바람’) 덕분이다. 빅뱅 스타일의 알록달록한 80년대 패션이 돌아오더니 디스코를 재해석한 다프트 펑크가 또다시 플로어의 황제로 재림했다. 게다가 파리와 런던의 젊은이들은 그 두 가지를 버무린 테크토닉 댄스에 푹 빠져 있다. 음반회사들이 잊혀진 여왕을 불러올 만한 이유가 다 있는 거다. 게다가 ≪Crayons≫는 그저 복고 메들리에 머무르지 않고 주류 흑인음악의 기술과 디스코 시대의 감성을 극적으로 버무린 좋은 팝앨범이다. 80년대 디바들이 살아 돌아오는 감격 시대를 기념하며 인상적인 곡명을 이용해 시조
복고 바람 타고 여왕이 돌아오셨다
-
무겁게 내려앉은 안개. 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그 몽환적인 공간에선 무엇이든 가능하다. 캐나다에 거점을 둔 서커스단 ‘서크 엘루아즈’의 신작 서커스 <네비아>는 아련한 옛 추억을 더듬으며 시작된다. 주인공 곤잘로는 짙은 안개 속에서 길을 잃고, 과거가 되어버린 유년 시절과 그 시간을 공유한 이들을 그리워한다. 관객은 대나무숲의 연인들, 첫사랑 루시아, 축제, 장대비가 내리는 날, 하늘을 나는 꿈 등 곤잘로가 되새기는, 무대 위에서 현실로 재탄생한 일곱 장면으로 구성된 기억을 함께 향수한다. 장면마다 서커스단의 단골 메뉴인 접시 돌리기, 차력쇼, 공중제비 등이 삽입되는데, 공연 분위기에 걸맞게 서커스 고유의 현란함보다는 예술적이고 환상적인 풍미가 강하게 느껴진다. 안개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nebbia’를 제목으로 내세운 이 공연은 서크 엘루아즈와 한국의 공연기획사 크레디아가 공동제작했다. 지난해 한국에 상륙해 큰 반향을 일으킨 ‘태양의 서커스’의 <퀴담>을 연상하
안개 속에서 펼쳐지는 몽환적인 아트 서커스
-
창가에 발돋움해 옆집 텔레비전을 보는 아이들, 미더덕을 만원 넘게 팔았다며 도둑질한 것처럼 가슴 떨려하는 어머니, 동생들의 끼니를 위해 수돗물로 배를 채우는 큰누나. 이 일화들을 읽고 있노라면 어느새 책 앞장으로 달려가 작가의 나이를 재차 확인하고 싶어진다. 1977년생의 만화가 최규석(<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습지생태보고서>)이 자신의 가족들을 인터뷰해 그린 자전적 이야기 <대한민국 원주민>은 1980~90년대의 풍경이라기보다는 “내가 어렸을 적엔…”이라며 운을 떼는 어르신들의 기억 속에나 존재할 법한 세계다. 하지만 그것은 역으로 우리의 시야가 얼마나 좁았는가를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가 말하는 ‘대한민국 원주민’이란 “갑자기, 그리고 너무 늦게 세상의 흐름에 휩쓸려 미처 제 삶의 방식을 손볼 겨를도 없이 허우적대야 했던 사람들”. 근대적인 시민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도 없으며, 그렇다고 현대사의 페이지에 ‘민중’이라는 이름으로 기록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
-
도도는 날지 못했다. 천적이 없으니 날 필요가 없었다. 날개는 그냥 폼이었다. 16세기 초 모리셔스섬에 당도한 포르투갈 선원들이 도도를 손쉬운 식량으로 여겼던 것도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인간들은 개와 고양이 같은 악당들을 항상 데리고 다닌다(고양이가 얼마나 자연 생태계를 위협하는 악마들인지는 역사가 증명한다. 그들은 키위새도 아작낼 뻔했다!). 결국 도도는 멸종했다. 그러나 도도만이 유독 불행한 운명을 타고난 건 아니다. 날개 달린 새들마저 매년 멸종해간다. 현재 세계 조류의 1/5 이상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의 새들도 마찬가지다. <문화일보> 사진부 부장이자 생태사진가인 김연수의 <사라져가는 한국의 새를 찾아서>는 사라져가는 한반도 조류들의 삶을 기록한 책이다. 논병아리, 수리부엉이, 박새, 도요새, 소쩍새, 쏙독새, 뱁새, 두루미 등 전래동화에 끊임없이 등장하나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는 새들의 삶이 담담하게 기록돼 있다. 저자가 전문적인 생태학
참을 수 없는 원죄의 무거움
-
다카노 히데유키는 일본의 인디아나 존스와도 같은 탐험가다. 뼛속까지 ‘어드벤처 마인드’로 무장한 그는 미확인 괴수의 실체를 찾기 위해 콩고와 아마존의 밀림을 누비기도 하고 마약왕 쿤사가 다스리는 미얀마의 오지에 머무르며 현지인들과 함께 아편 재배를 하기도 한 보기 드문 ‘꼴통’ 여행가다. 세계의 오지를 섭렵한 그에게 타이 정도의 나라는 책의 제목처럼 극락과도 같은 곳일 것이다. 그러나 그가 말하길 “타이에 비하면 콩고의 밀림은 오히려 요람”이었단다. 아니 왜? 남녀노소 불문하고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가 타이 아니던가. 의문은 그가 20년 가까이 타이에서 체류하며 겪은 타이의 소시민들이 쏟아내는 엽기적이고도 유쾌한 인간 군상기를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풀린다. 애국심은 제로요, 왕에 대한 충성심은 200%인 서민들, 돈을 벌어 가슴을 사고 싶은 게이들, 교통편이 없어 조직으로 돌아가지 못한 게릴라 반군의 장로, 진심을 담은 고마움을 매춘부와의 하룻밤 접대로 표현하는 친구들…. 그런 타이인들
극락에 사는 인간 군상에 대한 탐험기
-
<용의자 X의 헌신>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연작 단편집.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용의자 X의 헌신>에서 미스터리를 해결했던 유가와 마나부가 처음 등장하는 책이기도 하다. 경시청 형사인 구사나기는 수사가 미궁에 빠질 때마다 대학동창에게 도움을 구한다. 탐정 갈릴레오로 통하는 유가와 마나부는 물리학과 교수답게 초자연 현상으로만 보이는 기이한 사건을 과학적인 추리를 통해 풀어낸다. 사람의 머리에 불이 붙는다거나 건강한 사람이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등의 사건 뒤에 숨은 과학적 추론이 이어진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이론을 살인사건의 특정 순간에 대입한 사건들 자체가 약간 억지스럽긴 하지만 그게 <탐정 갈릴레오>의 매력이다.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력이 녹아 있는 캐릭터 설정과 이야기 전개가 흥미롭다. <탐정 갈릴레오>는 일본에서 지난해 가을,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유가와
초자연적 사건에 대한 과학적 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