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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홍보 지수 ★★★★
크리스마스 지수 ★
솔로에게 왜 또 이런 리뷰를 지수 ★★★★
따뜻함이 절실해지는 겨울이다. 허허로운 날씨 아래 서 있다 보면 옆의 빈자리를 메우고 싶게 마련. 개봉일과 영화의 시간 설정을 크리스마스이브로 모두 맞춘 <로맨틱 아일랜드>는 수요에 알맞게 만들어진 로맨스 영화다.
알고 보면 속사정은 마냥 로맨틱하지 않다. CEO 강재혁(이선균)은 재산과 직위를 가졌지만, 차가운 성격 탓에 눈총을 받는다. 중소기업의 직원 이수진(이수경)은 햇살처럼 건강한 여자지만, 그녀의 가정은 남동생의 학비를 대기에도 벅차다. 마찬가지로 여가수 유가영(유진)은 무대에서 멋진 쇼맨십을 선보이지만 과다한 관심 속에서 스트레스를 느끼고, 젊고 건강한 청년 정환(이민기)은 여자친구에게 차이고 입사 면접에서 고배를 마신다.
이들이 필리핀으로 떠나는 것은 마땅한 해결책이 있어서가 아니다. 차라리 경치를 위안 삼아 모래사장에 꿈을 묻고 오기 위해서다. 아버지를 증오하
수요에 알맞게 만들어진 로맨스 영화 <로맨틱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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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결 지수 ☆
요시토모와 요시모토 구분 지수 ★★☆
영화를 통한 전시회 관람 효과 지수 ★★★★☆
요시토모 나라의 이름은 몰라도, 냉소적인 표정의 소녀 그림은 본 적이 있을 거다. <요시토모 나라와의 여행>은 아티스트 요시토모 나라의 1년을 뒤따른 다큐멘터리다. 2005년 봄을 시작으로 계절이 한 바퀴 도는 동안 카메라는 2006년 요코하마에서 열렸던 개인전 <A to Z>의 준비과정을 부지런히 담는다. 제목의 ‘여행’이 무색하지 않게 요코하마에서 출발한 여정은 서울·히로사키·도쿄·뉴욕·런던·방콕을 지나 다시 요코하마로 돌아온다. <A to Z>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세계 곳곳에서 열린 전시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A to Z>는 작가의 전부를 보여주겠다는 야심을 담은 기획. A부터 Z까지 26개의 ‘작은 방’을 만들어 그 안에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했다. 창작집단 graf의 도요시마 히데키가 런던에서부터 나라와 동행하며 ‘작은
요시토모 나라의 1년을 뒤따른 다큐멘터리 <요시토모 나라와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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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페리멘털 지수 ★★★
익사이트먼트 지수 ★★
익스트림 지수 ★
김병우 감독의 한양대 졸업작품인 영화 <리튼>은 메타 영화다. 영화에 대한 영화라는 의미다. 일단 내용을 한번 정리해보자. 차가운 물이 가득한 욕조에서 남자 A가 깨어난다. 벽에는 ‘Go to the hospital!’(병원으로 가시오!)이라고 쓰여 있다. 배에는 큰 상처가 벌어져 있다. 누군가가 A의 신장을 강탈해간 것이다. A는 신장을 찾아 헤매다가 시나리오작가라는 여자를 만난다. 그녀는 A가 집필 중인 시나리오 속의 캐릭터에 불과하며 언젠가는 A를 연기하는 진짜 배우를 만나게 될 거라고 말한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한다. 작가가 시나리오를 제대로 끝내지 못하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A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자신을 연기하는 배우를 찾아나서지만 배우는 그를 피한다. 한편, 영화의 감독과 스탭들은 영화의 결말을 알기 위해 사라진 작가의 집을 뒤지며 촬영을 계속한다.
여기까지 시놉시스
영화에 대한 영화 <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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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윌리엄스의 비중이 적어) 어리둥절 지수 ★★★★
안톤 옐친 연기 만족도 지수 ★★★★
데이비드 듀코브니 감독 권장 지수 ★
‘멀더’ 요원이 메가폰을 잡았다. <하우스 오브 디>는 <X파일>로 유명한 배우 데이비드 듀코브니의 첫 연출작이다. 뉴욕에서 나고 자란 그답게 감독 데뷔작의 주무대는 뉴욕이다. 1970년대 뉴욕의 그리니치 빌리지는 지금의 뉴욕처럼 활기차고 역동적이지만, 신경증을 앓는 엄마(티아 레오니)와 단둘이 살아가는 열세살 소년 토미(안톤 옐친)에게는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영화는 그리니치 빌리지의 작은 동네 안에서 불안정하게 맴도는 토미와 그 주변 인물을 조명하며 한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다.
여느 성장영화처럼 <하우스 오브 디>는 사춘기 소년이 겪을 만한 온갖 달콤씁쓸한 경험들을 늘어놓는다. 좋아하는 소녀 멜리사(젤다 윌리엄스)와의 로맨스, 성에 대한 호기심, 멋진 자전거를 갖고 싶은 욕망이 어지럽게 뒤섞인 가운데 토미
배우 데이비드 듀코브니의 첫 연출작 <하우스 오브 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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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없이 보면 좋을까요?
한달 전 <1724 기방난동사건> 시사회장에서였습니다. 여균동 감독은 무대 인사자리에서 ‘생각없이’라는 말을 강조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만들었다. 생각없이 즐겨달라”고 말입니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도 “생각없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습니다. 한데 영화가 시작되니, 저의 반응은 역설적이었습니다. 생각을 너무 많이 하게 돼 골치가 아팠던 겁니다. 조선시대 주먹들의 아이들 장난 같은 싸움을 보면서 속으로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이게 뭥미? 도대체 뭥미?’ 황당하게 전개되는 장면들을 소화하느라 머리가 핑핑 돌았습니다. 이런 경우에 ‘의미 강박증’ 탓으로 치부해야 할까요?
거기에 비해 <과속스캔들>은 상대적으로 편안했습니다. 설정이야 다소 억지스럽지만 ‘과속삼대’의 좌충우돌은 그야말로 ‘생각을 놓고’ 보기에 딱이었습니다. 잘 짜여진 유쾌한 코미디영화였다는 세간의 평가에 동의합니다. 두 시간이 휙휙 지나갔습
[편집장이 독자에게] 툭 치고 가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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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사이트의 네티즌이 꼽은 2008년 최고의 한국영화와 배우도 알아봤다. <씨네21>은 2007년 12월1일부터 2008년 11월30일에 개봉된 한국영화와 출연배우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네티즌의 설문을 받았다. 다음은 12월5일부터 17일 오전 11시까지의 설문을 집계한 결과다.
<추격자> 이런 영화를 원했어
아무도 그를 따라잡진 못했다. <씨네21> 사이트에 접속한 독자의 선택은 <추격자>다. 총투표수 10686표 가운데 <추격자>에만 2315표가 몰렸다. 2위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1353표)과 3위인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1324표)과 비교할 때도 1천표가량 높은 수치다. 4위는 저예산영화의 힘을 보여준 <영화는 영화다>로 총 617표를 얻었으며 <미쓰 홍당무>(461표)와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406표),
[2008 총결산]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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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미국영화의 선전이다. <씨네21>이 선정한 올해의 외화 다섯편 중 상위 세편은 가장 미국적인 장르와 법칙 안에서 새로운 재미를 추구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그리고 그 선두지점에는 코언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있다. 응답자 23명의 지지로 1위를 차지한 이 작품은 “비극을 해결할 수 있는 영웅이 더이상 존재할 수 없는 시대”(남다은)의 공포감을 탁월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매력은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캐릭터를 읽는 재미에 있다. 남다은 평론가는 이를 “어떤 방향으로 읽어도, 누구로부터 읽어도, 풍성한 이야기의 겹이 생기는 매혹적인 보물창고”라는 말로 정리한다. 한편 코언 형제의 영화 사상 가장 극악무도한 악당을 연기한 하비에르 바르뎀의 고상한 단발머리는 진지한 상황에서도 웃음을 유발한다. “올해 본 영화 중 가장 무서웠고, 가장 웃겼다”(한동원)는 평가는 그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
[2008 총결산] 올해의 외국영화 베스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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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감독_ 김지운
뚝심있는 모험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이 근소한 차이로 올해의 영화 6위에 머물렀지만 김지운 감독은 당당히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됐다. <놈놈놈>이 2008년 최고작이 아닐 수는 있어도 2008년 최고의 화제작이라는 사실에 의견이 모인 결과다. 설문 참여자 중 5위 안에 <놈놈놈>을 넣지 않았음에도 올해의 감독으로는 김지운의 이름을 적은 사람들이 있는 걸 보면 확실히 그렇다. 제작 초반부터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초대형 기획물의 완성, 지금은 잊혀 졌거나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했던 만주 웨스턴이라는 장르에 대한 한 감독의 장인적 애정, 그걸 구현하기 위해 시도된 시각적 도전 등이 큰 이유가 될 것이다.
“<놈놈놈>이 그의 최대 걸작이거나 성공작이어서가 아니라 그 기획이 그 정도 수준으로 성공한 것 자체가 놀라운 일”(듀나)이라는 것이다. 혹은 “이슈 환기력이 달리기는 했으나
[2008 총결산] 올해의 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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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이 2008년의 한국영화를 정리하는 시간이다. <씨네21>의 기자와 평론가 31명이 설문 투표에 참여했고 올해도 어김없이 최고의 한국영화와 영화인을 선정했다.
1위 <밤과낮>
홍상수 감독의 <밤과낮>이 2008년 올해의 영화로 선정됐다. 우연히 대마초 사건에 연루된 뒤 파리로 도피성 여행을 떠나온 화가 성남. 그의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외로운 또는 고단하면서도 절실한 이 여행기에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했다. 엄청난 지지를 받은 부동의 1위다. 홍상수 감독은 영화가 살아 있는 활성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믿는 것 같은데, <밤과낮>은 시간과 감각과 감정이 무언가 육체를 얻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는 느낌까지 준다. 종전보다 더 과감해진 직선의 서사와 일기체 등이 등장하지만 동시에 정의 내리기 힘든 성질과 분위기들이 겹겹이 영화를 에워싸면서 불균형하면서도 단단한 주름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이 영화의 영화적 주름에 관해서
[2008 총결산] 올해의 한국영화 베스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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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시사와 VIP시사 이후 다시 편집을 한다던데.
=시사 때 상영한 버전이 2시간23분짜리인데, 사실 애초부터 줄여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게 아무래도 스토리라서 잘라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던 거다. 후반부의 지나치게 설명적인 부분을 10분 정도 자를 생각인데, 그러면 극장에서도 한회가 더 나오니까 투자사와 제작자도 좋아할 것이다. (웃음)
-애초에는 <말죽거리 잔혹사>와 <비열한 거리>에 이어 ‘폭력 삼부작’의 세 번째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세 번째 영화를 만들려다 보니 내가 너무 액션쪽으로 치우친 게 아닌가 해서 다른 장르를 다루면서 변화를 갖고 싶었다. 그리고 원래는 40대 가장인 직업 조폭의 이야기를 만들려고 했는데 <우아한 세계>가 나와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내가 하려던 것과 똑같더라.
-<쌍화점>은 어떻게 시작됐나.
=<결혼은, 미친 짓이다>를 찍은 뒤 멜
[유하] “이야기의 끝까지 가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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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혀온 유하 감독의 <쌍화점>이 12월16일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동성애 코드, 파격적인 노출, 70억원이 넘는 제작비 같은 수사로 포장됐던 이 영화가 마침내 알맹이를 공개한 것이다. 고려 왕조의 은밀한 내실에서 벌어졌던 사랑과 배신, 질투와 분노의 치정극이라 할 수 있는 <쌍화점>은 마케팅 과정에서 강조된 요소보다는 인물들의 감정이라는 영화의 기본 요소가 돋보이는 고전적 스타일의 영화다. 이야기의 힘을 믿는 유하 감독은 잔기교를 부리지 않고 묵직한 직구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12월30일 개봉을 앞둔 <쌍화점>의 이모저모를 살펴보고 유하 감독의 이야기 또한 함께 들어본다.
사랑은 집착을 낳고, 집착은 질투를 부르며, 질투는 분노를 야기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흔한 이 감정의 흐름은 이야기의 원형이라고 할 만한 그리스 비극에서부터 등장해왔다. 어쩌면 인간이 세상에 등장했을 때부터 존재해왔을 원초적인 욕망의
<쌍화점> 사랑과 집착, 질투와 분노의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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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이란 무서운 것이다. 더군다나 배우에게 있어 대표작이라는 건 행운인 동시에 몹시 두려운 존재일 것이다. 박진희의 경우, 한국의 유일한 공포영화 시리즈 <여고괴담>의 첫 번째 주인공으로서 냉소적인 모범생의 이미지로 오랫동안 기억됐다. 혹은 드라마 <쩐의 전쟁>의 따뜻하고 올곧은 여주인공으로, 혹은 <궁녀>에서 의사/탐정/근대인으로 활약하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캐릭터로 기억되는 쪽이 강했다. 그랬기 때문에 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에서 아줌마의 영혼이 빙의된 스튜어디스를 연기하는 그녀의 능청맞음이 더 놀라왔던 것이다. 하지만 개봉을 앞둔 영화 <달콤한 거짓말>에서의 박진희를 본다면, 당신은 박진희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을 전부 ‘기억상실’하게 될지도 모른다.
롤러코스터 타듯 캐릭터 즐겨
<달콤한 거짓말>에서 박진희가 연기하는 한지호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캐릭터다. 서른을 코앞에 두고서도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봤고
[박진희] 기존의 나를 기억상실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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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영상자료원에서 한국 무술영화열전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다. 아무래도 처음 갖게 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열악한 필름 보존상태에 슬퍼하며 김시현, 최영철, 박우상, 이혁수, 김정용, 남기남 같은 감독과 황인식, 황정리, 한용철, 바비 킴, 왕호, 거룡, 정진화 같은 추억의 배우들을 골고루 배치하려는 욕심이 컸다. 그러다보니 11편이라는 제한 속에서 부득이하게 빠지게 된 사람이 <흑룡강>(1976), <특명>(1976)의 김선경 감독과 또 한명의 짝퉁 이소룡인 여소룡이다. 황정리가 본명인 황태수로 출연하고, 왕호도 출연한 <흑룡강>은 다음 기회에 꼭 소개하고 싶은데 여소룡의 경우 프린트가 여의치 않아 전혀 소개할 수 없다는 사실이 무척 안타깝다.
이소룡 사후 <사망유희>(1978)를 마저 완성한 부산 사나이 당룡(김태정)으로부터 시작되는 짝퉁 이소룡의 계보는 거룡, 여소룡(사진), 하종도 등으로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이는
[울트라마니아] 짝퉁 여소룡을 아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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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많은 영화들이 극장 개봉을 했지만, 극장에 걸리지 못한 영화들도 부지기수다. 이들 미개봉 영화 중 올해 국내와 해외에서 DVD로 출시된 영화 10편을 소개한다. 2007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작부터 애덤 샌들러의 배꼽 빠질 코미디까지 연말연시 당신을 즐겁게 할 리스트다.
소설 <백야>와 발리우드가 만나면
<사와리야> Saawariya
2007년/감독 산제이 릴라 반살리/138분/출시 소니픽쳐스
노래와 춤에 열광하거나 어색함에 치를 떨거나. 인도영화의 고유한 특징과 마주한 대다수 한국인의 반응은 그럴 것이다. 수입과 개봉은 물론 홈비디오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은 한국에서 인도영화가 차지하는 위치를 잘 말해준다. 일전에 <라간>을 선보였던 제작사에서 <사와리야>를 출시함으로써 몇년 만에 인도영화의 DVD 한편이 추가됐다. 고작 DVD 한장에 반가움과 신기함이 교차하는 경우다. <사와리야>는 <데브다스>(2002)
이 재밌는 게 왜 안 걸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