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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편이 이렇게 만들어진다. <꿈꾸는 카메라>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돼 ‘특별언급’되면서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을 수상한 백승빈의 <장례식의 멤버>, 역시 올해 부산에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으로 관객과 만난 고태정의 <그녀들의 방>, 그리고 이숙경의 <어떤 개인 날> 등 영화아카데미 출신 신인감독 세 사람의 제작분투기를 담고 있다. 서문에서 밝히듯 ‘세계영화학교 역사상 유례가 없는 동시다발 장편영화 제작실험의 기록’이다.
영화마다 시놉시스와 캐릭터 소개, 스틸 전시는 물론 제작을 둘러싼 감독 개인의 사적인 얘기와 회차마다의 구체적인 기록, 그리고 조감독 등 스탭들의 멘트와 맨 마지막에는 배우 출연료와 재료비 등 영화제작 전반에 대해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생애 첫 장편영화 현장에서 건져낸 치밀한 제작 노하우는 장편을 준비하는 수많은 감독 지망생들에게 생생한 매뉴얼이 될 것 같다. 촬영현장에서 배우들과의 밀고 당
장편영화 만들기 생생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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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스퀘어 낮과 밤>은 타임스스퀘어의 밤과 낮을 명멸하는 다양한 광고판의 사진을 담은 비주얼 북이다. 아마추어가 블로그에 올리려고 무작위로 찍은 간판 모음집이 아니라는 것은 시각문화 아티스트이자 그래픽디자이너인 작가의 경력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저자는 타임스스퀘어의 간판들을 재질과 제작방식, 형태 등 몇 가지 카테고리로 체계적으로 분류해서 설명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삼성, 스타벅스, 나스닥, MTV, 에비앙 등 수많은 세계적 기업들의 광고판과 각 기업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읽는 순간 이게 디자인 서적인 동시에 세계화 시대의 비즈니스 지형도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책의 서두에 있는 마틴 스코시즈의 말. “모든 견고한 것은 뉴욕에서 녹아버린다.” 옳은 말이다. 뉴욕의 ‘타임스스퀘어’는 모든 것이 한데 녹아 있는 지구의 중심이다. 제국주의자의 거드름이 아니다. 정말로 세계의 모든 것은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시작되며, 거기서 시작되지 않은
세계화 시대의 이미지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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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하고 병적인 영화만 생산하는 기인 감독. 데이비드 린치를 그렇게 일축해온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사뭇 다른 인상을 얻을 터다. 영화 만들기와 창작 일반에 관한 짧은 에세이를 모은 <데이빗 린치의 빨간 방>에서 린치는 초월명상의 힘을 설파한다. 린치는 분노와 고통이 예술가의 창조력을 지탱한다는 통념을 힘주어 반박한다. 우울해서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겨운 사람이 무슨 에너지와 판단력으로 볼 만한 영화를 만들겠는가? 반 고흐는 불행해서 위대한 그림을 그린 게 아니라, 불행하지 않았다면 더 훌륭한 작품을 많이 남겼을 것이다! 린치는 확신을 담아 주장한다. 인생을 함부로 대하는 핑계를 예술에 돌리는 사이비 예술가들에게는 뜨끔한 이야기다.
아침저녁으로 20분씩 명상을 통해 체험하는 의식의 통일장은 어떤 고뇌보다 훌륭한 발상을 낚아 올려주며 심지어 즐겁기까지 하다고 린치는 증언한다. <듄>의 실패를 여태껏 곱씹는지 “명상은 최종 편집권을 갖지 못한 고통마저 견뎌내게 한다
‘초월명상’은 더 힘이 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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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다양한 관심사를 읽어내는 대중문화평론가 김봉석이 글쓰기에 관한 책 두권을 펴냈다. 제목 그대로 세상의 모든 글쓰기를 망라한 <전방위 글쓰기>와 영화 리뷰에 초점을 맞춘 <영화보다 흥미진진한 영화 리뷰 쓰기>가 그 책들. 전자는 블로그를 알차게 꾸미고 싶은 사람부터 논술을 통한 입시·입사 준비생까지 두루 참고할 만한 책이다. ‘다독, 다작, 다상량’이라는 글쓰기의 핵심 원칙을 친절하게 풀어 설명한다. 시작은 언제나 독서. 초고는 뜨겁게 쓰고 퇴고는 냉정하게 하기. 글을 밑받침하는 철학을 갖고, 세계를 움직이는 경제를 알 것. 쓰고 싶은 거리를 찾아내 자기 세계로 풀어낸 뒤 다른 사람이 읽기 좋게 다듬는 과정을 차근차근 알려준다.
그에 비해 <영화보다 흥미진진한 영화 리뷰 쓰기>는 영화평론가, 리뷰어는 물론 영화에 대한 다양한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본 지침서다. 인상적인 대사나 장면에서 글을 시작하라든지 통계와 산업이 중요하
김봉석의 글쓰기책 두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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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들이 노래한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그 무대가 공연장이 아닌 콘서트장이라면? 1월4일 뮤지컬 배우 송용진·이영미가 ‘해적’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조인트 콘서트를 선보인다. 송용진이라면 뮤지컬계의 슈퍼스타 <헤드윅>을 비롯해 <록키호러쇼> <알타 보이즈> <온 에어> <그리스> <형제는 용감했다> 등 무수한 화제작을 거쳐간 인물. 1997년부터 록 밴드 시골버스, 쿠바, 송용진 밴드 등 언더그라운드에서 꾸준히 활동한 록가수이기도 하다. <지킬 앤 하이드> <헤드윅> <그리스> <즐거운 인생> 등으로 얼굴을 알린 이영미는 2005년 한국뮤지컬대상 인기스타상을 거머쥐면서 더욱 주목받은 이름. 1995년 대학가요제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을 만큼 뛰어난 가창력의 소유자다.
이번 콘서트는 송용진이 음악창작단 해적이라는 독립음반사를 설립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공
뮤지컬 배우여, 록을 불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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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예 웨스트는 천재다. 지난 앨범 ≪Graduation≫이 증명한다. 이미 두장의 힙합 앨범으로 대가의 위치에 올랐던 그는 지난 앨범을 통해 완전히 제왕의 자리에 올랐다. 팀벌랜드는 물론이거니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대프트 펑크와 크리스 마틴까지 끌어들인 ≪Graduation≫은 정말이지 힙합의 진화였다. 그런데 새 앨범 ≪808s & Heartbreak≫은 진화를 또 한번 넘어서는 진화다. 이 야심적인 앨범을 듣노라면 웨스트는 이제 전통적인 힙합과 랩의 대륙에 머무를 생각이 전혀 없는 모양이다. 모든 트랙에서 롤랜드의 드럼머신 TR-808로 만들어낸 오토튠 보컬을 이용한다는 괴이한 야심은 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물론 정답은 ‘자신감’이다).
첫 번째 싱글인 <Love Lockdown>과 두 번째로 싱글 커트된 <Heartless>이 이번 앨범의 전면적인 무기이기는 하지만 웨스트의 앨범에서 특정한 싱글만이 중요했던 때는 거의 없다. 지난 앨범의
진화를 넘어선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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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윤상의 새 앨범이다. 그런데 새 노래가 없다. 본격적인 일렉트로니카를 선보이겠다던 그의 약속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그렇다고 실망은 이르다. 앨범 제목이 ≪Song Book: Play With Him!≫이다. 제목 그대로 여러 가수들이 윤상의 노래를 다시 불렀다. 프로젝트라기보다는 놀이에 가깝다. 윤상이 놀이터의 주인인데, 모두들 그와 재미있게 노는 느낌이다. 하지만 내용은 그리 만만치 않다.
이 앨범이 우려먹기라는 비판을 피해가는 건 수록곡과 가수의 특징을 내밀하게 파악한 감각적인 편곡 덕분이다. 노래하는 가수의 스타일에 따라 윤상의 노래는 전반적으로 다 바뀌었다. 마이앤트메리가 부른 <행복을 기다리며>는 마이앤트메리의 노래 같고, 조원선이 부른 <넌 쉽게 말했지만>은 조원선 혹은 롤러코스터 같다. 소녀시대도 <랄랄라>를 자기 노래처럼 불렀다. 그게 흥미롭다. 2002년 유희열이 프로듀싱한 ≪A Walk Around The Corner≫처럼
윤상과 재미있게 놀고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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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MBC TV '에덴의 동쪽'에 주연급으로 출연 중인 배우 이다해가 "한순간도 거짓된 연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며 드라마 하차 의사를 밝혔다.이다해는 22일 밤 이 드라마의 홈페이지 시청자 의견난에 올린 글에서 "더 이상 이런 상태의 심신으로 연기를 할 수 없을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말씀을 드릴까 한다"고 하차 의사를 전한 후 "이유 없는, 자기답지 않은 말과 행동으로 내 역할이 바보처럼 보이게 하고 싶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이다해 같은 주연급 연기자가 드라마에서 중도하차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문 일이다. 최근 한 스타가 출연 중인 드라마에서 갑자기 빠지겠다고 한 후 촬영에 복귀한 적은 있었으나 주연이 이처럼 완전히 하차한 경우는 최근엔 거의 없었다.이다해는 이 드라마에서 언론 재벌가의 딸 혜린으로 출연하고 있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이동욱(연정훈)과 연인 관계였지만 최근에는 그의 형인 이동철(
'에덴' 하차 이다해 "거짓 연기 하고싶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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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온미디어는 미국 드라마 전문 채널 OCN시리즈를 내년 1월1일 개국한다고 23일 밝혔다.온미디어는 "OCN시리즈는 미국 드라마를 엄선해 방송하는 시리즈 전문 채널로, 6개월간의 준비 끝에 선보이는 온미디어의 열 번째 채널"이라며 "미드 시청의 중심층인 25~39세 성인남녀를 주 타깃으로 잡았다"고 밝혔다.월~목요일 오후 1시에는 'CSI' 시리즈를 차례로 방송하며, 매일 오후 2~7시에는 '골든 시리즈' 블록을 통해 '프리즌 브레이크', '하우스' 등 국내에서 인기를 끈 작품들을 편성한다.또 월~목요일 오후 11시와 주말 밤 10시에는 '프라임 시리즈' 블록을 통해 '샤크 1, 2', '콜드케이스 3, 4', '번 노티스2' 등 최신작이 방송되며, 주말 오전 8시에는 '핑크 시리즈' 블록을 편성해 '섹스 앤 더 시티', '위기의 주부들 시즌3', '가십 걸' 등 여성들을 위한 미드를 선보일 예정이다.온미디어는 &q
온미디어, 미드 전문 채널 OCN시리즈 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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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송강호가 한국갤럽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최고의 영화배우로 뽑혔다.
23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11월19일~12월4일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남녀 700명에게 2008년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영화배우를 2명까지 꼽아달라는 내용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송강호는 13.1%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송강호는 올해 최고 흥행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ㆍ감독 김지운)에 출연했으며 내년 개봉 예정인 박찬욱 감독의 '박쥐'를 촬영했다.
2위는 '아내가 결혼했다'와 '무방비 도시'에서 연기한 손예진으로 11.3%를 얻었다. 송강호는 남자 응답자들로부터 16.4%를 얻어 손예진(7.2%)에 2배 이상 앞선 반면 손예진은 여자 응답자들로부터는 15.3%를 얻어 송강호(10%)보다 많은 표를 얻었다.
'모던보이'의 김혜수는 7.4%로 3위에 올랐으며 '멋진 하루'의 전도연과 한미합작영화 '론드리워리어'에 출연한 장동건은
"올해 최고 영화배우는 송강호" <한국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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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촌의 척박함 지수 ★★★
아역배우들의 열연 지수 ★★★★★
소박한 감동 전가 지수 ★★★
호주의 오펄 탄광촌. 이곳에는 오펄을 찾기 위한 꿈 하나로 왔지만 별 성과없이 지내는 렉스(빈스 콜로시모)와 가족이 산다. 그런데 딸 켈리앤(사파이어 보이스)에겐 포비와 딩언이라는 상상 속 친구들을 실제처럼 대하는 이상한 증상이 있다. 상상과 현실을 구분 못하는 켈리앤을 위해 렉스는 실제 친구를 사귀게 하려 포비와 딩언을 데리고 나간다. 물론 켈리앤처럼 포비와 딩언이 보인다는 가정 아래. 그러나 깜빡 잊고 그들을 데리고 오지 않자, 켈리앤은 그때부터 포비와 딩언을 찾겠다고 떼를 부린다. 딸의 증상이 심각해지자 렉스는 포비와 딩언을 찾다가 광산 도둑으로 오해를 사고, 마을 사람들은 렉스 가족 모두를 도둑 취급해 재판까지 가게 된다. 오빠 애슈몰(크리스천 바이어스)은 결국 켈리앤을 위해 포비와 딩언을 찾아 나서고, 마을 사람들을 설득해 포비와 딩언의 거짓 장례식을 꾸민다.
<오펄드림
탄광촌에 사라진 따뜻한 희망 찾기 <오펄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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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지수 ★★★★★
라스트신 감동 지수 ★★★★★
슈베르트와 생상스의 선율 지수 ★★★★
“40년이 흘렀지만 난 그 1월의 아침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감독 루이 말은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마음의 속삭임> <프리티 베이비> <라콤 루시앙> 등을 연출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었다. 그는 오십줄에 접어들 무렵 ‘40년 전에 일어났던 그 일’, 그러니까 소년 시절 기숙학교에서 겪었던 일을 영화화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위의 문장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것을 영화의 마지막 대사로 할 것을, 그것도 자신의 목소리로 녹음할 것을 다짐했다.
2차 세계대전 중 파리 근교에 위치한 가톨릭 기숙학교의 새 학기가 시작된다. 똑똑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소년 줄리앙(가스파르 마네스)은 전학생 보네와 침대를 나란히 쓰게 된다. 보네(라파엘 페이토)는 수학과 작문, 피아노에 뛰어난 소질을 보이지만 뭔가 비
역사적인 과오에 바치는 절절한 애도 <굿바이 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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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사슴 미모 지수 ★★
김병만의 목소리 싱크로율 지수 ★★★★
무차별적인 교훈에 낯간지러울 지수 ★★★★
꼬마사슴 니코(장근석)는 일종의 ‘유복자’나 다름없다. 아빠는 엄마와의 하룻밤 불장난으로 니코를 잉태시킨 뒤 자취를 감췄다. 엄마에 따르면 니코의 아빠는 사슴세계의 엘리트 집단인 산타 비행단의 일원이었고, 그녀가 만난 수컷 중 가장 멋진 사슴이었으며, 지금은 엄마뿐만 아니라 니코의 존재도 모른 채 살고 있다. 하지만 니코는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멋진 사슴일 거라 상상하며 하루빨리 아빠를 만날 날만 기다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니코의 실수로 사슴마을은 늑대의 습격을 당하고, 니코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니코에게 남은 자존심은 역시 아빠뿐이다. 그는 친구인 날다람쥐 줄리어스(김병만)와 함께 산타마을을 찾아나선다.
북유럽의 애니메이터들이 합심해 제작한 <니코>는 이제는 낯설게 느껴질 만큼 진부한 설정으로 시작한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
잃어버린 아빠를 찾아 떠나는 험난한 모험 <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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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행복 지수 ★★★
알고 나면 민망해 지수 ★★★★☆
주인공의 예술혼 지수 ☆
버클리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던 톰(제리드 페델리키)은 1977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동생과 함께 고향 플레이서빌로 향한다. 축복과 평안이 가득해야 할 나날이건만, 톰의 주변은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평생 다른 이들을 도우며 살아왔던 어머니(마샤 게이 하든)는 빚에 몰려 집을 차압당할 위기에 처했고, 그림 스승인 글렌(피터 오툴)은 아내 죽음에 충격받아 폐인에 가까운 삶을 꾸리고 있다. 가계를 걱정하던 톰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밝히는 행사의 일환인 벽화 그리기 아르바이트 일을 따내고, 마을 사람들에게 용기가 될 그림을 그리라는 글렌의 조언에 따라 그림에 착수한다.
<크리스마스 별장>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 중 한명인 토머스 킨케이드의 실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영화다. 킨케이드는 미국의 소박한 풍경을 풍부한 색채감으로 묘사하기로 유명하며, 특히 그림 속에 빛을 담아내 ‘
조용하지만 정겨운 크리스마스의 풍경 <크리스마스 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