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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에게 추천한다. Mnet <GOOD GIRL: 누가 방송국을 털었나>가 끝나서 아쉬운 사람, 이제 예능 섭외 1순위는 이영지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리고… 모든 걸 내려놓고 웃고 싶은 사람. 지난해, 최종회 방송을 앞두고 제작이 중단되었던 <Target: Billboard-KILL BILL>의 흑역사를 뒤로하고 “(그래요) MBC가 또 힙합했습니다…”라며 조심스레(조심스러운 나머지 홍보가 안됐다) 등장한 웹예능 <본격 국힙 도장깨기 힙합걸Z>의 정신은 Mnet <음악의 신>을 연상케 하는 자조와 자학이다. 브린, 이영지, 하선호로 여성 힙합 크루를 만들겠다는 제작진에게 “Mnet <언프리티 랩스타> 베꼈네”라며 찬물을 끼얹는 것은 다름 아닌 하선호고, 이들의 ‘바지 수장’ 자리에 앉은 슬리피는 다른 프로듀서가 안 나온 이유를 잘라 말한다. “걔넨 비싸.” 화려한 조명도, 살벌한 경연도, 비장한 도전도, 훈훈한 미담도
MBC 웹예능 '본격 국힙 도장깨기 힙합걸Z', 난 슬플 땐 영지를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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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화한 음식 캐릭터들이 펼치는 무협 어드벤처물 <맛있는 녀석들>은 기발한 상상력에 꼼꼼한 디테일을 갖춘 아동애니메이션의 모범이라 할 만하다. 주인공인 만두 바오는 선조들처럼 멋진 영웅이 되고 싶지만 능력 부족으로 매일 좌절한다. 해군 입대를 꿈꾸던 바오는 실수로 엉뚱한 배에 올라타면서 전혀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된다. 중국 전통 음식을 캐릭터로 활용하고, 형태와 색채감에 과감한 변주를 더해 눈길을 끈다.
'맛있는 녀석들' 의인화한 음식 캐릭터들이 펼치는 무협 어드벤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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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난 구멍으로 옆집에 사는 여대생 미야이치(후쿠하라 하루카)를 훔쳐보던 히키코모리 쿠로스(스기노 요스케)는 우연히 미야이치가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을 보게 된다. 정체를 들킨 줄 모르는 미야이치는 쿠로스에게 매일 함께 식사하자고 제안하고, 쿠로스는 공포를 느끼면서도 수락한다. 관음증과 연쇄살인을 소재로 한 로맨틱코미디로, 두 사람이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흐뭇함을 느끼기보다 미간이 찌푸려질 수도 있다.
'양과 늑대의 사랑과 살인' 관음증과 연쇄살인을 소재로 한 로맨틱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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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양 래미(김경희)는 용이 사는 ‘드래곤월드’가 존재한다는 전설을 들었을 뿐 실제로 보지는 못했다. 시간여행 중인 부모님이 드래곤월드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알게 된 래미는 친구들과 그곳으로 향한다. 래미를 잡아먹으려 했던 어설픈 늑대 울피(황창영)의 가족도 함께 모험에 나선다. 중국 인기 방송애니메이션을 확장한 작품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쉴 틈 없이 등장시키고, 새로운 미션을 부여하며 아이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래미의 드래곤월드 구출작전' 중국 인기 방송애니메이션을 확장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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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기괴하게 큰 여성의 이름을 알면 그 여성이 쫓아와서 죽인다. 이 괴담을 들은 카나도, 카즈토도 그 여성을 본 뒤 죽었다. 카나의 친구인 미즈키(이토요 마리에)와 카즈토의 형인 하루오(이나바 유우)는 그들의 죽음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해 괴담에 얽힌 비밀을 찾아나선다. <시라이>는 괴담을 들은 사람이 실제로 죽게 되는 과정을 그린 호러영화다. 괴담 특유의 기괴함은 잠깐 서늘할 뿐, 괴담의 저주를 풀어나가는 과정은 진부하다.
'시라이' 괴담을 들은 사람이 실제로 죽게 되는 과정을 그린 호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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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디오’는 1980년대 중반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었다. 1980년 5월, 뉴욕 교민 민승연씨는 뉴스를 통해 광주 소식을 처음 접하고 충격을 받는다. 그는 더 많은 교민들에게 이 소식을 알리기 위해 박상증 목사와 함께 <오! 광주>를 제작해 배포한다. 일본 <NHK>가 광주를 취재한 영상 <계엄령하의 한국>과 영화 <택시운전사>로 유명한 독일 <ARD> 기자인 위르겐 힌츠페터가 촬영한 <기로에 선 한국>은 일본과 독일에서 각각 보도됐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광주 영상들을 재편해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을 내놓았다.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1980년대 당시 ‘광주비디오’를 제작하고, 1980년 5월 광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세상에 알린 사람들을 만나, 광주비디오가 그들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려내는 다큐멘터리다.
여러 ‘광주비디오’에서 담아낸 1980년 5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 5·18민주화운동을 다시 환기시키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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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신회의 간부이자 신세이 흥업의 사장인 야시로(신가키 다루스케)는 어두운 과거로 인해 마조히즘 성향이 있다. 그런 그의 곁에 새로운 경호원 도메키(하타노 와타루)가 함께한다. 도메키는 원래 경찰관이었으나 모종의 범죄 사건으로 복역 후 출소했으며, 그 사건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으로 성 기능 장애를 겪고 있다. 첫눈에 서로에게 끌린 두 사람은 아슬아슬한 관계를 이어나가는데, 야시로의 어린 시절과 도메키의 가족사 등 각자의 아픈 과거와 상처를 알게 되면서 더 가까워진다.
일본의 BL 만화가 요네다 고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후지TV>의 BL 테마 신규 레이블인 블루 링크스의 2020년 첫 프로젝트다. 원작 만화는 일본에서 150만부의 판매를 기록한 인기 시리즈로, 국내에도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야쿠자 부두목과 그를 지키는 경호원의 파격적 사랑은 섬세한 묘사와 대담한 표현 사이를 오가며 전개되는데, 그 과정에서의 긴장과 분위기를 감성적으로 연출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 일본의 BL 만화가 요네다 고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극장판 애니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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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제시 아이젠버그)과 젬마(이모겐 푸츠) 커플은 함께 살 집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 중개인을 찾는다. 괴짜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중개인 마틴(조너선 아리스)은 그들에게 교외에 있는 ‘욘더’라는 낯선 마을을 소개한다. 두 사람은 마틴을 따라 똑같은 모양의 주택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욘더로 향하고, 그곳에서 거실, 부엌, 침실 등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된 ‘9호 집’을 구경한다. 그러던 중 마틴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린다. 찜찜해진 톰과 젬마는 차를 타고 돌아가려고 하지만 아무리 돌고 돌아도 그들이 다다르는 곳은 9호 집 앞이다. 어떤 방법으로도 욘더를 빠져나갈 수 없음을 깨달은 두 사람 앞에 상자가 하나 배달된다. “아이를 기르면 풀려난다”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는 상자 속엔 남자 아기가 들어 있다. 두려움과 좌절감에 휩싸인 두 사람은 아기와 함께 9호 집에서 살기 시작한다.
영화의 제목인 ‘비바리움’은 관찰이나 연구를 목적으로 동식물을 가두어 사육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영화
'비바리움' 공간의 분위기로 기괴함을 극대화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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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의 좀비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어버린 시대를 가정한다면 한국 사회의 지형도를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 <반도>는 <부산행>으로부터 4년 후 완전히 폐허가 된 아포칼립스를 상상한다. 안전지대라고 생각했던 부산 역시 바이러스의 창궐로부터 안전할 수 없었고 남한은 국가 기능을 단 하루 만에 상실한다. 가까스로 살아남아 한국을 탈출한 난민들을 수용하려는 국가는 거의 없는 상황. 유엔은 한국에 남아 있을지 모르는 생존자들에 대한 구조 계획을 발표하지만 이사국들간 합의가 되지 않아 어려운 형국이다. 4년 전 탈출선 안에서 벌어진 끔찍한 감염 사태로 누나와 조카를 잃은 정석(강동원)은 홍콩에서 반폐인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 그는 홍콩의 수상한 범죄조직으로부터 반도 지천에 널려 있는 달러나 금을 실은 트럭이 양천구 오목교 근처에 있다며, 이를 무사히 가져오면 돈의 절반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정석은 탈출선에서 가족을 잃고 역시 일상이 망가진 매형 철민
'반도' <부산행>으로부터 4년 후 완전히 폐허가 된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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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소리꾼' 어르신, 소리 한 번 듣고 가십시오~
[정훈이 만화] '소리꾼' 어르신, 소리 한 번 듣고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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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감독으로서 만든 첫 번째 장편영화와 두 번째 장편영화가 나란히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욕창>과 <야구소녀>의 황승윤 촬영감독은 “기분이 묘하다. 요즘 시국도 어려운데 두 작품이 개봉하게 되어서 영광”이라고 한다. 그가 촬영한 <욕창>과 <야구소녀>는 정확히 2주 간격을 두고 개봉했다. 개봉은 <야구소녀>가 앞섰지만, 촬영은 <욕창>이 먼저였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노년의 여성을 돌보는 가족에 대한 드라마 <욕창>은 단편 <물구나무 서는 여자>와 <동백꽃이 피면>을 함께 작업한 심혜정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임한 작품이다. 드라마 장르이기 때문에 쓰러진 노인을 돌보는 남편 창식(김종구)과 딸 지수(김도영)를 따라가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그는 인물의 얼굴을 담는 데 주력했다.
<야구소녀>의 최윤태 감독과는 2015년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동기로 만나 여러 작
'욕창' '야구소녀' 황승윤 촬영감독 - 객관식 선택지 같은 순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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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영원히> 제작 삼성영화사 / 감독 유현목 / 상영시간 109분 / 제작연도 1958년
한국영화가 본격적인 스튜디오 시대를 맞이한 것은 1950년대 후반의 일이다. 1950년대 중반 30편대에 머물던 한국영화는 1958년 74편, 1959년 111편으로 제작 편수가 크게 증가했는데, 이러한 성장세의 결정적인 기술 기반이 되어준 것이 바로 영화 스튜디오다. 스튜디오 시대의 첫 주자는 1957년 1월 한국영화문화협회가 설립한 정릉스튜디오였다. 미국의 민간원조단체인 아시아재단이 기증한 최신 장비들이 120평의 촬영소와 100평 규모의 현상소에 채워졌다. 1957년 7월에는 <자유부인>(감독 한형모, 1956)으로 흥행에 성공한 삼성영화사가 군자동에 삼성스튜디오를 설립했다. 2개의 스튜디오 공간이 각각 180,100평 규모로 지어졌다. 이 촬영소는 1회작으로 <오해마세요>(감독 권영순, 1957)를 만들었고, 2회작으로 신예 유현목의 <그대와
[정종화의 충무로 클래식] 청년 감독 유현목이 펼치는 미장센의 향연 '그대와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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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훈 감독의 <무녀도>가 제44회 안시영화제에서 장편경쟁 콩트르샹 부문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한국의 장편애니메이션이 안시영화제에서 수상을 한 건 2004년 <오세암> 이후 16년 만이다. 안재훈 감독은 첫 장편 <소중한 날의 꿈>(2011) 이후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2014), <소나기>(2017)를 통해 한국의 근대 단편문학을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이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왔다. 김동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무녀도> 역시 그 일환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프랑스 안시영화제에서 수상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을 안재훈 감독을 남산 N서울타워 아래에 위치한 스튜디오‘연필로명상하기’에서 만났다.
-수상을 축하한다. 코로나19로 영화제가 온라인으로 개최되면서 수상 소감도 영상으로 전달했다고.
=코로나19가 바꿔놓은 것들이 많은데, 앞으로는 극장에서 볼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 '무녀도' 안재훈 감독 - 한국 애니메이션이 놓친 시대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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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동부지방. 푸른 하늘과 알프스산맥을 투명하게 비추는 드넓은 호수. 그 둘레에 펼쳐진 잔디밭이 끝나는 지점에 대극장이 하나 있다. 극장을 나와 가로수가 늘어선 호숫가를 따라 걷다가 아기자기한 다리를 건너면 중세의 역사를 간직한 구시가지의 골목길을 만난다. 그 길을 따라 오르막길을 오르면 애니메이션 전시가 열리는 성에 도착해 탁 트인 아름다운 안시의 경치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이곳에서 매년 6월 세계 최대 규모의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이하 안시영화제)가 열린다. 1960년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 부문을 독립시켜 설립한 세계 최초의 애니메이션영화제로 세계 4대 애니메이션영화제(안시, 오타와, 히로시마, 자그레브) 중 가장 역사가 깊고 권위가 있다. 단편, 장편, 졸업작품, TV & 커미션드 필름, VR 경쟁부문이 있으며 매해 특정 국가와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특별 상영, 진행 중인 작품의 제작 과정을 소개하는 워크 인 프로그레스(WIP), 마스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온라인으로 치러진 2020년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심사위원 맡은 정다희 감독의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