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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바보’ 짱구(서현우)는 어느 날 연락이 끊긴 삼촌 춘배(한사명)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봉투에는 삼촌이 시민운동 동지들에게 쓴 편지 여러 통과 함께, 편지를 잘 전달해달라는 당부가 적힌 편지가 들어있다. 평화시장을 중심으로 시민운동을 벌였던 삼촌의 활동 전적을 따라 청계천 일대를 헤매던 짱구는 우연하게 장 반장(김대진)과 복순(유지연)을 만나게 되고, 세 사람은 함께 편지의 마지막 주인공 김 선생을 찾아 나선다. 과거를 망각한 채 살아가던 세 사람은 난데없이 도착한 편지를 계기로 과거의 기억을 마주하게 된다. <테우리>는 어느새 현대 한국 사회에서 구세대가 된 민주화 세대에게 발견할 수 있는 징후들을 재현한 영화다. <비치하트애솔>을 연출한 이난 감독의 신작이다.
'테우리' 어느새 현대 한국 사회에서 구세대가 된 민주화 세대에게 발견할 수 있는 징후들을 재현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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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두(박원상)는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고등학생 딸 유리(박초롱)를 위해 열심히 택배 일을 하지만 유리가 슬럼프에 빠진 것은 물론 동급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서로에게 유일한 가족인 부녀는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유리는 우연히 만난 다혜(김다예)와 가까워지면서 오히려 다혜의 가출팸 친구들과 가족 같은 사이가 된다. 현두는 가출팸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 사라진 유리의 행방을 찾아 나선다. <불량한 가족>은 여러 자극적인 소재를 버무려 가족애라는 식상한 테마를 전달하려고 시도한다. 안일한 각본과 서툰 연출로 인해 인물들의 감정선은 뚝뚝 끊기고, 이야기 전개는 억지스럽다. 배우들의 노력이 장면과 장면을 겨우 연결할 뿐이다. <섬. 사라진 사람들>의 각본을 쓴 장재일 감독의 첫 연출작.
'불량한 가족' <섬. 사라진 사람들>의 각본을 쓴 장재일 감독의 첫 연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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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성향의 언론사 폭스뉴스사의 여성들이 폭스 케이블 채널을 번성시킨 로저 에일스 대표를 성폭행으로 고발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피해 여성들의 연대를 손쉽게 그려내는 대신, 그들과 거리를 두며 피해자 여성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면면을 보여주면서 그들이 폭로를 주저하게 되는 역학관계를 조밀히 담는다. 그 결과 세상을 바꾸는 것은 누군가에 의해 심어진 기준으로 판단되는 ‘무결한’ 인간들이 아니라는 당연하지만 설명하기 어려운 명제를 성공적으로 전달한다. 무엇보다 이들의 폭로 이후 할리우드가 하비 웨인스타인을 영화계에서 추방시키고 페미니즘과 미투 운동이 전세계로 확장됐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폭스사 여성들의 용기는 한국의 상황과도 단단히 결부되는 시의적인 의미를 갖는다. 올해 오스카에서 분장상을 받았다.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폭스뉴스사의 로저 에일스 대표를 물러나게 한 여성들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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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핼러윈데이 영업이 거의 끝날 때쯤, 한 여성 손님이 바에 들어와 테킬라를 주문한다. 그녀는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J(임화영)다. 바 주인은 J에게 말을 걸지만 J는 그를 상대하지 않는다. 바 주인이 가게 정리를 하는 동안, 위급 환자로 위장한 희태(박종환)와 강태(남연우)가 갑자기 바에 들어와 강도로 돌변한다. 바 주인은 그를 막으려다 우발적으로 죽임을 당하고, 당황한 희태와 강태는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쎈(이승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쎈은 시체를 처리해주는 조건으로 강태와 모종의 거래를 하고, 백구(박세준)를 부른다. 그러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간다.
<팡파레>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여러 인물이 핼러윈데이에 한 공간에서 뒤엉키면서 벌어지는 소동극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물들이 한 공간에 내몰리면서 긴장감이 차곡차곡 쌓인다. 덕분에 이야기는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들다. 등장인물 대부분 ‘나쁜 놈’들인데 그들의 주도권이 뒤바뀔 때마다
'팡파레' 여러 인물이 핼러윈데이에 한 공간에서 뒤엉키면서 벌어지는 소동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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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니엔(주동우)은 불우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대학 진학에 목숨을 거는 10대 소녀다. 가족이라곤 엄마뿐이지만 빚독촉에 시달려 몇달에 한번 잠깐 찾아올 뿐이다. 어느 날 첸니엔은 동네에서 폭행당하는 소년 베이(이양천새)를 도와주다가 도리어 돈을 뺏기고 휴대폰까지 망가진다. 이후 거리의 삶을 사는 베이는 첸니엔에게 은혜를 갚으려 하고, 세상 의지할 데 없는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진다. 그러던 중 첸니엔이 학교폭력의 타깃이 되자 베이는 첸니엔을 지키기 위해 그의 주변을 맴돈다. 하지만 수능을 하루 앞둔 어느 날, 학교폭력 가해 주동자가 시체로 발견되면서 상황은 점차 복잡해져간다.
<소년시절의 너>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증국상 감독의 두 번째 영화다. 소년과 소녀의 애틋한 마음을 그린 멜로드라마를 축으로 중국의 학교폭력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효과적으로 녹여냈다.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두 사람에게 시련처럼 닥치는 학교폭력의 현실은 혹독할수
'소년시절의 너'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증국상 감독의 두 번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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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과 사랑에 빠지는 데는 1분이면 충분하다. 만약 당신이 여름을 좋아하고 바다를 좋아한다면, 혹은 서핑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시간은 더욱 단축될 수 있다. 영화는 곧장 눈부신 한여름의 바닷가로 관객을 안내한다. 준비운동 없이 바다에 입수하는 건 위험하지만 오프닝부터 대책 없이 영화에 풍덩 빠지는 경험은 짜릿하다. 빛나는 바다와 중독적인 주제가가 눈과 귀를 사로잡는 오프닝을 통과하고 나면, 그곳에서 꿈을 꾸고 사랑하고 아파하는 청춘들을 본격적으로 만나게 된다.
히나코(가와에이 리나)는 바다를 사랑하고 서핑을 좋아해 바닷가 마을의 대학에 진학했다. 자취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불꽃놀이 화재로 집이 타버리는데, 히나코를 전부터 알고 있었던 듯한 소방관 미나토(가타요세 료타)가 히나코를 멋지게 구조한다.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이내 사랑을 시작한다. 함께 파도를 타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고, 생각을 공유하며 눈부신 날들을 보낸다. 야속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 작품마다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의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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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살아있다' 앗! 전기 나갔다
[정훈이 만화] '#살아있다' 앗! 전기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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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의 인기 칼럼 ‘정종화의 충무로 클래식’을 연재하는 영화학자 정종화의 책 <조선영화라는 근대>가 출간되었다. 현재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기도 한 저자는 <조선영화라는 근대>에서 식민지 시기 조선영화를 중심으로, 1901년에서 1945년까지 한국의 근대 영화역사를 정리했다. 일제강점기의 대중문화를 지금 평가할 때 항일 혹은 친일이라는 기준만이 사용되기 쉬운데, 이 책에서는 조선영화와 일본영화의 관계성을 중심에 두고 미적 맥락 읽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영화인가 혹은 한국영화가 아닌가 하는, 이 책이 던지는 묵직한 질문을 관통하는 여러 영화들은 관람이 불가능한 작품도 많기 때문에 정종화 연구자의 글이 더 귀할 수밖에 없다. 일제시대에서도 전시체제기에 해당하는 1940년대부터의 영화는 그 이전과 다른 양상을 띠는데, 이는 배묘정의 <정치의 가극화, 가극의 정치화> 같은 연구서와 비교해도 흥미롭다. 공연과 영화 같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조선영화라는 근대> <스티븐 소더버그:인터뷰>, 영화를 읽는 두 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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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규(이봉근)의 구슬픈 소리, ‘얼쑤!’ 하고 저절로 어깨춤을 추게 만드는 소리. 사라진 간난(이유리)을 찾아 나선 학규 일행을 따라가는 음악영화 <소리꾼>은 다양한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학규의 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이게 만든다. 국악을 전공한 박승원 음악감독은 “내가 잘 알고 있는 판소리를 어떻게 건드리면 좋을지 고민이 많았지만, 그게 전부 욕심이었음”을 깨닫고 “학규가 판소리로 진면목을 드러내는 부분은 손대지 말자”고 결정했다. 국악그룹 공명의 멤버인 그가 <소리꾼>에 합류하게 된 건 조정래 감독이 공명의 공연을 인상 깊게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국악을 잘 모르는 관객도 연령 불문 즐겁게 관람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조정래 감독의 바람을 담아 “밝고 편안한 선율 위주로 노래를 작곡했다”. 기타와 피아노를 베이스로 두되 유랑 신에서는 피리를, 납치와 결투 신에서는 북, 장구 등의 타악기를 연주했다. 대부분의 악기를 직접 연주했고, 대나무로 직접 만든 타악
'소리꾼' 박승원 음악감독 - 온몸에 그을음이 묻어도 노래는 멈추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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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제 진짜 성격을 잘 모르겠어요!” 어릴 적 어른들에게 인사도 잘 못할 정도로 수줍었다던 배우 박초롱에게 어떻게 에이핑크로 데뷔하고 배우로 활동할 수 있었는지 묻자 이런 대답이 나왔다. 조용한 일상을 보내다가도 수학여행과 축제 무대에 빠지지 않았고, 합기도 시범을 척척 보였던 학창 시절을 되새긴 그는 춤과 운동으로 억눌려 있던 자신을 표현한 것 같다는 답변을 덧붙이고 활짝 웃었다. 모른다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곰곰이 생각한 끝에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에게서 10년차 걸그룹 리더의 단단함이 느껴졌다. <불량한 가족>에서 고등학생 유리 역으로 처음 스크린에 들어선 소회를 전하면서도 그는 차분하고 당당했다. 휩쓸리지 않고, 조금씩 천천히 나아가겠다는 다짐이 믿음직스럽다.
-영화는 처음이지만 배우로 첫선을 보이는 건 아니다. 10년 전에 시트콤 <몽땅 내 사랑>으로 연기를 시작했고, 3~4년에 한번씩 작품 활동을 했다.
=그동안 에이핑크가 먼저라
'불량한 가족' 박초롱 -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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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Zendegi Edame Darad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 상영시간 95분 / 제작연도 1991년
895년 12월 뤼미에르 형제의 최초의 영화 상영은 커다란 스캔들과 함께 격렬한 논쟁을 낳는다. 그들의 발명을 인정하지 않는 문화계 인사들이 영화가 보여주는 현실의 움직임은 모두 가짜이자 조잡한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비난은 주목받지 않았던 의외의 영화 한편으로 빠르게 종식된다. <아기의 식사>라는 짧은 영화에서, 아기의 식사 모습이 아니라 마당 한구석에서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나뭇잎의 움직임이 뒤늦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다. 영화 속의 모든 움직임을 가짜로 만들어낼 수 있어도 나뭇잎의 미세한 흔들림만큼은 실제 움직임의 재생이라는 사실을 모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간혹, 최초의 영화에서 보았던 나뭇잎의 흔들림을 그 느낌 그대로 되살려내는 영화들이 있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그리고
[김호영의 네오 클래식]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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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픽스> 시즌3 왓챠플레이: 7월 3일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루스가 자신의 집에서 변사체로 발견된다. 조사 결과 동네 이웃인 빌 헤이스팅스 교장의 지문이 온 집 안을 뒤덮고 있었다. 경찰들이 찾아가 빌에게 자초지종을 묻지만 그는 당황해하며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조사를 받던 중 빌은 자신의 아내에게 “실은 그녀의 집에 들렀었다”라는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한다. 한편 대학생 샘 콜비는 거대한 유리 상자를 감시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상자 속에서 무언가 감지되면 상부에 보고하는 것이 그의 임무다. 평온하던 어느 날, ‘붉은 방’이라 불리는 다른 차원에 갇혀 있던 FBI 쿠퍼 요원이 유리 상자를 통해 현실 세계로 돌아오려 시도한다. 그때 유리 상자 주변의 차원이 뒤틀리며 이를 지켜보던 샘과 함께 있던 트레이시가 사망한다. 실패를 거듭한 끝에 쿠퍼 요원은 다른 경로를 통해 현실 세계로 돌아오지만, 쿠퍼 자신이 아닌 도플갱어 더기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1990년
[이주의 스트리밍] '트윈 픽스' 시즌3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위플레이' 시즌2 '매그넘 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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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인간수업>에서 결국 아이들을 돕지 못하는 경사 해경을 두고 배우 김여진은 “어른들의 한계를 분명하게 드러낸 인물”이라 설명한다. 칸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헤븐: 행복의 나라로>(가제)에서는 “한번도 본 적 없는 여성 경찰서장”을 연기하며 전형적인 남성 서사를 비트는 쾌감을 선사한다. 지금껏 외면해온 현실, 한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을 우리 앞에 가져다놓는 배우. 지금, 김여진의 행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그가 차기작으로 선택한 연극 <마우스피스>는 현실적인 문제로 예술적 재능을 펼치지 못하는 인물 데클란과 그의 삶을 연극으로 옮기는 중년 작가 리비의 이야기를 그린다. 계급과 나이, 성별까지 다른 두 인물의 관계와 갈등이 도드라지고, 예술과 사랑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들이 작품의 면면을 다채롭게 엮는다. 우연히 본 연극을 통해 배우의 길로 들어선 김여진은 지금, 다시 자신의 출발점으로 돌아와 “쌓아온 모든 것을 끌어내고, 그 이
연극 '마우스피스', 드라마 '인간수업' 배우 김여진, "무대에서는 지금까지 쌓아온 그 이상을 표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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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의 이야기가 넷플릭스에서 시리즈로 제작된다
콜린 캐퍼닉은 2016년 시합 전 국민의례에서 한쪽 무릎을 꿇는 방식으로 미국 내 인종차별에 항의하며 유명해졌고 2017년 NFL에서 방출돼 현재까지 복귀하지 못한 상태다. <셀마>의 에바 두버네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 개봉이 7월 31일에서 8월 12일로 2주 연기됐다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7월 중 극장 영업 재개가 힘들어지자 이같이 연기를 결정했다. <뮬란> 역시 7월 24일 에서 8월 21일로 개봉을 다시 잡았다.
<캐리비안의 해적>이 마고 로비 주연의 여성 버전으로 만들어진다
디즈니가 제작하는 새로운 버전의 <캐리비안의 해적>에는 <버즈 오브 프레이: 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의 작가 크리스티나 호드슨이 각본가로 참여한다. 아직 제작 초기 단계로, 조니 뎁의 잭 스패로우를 대
'캐리비안의 해적'이 마고 로비 주연의 여성 버전으로 만들어진다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