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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에 동료들과 함께 펴낸 책 <원본 없는 판타지>의 본래 제목은 ‘불투명한 아카이브’였다. 페미니스트 시각으로 한국 근현대 문화사를 새롭게 조명한 이 책은 공식 역사에서 비가시화·주변화된 장면들에 관심을 갖는다는 점에서‘미완의’ 혹은 ‘존재하지 않는’ 아카이브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애초의 제목을 단념한 것은 ‘불투명한 아카이브’라는 말이 ‘역전 앞’ ‘넓은 광장’ 같은 잉여적 표현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자료의 누락과 해석의 공백으로 인한 가변성과 불완전성, 혼종성과 불투명성은 아카이브의 근본적인 성격 아닌가?
프랑스의 역사학자 아를레트 파르주는 먼지 쌓인 18세기 형사사건 기록을 뒤질 때 마주치는 곤경을 묘사한다. 이를테면 이름, 나이, 주소 등을 묻는 경찰의 무미건조한 질문에, ‘무지렁이’ 하층민들은 결코 간단히 답하는 법이 없다. 글을 읽을 줄은 알지만 쓸 줄은 모르는 사람, 인쇄체 글자만 읽을 수 있는 사람, 이름을 쓸 줄 몰라 십자가 표시로 서명
불투명한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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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를 걷는 소년>의 기본 공간 배경은 제주도지만, 주인공인 김수(곽민규)를 중심에 놓고 좀더 세분화해서 살펴보면 크게 세개의 장소, 그러니까 인력사무소, 서핑클럽, 김수의 집으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저 너머에 이상향처럼 엄마가 살고 있는 중국, 하이난이 (엽서처럼) 있다. 거친 단순화를 용서한다면 공간적 배경으로만 놓고 볼 때 <파도를 걷는 소년>은 김수가 이 세 장소를 번갈아 헤매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이주노동자 2세인 김수의 세계엔 원래 두개의 장소밖에 없었다. 엄마가 하이난으로 떠난 후, (혹은 그전부터) 김수는 인력사무소에서 일을 받아 외국인들을 불법이주시키고 취업을 알선해주며 수수료를 받아왔다. 그러다 (자세한 이유는 영화 속에서 설명되진 않지만) 어떤 폭력사건에 휘말렸고, 얼마 전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또 다른 장소인 그의 집은 미루어보건대 엄마와 함께 살던 곳인데, 엄마가 떠나간 후 간신히 잠만 자는 곳으로 변해버렸다. 아마도 그는 바로 이
'파도를 걷는 소년'을 보고 남은 의구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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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다는 걸 알면서도 끝까지 가야 할 때가 있다, 라는 자명한 사실을 깨닫곤 한다. <사냥의 시간>을 만든 윤성현 감독의 마음도 그렇지 않았을까?
피상성의 시대에 남은 허망한 욕망
<사냥의 시간>의 준석(이제훈)과 그 친구들은 대만으로의 탈주를 꿈꾼다. 공교롭게도, <사냥의 시간>의 관람 이전과 이후에 본 영화 속 인물도 비슷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연희(전도연)는 신분을 감춘 채 일본으로의 밀항을 모색하고, 드라마 <인간수업>의 배규리(박주현)는 한국 반대편에 있는 호주로 탈출할 돈을 구하기 위해 부모를 협박한다. 그들이 여기가 아닌 저기 어딘가를 꿈꾸는 것은 거창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사냥의 시간>의 대사를 빌려 이야기하자면, ‘지금, 여기’가 사람이 살 만한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 영화의 인물들은 빈 가방을 돈으로 가득 채운 채 각자의 열차에 올
'사냥의 시간' '인간수업'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속 인물의 선택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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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중단된 할리우드는 어떻게 긴 잠에서 깨어날 준비를 하고 있을까? <버라이어티>는 지난 5월 21일 코로나19 이후 할리우드의 영화와 TV 제작 재개를 위해 만들어진 촬영장 안전 수칙 제안 백서를 입수해 일부를 소개했다. 30페이지 분량의 이 백서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직능단체인 감독조합(DGA), 배우조합(SAG-AFTRA), 스탭연맹(IATSE)과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 대표 등 50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가 지난 4월부터 논의해 작성했으며, 아직 이해관계자들의 승인을 모두 받지는 못했다. 실제로 촬영 현장에서 준수해야 할 규칙은 정부가 정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기는 했으나, 이를 참고로 최소 안전 기준의 초안이 만들어질 예정이라 백서의 내용에 큰 관심이 쏠렸다.
<버라이어티>가 엿본 백서의 내용은 이렇다. 사운드 스테이지를 포함한 모든 현장에 코로나19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장비와 인력을 상주시킬 것, 모든 제작진과 출연진은 촬영
[LA] 50인의 TF팀이 고안한 코로나19 이후 촬영장 안전 수칙 백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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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는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남에게 강요하는 사람을 말한단다. 어째서 강요할까?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널리 나누고 싶은 욕망을 참지 못하는 걸까? 서열에 민감해 자신보다 높은 사람 앞에서 수그러드는 욕망은 답이 되지 못한다. MBC 드라마 <꼰대인턴>은 라면회사 ‘옹골’의 부장 이만식(김응수)의 아침 출근길을 통해 꼰대의 발언이 작동하는 심리적 맥락을 덧붙인다. 지하철에서 졸고 있던 청년을 호통쳐 일으켜 세웠던 만식은 청년이 몇 걸음 걷지 못하고 기절하자 “네가 이러면 내가 뭐가 돼”냐고 책망하고 큰소리로 혼잣말을 한다.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고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확신을 구하려 ‘요즘 것들’을 탓하는 상사가 있는 회사. 누군가에겐 지옥일 테다.
‘엔젤’ 혹은 ‘요정’으로 불리는 또 다른 상사가 있다.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라는 말을 지겹게 들었던 그는 자신이 상사가 되면 반드시 근무시간에 회식을 하리라 결심하고 실천한다
'꼰대인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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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씨네21> 표지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를 찾은 배우 배종옥이 기자들에게 강조했다. <결백>이 개봉하면 꼭 배우 홍경을 인터뷰하라고. 선배 배우가 먼저 실력 있는 신인이라고 콕 집은만큼 기대하며 영화를 봤는데, 미리 찾아본 얼굴은 간데없었다. 큰 키에 해사한 표정을 한 배우 홍경은 등을 굽혀 엄마를 찾는 시골 청년 정수로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정수는 똑똑한 누나 정인(신혜선)이 박차고 나간 고향 집에서 일찍이 늙어버린 엄마 화자(배종옥)와 함께 아버지의 죽음을 목도한 인물로, 10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자폐성 장애인. 자신의 기분에서부터 영단어 ‘새드’와 ‘티어스’를 연상해 툭툭 그 스펠링을 뱉다 아무렇지 않게 결정적 증언을 쏟아내는 그는 영화 속 인물들과 관객을 내내 긴장시킨다. “여성 인물들이 중심이 되는 서사의 일원이 되고 싶었다”는 배우 홍경은 조심스럽게 단어를 고르며 첫 도전을 되새겼다.
-<결백>을 촬영하는 동안 밤마다 박상
'결백' 홍경 - 초록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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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는 역사의 용광로다. <백년의 기억>은 일제강점기부터 최근의 남북정상회담까지 100년 동안 일어난 사건들을 외국인의 눈으로 펼쳐낸 다큐멘터리다. 6·25전쟁, 북한의 전쟁 재건, 박정희의 쿠데타, 김대중과 김정일의 남북정상회담 등 한국 현대사의 주요 순간들을 단군, 주체, 통일, 지태, 금강, 계백 등 북한 태권도의 품새를 키워드로 재구성했다. 이동섭 북한 국가 기록영상 감독, 자성남 전 유엔 주재 북한 대사, 리종혁 최고인민회의 장군 등 쉽게 접하기 힘든 북한 고위 공작자들이 한반도의 주요 사건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말하는 장면들은 사료로서 귀중한 가치를 띠는 동시에 흥미진진하다. <프론티어와의 전쟁>(2003)을 시작으로 <한반도, 통일은 불가능?>(2013) 등을 작업하고 한반도 문제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온 프랑스 출신의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 감독의 신작이다.
'백년의 기억' 한국에서 100년 동안 일어난 사건들을 외국인의 눈으로 펼쳐낸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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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성공한 노래 덕분에 지금까지 스타로 명맥을 유지하는 가수 그레이스(트레시 엘리스 로스)가 있다. 3년째 그의 막내 매니저로 일하며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하는 매기(다코타 존슨)에겐 음악 프로듀서로 성공하겠다는 꿈이 있다. 영화는 새로운 앨범을 갈망하는 그레이스와 프로듀서로 데뷔할 기회가 간절한 매기의 기분 좋은 의기투합과 시스터후드를 그린다. 그 과정에서 매기와 같은 초년생이 부딪치는 한계나 젊지 않고 여성이며 흑인인 그레이스가 부딪치는 벽을 간과하진 않지만 이를 깊숙이 들여다보는 것은 주저한다. 때문에 음악산업과 쇼 비즈니스에 대한 보다 날카로운 시선이 틈입할 수 있는 순간들이 나이브하게 봉합되는 점은 아쉽다. 다크차일드, 코린 베일리 래 등이 음악에 참여하고, 그레이스를 연기한 트레시 엘리스 로스가 주요 O.S.T를 직접 불렀다.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 10년 전 성공한 노래 덕분에 명맥을 유지하는 가수와 매니저의 의기투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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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을 주제로 강연하는 강사 김창옥의 아버지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김창옥은 여든의 아버지에게 인공 와우 수술을 권한다. 더 늦기 전에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선물하고, 이 기회에 멀게만 느껴졌던 아버지와의 관계를 개선해보려는 목적에서다. 그러나 어린 시절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김창옥의 상처는 생각보다 깊었고, 남에게 소통을 가르치고 위로를 전할 줄은 알면서도 정작 자신에게는 소홀했던 지난날의 흔적이 서서히 드러난다. <들리나요?>는 김창옥의 부자 관계와 김창옥 개인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주변인의 목소리를 빌려 화려한 무대 위, 아래의 김창옥의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 소개하고, 이번 촬영을 계기로 위로의 방향을 마침내 자신에게로 돌리는 김창옥의 변화에 주목한다. <국제수사> <보통사람>을 연출한 김봉한 감독과 신승환 배우가 메가폰을 잡았다.
'들리나요?' 소통을 주제로 강연하는 강사 김창옥의 부자 관계와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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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타쿠야(기타무라 다쿠미)는 같은 반 마미즈(나가노 메이)에게 롤링 페이퍼를 전해주러 간다. 마미즈는 피부에서 빛이 나는 불치병으로 인해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병원에서 지내고 있다. 병실에서 마미즈의 스노볼을 실수로 깨트린 타쿠야는 미안한 마음에 마미즈의 버킷 리스트를 대신 해주기로 한다. 놀이공원 가기, 밤새워 줄 서서 스마트폰 사기, 아빠 만나기, 번지점프하기 등 마미즈의 소원을 하나씩 이뤄주며 두 사람은 점차 가까워진다. 병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마미즈는 타쿠야 덕분에 웃음과 활기를 되찾는다. 세상을 떠난 누나 때문에 슬픔을 간직하고 있던 타쿠야 또한 마미즈로 인해 삶을 되돌아본다. 하지만 마미즈의 상태가 악화되며 두 사람의 이별이 점점 가까워져온다.
학원 로맨스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온 쓰키카와 쇼 감독의 신작이다. 사노 데쓰야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시한부 환자인 친구와의 풋풋하고 애틋한 연애를 소재로 한다는 것과 배우 기타무라 다쿠미가 남자주인공을 맡았다는 점
'너는 달밤에 빛나고' 학원 로맨스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온 쓰키카와 쇼 감독의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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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마로나는 방금 차에 치였다. 죽음을 직감한 마로나는 자신의 생을 되돌아본다. 마로나는 9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아홉’ 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러다 곡예사 마놀을 만나 ‘아나’라는 이름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주인의 미래에 자신이 짐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스스로 집을 나온다. 이후 만난 건설업자 이스트반에게서 ‘사라’ 라는 이름을 얻게 되나 그와도 곧 이별하게 된다. 떠돌이 생활을 하다 만난 새로운 주인 솔랑주는 ‘마로나’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무뚝뚝한 할아버지, 피곤에 지친 엄마, 사춘기 소녀 솔랑주, 으르렁거리는 고양이…. 마로나는 새로운 가족과 잘 지낼 수 있을까? 마로나는 왜 차에 치이게 된 것일까?
루마니아 출신으로 <매직 마운틴>(2015) 등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던 감독 안카 다미안의 신작이다. 강아지 마로나의 짧았던 ‘견생’ 을 회고하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이다. 주인을 사랑하는 강아지의 시점에서 순수하고 사랑스럽게 전개되지만 한편으론
'환상의 마로나' 강아지 마로나의 짧았던 견생을 회고하는 내용의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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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경찰 크리스티안(니콜라이 코스터 왈다우)은 전날 있었던 데이트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총기를 집에 두고 나오는 실수를 저지른다. 새벽 순찰을 돌던 그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무전을 받고 동료 라르스(소렌 맬링)와 출동해 용의자인 리비아인 에즈라(에리크 에부아니)를 붙잡는다. 하지만 총기를 두고 나온 크리스티안의 실수가 결정적인 이유가 되어 동료 라르스가 에즈라의 공격을 받고 중태에 빠진다. IS를 효과적으로 쫓기 위해 미국 CIA가 에즈라를 배후에서 조종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영화는 에즈라를 쫓는 크리스티안과 IS를 쫓는 에즈라의 이야기를 동시에 보여준다.
<도미노>는 첩보물의 거장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앨프리드 히치콕과 리처드 플레이셔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드 팔마 특유의 화려한 조명과 연출이 십분 발휘된다. 잔잔하게 들리는 요즘의 영화음악과 달리 화면을 견인하다시피하는 음악과 올드한 디졸브 기법은 향수를 자극한다.
'도미노' 첩보물의 거장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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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기상학자 제임스 글레이셔(에디 레드메인)는 날씨를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직접 하늘 높이 올라가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고자 했던 제임스는 열기구 비행을 결심한다. 한편 열기구 조종사 어밀리(펠리시티 존스) 역시 하늘의 끝에 닿고 싶은 열망을 불태운다. 1862년 마침내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열기구 ‘매머드’를 타고 하늘을 향한 도전을 시도한다. 아름답고 황홀한 모험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폭풍우와 함께 위기가 닥쳐온다. 높은 하늘의 급격한 추위를 예상치 못했던 제임스가 저산소증을 겪기 시작하자 어밀리아는 하강을 결심한다. 하지만 제임스가 무리를 해서라도 계속 올라가길 원하자 두 사람은 충돌한다.
<에어로너츠>는 리처드 홈스의 소설 <하늘로의 추락>에서 영감을 얻은 영화다. 19세기 기상학자 제임스 글레이셔의 실화를 모험적으로 각색했다. 영화는 기상학자와 열기구 조종사 두 인물의 하늘에 대한 열망과 동기를 짧게 설명한 뒤 대부분의 시간을 열기구를
'에어로너츠' 19세기 기상학자 제임스 글레이셔의 실화를 모험적으로 각색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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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로펌의 에이스 변호사 정인(신혜선)은 맡은 일을 깔끔히 해 내면서도 대표에게 “사건 좀 가려 받으라”고 일침을 놓는 유능하고 당당한 여자다. 그런 그에게는 10년이 넘도록 돌아가지 않은 고향 집이 있다. 정인은 자신의 대학 원서를 찢어버릴 정도로 폭력적인 아버지와 이에 굴복해 딸을 달래는 어머니 화자(배종옥)를 견디지 못하고 오래전 홀로 집을 뛰쳐나왔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도 고향에 내려가지 않았을 만큼 잊고 싶었던 고향과 어머니의 모습을, 그는 재판을 마치고 돌아온 사무실에 틀어져 있던 뉴스를 통해 다시 마주한다. 아버지의 장례식이 펼쳐진 집에서 농약이 든 막걸리를 마신 사람들이 쓰러졌고, 어머니 화자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것이다. 하지만 황급히 고향 대천을 향한 정인이 만난 화자는 오랜만에 본 딸의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치매 환자로, 누가 죽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기억 못하는 상태. 이런 화자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리 없다고 확신한 정인은 자신이
'결백' 엄마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애쓰는 딸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