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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에 있는 한 제약회사에서 중간 관리자로 일하는 해럴드(데이비드 오옐러워)는 꼬여버린 인생을 풀고 싶어 한다. 그는 공동 사장인 리처드(조엘 에저턴), 일레인(샤를리즈 테론)과 떠난 멕시코 출장에서 자신을 해고하려는 두 사람의 계획을 알아채고, 아내 보니(탠디 뉴턴)에게 이를 토로하다 난데없이 이혼 통보를 받는다. 아내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다는 것. 이에 절망하던 해럴드는 위장 납치극을 꾸미고, 먼저 미국으로 돌아간 리처드와 일레인에게 납치범의 요구인 양 500만달러를 제시한다. 하지만 상황은 해럴드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회사에 앙심을 품은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 쫓기고, 리처드의 부탁을 받은 형 미치(샬토 코플리), 미국에서 마약 운반책으로 멕시코에 온 마일스, 아무것도 모른 채 마일스를 따라온 서니(아만다 사이프리드) 커플과 여러 갈래로 얽히게 된 그는 과연 모든 위험에서 벗어나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
마약과 음모로 결탁된 멕시코의 어느
<그링고> 자의와 관계없이 여러 사건, 낯선 인물들과 얽키고설킨 해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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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로듀서로 일하던 찬실(강말금)은 함께 작업하던 감독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로 실업자 신세가 된다. 친한 후배 소피(윤승아)는 찬실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주겠다고 말하지만, 찬실은 “일해서 벌어야 한다”며 그의 가정부로 일하기를 자처한다. 그러던 찬실은 소피의 프랑스어 선생님 김영(배유람)을 만나게 되는데, 그가 현재 시나리오를 쓰는 단편영화 감독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영과 가까워진다. 제작사 대표는,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 믿으며 찬실의 존재를 무가치하다 여기고, 주인집 할머니(윤여정)도 자기 업무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찬실을 이상하다고 말한다. 찬실은 여전히 영화를 사랑하지만, 인정도 받지 못하고 불러주는 이도 없는 현실 속에서 조금씩 흔들린다. 그즈음 찬실 앞에 옷도 제대로 입지 않은 남자가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한 가닥의 앞머리를 내린 그는 자신을 장국영(김영민)이라 소개한다.
김초희 감독의 데뷔작인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그가 실제로 영화 현장에서
<찬실이는 복도 많지> 실제로 영화 현장에서 프로듀서로 일했던 경험이 녹아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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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영국의 작은 마을 하이베리. 21살의 부유하고 예쁘고 영리한 독신주의자 엠마 우드하우스(애니아 테일러조이)는 주변 사람들의 중매 성사로 무료한 일상을 보상받으려 한다. 가정교사 테일러를 이웃의 웨스턴과 중매해 결혼에 이르자, 이번에는 그녀를 따르는 친구 해리엇(미아 고스)을 교구 목사 엘튼(조시 오코너)과 결혼시켜 친구의 신분을 상승시켜주려한다. 하지만 엘튼은 엠마에게 청혼하고 해리엇은 다른 남자를 좋아한다.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엠마의 행동은 오히려 해리엇과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상처가 된다.
엠마의 곁에서 오랫동안 친구로 지낸 조지 나이틀리(조니 플린)는 그런 그녀의 행동을 충고하지만 엠마는 도리어 그를 비난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제인과 프랭크 처칠(캘럼 터너)이 오고, 결혼한 아내와 함께 엘튼까지 등장하면서 이들과 엠마의 미묘한 신경전이 시작된다.
당시 영국 상류층 사회의 분위기와 여성의 욕망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제인
<엠마> 21살의 부유하고 예쁘고 영리한 독신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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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학 기술자인 애드리안(올리버 잭슨 코언)의 아내 세실리아(엘리자베스 모스)는 그녀의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남편에게서 도망친다. 언니 에밀리(해리엇 다이어)의 도움으로 경찰 수사관인 제임스(알디스 호지)의 집에 머물면서 취업을 준비하던 어느 날, 남편의 자살 소식을 듣게 되고 세실리아는 ‘우편물 상속 자산 고지서’를 받는다. 단, 그녀가 범죄를 저지를 경우 거액의 유산을 받을 수 없다는 조건이 따른다. 누구보다 남편을 잘 아는 세실리아는 남편의 죽음이 뭔가 석연치 않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그녀는 보이지 않는 존재의 위협을 느끼고, 주변 사람들이 그녀의 말을 믿지 않자 남편의 흔적을 직접 찾아 나선다.
하버트 조지 웰스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인비저블맨>은 <겟 아웃>(2017), <어스>(2019)를 통해 기발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선보인 제작사 블룸하우스와 <업그레이드>(2018)를 연출한 리 워넬 감독의 두 번째 작
<인비저블맨> 그녀의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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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스물네 번째 장편영화 <도망친 여자>가 2020년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홍상수 감독은 <밤과 낮>,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이어 <도망친 여자>로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네 차례 초청받았으며, 그 중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배우 김민희가 한국 최초로 은곰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의 일곱 번째 협업인 <도망친 여자>는 남편과 한시도 떨어진 적 없던 감희(김민희)가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세 친구를 만나러 가는 이야기를 이야기를 담았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 당시 카를로 샤트리안 집행위원장은 "홍상수 감독은 어떻게 소통하는가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 우리의 삶, 존재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도망친 여자>는 묘한 매력이 있는 신비로운 보석 같은 영화이며, 다시금 우리 삶에는 무한한 세계가
홍상수 감독, <도망친 여자>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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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에 새로운 바람이 불까. 2000년부터 디즈니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재직하고, 2005년부터 최고경영자(CEO)를 맡아온 밥 아이거가 지난 25일(현지 시간) 퇴임했다. 지금껏 그는 2015년 첫 임기를 마친 후 세 차례 임기를 연장했다. 마블 스튜디오, 21세기 폭스 등 여러 거대 기업과의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착수한 업적과 그를 대신할 후임자를 찾지 못해서다. 2018년 네 번째 임기를 마치고 2020년 사임할 예정이었는데 예정대로 퇴임을 확정한 것.
밥 아이거의 뒤를 잇는 CEO로는 디즈니 파크의 회장인 밥 채펙이 선임됐다. 1993년 디즈니에 첫 입사한 그는 디즈니파크 확장, 디즈니 스튜디오 배급 등의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밥 채펙의 동료들은 그에 대해 ‘아이거 보다 카리스마는 부족하지만, 매우 지적이고 조직적인 사람’이라 표현했다”고 전했다. 밥 아이거는 성명서를 통해 “디즈니 플러스를 성공적으로 출범했으며, 21세기 폭
디즈니 CEO 교체, 밥 아이거를 이을 인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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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개봉한 월트 디즈니의 장편애니메이션 <뮬란>이 실사영화로 재탄생한다. <뮬란>은 당시 전세계 3억달러의 수익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애니메이션의 화제성은 주인공이 ‘디즈니 최초의 아시아 여전사’라는 데서 기인한 측면이 컸다. 뮬란은 사랑에 눈을 뜨는 피부색이 흰 공주가 아니라 전장에 나가 칼을 휘두르는 아시아의 여전사다. 디즈니의 공주 이야기가 전쟁 영웅의 탄생 서사와 만난 것으로, 중국 여전사 화목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용감하고 지혜로운 뮬란(유역비)은 연로한 아버지를 대신해 여자임을 숨기고 전장에 나간다. 뮬란의 용맹한 기질은 고난 속에서 빛을 발하고, 징집된 평범한 병사에서 위대한 전사로 거듭난다. 캐스팅 과정에서 화이트워싱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던 만큼 중국계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되었다. 유역비가 주인공 뮬란, 견자단이 뮬란의 스승 텅 장군, 이연걸이 황제, 공리가 마녀로 출연한다. <알라딘> <미녀와 야수> 등
[Coming Soon] <뮬란>, ‘디즈니 최초의 아시아 여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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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1917> 사람을 피해서 도보로 이동할 루트를 찾아보세
[정훈이 만화] <1917> 사람을 피해서 도보로 이동할 루트를 찾아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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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도 살인하는 공상을 한다. 연구자들은 살인에 대한 공상을 ‘살인관념’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정상의 범주 안에 들어간다. 남성 중 79%, 여성 중 58%가 살인 공상을 해본 적이 있는데, “남성은 잘 모르는 사람이나 같이 일하는 사람을 죽이는 상상을 많이 한 반면 여성은 가족을 죽이는 상상을 더 많이 했다”. 살인 공상은 추상적 사고와 가상의 계획이 가능한 인간의 능력이 만든 부산물로, 머릿속 예행연습을 통해 실제로 누군가를 죽이고 싶지 않거나 그로 인해 일어날 결과를 원치 않음을 알게 되는 사고실험이며, 결국은 살인을 막는 효과를 갖는다.
심리학자로 특히 범죄심리에 대한 연구를 해온 줄리아 쇼는 <우리 안의 악마>라는 책에서, 누구나의 마음속에 있는 악을 다룬다.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 뿐 누구나 생각해보았을 법한 끔찍한 공상이 있었을 것이다. 분노에 휩싸여 상상했던 어떤 장면들, 혹은 이룰 생각을 하지 못했던 성적 판타지. 남에게 드러내 보일 수 없는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우리 안의 악마>, 악을 말할 때 우리가 궁금해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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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1일 미국 전역에서 개봉한 오즈 퍼킨스 감독의 신작 <그레텔과 헨젤>은 익숙한 그림 동화를 비튼 새로운 잔혹동화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헨젤이 아닌 그레텔이 주체이다. 그레텔 역은 영화 <그것>의 소피아 릴리스가 연기한다. 모든 장면이 마치 예술작품을연상케 하는 이미지로 가득 찬 <그레텔과 헨젤>은 음산한 분위기의이미지에 일렉트로닉 사운드트랙과 효과음이 더해져 PG-13(13세미만 보호자 동반) 등급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인 스릴과 호러를 안겨준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자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그레텔과 동생 헨젤(새뮤얼 리키)은 굶주림을 참고 숲속을 헤매다 잔칫상이 차려진 외딴집을 발견한다. 이들은 여기서 나이 든 여인 홀다(앨리스 크리지)를 만나고, 그녀는 오누이에게 허드렛일의 대가로 숙식 제공을 제안한다. <그레텔과 헨젤>은 여기서부터 동화책의 내용과 다르게 전개된다. 그레텔은 단순히 마녀에게 잡아먹힐 위기에 처한 아이가 아니
[뉴욕] 동화를 각색한 <그레텔과 헨젤>이 불안을 야기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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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을 촉발한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이 지난 2월 24일 성범죄 혐의 유죄를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었다. 뉴욕지방법원 배심원단은 배우 제시카 만에 대한 3급 강간, 리얼리티 쇼 <프로젝트 런웨이>의 전 프로덕션 어시스턴트 미리엄 헤일리에 대한 1급 범죄적 성폭력 혐의에 있어 그가 유죄라는 판결을 내렸다. 피해자에게 심각한 신체적 부상을 입혔을 경우 적용되는 약탈적 성폭력 혐의 두건에 대해서는 무죄 평결이 나와 법정 싸움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펄프 픽션> <시카고>와 <반지의 제왕> 시리즈 등 수많은 영화를 성공시키며 할리우드에 막강한 영향력을 떨쳤던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은 2017년 <뉴욕타임스>의 보도를 시작으로 로즈 맥고완, 안젤리나 졸리, 기네스 팰트로, 레아 세이두, 카라 델러빈 등 여성배우들의 연이은 폭로와 함께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되었다.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해온 그는 변호인을 여성으로 교체하는 강수까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 성범죄 혐의 유죄 선고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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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언젠가 만들 수밖에 없는 영화가 있다. 김지훈 프로듀서에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그런 작품이다. 시나리오와의 첫 만남으로부터 1년 전, 제작사에서 자체적으로 소네 게이스케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하고자 검토했으나 복잡한 플롯에 단념했던 그는 김용훈 감독이 쓴 각본을 읽고 “1초의 고민도 없이” 이 영화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독특한 구조와 다양한 캐릭터를 업고 맛깔나게 펼쳐지는” 이야기의 매력은 살리되 한국적 정서에 맞게 인물을 다듬고, 평택이라는 항구도시를 주 무대로 삼은 각색이 마음을 사로잡은 것. 프로듀서로서 주력한 부분 역시 로케이션 헌팅이다. “건조한 분위기의 배경에서 도리어 인물의 색깔이 살길” 원한 김지훈 프로듀서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에서만큼은 평소 좋아하던 스탠리 큐브릭과 웨스 앤더슨의 비현실적 이미지가 아닌 실제적인 미장센을 추구하겠다”는 판단 아래 전국을 돌아다녔고 세트에도 공을 들였다. “예산 규모 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김지훈 프로듀서 - 우리만의 평택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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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아들 줄 알았던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지난 23일 정부는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으며 대응 체계 대폭 강화를 선포했다. 여러 기업, 학교, 상가는 휴업을 결정했으며 시민들도 외출을 자제, 감염을 주의하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각 국가별로 판데믹(WHO에서 지정한 여섯 개의 전염병 단계 중 최고 단계인 범유행단계)를 대비를 해야한다”고 전했다. 이렇듯 전 세계가 코로나 19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현 상황, 바이러스 전염병을 소재로 했던 영화들도 재조명 받고 있다. 해당 작품들은 아비규환 속에서 무엇에 집중하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을까. 여덟 편의 바이러스 소재 영화들을 소개한다.
<감기>
진짜 재난은 무능한 국가 기관
아마 국내 관객들에게 가장 익숙한 작품은 김성수 감독의 <감기>일 것이다. 개봉 당시 약 31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2015년 메르스 바이러스 사태에 이어
아비규환 속 우리는.. 바이러스 사태를 그린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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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풍경이 디스토피아로 변하는 건 한순간이구나 싶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지난 1주간 영화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지켜보며 전례 없는 위기가 닥쳐왔음을 느낀다. 2월 마지막 주말 극장을 찾은 관객이 전국 70만명 이하로 급락한 한편, 주초의 일일 관객수는 7만명대를 기록했다. 이는 사실상 역대 최저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번주 국내뉴스 기사에서 자세히 소개했듯, <사냥의 시간> <이장> <콜> <후쿠오카> <결백>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페어웰> 등의 개봉예정작은 행사를 취소하고 극장 개봉을 연기했으며 한국영상자료원, 서울아트시네마, KT&G상상마당시네마 등 멀티플렉스 이외의 주요 상영시설들은 임시 휴관을 결정했다. 그동안 여타의 국가적 재난이나 위기 상황 속에서도 극장만큼은 큰 차질 없이 운영되어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극장의
[장영엽 편집장] 작은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