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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콘텐츠의 약진이 주목할 만한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서치>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의 성공 이후 <페어웰>이 영광을 누렸고 이어 <미나리>가 기세 좋게 뻗어나가고 있는 지금, 동남아시아 지역과 문화를 소재로 한 최초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을 비롯해 넷플릭스와 OTT 플랫폼에서 대기 중인 아시안 콘텐츠의 리스트도 수두룩하다. 이번 특집은 아시안 콘텐츠가 점진적으로 부상 중인 최신의 할리우드 풍경을 보다 면밀히 들여다보려는 시도로 준비했다. 우선 아시아 문화 재현의 다양성과 깊이를 더하고 있는 아시아계 미국인 창작자들의 저력과 이들의 연이은 성공이 의미하는 바를 리포트에 담았다. 동시대 아시안 콘텐츠의 물결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할리우드의 아이콘, 아콰피나에 대해서는 그 매력을 따로 소상히 정리했다.
2019년 9월 한국을 찾았던 <내가 사랑했던 모
<페어웰> <미나리>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할리우드를 강타한 아시안 콘텐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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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단 하나의 작품만을 남길 수 있다면 어떤 작품이어야 할까. 차기작을 고심하던 정이삭 감독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었다고 한다. 그가 자신의 딸과 같은 나이였을 때의 기억을 건져내 <미나리>의 씨를 심었다면 배우 스티븐 연은 그 씨앗에 물을 길어다준 사람이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출연하면서 인연을 맺은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에 <미나리>를 추천한 것이 바로 그다. 그럴 수 있었던 배경에는 5살 때 가족과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오랫동안 찾고 있던 이야기를 만난 스티븐 연의 감탄과 확신이 있었다.
스티븐 연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내기 위해 <미나리> 밭으로 발을 들였듯, 그가 연기한 인물 제이콥도 가족에게 자신의 성취를 보여주겠다는 아빠의 심정으로 미국으로 날아왔다. 캘리포니아에서 아칸소로, 병아리 감별사에서 농사꾼으로. 가장은 몸집을 달리하면서 책임감의 무게와 씨름하지만 절박함만으로 아내와 아이들
[단독] '미나리' 스티븐 연 X '버닝' 유아인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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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처럼 등장했지만 부침을 거듭하다가 사그라든 불꽃 같은 삶이었다. 배우 김보경이 지난 2월 1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44살. 지난 11년간 암 투병을 했지만 주변 영화인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더욱 안타깝다. <친구>에서 앞머리로 한쪽 눈을 살며시 가린 채 노래 <연극이 끝난 후>를 부르며 강한 인상을 남겼던 진숙, 드라마 <하얀거탑>에서 외과의 장준혁(김명민)의 내연녀이자 와인 바를 운영하는 지적이고 매력적인 희재, 홍상수 감독의 <북촌방향>에서 성준(유준상)의 북촌 여행에 두터운 결을 보태는 옛 연인 경진이자 술집 여사장 예전 등 김보경이 맡았던 인물들은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부산진여고 연극반에서 연기를 시작한 그는 1998년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뒤 정지영 감독의 <까>에 출연하며 배우 데뷔했다. 백화점 지하에서 빵을 파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오디션을 전전하던 그가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건
[김보경 추모] 영원히 잊지 못할 그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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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크리스토퍼 옴 플러머 Arthur Christopher Orme Plummer (1929.12.13~2021.2.5)
“너 나보다 겨우 두살 많잖아. 우리 왜 이제야 만난 거야?” 2012년 아카데미 역사상 최고령의 남우조연상 수상자가 된 크리스토퍼 플러머는 무대에 올라가 우선 오스카 트로피와 오랜 회포부터 풀었다. 위트 있는 첫인사로 과시한 그의 ‘전설적’ 위상은 오랜 기립 박수에 걸맞은 장중한 연설 대신 겸허한 감사 인사로 매듭지어졌다. 82살의 베테랑은 축제의 밤 이튿날 다시 현업에서 활동하는 할리우드 최고령 배우의 일원이 되어 유유히 현장으로 돌아갔다. 그날 이후 관객은 크리스토퍼 플러머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기쁨을 9년간 더 누릴 수 있었다. 감미로운 음성으로 <Edelweiss>를 읊조렸던 트랩 대령, 70년의 연기 인생 중 에미상과 토니상을 각각 두번 수상하고 마침내 오스카 남우조연상까지 거머쥔 불굴의 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91년의 일기를 마치고
[크리스토퍼 플러머 추모] 그는 마지막까지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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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인기는 전세계적 현상이었다. 그녀의 추락은 잔인한 국민 스포츠였다.” 지난 2월 5일 공개된 다큐멘터리 <프레이밍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소개글이다. <뉴욕타임스>가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는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향한 타블로이드의 과도한 관심과 스피어스의 법정 분쟁을 다루고 있다. 다큐멘터리가 공개되면서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예 매체 <글래머>는 스피어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스피어스의 전 연인이었던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 역시 사과했다.
스피어스에게 법정후견인이 필요하지 않다는 #프리브리트니(#FreeBritney) 운동도 재확산하고 있다. 우울증과 약물중독 진단을 받은 스피어스는 현재까지 13년째 아버지로부터 법정후견을 받고 있는데, 이 때문에 팝스타로서 벌어들인 재산을 스피어스의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게 지지자들의 주장이다. 2019년 웨스트 할리우드 시청 앞에서 약 50명이 모여 오프
다큐멘터리 '프레이밍 브리트니 스피어스' 공개되며 미 연예계 자성의 목소리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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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앤뉴
스튜디오앤뉴에서 2021년에 제작할 드라마, 영화 라인업을 공개했다. 강풀 작가의 웹툰이 원작인 <무빙>은 초능력 유니버스의 서막을 열 20부작 드라마로 강풀 작가가 직접 각본을, 박인제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우 조인성, 한효주가 출연한다. 그 밖에 판타지 로맨스 <어느 날 우리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라이브 법정쇼 <악마판사>, 청춘 로맨스 <너와 나의 경찰수업> 등의 드라마를 제작할 예정이다. 영화 <마녀2> <소울메이트>의 공동투자 및 제작, 콜롬비아영화 <히든 페이스> 리메이크(김대우 연출)를 비롯한 8편의 영화도 기획 예정이다.
넷플릭스
박훈정 감독의 신작 <낙원의 밤>이 4월 9일 190여개국에 공개된다. 엄태구와 전여빈, 차승원이 주연을 맡은 <낙원의 밤>은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선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누아르물로 제77회 베니
스튜디오앤뉴에서 2021년에 제작할 드라마, 영화 라인업을 공개했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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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콘텐츠에 쓰인 음악에 대한 저작권료 지급을 둘러싸고 국내 OTT 업계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가 팽팽하게 맞서며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웨이브, 티빙, 왓챠 등 OTT 3개사로 이뤄진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OTT음대협)는 2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OTT에 대한 음악 저작권료 징수규정개정안을 수정 승인하는 데 있어 이해관계인의 의견 수렴이 미흡했고 평등 원칙을 위반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밝혔다. (<한겨레> 2월 17일자 기사 ‘OTT 음악 저작권료 갈등, 핵심 쟁점은 바로 이것’ 중)
현재 OTT음대협과 음저협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음악 저작권료는 OTT 플랫폼이 작품 속 음악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하라는 얘기다. 이 문제는 10여년 전 음저협이 극장에 영화음악 사용료를 지불하라고 요구하면서 양쪽이 긴 시간 동안 갈등을 겪은 문제와 판박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극장과 OTT는 영화 제작자가 영화를 제작할
[김성훈의 뉴스타래] 음악 저작권료 지급 문제의 표면적인 쟁점은 음악 저작권료 징수 요금 비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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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5일, 이소현, 강유가람, 이길보라, 연상호 등 KT&G상상마당 영화사업부와 배급계약을 맺은 15인의 감독들이 KT&G상상마당 시네마의 위탁 운영사 모집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지난 2월 8일, KT&G가 현재 휴관 중인 홍대의 상상마당 시네마 운영사를 공개 모집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입장이다. 감독들은 입장문에서 “KT&G가 기존 영화사업부를 해체하고 인력을 해고한 뒤, 새로운 운영사를 선정하는 것은 독립예술영화 활성화를 위한 사회공헌 사업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상상마당 운영사 모집을 중단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워진 독립예술영화 생태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장기적이고 발전적인 개편 방향을 재설계할 것”을 촉구했다.
이길보라 감독은 “#상상마당시네마를지켜주세요 해시태그 캠페인을 시행한 지난해 말부터 성명서를 발표한 현재까지 KT&G측으로부터 공식적인 연락이 없었다”라며 “소통 의지가
15인의 감독, KT&G에 상상마당 시네마 위탁 운영사 모집 중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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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무렵 클럽하우스에 가입했다.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등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이 참여하는 음성 기반 소셜 미디어로 화제가 된 클럽하우스는 국내에 론칭하자마자 큰 화제를 모았다. <씨네21>에서도 발 빠르게 가입한 몇몇 기자들이 “이건 한번 써봐야 한다”라며 참여를 권했지만, 각종 SNS와 뉴미디어 플랫폼을 모니터링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요즘, 주목해야 할 플랫폼이 하나 더 늘어났다는 생각에 피로감이 앞선 것도 사실이다.
클럽하우스에 처음으로 접속한 날, 주제가 없는 방에 들어갔다. 영화기자, 영화 홍보마케팅 담당자, 포스터 디자이너, 배우가 우연히 같은 시간에 같은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했다는 이유만으로 즉흥적인 대화를 나누고, 누군가는 그 대화를 청취하는 풍경이 생경하면서도 흥미롭게 느껴졌다. 각본 없는 만남과 ‘라이브’의 특성을 가진 매체의 결합이 만들어내는 살얼음판 같은 순간도 종종 경험했지만, 예기치 못한 이들과 연결되는 의
[장영엽 편집장]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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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리틀 포레스트>를 좋아한다. 도시에서 시골로 내려온 주인공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거치며 성장하는 평범한 이야기였지만 이 만화책에는 아주 특별한 지점이 있었다. 이야기는 수유잼을 만드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수유는 이치코가 어릴 때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과일이다. 그녀는 떫고 시큼한 이 작은 열매들을 주워 깨끗하게 씻고 씨를 빼낸다. 중량의 60% 정도 되는 설탕을 넣고 거품을 걷어가며 졸인다. 그 과정이 수채화 같은 그림으로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된다.
물론 요리의 과정을 그대로 담아낸 만화는 <리틀 포레스트>가 전부는 아니다. 다만 이치코는 요리의 재료를 슈퍼나 대형 마트에서 사지 않는다. 그녀는 재료를 산과 들에서 직접 채취하고 수확한다. 거기에 특별히 다른 이유는 없다. 그게 시골 생활이기 때문이다. 부지런히 움직여서 내가 먹을 걸 만들고, 저장하고, 살고 있는 터전을 가꾸는 것. 봄을 맞이하며 겨울을 준비하고, 새해를 맞이
[강화길의 영화-다른 이야기] 작은 숲을 가꾼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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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나비> 제작 연방영화주식회사 / 감독 조해원 / 상영시간 106분 / 제작연도 1965년
1960년대 중반 한국영화는 한해 200편 가까이 만들어졌다. 그 많은 영화들 중에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작품은 유명 감독이 만들었거나 흥행에 성공한 각 장르의 대표작 정도로 한정된 것이 사실이다. 즉 흥행 수익이라는 선명한 목표를 최우선 가치로 만든 수많은 대중영화는 그 존재나 면모가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1960년대 한국영화를 장르로 분류해보면 크게 멜로드라마, 코미디, 액션 스릴러, 사극, 청춘영화 그리고 당시 한국영화계만의 독특한 장르라 할 문예영화(문학을 원작으로 한 예술영화) 정도로 나눌 수 있다.
할리우드영화의 장르 법칙을 한국영화에 이식하는 건 어떤 장르든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특히 미스터리 스릴러의 난이도가 가장 높았다. 할리우드영화처럼 만들고 싶지만 잘되지 않았던 대표적인 장르로, 무엇보다 관객의 호기심을 마지막까지 끌어갈 수 있는 정교한 설계의
[정종화의 충무로 클래식]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숨겨진 걸작 '불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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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옛날 생각이 나서 자꾸 눈물이 나.’
잠들기 전에 누워서 책을 읽어주고 있는데 아이의 눈에 갑자기 눈물이 글썽하다. 어떤 옛날 생각이 나는데? 하고 물어보니 ‘젖병’이라고 한다. 젖병? 그래 젖병. 아기 때 쓰던 젖병은 나중에 분유를 떼면서 장난감이 되었다가 홍제천에서 떠내려가버렸다. 나도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다리 위에서 떠내려가는 젖병을 보고 손을 흔들었다. 그날은 웃으며 손을 흔들었던 것 같은데, 젖병아 안녕 하고. 그 뒤로 몇년이 지나서 아이가 갑자기 젖병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오늘처럼 자기 전에 갑자기 이야기를 한 적도 있었고, 낮에 책을 보다가 눈물이 가득하길래 물어보니 젖병 생각이 난다고 한 적도 있었지. 왜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젖병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난다고 했다. 오늘도 그렇다고 했다.
괜찮아? 어떤 기분이야? 물어보면 잘 모르겠다고 한다. 슬픈 기분인지(추억이 많은 젖병을 떠나보냈으니까) 그리운 건지(어린이집만 졸업해도 동생들에게 ‘그때가 좋
[윤덕원의 노래가 끝났지만]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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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화면 안에 두 소녀가 밤길을 달리고 있다. 조그만 아이의 손을 꼭 붙든 조금 더 큰 소녀의 몸짓은 불안하며, <세자매>를 열고 있는 이 밤은 불길하다. 겉옷 하나 걸치지 않은 내의 차림의 아이들이 차가운 겨울밤을 달려야 하는 상황적 배경이 밝을 리는 없다. 하지만 더 암담한 사실은 두 소녀가 언젠가 이 밤을 다시 대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장면을 설명하는 장면이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게다가 플래시백의 한 부분이라면, 이 밤 속으로 영화의 감정들이 고여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세자매>의 서사를 복기한 결과가 아니다.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는 전개다. 영화의 시작부에 등장하는 플래시백 장면이 인물들의 현재와 동떨어져 기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현 상태의 징후로서 기능하든 기원으로서 작동하든, 그것은 대개 현재와 과거 사이의 인력을 형성한다.
인물들의 온갖 기행을 나열하며 세상의 보편적인 감정에 기어코 다다르려 하는 이승원 감독 역시 인물들의
'세자매'가 감정을 분출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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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하면서 봤다. 아마도 한국영화 역대 최고의 가성비 영화일 것이다. 이만한 예산에 이만한 결과물을 뽑아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꼭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를 집에서 보는 아쉬움을 삼키며 이 영화가 지닌 초월성에 대해 썼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의 말순이가 초월적으로 귀여웠다면 <승리호>의 꽃님이는 초월적으로 사랑스럽다. 그리고 순이.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네버랜드와 원더랜드 사이 어딘가에서
<승리호>를 싫어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우주를 무대로 한 영상의 완성도는 한국영화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빼어나고 공간을 휘젓고 다니는 속도감은 경쾌하고 유려하다. 우주 쓰레기 청소선 승리호를 운항하는 승무원은 모자란 듯 꽉 차 알뜰하게 배치되어 있으며 배우들의 연기는 귀엽고 사랑스럽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참 쉽고 친절하며 착하다. 조성희 감독의 영화가 언제나 그랬듯 <승리호>는 인간에 대한 믿음
'승리호'를 마냥 좋아하기도 싫어하기도 힘든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