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경제 대공황의 여파로 급격히 쇠퇴한 어느 도시로부터 스토리가 시작되지만, <노매드랜드>는 현대 자본주의를 맹렬히 비판하는 사회파 영화가 아니다. 미국 네바다 엠파이어의 석고 공장이 문을 닫고 유령 도시가 된 이곳은 우편번호마저 없는 곳이 되지만 펀(프랜시스 맥도먼드)은 그에게 닥친 상실감을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는다. ‘뱅가드’라는 이름을 붙인 밴을 타고 ‘노매드’ 생활을 선택한 펀은 미국 각지를 떠도는 사람들을 만나고, 교감하고, 다시 혼자 길을 떠난다.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노매드랜드>는 주요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휩쓸며 이번 오스카에서도 가장 유력한 작품상, 감독상 후보로 떠올랐다. 4월15일 한국 개봉을 앞둔 <노매드랜드>가 어떤 작품인지 미리 엿볼 수 있는 몇 가지 키워드를 정리해보았다.
노매드랜드 Nomadland
감독 클로이 자오
출연 프랜시스 맥도먼드, 데이비드 스트라
[2021 미국 시상식 화제작] '노매드랜드' 연민하지 않고, 낭만화하지도 않고
-
<더 파더>는 <미나리> <노매드랜드>와 함께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색상, 편집상, 미술상)에 이름을 올렸다. 앤서니 홉킨스가 앤서니라는 이름의 노인으로 등장하는 이 영화는 관객이 그의 시점에서, 또 그의 딸 앤(올리비아 콜맨)의 시점에서 미로같이 얽힌 시공간을 통과하게 만든다. 부녀는 흐르는 시간과 바래는 기억 사이로 자꾸만 서로를 놓친다. 혼란스러운 상실의 시간을 오롯한 영화적 체험으로 구현한 <더 파더>의 얼굴들을 돌아본 이지현 영화평론가의 리뷰와 더불어 플로리안 젤러 감독이 자신이 8년 전 만든 동명의 연극을 영화화한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 인터뷰를 전한다.
-<더 파더>는 당신이 쓴 프랑스어 희곡을 영어영화로 다시 만든 작품이다. 왜 <더 파더>를 다시 만들었나.
=8년 전에 원작을 집필한 <더 파더>는 우리가 가진 두려움과 사랑이 시험받는
'더 파더' 플로리안 젤러 감독 - 앤서니 홉킨스가 눈물 흘릴 때 현장의 모두가 울었다
-
<더 파더>는 <미나리> <노매드랜드>와 함께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색상, 편집상, 미술상)에 이름을 올렸다. 앤서니 홉킨스가 앤서니라는 이름의 노인으로 등장하는 이 영화는 관객이 그의 시점에서, 또 그의 딸 앤(올리비아 콜맨)의 시점에서 미로같이 얽힌 시공간을 통과하게 만든다. 부녀는 흐르는 시간과 바래는 기억 사이로 자꾸만 서로를 놓친다. 혼란스러운 상실의 시간을 오롯한 영화적 체험으로 구현한 <더 파더>의 얼굴들을 돌아본 이지현 영화평론가의 리뷰와 더불어 플로리안 젤러 감독이 자신이 8년 전 만든 동명의 연극을 영화화한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 인터뷰를 전한다.
그사이에 상황은 더 나빠졌다. 캐릭터의 눈과 관객의 눈앞에서, 변신하듯 앤서니(앤서니 홉킨스)의 런던 아파트가 변하기 시작한다. 불쑥 낯선 사람이 나타나거나 사라지기도 하고, 심지어 가족들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 오른 플로리안 젤러 감독의 '더 파더'와 배우들의 얼굴
-
한국 최초의 퀴어 가족 시트콤이 온다.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 <두 개의 문> <공동정범> 등을 제작한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는 지난 2019년, 퀴어 미디어 운동을 새롭고 재밌게 해보자는 취지로 유튜브 채널 <연분홍TV>를 개설했다. 이후 토크쇼 <퀴서비스>를 찍으면서 장르의 다변화를 꿈꾸기 시작한 그들은 텀블벅에서 펀딩을 진행, 총 208명의 후원을 받아 2020년 10월부터 첫 시트콤 <으랏파파> 제작에 돌입했다.
이반지하(김소윤) 작가가 집필하고 김일란 감독이 연출한 <으랏파파>에는 퀴어들의 유쾌한 고민이 넘실댄다. 새로운 형태의 가정을 꾸려 각자의 퀴어성을 향해 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3월 26일 금요일 오후 8시, <연분홍TV>에서 최초 공개됐다. 이에 김일란 감독, 이반지하 작가와 함께 <으랏파파>에서 ‘파파’ 고현미를 연기한 백현주 배우를 만났다. 그들이 전한
김일란 감독, 이반지하 작가, 백현주 배우가 말하는 한국 최초 퀴어 시트콤 '으랏파파' ②
-
-
한국 최초의 퀴어 가족 시트콤이 온다.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 <두 개의 문> <공동정범> 등을 제작한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는 지난 2019년, 퀴어 미디어 운동을 새롭고 재밌게 해보자는 취지로 유튜브 채널 <연분홍TV>를 개설했다. 이후 토크쇼 <퀴서비스>를 찍으면서 장르의 다변화를 꿈꾸기 시작한 그들은 텀블벅에서 펀딩을 진행, 총 208명의 후원을 받아 2020년 10월부터 첫 시트콤 <으랏파파> 제작에 돌입했다.
이반지하(김소윤) 작가가 집필하고 김일란 감독이 연출한 <으랏파파>에는 퀴어들의 유쾌한 고민이 넘실댄다. 새로운 형태의 가정을 꾸려 각자의 퀴어성을 향해 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3월 26일 금요일 오후 8시, <연분홍TV>에서 최초 공개됐다. 이에 김일란 감독, 이반지하 작가와 함께 <으랏파파>에서 ‘파파’ 고현미를 연기한 백현주 배우를 만났다. 그들이 전한
김일란 감독, 이반지하 작가, 백현주 배우가 말하는 한국 최초 퀴어 시트콤 '으랏파파' ①
-
<모던코리아> 8편
KBS1
무언가 불타고 폭발하는 장면이 빠지지 않는 <모던코리아> 시리즈. 일본과의 긴장을 통해 ‘한국인’을 성찰하던 흐름을 되짚어보는 8편 ‘포스트모던 코리아’에선 옛 조선총독부 건물이 해체된다. 문민정부의 ‘민족정기’ 바로 세우기가 대중문화 영역에서는 어떻게 표출되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극일에서 반일을 지나, K팝 열풍, 코로나19 방역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 머쓱한 시기에 놓인 것 또한 절묘하다.
<오쇼 라즈니쉬의 문제적 유토피아>
넷플릭스
6편 ‘휴거, 그들이 사라진 날’은 그들이 안 사라진, 92년 시한부 종말론 사태를 다룬다. 80년대 말, 음지의 베스트셀러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라>의 저자 이장림과 함께 전국을 돌며 종말론 간증을 하던 전양금 목사가 그 당시를 회고한다. 넷플릭스에 공개된 <오쇼 라즈니쉬의 문제적 유토피아>와 함께 보면 신앙 공동체 집단 체험의 유사성을 발견할
[HOME CINEMA] LINK - '모던코리아' 8편 外
-
하반기 방영 예정인 JTBC 드라마 <설강화>의 초기 시놉시스가 돌면서 명문대 운동권 학생으로 알고 여대 기숙사에 숨겨준 남자가 실은 남파 간첩이었다는 설정이 과거 간첩으로 조작되어 고문당한 실제 피해자들과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왜곡한다는 우려가 불거졌다. 방송사가 논란을 부정하며 내놓은 입장문에는 “<설강화>는 80년대 군사정권을 배경으로 남북 대치 상황에서의 대선 정국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라는 구절이 있다. 어떤 드라마가 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저 무렵을 다룬 내가 아는 최고의 블랙코미디는 KBS 아카이브 프로젝트 <모던코리아>에 있다.
지난해 KBS1 공사창립기념일 특집이었던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편은 전두환이 방송계 인사들을 불러 운동권 학생들과 북한을 엮는 언질을 주면 냉큼 프로그램을 제작해 내보내던 방송이 누구에게 ‘정성을 다’했는지 밝히며 스스로 풍자의 도마에 오른다.
<모던코리아>는 내레이션 없이 쇼, 교양
[HOME CINEMA] '모던코리아', 5공 말기의 블랙코미디란
-
매년 이맘때면 나도 모르게 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김윤아가 불렀던 영화 <봄날은 간다>의 O.S.T다. 유난히 일찍 만개한 꽃들이 온 세상을 화사하게 밝히는 요즘, 십수년 전 어느 봄날 양재천에서 촬영했던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의 한 장면을 꺼내 보았다. 벚꽃 잎들이 바람에 간간이 날렸던, 눈부시게 화사했던 그날이 떠오른다. 너무 아름다워 머물 수 없었는지 이제는 우리 곁을 떠나간 배우 김주혁이 아련히 보고 싶어지는 어느 봄날이다.
[ARCHIVE] 아련한 어느 봄날의 기억
-
<씨네21>은 영화인을 꿈꾸는 독자들을 위해 ‘커리어’ 지면을 신설했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스탭들이 한국영화계의 다양한 직무를 직접 소개하는 지면이다. 첫 번째 영화인은 류성희 미술감독이다. 한국영화가 비약적으로 성장한 변곡점에는 늘 그가 있었다. 미술감독의 또 다른 명칭인 ‘프로덕션 디자이너’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절부터 충무로 현장을 지킨 그는 한국영화 미술 시스템이 전문화되어온 역사와 함께한 장본인이다.
-미술감독 그리고 미술팀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인가.
=영화의 무드를 만들어서 어떤 주제를 전달한다. 컬러, 텍스처, 콘트라스트, 볼륨뿐만 아니라 시간적인 요소까지 포함한 분위기를 만든다. 엔딩 크레딧에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지만 각자 역할이 다르다. 먼저 미술감독의 오른팔이라고 할 수 있는 아트 디렉터가 있다. 내 경우 <암살> <아가씨> <외계인>(가제)을 최지혜 아트 디렉터와 함께했다. 아트 디렉터는 세트나 가구 등 제
류성희 미술감독이 말하는 ‘프로덕션 디자이너’ - 영화의 무드로 주제를 전달한다
-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는 흑산도로 유배 간 정약전(설경구)이 물고기에 해박한 청년 창대(변요한)를 만나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맺고 <자산어보>를 집필하는 과정을 담은 흑백의 시대극이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에 흑백영화, 게다가 섬에서의 촬영이 주를 이룬 <자산어보>의 제작 과정은 영화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얘깃거리로 흘러넘친다.
<님은 먼 곳에> <즐거운 인생> <박열> <변산>의 프로듀서로 이준익 감독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김성철 프로듀서, <동주> <박열> <변산>과 <자산어보>까지 연이어 이준익 감독의 영화미술을 담당하게 된 이재성 미술감독, 그리고 <변산>의 촬영감독이었던 이의태 촬영감독까지. 이들이 어떤 고민을 하며 <자산어보>를 만들었는지 제작 과정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산어보>가 탄생한 곳, 가
김성철 프로듀서, 이의태 촬영감독, 이재성 미술감독이 말하는 '자산어보' 제작기
-
“어렵게 공부한 걸 얼마나 더 쉽게 전달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번에도 어렵게 공부해 쉽게 쓰려 했다.” 이준익 감독의 말처럼 <자산어보>는 쉽게 즐기고자 하면 쉽게 즐길 수 있는 영화고, 지적으로 즐기고자 하면 한없이 지적으로 파고들 수 있는 영화다. 이 인터뷰는 후자의 관객에게 좀더 유용한 글이 될 것 같다.
-<자산어보>의 시작이 궁금하다. 천주교 박해라는 거대한 시대적 배경, 정약용과 정약전 형제의 이야기, 아니면 <자산어보>라는 책 자체. 어떤 것에 마음이 기울어 <자산어보>를 시작하게 됐나.
=개인주의 시대인 현재에서 조선의 근대를 찾아보자는 동기로 시작했다. 그러려면 거대 사건이 아니라 개인의 근대성에서 찾아내는 게 합당하지 않겠는가. 그게 시작이었다. 그 개인이 한데 모인 게 동학이더라. 그런데 대체 왜 이름을 동학이라 지었을까. 의문을 따라가보니 앞에 서학이 있어서 동학이라 지었더라. 그러면 왜 또 서학이라 지었을까. 그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 - 인간의 본질은 선택과 행동에 있다
-
이준익 감독의 열네 번째 영화 <자산어보>는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설경구)과 흑산도의 어부 창대(변요한)가 서로의 지식과 마음을 나누는 이야기다. 이 우정의 서사에 성리학, 서학, 실학의 가치가 섞이고 흑백영화의 멋이 더해진다. 영화의 여백을 음미하며 쓴 <자산어보> 리뷰와 영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이준익 감독과의 인터뷰를 전한다.
영화는 망망대해에 떠 있는 돛배에 외로이 앉아 있는 정약전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유배지 흑산도에 가는 길. 고독하고 불안한 표류의 심상 너머 정약전이 마주하는 것은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다. 그곳에서 그는 새로운 길을 찾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정약전이 흑산도에서 만나는 새로운 사람 중에는 창대라는 청년이 있다. 흑산도에서 나고 자라 바다 생물에 대해선 모르는 게 없는 어부 창대는 사실 물고기보다 글공부에 더 관심이 많다. 실제 정약전이 1814년 흑산도에서 쓴 어류학서 <자산어보>에는 창대라는
이주현 기자의 리뷰 - 이준익 감독의 열네 번째 영화 '자산어보'가 정약전과 창대를 그린 방식
-
<스파이의 아내>는 오롯이 구로사와 기요시의 영화지만 곳곳에서 다른 영화와의 연결고리들이 발견된다. 여기 <스파이의 아내>의 동지라 부르기에 손색없는 영화들을 소개한다. 주제, 스타일, 캐릭터 등 여러 측면에서 함께 보면 좋을 영화들을 통해 한층 입체적인 감상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스파이 브릿지 2015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톰 행크스, 마크 라일런스
1957년 냉전시대, 변호사 제임스 도노반(톰 행크스)은 모든 사람은 변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신념으로 소련 스파이 루돌프 아벨(마크 라일런스)의 변호를 맡는다. 미국과 소련의 스파이 교환을 위한 첩보 작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냉전의 초상이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스필버그의 클래식한 연출 미학이 빛을 발하는 영화로 신념과 고뇌를 드라마적으로 활용하는 대신 사건으로부터 거리를 둔 채 상황을 정확하게 잡아내는 데 집중한다. 함부로 판단하기 전에 다리의 이쪽과 저쪽, 영화와 현실의 거리를 고민하는 카메라의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첫 번째 시대극 '스파이의 아내'와 함께 보면 좋을 영화
-
“전통을 따르면서 동시에 매우 현대적인, 보기 드문 영화.” 2020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을 맡았던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은 그해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을 수상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스파이의 아내>를 두고 이런 평가를 남겼다. “히치콕 분위기가 뚜렷한 시대물”(<스크린 데일리>), “2차 세계대전을 다룬 특이하고 흡인력 있는 웰메이드 스릴러”(<할리우드 리포터>) 등 <스파이의 아내>에 대한 상찬은 일관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것이 매우 잘 만들어진 장르영화라는 점이다.
하지만 구로사와 기요시는 장르를 자신의 중력 안으로 끌어들여 탈바꿈시키는 종류의 창작자다. 구로사와 기요시의 첫 번째 시대극인 <스파이의 아내>도 마찬가지다. <아사코>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각본에 참여하는 등(구로사와 기요시, 하마구치 류스케, 노하라 다다시 공동각본) 전작들과 달라진 면모가 눈에 띄지만 결국 이것은 구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첫 번째 시대극이자 밀도 높은 실내극 '스파이의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