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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플랫폼의 무한 확장은 콘텐츠 애호가들을 설레게 하는 동시에 고민에 빠뜨린다. 마음에 드는 플랫폼 하나를 진득하게 구독 중인 이들이 있는가 하면 짧게는 7일, 길게는 한달인 무료 체험 기간을 살뜰히 챙겨가며 다수의 플랫폼에 가입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넘치는 정보 속에서 선택이 어려울 독자들을 위해 여러 플랫폼의 콘텐츠 폭과 서비스 범위는 물론 카드사나 통신사에 따른 혜택 내역을 정리해 시청 유형에 따른 OTT 플랫폼 구독 조합을 준비했다. 내게 필요한 요소들을 하나하나 점검하다 보면 나를 가장 만족시킬 플랫폼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해당 기사에서 언급하는 모든 서비스, 할인 혜택 및 콘텐츠 관련 내용은 3월 첫쨋주 기준이다. 정확한 세부사항은 반드시 각 플랫폼의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을 통해 확인하시길.
본방사수파
다채널 시즌과 채팅 가능 티빙을 함께
공중파 3사부터, CJ ENM 계열, 스포츠채널까지 실시간으로 보고 싶다면 200여개 채널과 더불어 5만편의 VO
콘텐츠 시청 유형별 OTT 플랫폼 구독 조합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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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들은 지금 하고 싶은 음악이 그동안의 음악과 너무 다를 경우 얼터 에고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한다. 아이돌에도 완전체와 유닛이 있듯, 다른 이름으로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는 것이다. 러브 리제너레이터도 그런 또 다른 자아다. 바로 댄스 프로듀서 캘빈 해리스의 새로운 이름이다. 굳이 새로운 이름을 만든 걸 보면 전향은 아닌 듯하다. 그동안 꼭 들려주고 싶던 음악이 기존 캘빈 해리스의 색깔과 달라 번외 활동을 결심한 듯하다.
러브 리제너레이터는 ‘레이브’ 시대의 클럽 음악으로 돌아갔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영국과 유럽에서 유행했던 애시드 하우스, 정글, 테크노 등을 들려준다. 이 시기는 록의 폭발기인 1960년대 ‘사랑의 여름’과 비교해 ‘제2의 사랑의 여름’이라 불릴 정도로 클럽 음악의 고전 시대다. 캘빈 해리스는 지금의 일렉트로닉 댄스뮤직(EDM) 트렌드와 거리를 두고 뿌리에 심취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놀라운 건 커머셜의 아이콘 캘빈 해리스가 언더그라운드
[마감인간의 Music] 러브 리제너레이터 , 고전으로 돌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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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장국영이라 우기는 이 남자는 그냥 걸어와도 될 걸 꼭 사뿐히 점프 한번을 한다. 내 마음을 다 아는 것처럼 이야기를 들어주다가도 외로움과 사랑을 구분하라 일침을 가한다. 멀리 우주에서도 응원하겠다며 홀연히 돌아서는 그를 언제라도 다시 만나고 싶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장국영(김영민)은 찬실(강말금)에게 그런 존재다. 일과 연애 모두 갈 곳을 잃은 찬실이 다시 손전등을 들기까지, 장국영은 묵묵히 그의 곁을 맴돈다. 장국영을 연기한 배우 김영민은 최근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귀때기’로 주목받은 데 이어 드라마 <부부의 세계> 방영을 앞두고 있다. “언젠가 겪고 싶었던 일을 지금 겪고 있다”는 그는 자신이 찬실과 같았던 시절을 곱씹었다.
-<씨네21>과의 인터뷰가 무려 12년 만이다. 2008년 <경축! 우리사랑> 개봉과 함께 진행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인데, 2020년 <찬실이는 복도 많지>로 다시 만
<찬실이는 복도 많지> 배우 김영민 - 장국영처럼 걷는 연습 많이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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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는 지상파, 티빙은 CJ E&M’이란 식으로 경쟁력을 내세우기엔 엄밀한 독점 공개는 아니라는 반박이 있을 수 있다. SBS의 드라마 <배가본드>와 KBS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것이 그 사례다. 이는 지상파 3사가 SKT의 웨이브와 계약을 할 때 ‘사별로 1년에 두 작품씩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에 공급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었기 때문이다.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정책기획실장은 “지상파가 웨이브의 주주임에도 불구하고 대작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넷플릭스에 드라마를 제공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일부 지상파와 종편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해도 웨이브에는 모든 콘텐츠가 다 있다. 그래서 국내 유저들도 지상파 콘텐츠에 한해서는 넷플릭스보다 웨이브를 선호한다. 오히려 웨이브가 지상파 콘텐츠를 다룬다는 이미지를 벗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이게 장점이기도 하지만 해외 드라마나 <미스터트롯&g
[플랫폼 전쟁] OTT는 관객과 시청자를 어떻게 바꾸었나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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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를 사랑하는 A씨는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팬이다. 본방을 챙겨보고 앞부분 10~20분가량을 놓치면 ‘퀵 VOD’ 서비스를 이용해서 따라잡고 다시보기로 무한 복습하는 그에게 웨이브 가입은 필수였다. 하지만 지상파 3사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웨이브에서는 CJ E&M 계열사와 JTBC 방송을 볼 수 없다. tvN 드라마 <방법>을 보기 위해 티빙을 추가 가입한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 때문에 알게 된 넷플릭스에서는 요즘 <넥스트 인 패션> <아이 엠 낫 오케이>를 애청하고 있다. 친구에게 추천받은 해외 드라마 <체르노빌> <킬링 이브>를 보기 위해 접한 왓챠플레이는 어떤 플랫폼보다 다양한 영화를 보유하고 있어 계속 월정액을 내고 사용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덕질’하는 아이돌이 나오는 <고막 메이트>가 가장 빨리 공개 되는 시즌 앱을 설치했고…. 아, 숨 쉬듯이 함께하는 유튜브를 빼먹었다.
[플랫폼 전쟁] OTT는 관객과 시청자를 어떻게 바꾸었나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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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서 넷플릭스 보고 갈래?” 넷플릭스가 등장한 후 “라면 먹고 갈래?”를 대체했다는 저 문장을 살짝 수정할 필요가 있다. 이제 사람들은 넷플릭스와 웨이브, 혹은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를 함께 구독한다. 미국인들은 이 조합에 디즈니+, 애플TV+,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추가한다. 월정액을 내고 광고 없이 언제 어디서나 몰아보기가 가능한 넷플릭스의 등장은 미디어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어놓았다. 그 영향으로 한국에서는 웨이브, 시즌 등이 서비스를 시작했고 디즈니, 애플, 아마존 같은 공룡 기업이 출시한 OTT 플랫폼 역시 국내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CJ E&M과 JTBC는 지난해 합작 OTT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바야흐로 ‘포스트 넷플릭스’라 요약할 수 있는 현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시장의 양상을 점쳤다.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국내 OTT 시장을 정리한 지형도는 지금 상황을 한눈에 보여줄 것이다.
[스페셜] 플랫폼 전쟁 ①~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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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매드맨>과 <핸드메이즈 테일>, 공포영화 <인비저블맨>으로 이어지는 엘리자베스 모스의 필모그래피는 그 자체로 하나의 메시지가 된다. 여기에 제인 캠피온이 제작·연출을 겸한 TV시리즈 <탑 오브 더 레이크>를 더할 수도 있겠다. 모스는 지난 10여년간 21세기를 살아가는 10대들에게 대중문화 속 페미니스트 아이콘으로 각인되기 충분한 캐릭터들을 연이어 연기해왔다. 여기서 이런 가정법의 질문도 가능해진다. <매드맨>과 <탑 오브 더 레이크>와 <핸드메이즈 테일>이 없었다면모스는 <인비저블맨>의 세실리아가 될 수 있었을까? 혹은 엘리자베스 모스가 아니었다면 <인비저블맨>은 지금과 같은 호평을 받을 수 있었을까?
<겟 아웃> <어스> 등을 성공시킨 블룸하우스의 공포영화 <인비저블맨>은 엘리자베스 모스가 구축한 이미지와 연기력에 크게 기댄 영화다. 영화
[액트리스] 저항과 투쟁의 얼굴- <인비저블맨> 엘리자베스 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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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상들이 새로운 재능을 알리는 시대에, 출판사 투고로 2018년 12월 출간된 문목하의 장편소설 <돌이킬 수 있는>은 읽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사랑받았다. <돌이킬 수 있는>은 초대형 싱크홀이 산 하나를 통째로 삼켜버린 재난 이후 시간이 흘러, 가족 중 홀로 살아남아 성인이 된 윤서리가 경찰에서 수사관으로 일하다 부패경찰을 돕는 부서로 옮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후 암살작전에 투입되어 유령도시가 된 싱크홀의 도시에 잠입한 윤서리는 그곳에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돌이킬 수 있는>은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할 때까지 쉼 없이 이야기가 이어지고, 윤서리, 정여준을 비롯한 인물들을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쉽게 잊기 어렵다. 2019년 11월 두 번째 장편소설 <유령해마>를 발표한 문목하 작가를 만났다.
-장편소설만 두권을 출간했다.
=단편이 어렵다. 좋은 단편들을 읽으니 보는 눈은 높아졌는데 쓰기는 어
<돌이킬 수 있는> <유령해마> 소설가 문목하, "매번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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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된 지 아흐레가 지났지만, 아직 새 학기 학생들을 만나지 못했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개강을 1~2주 이상 늦췄고, 그마저도 한달간 온라인 강좌로 대체하라는 공지가 있었다. 학교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생경한 프로그램을 이용해 강사가 알아서 강의 동영상을 만들라고 안내했는데,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학생들을 떠올리며, 그리고 앞으로 한 학기 동안 수업이 언제 어떻게 진행될지 스스로도 짐작하지 못한 채, 누추한 집에서 청중 한명 없이 홀로 100분간 한 학기 강의 계획을 떠들었다.
나는 화면에 나온 내 얼굴이 부끄럽기도 했고, 청중 반응 하나 살피지 못한 채 혼자 떠들어야 하는 이 상황에 거듭 ‘현타’(현실자각타임)가 와서, 고약한 숙제를 해치우듯 조악한 동영상 한편을 후다닥 업로드했다. 이런 걸로 수업이 될지 미심쩍었고, 이게 다 강의 동영상 시장을 활용해 강사 고용을 최소화하려는 신자유주의 대학들의 큰 그림인가 싶어 아찔했다.‘코로나19’ 시대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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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클로드 고레타 / 출연 이자벨 위페르, 이브 베네이통 / 제작연도 1976년
여성/감독으로서의 나의 정서를 지배한 두편의 영화가 있다. 한편은 말할 기회가 종종 있었는데, 바로 <낮은 목소리>다. 내 인생 최고의 영화로 망설인 적이 없다. 무언가를 선택하는 것을 꽤나 힘겨워하는 내가 이렇듯 분명하게 답할 정도로 <낮은 목소리>는 강렬했다. 1995년, <낮은 목소리>를 극장에서 처음 보았다. <낮은 목소리>는 다큐멘터리가 현실과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를 보여준 가장 생생한 예시였고, 강덕경님부터 변영주 감독님에 이르기까지, 영화를 매개로 만났던 다양한 여성들의 얼굴은 페미니즘의 영화적 실천을 상상할 수 있게 해준 가장 친절한 안내자였다. <낮은 목소리>는 그저 한편의 영화가 아니라 내 삶의 정서와 감독으로서의 태도를 만든 하나의 세계다. 내가 페미니스트로서 <낮은 목소리>가 구현하는 세계로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내 인생의 영화] 김일란 감독의 <레이스 짜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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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민배우 알랭 샤바, <미라클 벨리에>(2014)로 이름을 알린 에릭 라티고 감독이 배우 배두나와 손을 잡았다. 바스크 지방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스테판(알랭 샤바)은 60대에 뒤늦은 사춘기를 맞는다. 친구 같은 관계를 유지하는 전 부인과 사랑하는 두 아들이 있지만, SNS로 한국 여인 수(배두나)와 대화를 할 때만 살아 있는 느낌을 받게 된 것. 그러던 어느 날 스테판은 수를 만나기 위해 무작정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아이엠히어>는 먼 곳으로 떠나와서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가족영화, 중년 남성이 자아를 찾아가는 늦깎이 성장영화, 쉽게 환상의 친구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SNS상의 관계 맺음에 대한 성찰로 깊이를 더해간다.
실제로 에릭 라티고 감독은 SNS로 만난 중국 여인과 결혼하기 위해 중국을 찾은 한 스웨덴 남성이 자신이 생각한 미래의 아내를 만나지 못하자 무리한 단식투쟁을 단행했고, 결국 본국으로 송환되었다는 실화에서 아이디어를 얻
[파리] 배두나 출연한 <#아이엠히어>, 프랑스 평단의 반응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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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잊히지 않는다. 다만 재해석될 뿐이다. 을유문화사 세계문학전집이 100권 출간을 기념해 5종의 책을 리커버해 선보였다. 워크룸의 디자인으로 갈아입은 표지가, 언제나 새롭게, 동시대성으로 읽히는 5종의 클래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5권의 책은, 을유세계문학전집에서만 볼 수 있는 오에 겐자부로의 <개인적인 체험>, 레이날도 아레나스의 <현란한 세상>, D. H. 로런스의 <사랑에 빠진 여인들>과, 오랫동안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안톤 체호프의 <체호프 희곡선>이다.
세계문학전집마다 개성이 있지만, 이번에 리커버로 선보인 책 중에서 오에 겐자부로의 <개인적인 체험>은 고뇌하면서도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절창. 오에 겐자부로의 큰아들 히카리가 뇌 이상으로 지적장애를 안고 태어났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 탓에 버드가 결혼한 나이와 아이를 갖게 된 나이, 갓 태어난 아들의 뇌 이상
씨네21 추천도서 <을유세계문학전집 리커버 에디션 (한정판 5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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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는 문학인가? 그렇다. SF는 과학인가? 적어도 나는 확답을 못하겠다.” 한국 SF소설계에서 오랫동안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명으로 꼽히는 배명훈이 처음으로 펴내는 에세이 <SF 작가입니다>가 출간되었다. 소설가 배명훈에게 영문을 모를 수사(‘발칙한 상상력’, ‘경계를 넘나드는’)를 붙이거나 헛다리 짚는 질문을 던진 적 있는 인터뷰어이자 책 리뷰어 중 하나였을 가능성이 높은 나는, 이 책이 나와서 정말 반갑고 감사하다고 느낀다. SF를 창작하며, 오랫동안 ‘SF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반복해 답하며 살아왔을 배명훈 작가는, <SF 작가입니다>에서 여러 경험을 들려준다. 그간 발표한 소설들을 슬쩍슬쩍 홍보하기를 잊지 않으며, 소설이 현실이 된 사례들이나 함께 창작하는 동료들을 응원하며 노력하기 등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한국 SF에 대해 묻고 싶은 것이 있는 사람은 일단 이 책을 읽어보고 나서도궁금한 게 있다면 그때 질문해도 좋을 정도다.
일확
씨네21 추천도서 <SF 작가입니다>, <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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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봄>의 원제는 ‘この世の春’로, ‘이승의 봄’이라고도 옮길 수 있다. 제목부터 어딘가 아련한 느낌이라는 뉘앙스를 전달받았다면, 이 소설의 분위기를 잘 떠올릴 수 있을 것. 일본 미스터리 소설가 미야베 미유키가 데뷔 30주년을 맞아 발표한 <세상의 봄>에는 장점과 단점이 하나씩 있다. 장점은 정말 재미있다는 점이고, 단점은 일본 시대물이라서 신분이나 지명, 의복 등에 관련된 명사들이 익숙해지기 전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는 점이다. 기타미 번 6대 번주 기타미 시게오키가 26살의 나이에 중병으로 은거한다. 심지어 가신이 강제로 주군을 은거시키는 형태의 연금이다. 이혼하고 본가로 돌아온 다키는 아무래도 건강이 아닌 이유로 보이는 시게오키의 은거에 관심이 많다. 시게오키는 번주의 별저인 고코인으로 거처를 옮기는데, 다키 역시 그곳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할복해 죽었다던 인물이 멀쩡하게 살아 있으며 다른 이름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쿠리야 일족의 미타마
씨네21 추천도서 <세상의 봄> 上·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