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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브 바커의 원작소설을 기반으로 한 세 번째 이야기. 2편까진 극장용으로 제작이 되었지만, 3편은 비디오용 영화로 캔디맨의 증손녀 캐롤라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연쇄살인을 다룬다. 전형적인 도시 괴담류의 영화로, 할리우드영화에서 흔치 않은 흑인 공포영화 스타인 토니 토드가 연기한 캔디맨 캐릭터가 강렬하다. 전작에 비해 완성도가 많이 떨어지지만, 시리즈 고유의 매력과 뛰어난 음악의 전통성은 그대로 이어간다. 주목할 만한 부록은 없지만, 화질과 음향은 비디오영화치곤 제법이다.
전형적인 도시 괴담, <캔디맨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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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지만, <엄마>는 여러모로 데이비드 린치의 <스트레이트 스토리>를 떠올리게 한다. 트랙터를 타고 아픈 형을 찾아가는 아우의 여정과 달리 이 영화는 땅에서 발을 떼면 생기는 어지럼증으로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서 길을 떠난 엄마의 3박4일간의 여행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타이틀은 어머니에 대한 제작진들의 마음이 담긴 ‘내 마음의 엄마를 찾아서’, 메이킹 필름, 본편과 비교해서 보는 스토리보드 등의 부록을 제공한다.
엄마,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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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북미지역에서만 4억 5천만 달러가 넘는 판매수익을 기록했던 드림웍스사의 <슈렉 2> DVD가 반품이 산더미처럼 쌓여 돌아왔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지가 보도했다.
드림웍스사의 히트 애니메이션 후속작으로 박스오피스 기록을 갈아 치운 <슈렉 2>은 개봉 수익 이상으로 DVD 역시 무서운 기세로 팔려나가, 첫 두 달 동안에만 전 세계적으로 3억 카피(VHS 포함)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 들어와서는 판매량이 1백만 장 단위로 급감하면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 발매초기의 엄청난 성공에 고무된 제작사가 수요예측을 잘못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DVD 사업이 갈수록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러한 손실로 인해 지난 5월 31일 드림웍스측의 주가는 신작 애니메이션 의 개봉에도 불구하고 전주 대비 9.1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슈렉 2> 반품이 산더미,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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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메리아 황야에 모래바람이 분다. 그러나 40년 전 그곳을 휩쓴 스파게티 웨스턴의 열풍은 사라진 지 오래다. 1965년, 유럽산 웨스턴이 세상을 뒤흔들 즈음에 태어난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에게 <800 블렛>은 장르에 대한 애정 표현이다. 그러나 이글레시아의 작품이 향수에 젖은 고백사일 리 만무하다. 서부극의 액션과 가족드라마가 덜컹거리며 만나고, 최후의 카우보이들은 특수부대와 현실주의자들에 대항해 일전을 준비한다. <800 블렛>은 죽은 아버지의 전설을 찾아나선 맹랑한 꼬마와 옛 꿈에 젖어 사는 철부지 할아버지의 이야기다. 늙은 스턴트맨과 일당은 모두 떠나버린 알메리아 황야의 마지막이자 새로운 무법자가 될 수 있을까? 단 800발의 총알에 남은 자존심을 묻은 옛 스턴트맨의 웃음과 눈물, 그것을 바라보는 마음이 알싸하다. 이글레시아는 스페인이야말로 스파게티 웨스턴이 피를 뿜은 땅이었음을 목놓아 외쳤으니, <800 블렛>은 그들의 웨스턴에서조차 가려졌
이글레시아의 스파게티 웨스턴 오마주, <800 블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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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악사들은 꿈을 먹고산다. 먼지 마시고, 소음을 들어도 그들의 생기와 열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지면 또다시 나타나 거리를 생기있게 활보한다. 지나쳐도 뭐라고 하지 않고, 무시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거리의 악사들은 잠시 마음 내줄 몇 사람이면 족하다. 아니, 아무도 없으면 또 어떠랴. 자신의 소리를 들어줄 거리가 있는데. 요즘은 좀처럼 찾기 어렵지만 서울에도 그런 거리의 악사들이 남아 있다. 죽은 거리에 공짜로 숨결을 불어넣는 이들은 모두들 행복하다고 말한다. 폼나는 무대가 없어도, 번쩍이는 의상이 없어도, 값비싼 악기가 없어도, 대규모 관객이 없어도 그들은 언제나 행복하다. 거리에서 행복감을 충전하고, 거리에 다시 발산한다. 인사동, 대학로, 서대문, 사당역에서 만난 거리의 악사들을 불러모았으니 잠시, 멈춰서서 그들의 행복한 사연을 들어보시길.
“한번 시작하면 30~40곡씩 해”
인사동의 아코디언 연주가_이호열
“인사동? 세계적인 거리니까 여기로 오는 거지.”
인사동, 대학로, 서대문, 사당역에서 만난 거리의 악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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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애 동안 불꽃같은 삶을 살다 간 알렉산더 대왕의 이야기를 세 시간 분량의 영화 속에 담아내기는 분명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애증이 뒤섞인 부모와의 갈등에서부터 당시 누구도 상상치 못한 동서양의 화합을 꿈꾸었던 몽상가로서의 삶, 현대인의 입장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동성애자로서의 면모, 배신과 암살음모 속에 생을 마감하기까지, 알렉산더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조명하기에는 어지간한 책 한 권 분량의 각본으로도 모자라기 때문이다.
<알렉산더>를 필생의 작업으로 여기고 오랜 기간 영화화를 준비했던 올리버 스톤은 위대한 업적 뒤에 가려진 개인의 내면에 집중함으로써 난관을 돌파하려했다. 때문에 두 차례의 굵직한 전투 외에는 알렉산더와 그 주변인물간의 갈등을 묘사하는데 치중했으며, 군데군데 이가 빠진 부분들은 안소니 홉킨스가 분한 프톨레마이오스의 내레이션에 맡기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설정들이 유기적으로 얽히지 못해 결국 알렉산더란 인물을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알렉산더 CE> 올리버 스톤의 영웅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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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을 세상에 내놓기 전 J. R. R. 톨킨에게는 꽤나 샘나는 일이 있었으니 바로 옥스퍼드 동료교수이자 절친한 친구이자 C. S. 루이스가 판타지 <나니아 연대기>를 쓴 사건이었다. 독신인 그가 어린이들을 위한 이야기를 쓴다는 사실에 친구들이 시큰둥해하자 C. S. 루이스는 “최소한 두명은 알아. 나랑 우리 형”이라고 대꾸했다고 전해진다. 앤서니 홉킨스 주연의 <셰도랜즈>(1993)는 바로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 C. S. 루이스의 말년에 찾아온 슬픈 사랑을 그린 영화였다. 아내를 잃은 남자와 엄마를 잃은 소년의 포옹으로 관객을 울렸던 <셰도랜즈>에서 루이스를 위로하던 의붓아들 더그 그레샴은, 현재 영화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의 공동제작자로 뉴질랜드 현장을 오가고 있다. 오직 <해리 포터> 시리즈만이 능가할 수 있었던 판매고(8500만권)를 자랑하는 <나니아 연대기&g
최고의 아동 판타지,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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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베일 “인간적인 모습 강조”
크리스토퍼 놀란 “후천적 영웅으로 표현”
“만화 속 배트맨의 이미지와 어두운 인간의 내면, 분노, 아버지한테 받은 교육 등에 집중했습니다. 배트맨 시리즈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그의 인간적인 면모에 기반을 둔 거죠.”
‘네번째 배트맨’ 크리스천 베일이 지난 30일 오후 일본 도쿄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 영화 <배트맨 비긴스>에 대해 설명했다. 배트맨으로 변신하는 브루스 웨인 역을 맡은 크리스천 베일은 <아메리칸 사이코> <머시니스트> <이퀼리브리엄> 등에서 강한 캐릭터를 연기한 바 있다. <배트맨 비긴스>는 1989년 <배트맨> 이래로, 할리우드의 배트맨 시리즈로는 다섯번째 작품이다. 마이클 케인, 게리 올드만, 모건 프리먼, 리암 니슨, 와타나베 켄, 케이티 홈스가 주요 배역으로 출연했다.
크리스천 베일은 “브루스 웨인이 어린 시절의 경험을 극복하
<배트맨 비긴스> 주연·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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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방송됐던 <발리에서 생긴 일>은 하지원, 박예진, 조인성, 소지섭 등 잘 나가는 청춘스타들이 출연하고 네 남녀의 얽히고 설킨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그동안 흔히 보아온 ‘그렇고 그런’ 트렌디 드라마로 여겨졌다. 그러나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탄탄한 구성과 치밀한 심리묘사가 설득력을 얻었고,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야망,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갈등과 고뇌를 현실적으로 그려낸 깊이있는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다. 때문에 파격적인 결말까지 긴장감을 이끌어간 <발리에서 생긴 일>의 최문석 PD가 연출을 맡았다는 점만으로 <온리 유>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그린 로즈>의 뒤를 이어 6월4일부터 방송되는 <온리 유>는 최 PD가 지난해 6월부터 기획해온 작품이다. “<발리에서 생긴 일>이 사랑을 회의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며 심리적인 갈등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면 <온리 유>는 사랑을 따뜻하고
21세기판 <미워도 다시 한번>? <온리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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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1. 다시는 개그 프로그램 안 본다. 2. ‘그’ 개그맨들 퇴출될 때까지 안 본다. 3. 개그는 개그일 뿐. 계속 본다. 하지만 당신이 무슨 선택을 해도 결과는 하나다. 나이 많은 후배 패던 개그맨이건, 소속사 사장과 대립한 개그맨들이건, 2년 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과 KBS <개그콘서트>에서 볼 가능성이 있는 개그맨은 거의 없다는 것. 그들의 최종 도착지는 오락 프로그램의 게스트나 드라마의 코믹한 조연이 될 것이다. 그건 현재의 개그 프로그램들의 ‘생산체제’가 ‘캐릭터’와 ‘유행어’는 만들어내도 개그맨을 ‘스타’로 만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방송사는 단 하나의 개그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코너당 평균 3명 이상의 개그맨들은 단 5분 내외의 시간을 쪼개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켜야 한다. 그래서 그들은 단번에 눈에 띄는 캐릭터와 개인기를 들고 나오고, 덕분에 금방 반응은 얻어도 코너 안에 새로운 내용을 녹이기는
개그 프로들, 웃기는 무한경쟁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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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레이보이TV>에서 방송돼 큰 화제가 됐던 섹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섹스세테라>가 국내 시청자를 찾는다. 인간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그린 리포트인 <섹스세테라>는 이색 섹스 산업 현장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다.
<섹스세테라>가 처음 소개하는 것은 ‘곤조 포르노’ 촬영현장. 곤조는 최근 분류된 포르노의 한 장르로, 셀프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만들어진 용어다. 곤조 포르노는 대본없이 배우들 마음대로 (섹스를) 즐기는 모습을 담은 것으로, 한 곤조 배우는 “짜여진 섹스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섹스가 가능해 미국 내에서는 이미 많은 팬층을 확보한 장르”라고 설명했다. 곤조 포르노 제작자이자 배우인 메릴린도 “우리 영화에 출연하는 이들은 모두 진짜 삽입하고, 진짜 흥분하며 진짜 즐긴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곤조 파티’가 열리는 현장도 기꺼이 소개했는데, 곳곳에 영화를 찍는 건지 섹스를 즐기는지 모를 이들이 널려 있는 이곳에 대해 메릴린은 “곤조
[TV 성인관] 체험! 이색 섹스 산업 현장, <섹스세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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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6월4일(토) 밤 11시40분
흔히 흑인 선정영화라고 불리는 ‘블랙스플로이테이션 무비’(Blaxploitation Movie)의 탄생은 1960년대와 70년대 미국사회 분위기와 맞물린다. 당시 할리우드 제작사들은 흑인 관객을 겨냥한 (당시 미국 관객층의 4분의 1은 흑인이었다고 한다) 일군의 영화들을 이익을 남길 목적으로 만들었다. 마틴 루터 킹이라는 정신적 지도자를 만났던 당시 흑인들은 인권운동이나 인종차별 반대, 그리고 정치적 저항의 기운을 접하고 있었으며 이 분위기는 영화까지 옮겨졌던 것이다. <샤프트>는 흑인 선정영화의 대표작이라 할 만하다. 아이작 헤이스의 주제음악으로 유명한 <샤프트>는 이후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등장했으며 쿠엔틴 타란티노 등 B급영화에 열광하는 후배감독에게 큰 영향을 행사한 작품으로 기록된다. 할렘가의 사립탐정 존 샤프트가 암흑가의 두목 범피로부터 납치된 딸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샤프트는 흑인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의 시초, <샤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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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6월2일(목) 밤 12시55분
KBS <독립영화관>이 200회를 맞았다. 2001년 5월 첫 방송 이후 4년 동안 300편 넘는 독립영화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됐다. 심야시간대 편성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나름대로 장수하며 독립영화의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최근엔 서울독립영화제와 함께 독립영화관 걸작 컬렉션을 DVD로 출시하기도 했다. 200회 특집 프로그램으로 흥행신화를 이룩한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이 초대된다. 이미 <기념촬영>과 <동면>, 두 단편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감독의 독립영화 시절과 현재를 비교하고, 회고할 예정이다. 그리고 독립영화에 자주 출연했던 배우들이 등장해 영화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한다.
정윤철 감독의 1999년작 <동면>은 음울한 SF영화다. 식량이 부족한 미래의 어느 시기. 사회는 극도로 통제되어 있고, 식량배급으로 연명해야 하는 부부가
[독립영화관] 정윤철 감독의 독립영화 시절, <동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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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6월5일(일) 밤 11시40분
김수용의 문예영화 <까치소리>는 김동리가 1966년 <현대문학> 10월호에 발표한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영화는 당시 가장 잘 나갔던 감독 김수용의 스타일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요란하게 울어대는 까치소리와 함께 다소 단순하긴 하지만 절지애니메이션으로 까치의 모습을 표현하며 시작하는 특이한 타이틀백과 함께 영화는 시작한다. 그리고 첫 장면에서 벌거벗은(당시의 표현의 한계 때문에 감독은 몸에 짝 붙는 흰옷을 입혀 나신의 두 남녀를 표현하고 있다) 두 남녀가 등장하고, 머리를 풀어헤친 채 다 해진 옷을 입은 노파가 그 둘을 쫓아가고, 벌거벗은 두 남녀는 계속 풀숲으로 도망간다. 범상치 않은 시작이다.
한국전쟁에 징집당해 전쟁터에 나갔던 봉수는 고향집에선 죽은 사람이었다. 사망통지서까지 날아왔고 전쟁 뒤에도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그가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약혼녀 정순
[한국영화걸작선] 전성기 김수용 감독의 감각, <까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