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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써클’ 등 여성주간 특선
홈CGV 동남아 열기 속으로
‘여성’과 ‘동남아’는 울림이 유사하다. 남성 중심, 서구 지배 세계에서 둘 다 열등하고 연약하며, 통제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자리지워진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여성이 최후의 식민지라면, 동남아는 현재진행형의 제3세계다. 물론 점점 깨지고 있는 착오적 시각이다.
이들의 현실과 내면을 영화를 통해 들여다보는 기회가 마련된다. 모르거나 잘못 이해했던 세계의 한 지평을 발견하는 재미가 색다를 듯하다. 먼저 여성은 에스비에스가 마련했다. 5일 방영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하얀 풍선>을 시작으로 9일까지 8일을 빼고 4편의 특선 영화를 내보낸다. 가장 주목되는 건 6일 방영될 <써클>(밤 0시45분)이다. 역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2000년작으로, 57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해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검은색 차도르로 대표되는 억압받는 이란의 여성 문제를 돌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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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 비슷한 여성·동남아 이색적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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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영화 <극장전>에 관한 평이자, 그 영화에 관해 묶여 있는 두 고서에 대한 보론이다. 나는 <씨네21>에 실린 <극장전>에 관한 허문영(505호 전영객잔)과 정성일의 글(507호 전영객잔) 두편을 정성일의 제안처럼 느슨하게 묶인 두개의 고서로 보기로 했다. 그래서 마치 선배감독 이형수의 영화를 보고 나와 영향을 받은 동수가 행위를 반복하고 흉내내면서 혹은 차이를 만들면서 완성되는 영화 <극장전>의 그것처럼 이 글을 끌고 가려고 한다. 나로서 그들의 글을 참조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들이 먼저 제시한 몇몇 견해가 매우 흥미로운 탁견이며, 내가 미처 진전시키지 못한 몇 가지 질문들을 훨씬 더 정교한 방식으로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극장전>의 영화 속 영화와 영화 속 현실의 행위들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듯이, 반복과 흉내 속에 차이화의 시도가 있음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감독의 말대로 영화보기
“<극장전
죽음이라는 자연현상에 대한 풍경화, <극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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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큰가족>은 남한사회의 통일에 관한 의식과 현실을 잘 보여준다. 첫째, 통일의 당위성은 여전히 민족적(혈연적) 동질성으로부터 나온다는 믿음, 둘째, 통일은 현실적으로 경제문제이며 미래의 더 큰 수익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돈을 투자해야 하는 ‘사업’이라는 인식, 셋째, 그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선 상존하는 군사적 위협(서해교전)과 적개심(“이런 놈들과 무슨 통일을 한다고”)을 눈속임해서라도 ‘평화’를 상연(上演)해야 한다는 통찰이 녹아 있다. 그러나 <간큰가족>이 누설하는 ‘우리 사회 통일론’의 진정한 비급(秘급)은 따로 있다. 남한사회의 가족질서와 통일사업을 철저하게 남성중심적으로 재현하는 이 영화는 우리 사회 통일 담론의 가부장적 성격과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상속법 바뀐 지가 언제인데, 장자상속이 웬말?
사건의 발단은 50억원 유산이었다. 그런데 처음 유산에 대해 들은 자도, 중간에 김 노인과 재론한 자도, 마지막 유서를 받는 자도 장남이다
통일의 꽃은 들러리 전문? <간큰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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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국산 연애영화는 늘 두 부류 중 하나였다. 첫 번째 부류는 사랑에 대한 상투적 판타지밖에 없는 영화다. 여기에는 암컷과 수컷의 운명, 남과 여의 사회적 현실, 남성과 여성의 정치적 갈등 같은 관계의 점액질은 말끔히 탈지돼 있다. 난폭한 리비도는 사랑이라는 무구한 의존증을 길잡이 삼아 언제나 맹목적 호의의 포즈를 취하며 방긋 웃는다. 이 미소 뒤에 무엇이 있는지 자라나는 세대한테 굳이 말할 필요가 없노라고, 언젠가 쿤데라가 말했다. 연애의 속셈과 결과는 모르는 게 약이라고.
두 번째 부류는 이 가정을 위반한다. 연애도 알고 하는 게 힘이라고. 그리하여 죽은 판타지밖에 없는 영화의 결핍을 지혜롭게 악용한다. 연애의 속셈은 ‘맛있는 섹스’이며 결과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고. 이들 부류에서 즉물적이고 파편적인 욕망의 기표들은 적의 무지를 동맹군 삼아 점령군처럼 당당하게 행진한다. 연애의 대차대조표를 아무리 작성해봐도 남는 게 이거밖에 더 있더냐고. 여기에는 수정 불가능한 내
연애라는 게임의 법칙, <연애의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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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과 예고편만 수록된 DVD로 출시되어 아쉬움을 자아냈던 주성치 주연의 쿵푸 코미디 영화 <쿵푸 허슬>이 메이킹 다큐 등 다양한 부록이 포함된 UE(얼티밋 에디션) 버전으로 재출시된다.
발매원인 소니픽쳐스 관계자에 따르면 <쿵푸 허슬 UE>는 오는 9월 발매 예정으로 현재 심의에 들어간 상태. 주성치의 음성해설 및 삭제 장면, NG 장면 등 풍성한 부록이 수록되며, 기존판에 수록되지 않았던 북경어 더빙 트랙도 포함될 전망이다.
원래 홍금보가 맡았던 무술 감독이 원화평으로 바뀐 사연 등 제작에 얽힌 뒷이야기들을 DVD에 수록된 부가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하니, 영화 본편만으로 만족하지 못했던 주성치 마니아들에게는 반가운 타이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8월에는 PSP로 볼 수 있는 <쿵푸 허슬> UMD 비디오도 국내에 발매될 예정. UE 버전처럼 다양한 부록이 수록되는 것은 아니지만 휴대하면서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쿵푸 허슬> 부록 보강해 재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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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세계는 음울하다. 도식적인 기승전결의 구조가 선사하는 쾌락을 그의 영화에서는 기대할 수 없다. 호기심에서 긴장으로, 긴장에서 짜릿함으로 이어지는 스릴러의 기본 줄기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그 모든 것을 진공 상태로 만드는 기묘한 기운이 존재한다. <메멘토>와 <인썸니아>가 시종일관 뿜어내던 우울한 가스는 영화 속 반전의 충격을 녹여버리곤 했다. 이를테면, 그의 영화에서는 복잡한 실타래가 풀려 마침내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에도 아무런 쾌감이 밀려오지 않는다. 영화 초반부터 줄곧 영화 전체를 꽉 메우던, 멀미가 날 것 같은 기운이 여전히 포화상태로 영화 끝까지 숨을 짓누를 뿐이다. 그 기운은 기발하고 탄탄한 내러티브나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만으로는 도무지 설명되지 않는 분위기, 말하자면 ‘놀란표’ 아우라였다. 그러므로 다섯 번째 <배트맨> 시리즈의 감독으로 놀란이 선택된 것은 꽤 시의적절해 보인다. 캐릭터와 내러티브적 측면에서 이미 네번의
광활함 안의 폐쇄성, 과잉 안의 결핍, <배트맨 비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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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음을 느끼고 싶다는 간절함을 갖게 될 때 , 무엇을 할 것인가? <마더>의 메이(앤 레이드)는 대런(대니얼 크레이그)에게 여분의 방(스페어룸)으로 함께 올라가겠냐고 묻는다. 60대 후반의 메이는 30대의 대런 앞에서 옷을 벗으며 자신의 몸에 대해 묻는다. “무엇이 보여? 형태없는 덩어리?” 메이와 대런은 성관계를 갖게 된다. 그들은 만족스럽게 느낀다. 평소에 사람이 들지 않는 이 간소한 스페어룸에는 미풍이 불어오고, 메이는 “아, 너무나 더워”라고 말하며 찬물에 얼굴을 씻는다. 세면기 아래 놓인 카메라가 포착하는 물방울들은 정결하고 아름답다. 나무랄 데 없는 장면이다.
그러나 바로 이 관계가 있기 전 만들어져 있는 많은 관계들과 상황들이, 이 장면을 불편하게 혹은 더 심하게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게 한다. 우선, 대런의 여자친구 폴라는 메이의 딸이다. 또 메이는 남편을 얼마 전에 잃어 상중이다. 애도의 시점인 것이다. 그리고 위의 여분의 방은 아들 집에 있는 것이
간절히, 살아 있음을 느끼고 싶을 때, <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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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아시아영화 5편이 관객을 다시 찾는다. CGV강변과 상암, 서면 인디영화관은 7월8일부터 21일까지 이란과 카자흐스탄, 대만 등 극장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영화로서는 변방인 나라들의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이 영화들은 낯선 풍경과 화법을 들이밀 수도 있겠지만 미래는 언제나 그런 낯선 현실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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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작 소개
<드랙퀸 가무단>
도교 승려 로이는 밤이 되면 화장을 하고 드랙퀸 가무단에서 노래를 한다. 얼마 전에 실연한 로이는 물에 빠져 죽은 젊은이의 혼을 건져달라는 부탁을 받고, 죽은 남자가 헤어진 애인 써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정했던 써니. 그가 주었던 티셔츠를 벗어 영혼을 달래고 난 로이는 가무단의 동료들과 함께 자신만의 방법으로 써니를 위로하고자 한다. 이제 네온 불빛이 영롱한 트럭 임시무대에서, 길고 가는 몸으로 바람을 맞는 로이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드랙퀸 가무
변방의 풍경을 이해하는 법, CJ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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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의 느와르 액션 <달콤한 인생>이 ‘디렉터스 컷’ 버전으로 오는 7월 말 발매된다.
극장에서 보았던 영화와는 달리 김지운 감독이 새롭게 재편집한 디렉터스 컷은 일부 장면이 삭제되고 이전에 보지 못했던 장면이 추가되는 등, 새로운 <달콤한 인생>이 될 전망이다. 제작사측 발표에 따르면, 극 중 이병헌이 연기한 선우의 희수(신민아 분)를 향한 감정이 더 강조되었다고 한다.
또한 달파란, 장영규 음악 감독은 이번 디렉터스 컷에 쓰일 새로운 음악을 2곡을 작업하기도 했는데, DVD만을 위해 음악작업을 별도로 행한 것은 국내에서는 지금껏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번 <달콤한 인생> 디렉터스 컷의 또 다른 의의는 바로 일본 등 해외에 수출될 ‘인터내서널 버전’이라는 점. 김지운 감독이 가장 의도한 대로 완성된 <달콤한 인생>이 해외에서 어떤 반응을 얻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달콤한 인생> 디렉터스 컷은 DVD 발매에
<달콤한 인생> 디렉터스 컷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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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70년대 록음악이 넓은 광장 한복판에서 사람들을 향해 “∼하자!” “∼세상을 만들자!”며 힘껏 소리를 지르는 느낌이라면, 요즘 듣는 록은 화장실 문을 걸어잠근 채 혼자서 흐느끼는 느낌이랄까. 조용히, 나긋나긋하지만 음울함이 가득한 채 다른 사람들보다는 나 자신에게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느낌이다. 이런 분위기의 변화는 비단 록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애니메이션에서도 이와 유사한 변화를 찾을 수 있는데, 이는 감독 자신의 말을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들, 즉 독립애니메이션으로 구분되는 애니메이션들을 통해 그 변화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일상의 소소한 일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듯 보이는 한 남자. 주변의 모든 것들이 그에게 무언가를 말하는 듯, 환상에 빠진 채 괴로워하는 한 남자의 모습을 그린 안재훈, 한혜진 감독의 <히치콕의 어떤 하루>(1998) 역시 이런 추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음악이든 애니메이션이든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보다는 ‘나’에게 초점이
전설적 체코 퍼펫애니메이션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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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적으로 볼 때 많은 국가들이 그 어느 때보다 볼거리와 오락거리가 풍만하고 기술적으로도 숙달된 영화들을 생산해내고 있다. 그렇다면 각국의 멀티플렉스에 걸린 영화들이 왜 이런 현상을 반영하지 못 하는가?
나를 비롯한 <버라이어티> 평론가들은 그 생산국의 언어와 문화를 제외하고는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춘 각국의 잘빠진 상업영화들을 보고 얼마나 수없이 체념해왔던가. “톰 행크스가 나오는 영어권 영화였다면 대단한 성공을 얻었을 거야.”
할리우드가 세계시장의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뉴스거리도 아니다. 다른 나라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거대 제작자본을 이용할 수 있는데다가 미국인들은 워싱턴의 직접적인 원조로 세계전쟁이나 무역교섭과 같은 해외의 약점을 이용하여 유통(배급과 상영)의 수단을 조정하는 데 있어 가차없이 냉혹하다.
영화산업이 미국의 주요 산업 중 하나라는 것, 그리고 그들이 (항공산업 다음 가는) 수출벌이와 (미국의 가치와 삶의 방식에 대
[외신기자클럽] 글로벌 할리우드의 힘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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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분홍신> 내 쓰레빠 신으면 죽는다
[정훈이 만화] <분홍신> 내 쓰레빠 신으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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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집계기관 닐슨EDI가 주관하는 골드릴어워드(Gold Reel Award)가 지난 6월28일 열렸다. 골드릴어워드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2개월간 1억달러 이상의 ’해외 수익’을 낸 영화에 수여되는 상. 올해 골드릴어워드를 수상한 영화는 총 32편으로 지난해 21편보다 50% 증가했고 2005년 개봉작도 미국내 흥행 부진에도 불구하고 5편이나 포함됐다. 이십세기폭스, 브에나비스타, UIP 등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들의 작품이 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레이크쇼어엔터테인먼트와 이니셜엔터테인먼트 같은 중소배급사와 일본 도호사의 작품이 수상작 리스트에 포함됐다.
가장 많은 트로피를 가져간 배급사는 드림웍스, 유니버설 및 파라마운트의 해외배급을 맡고 있는 UIP. 수상작은 <브리짓 존스의 일기: 열정과 애정> <미트 페어런트2> <오페라의 유령> <본 슈프리머시> <콜래트럴> <샤크 테일> <슈렉2> &
제7회 골드릴어워드,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들의 작품이 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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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전송(P2P) 프로그램을 통한 불법 콘텐츠 다운로드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 6월27일 미 연방대법원은 아홉명의 만장일치로 “P2P 프로그램을 통한 저작권 침해 행위가 이루어질 때 소프트웨어 제공업체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는 항소법원의 “소프트웨어 업체는 무관하다”는 원심을 파기한 것이며, 따라서 소송은 항소법원으로 돌려보내졌다. 데이비드 H. 수터 대법관은 판결문에서 “저작권 침해를 유도하기 위한 의도로 그 장치를 배포한 경우 결과적으로 ‘제3자에 의한 저작권 침해’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소프트웨어 업체가 불법동영상 다운로드를 유도하거나 방조한 증거만 있다면 그들도 침해 행위에 동참한 것으로 해석한다”는 결론이다. 법원은 그록스터와 스트림캐스트에 대해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P2P라는 기술 자체를 불법으로 적시한 판결은 아니다. 이번 판결도 기술 자체보다는 불법적인 사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소
P2P, 소프트웨어 제공업체도 유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