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번째는 낯선 사람과의 질펀한 섹스다. 두 번째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거친 섹스다. 접촉의 종류는 다르지만 오르가슴의 종류는 마찬가지라고 전제된다. 두 가지 사이에 우열을 가릴 수 있을까? 잠깐, 또 하나의 전제를 빼먹었다. 판단의 주체는 남성이며 여성은 객체다. 두명의 여자는 각각의 섹스를 대표하며 각각의 섹스에 빠져 있다. 삼각관계의 중심은 늘 남자 한명이다. 감독·각본의 홀리오 메뎀은 이 상태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다, 는 상식적인 혹은 교과서적인 결론을 갖고 있다. 교과서로 장편영화를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주체인 남성에게 혼돈을 일으킨다. 첫 번째 종류의 섹스가 남긴 흔적을 기억 이상의 것으로 만든다. ‘내 생애 최고의 섹스’였던 추억이 물리적 잉여가 돼 나타나자 남자는 혼비백산한다. 끝내 어디론가 도망쳐버린다. 깊은 사랑의 섹스에 빠져 있던 여자는 영문도 모른 채 후폭풍을 맞는다. 여자는 상처를 씻고자 먼 여행길에 나선다.
소설가 로렌조(트리스탄 우
신비롭고 관능적인 모험, <루시아>
-
샤룩 칸은 1992년부터 56편 출연, 아이쉬와라 라이는 8년 동안 33편 출연
“발리우드 배우들은 완전히 이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확신을 가지고 연기할 수 있어야 한다. 누가 봐도 신기하고 이상한 걸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게 그들의 자질이기도 하다. 이는 말론 브랜도나 알 파치노처럼 아무리 훌륭한 할리우드의 연기파 배우들도 가지지 못한 능력이다.” 300편의 발리우드영화에 출연했고, 스스로 액팅스쿨을 운영하고 있는 아누팜 케르는, 감정의 극과 극을 순식간에 오가거나 우스꽝스럽지만 설득력 있는 코믹연기를 선보이는 발리우드 배우의 능력을 찬양한다. 발리우드의 배우라면, 눈물을 글썽이며 웃고, 거기에 춤과 노래까지 덧붙이는 것쯤은 기본이다. 온갖 종류의 춤을 소화할 수 있는 운동 실력도 필수. 플레이백 싱어 덕분에 가창실력까지는 필요없지만, 녹음된 노래에 맞춰 입을 뻐끔거리면서 고도의 춤을 선보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홍콩과 중국, 할리우드의 액션을 연상시키는 다양한 액
아시아 영화 기행: 인도 [5] - 발리우드의 스타시스템
-
노래 부르는 플레이백 싱어, 춤추는 아이템걸을 아시나요
소수민족의 독립운동 세력인 테러리스트를 취재하던 방송 기자와 무장 테러단체의 일원인 여주인공의 사랑을 그린 영화 <딜세…>는, 열차 위 흥겨운 군무장면으로 유명하다. 가만히 앉아 있기도 힘든 달리는 열차 꼭대기에서 촘촘히 모여앉은 사람들이 위험천만한 춤을 선보인다. 이때 배꼽을 드러내는 전통의상을 입고, 주인공 샤루칸과 아슬아슬한 커플 댄스를 선보이는 아리따운 무용수, 말래카 아로라는 단연 돋보이는 존재. 이 유명한 장면만 접한 사람이라면 여주인공은 당연히 아로라라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이후 아로라의 얼굴은 더이상 볼 수 없다. 중요한 장면에서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것이 그녀의 임무였던 것.
언젠가부터 발리우드영화에는 이처럼 전체 내용과는 무관하게 등장하여 인상적인 춤을 선보이는 여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이들은 아이템걸로 통한다(<까알>의 오프닝처럼 영화와는 아무 관계없이 관객몰이를 위해 삽
아시아 영화 기행: 인도 [4] - 발리우드의 비밀병기들
-
예술영화 촬영현장을 찾아서
대부분의 발리우드영화는 <마리골드>처럼, 음악과 춤을 벗삼아 만들어질 것이다. 인도인들은 적어도 인도영화에서 춤과 노래는 기본이라고 믿는다. 물론 그렇지 않은 영화도 있다. 대부분 예술영화로 통하는 그런 영화들은 극장에서 대규모로 개봉되기도 힘들고, 외국의 영화제를 제외하면 찾는 사람도 적다. 무엇보다 제작비를 조달해 영화를 찍는 것이 쉽지 않다. <바다로 가는 먼 길>로 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했던 자누 바루아 감독이 뭄바이에서 <나는 간디를 죽이지 않았다>를 찍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바루아 감독은 분리주의자들과 정부의 내전으로 가난에서 벗어난 적이 없는 아삼주 출신으로, 여태껏 아삼을 제외한 인도 내 어떤 극장에서도 자신의 영화를 상영해본 적이 없다.
바루아 감독의 신작 이야기를 취재진에게 전한 것은 배우 아누팜 케르(<슈팅 라이크 베컴> <신부와 편견> <딜왈레…> 등)였다
아시아 영화 기행: 인도 [3] - 영화촬영현장
-
-
국내 최초의 성우 전문지 ‘소리사랑’이 오는 9월 5일 발간된다. ‘소리사랑’은 외화나 애니메이션을 통해 대중들과 친숙함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문화적 역할에 대한 인식은 낮은 성우들에 대해 올바르고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책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이것이 국내의 성우 팬들이 힘을 모아 만든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블로그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전문가적 식견을 자랑하고 있는 성우 팬들이 원고 집필은 물론 책 제작에도 직접 나선 것.
‘소리사랑’의 편집자 임영웅씨는 책의 기획과 편집, 디자인 등 제작의 전 과정을 도맡았던 장본인이다. 그는 책을 내게 된 동기를 ‘한 사람의 성우 팬으로서 국내 성우업계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임영웅씨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십 수 년 전부터 성우들이 아이돌 스타와 같은 인기와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서 팬들을 위한 컨텐츠가 풍부하게 축적되었다는 것. 그러나 국내에서는 성우들의 뛰어난 역량에도 불구하
성우전문지 '소리사랑' 국내 최초 발간
-
인도의 영화관을 찾아서
뭄바이에서 며칠을 보내고 나니, 그 시끌벅적하다는 인도의 영화관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토요일 밤. 마침 바로 전날 개봉한 블록버스터 <까알>을 보여준다며, 현지 가이드와 통역을 담당한 신뚜를 대동하고 뭄바이 시내의 극장을 찾았다. 한번 눈을 마주치고 웃어보이면 세상없는 미소를 보여주지만, 외국인이라면 덮어놓고 뚫어져라 쳐다보는 인도인들이 잔뜩 모일 극장을 혼자 찾는 것은 영 마음이 내키지 않았던 탓이다. 오토릭샤의 옆자리에 앉은 신뚜는, 연신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영화에 대해 아는 것도 별로 없고, 영화를 좋아하지도 않는다지만, 그 역시 한달에 두세번 정도 극장을 찾는 평범한 인도인이다.
예전 대한극장 정도 되어 보이는 갤럭시 극장 앞은, <까알>이 전회매진을 기록한 탓에 표를 구하지 못한 인파와 “까알, 까알” 외치는 암표상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35루피짜리 극장표를 80루피(2005년 8월 현재 환율 기준 1루피=23.
아시아 영화 기행: 인도 [2] - 영화관과 필름시티
-
지난 5월 초. 10부작 다큐멘터리 <아시아영화기행>을 기획하는 인디컴시네마의 인도편 취재에 동행했다. 인도 주류 대중영화 중 가장 유명한 뭄바이의 발리우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도의 영화관계자를 만났고, 주류영화와 예술영화의 현장을 취재했다. 그 기록을 기행문으로 엮었다. 한편 올해 10회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열돌을 맞은 <씨네21>이 후원하며, CJ미디어가 협찬하는 <아시아영화기행>은 10월3일부터 12일까지 SBS에서 방영되고, 부산영화제 기간 중에는 10편을 1편으로 편집한 버전이 상영될 예정이다. 올해 1월부터 시작된 인디컴시네마의 취재를 함께한 <씨네21>은, 이미 타이영화에 대한 기사를 한 차례 실은 바 있다. 앞으로 이란, 중국, 홍콩 영화의 취재기가 이어진다.
인도에 가기로 결정된 것은, 출국 일주일 전쯤이었다. 인도에는 가본 적도 없었고, 그때까지 접한 인도 영화는 <춤추는 무뚜>가 고작이었
아시아 영화 기행: 인도 [1] - 발리우드의 간략한 역사
-
<토이 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등의 3D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픽사 스튜디오가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픽사는 공식 발표를 통해 미국 시간으로 지난 26일 SEC로부터 조사를 위한 자료 제출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는데, 그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했으며 이러한 약식 조사는 종종 있는 일로서 심각한 사태가 아님을 애써 강조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미국 DVD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일이 <인크레더블> DVD의 대량 반품 사태와 2/4분기 수익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데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픽사가 SEC에 제출한 자료가 <인크레더블>의 DVD 판매량이 기대 이하였던 원인과 회사가 투자자들에게 이 사실을 적절한 시기에 통보했는지의 여부를 판별할 목적으로 쓰이게 된다는 것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어
픽사, 美 증권거래위원회 조사 받아
-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고전 공포 영화 <자매들>이 리메이크된다. <자매들>은 샴쌍둥이가 관련된 일련의 살인 사건을 다룬 1973년도 작품. 드 팔마 감독의 독특한 스타일이 본격적으로 발휘된 최초의 영화로 기록되며 주인공 다니엘 역을 맡았던 마고 키더(<슈퍼맨> 시리즈의 로이스 레인 역으로 유명하다)의 섬뜩한 연기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리메이크의 감독은 <엽기 영화 공장>의 각본과 단편 <커팅 모멘츠> 등으로 호평을 받았던 더글러스 벅. 이외의 캐스팅이나 스탭에 관한 정보는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으나, 최근 미국의 공포 장르 전문지 ‘루 모르그’가 주최한 컨벤션에서 벅은 아시아 아르젠토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가 출연할 예정이라고 밝혀 팬들의 주목을 끌었다.
아시아 아르젠토는 이미 일가를 이룬 배우이자 감독이기에 앞서 이탈리아 공포 영화의 거장인 다리오 아르젠토의 딸. 팬들은 벌써부터 아시아를 주연으로 거론하고 있다.
브라이언 드 팔마의 고전 <자매들> 리메이크
-
제니퍼 코넬리 주연의 공포 영화 <다크 워터>의 북미판 DVD 발매일이 12월 26일로 결정되었다. 브에나 비스타 홈 엔터테인먼트에서 정가 29달러 99센트에 발매될 예정. 구체적인 사양이나 부록 등에 관한 내용은 현재 미정이지만, 공개된 패키지 이미지에 의하면 무등급판과 등급판의 2종류가 별도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다크 워터>는 <링> 시리즈의 나카타 히데오 감독이 2001년에 발표한 영화 <검은 물 밑에서>를 미국판으로 리메이크한 작품. <중앙역>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로 잘 알려진 월터 살레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제니퍼 코넬리가 원작의 주인공 구로키 히토미의 배역을 맡았다. 코넬리 외에도 존 C. 라일리, 팀 로스, 더그레이 스콧 등이 공연했다. 국내 개봉은 11월 4일로 예정되어 있다.
일본 호러 리메이크 <다크 워터> 북미판 12월에
-
이제는 고전이 되다시피 한 마이클 J. 폭스 주연의 SF 영화 <백 투 더 퓨처> 삼부작이 일본에서 20주년 박스세트로 발매된다.
11월 25일 발매 예정인 <백 투 더 퓨처 20주년 기념 박스>는 본편 삼부작과 함께 제작과정 등 풍성한 부록이 포함된 4장의 디스크로 구성될 전망. 지난 2003년에 이미 국내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삼부작 박스세트가 발매된 바 있으나, 이번 20주년 기념 박스는 함께 포함되는 다양한 부속물들로 인해 또 다시 팬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한정판임을 입증하는 드로리안 번호판과 함께 오리지널 엽서 세트, 스페셜 부클릿, 종이로 만들 수 있는 드로리안 모형 등이 증정되는데, 그 가운데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에밋이 마티에게 보내는 편지’다. 출시 자료에 따르면, <백 투 더 퓨처 2>의 마지막 장면에서 과거로 갔던 에밋 브라운 박사가 미래의 마티에게 보낸 편지를 촬영 당시 그대로 복각한 것이라고
<백 투 더 퓨쳐> 일본에서 20주년 박스로 재발매
-
한형모는 1950년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이름인 동시에 트렌드 리더였다. 대중문화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해 매번 새로운 시도를 펼친 그는 당대의 사회문제와 변화하는 여성의 위상을 흥미로운 시선으로 다루곤 했다.
한형모가 <성벽을 뚫고>(1949)에 이어 두 번째로 연출한 <운명의 손>은 호스티스와 여간첩으로 이중생활을 하는 여자와 직업군인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운명의 손>은 당시 반공 분위기를 반영한 스파이물이지만 기본적으로는 1950년대 멜로드라마의 원형을 보여주고 있으며, 외부의 장벽에 의해 비극적 운명을 맞는 러브스토리란 점에서 한형모의 1957년작 <순애보>와 연결된다.
정작 <운명의 손>의 유명세는 ‘키스신이 담긴 최초의 한국영화’라는 데서 기인한다. 그러나 미술을 전공하고 촬영감독을 지낸 감독의 작품답게 그 미적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것을 간과할 수는 없으며, 이제는 우리에게 낯선 1950년대의 유명 배우
<운명의 손> 50년대 트렌드 리더, 한형모의 테크닉
-
모든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
김동원/ <송환> 순회상영하다 느낀 건데. 서구사회가 남한사회보다 더 보수적이구나 느꼈다. 북한에 대해 지나치게 편파적인 영화다, 어떻게 이런 영화를 남한에서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서 놀랐었다. 북한을 너무 미화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적은 없나.
대니얼 고든/ 서구와 남한, 어느 쪽이 더 보수적인지는 모르겠다. 난 부산영화제에서도 답변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일방적인 주장만을 제시하는 관객도 봤으니까. 미국의 어떤 관객은 현순과 송연이 사는 평양의 아파트가 너무 좋지 않냐고까지 물었다. 진짜일 리가 없다, 선전용이다, 하는 거다. 보면 알겠지만 현순의 가족 중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방이 없어 거실에서 자야 한다. 그걸 보고 사치스럽다고 하다니. 내가 만든 다큐들을 보고서 누군가는 ‘저건, 가짜야’라고 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우리랑 사는 게 똑같구나’ 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신경쓰지 않는다. 어차피 판단은 관객이 하는 것
김동원 vs 대니얼 고든 [2]
-
김동원 감독은 얼마 전부터 북행(北行)을 서두르고 있다. <송환>의 상영을 위해서도 아니고, <송환> 이후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도 아니다. 북으로 돌아간 비전향 장기수 할아버지들을 뵐 수만 있다면 “카메라를 두고라도 북에 가야겠다”는 생각뿐이다(지금까지 그는 두 차례 북한에 갈 기회가 있었으나 출발 직전에 모두 무산됐다). <천리마 축구단> <어떤 나라>의 개봉을 앞두고 한국에 온 대니얼 고든과의 대담 제의에 김동원 감독이 선뜻 응했던 것도 그런 조급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어떤 나라>가 상영되면서 국내에 알려진 영국 셰필드 출신의 대니얼 고든은 북한 당국의 공식적인 허가를 받아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최초의 인물. 김동원 감독은 “10번 이상 카메라를 들고 북한을 오간” 대니얼 고든과 지난해 부산에서 만나 안면을 텄지만, 한번의 만남으로 모든 궁금증을 해소하진 못했을 것이다. 8월16일, 대학로의
김동원 vs 대니얼 고든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