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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영화의 원작이 아닌 ‘영화소설’이라 하면, 영화스틸로 삽화를 대신하고 장면들을 곧이곧대로 받아쓰기한 조악한 책이 대부분이었다. 동명영화 시나리오를 골격으로 삼아 태어난 김형경의 장편 <외출>은 중견 문인이 쓰고, 한국 순수문학의 둥지로 여겨지는 출판사에서 펴낸 영화소설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허진호 감독도 집필을 결심한 김형경 작가를 촬영현장에서 만났을 때 “대단한 용기이십니다”라는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김형경의 <외출>은 불륜의 피해자에서 당사자로 옮아가는 인수와 서영의 내면을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서술하면서 유난히 과묵한 허진호의 영화가 비워둔 ‘행간’을 세세히 메운다. 이를테면 서영이 도로변에 주저앉아 울먹이는 장면에 소설은 이렇게 주석을 단다. “그 자세가 더 나쁘다는 것을 서영은 웅크리고 앉은 다음에야 알았다. 그 자세는 오래도록, 깊이 울게 되기 좋은 자세였다.” 키스없이 섹스로 직진한 영화의 흐름이 느닷없다고 느끼는 관객이라면, 두
영화의 행간을 메운 소설,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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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enstance>는 미국 여성 싱어송라이터 레이첼 야마가타(Rachael Yamagata)의 정규 데뷔 음반이다(소니BMG 발매). 이 신인 가수의 바이오그래피를 간단히 살펴보면, 일본계 부친과 독일-이탈리아계 모친 사이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했고 시카고를 기반으로 한 인디밴드 범퍼스에 합류하면서 음악인의 길로 들어섰다. 밴드 활동으로 20대 전반기를 보낸 뒤 솔로로 독립해 2003년 셀프타이틀 EP음반을 내놓아 호평받았고 리즈 페어, 데미안 라이스, 고메즈 등의 공연에 오프닝으로 선 바 있다.
파이스트나 넬리 매케이의 데뷔 음반과 마찬가지로, <Happenstance>도 원래 2004년작이지만 라이선스로는 올해 지각 발매된 경우다. 파이스트와는 음악적으로뿐 아니라, 무명 시절 전혀 다른 성향의 밴드에서 오래 활동한 점에서도 유사하다. 펑크(punk) 록 밴드 출신인 파이스트와 달리, 레이첼 야마가타는 훵크(funk) 밴드 출신이란 차이가 있
사랑은 이토록 쓸쓸한 것, 레이첼 야마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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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이 길지 않아서 아쉽지만, 어쨌든 즐거운 추석이 다가왔습니다. 올해 추석 연휴의 극장가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없지만, 장르도 제각각, 성격도 제각각인 다채로운 영화가 여럿 개봉되어 관객들을 즐겁게, 한편으로는 영화 고르는데 머리 아프게 하는군요. 연휴에 극장을 찾으실 여러분들을 위해 개봉 영화를 유형별로 나누어 봤습니다.
우리 모두 자신에게 딱 맞는 영화를 골라보아요~
스타가 나오는 화제작이 좋다
- 추석을 겨냥한 메이저 영화를 보고 싶다면
<찰리와 초콜릿 공장>
기괴하면서도 멋진 상상력으로 유명한 팀 버튼 감독과 배우 조니 뎁이 만난 환상적인 판타지 영화. 동화를 원작으로 한 전체관람가 영화로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다. 팀 버튼이나 조니 뎁의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영화. 미국에서 개봉되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외출>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의 허진
추석 연휴 극장가, 영화 뭐볼까? - 유형별 영화 선택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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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28일 ‘세기의 대결’이 있었다. 프라이드FC에서 벌어진 에밀리아넨코 효도르와 미르코 크로캅의 대결이다. 76년에 열린 이노키와 알리의 시합처럼 세계적인 화제라고 할 수도 없고, 프라이드가 과연 세계 ‘최고’인가라는 것에도 의문은 있다. 다만 수다한 격투기의 전문가들이 참전하여 승부를 겨루는 이종격투기 대회 중에서 프라이드는 충분히 일류라 할 수 있다. 이종격투기 팬이라면 누구나 고대하던 시합이었다. 나는 심정적으로 크로캅의 승리를 바랐지만, 효도르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때론 우연이 작용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승부는 개관적인 전력과 전략에 의해 결정된다. 이번 시합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크로캅도 멋진 경기를 펼쳤지만, 급격한 체력 저하로 효도르에게 무릎을 꿇었다. 타격기와 그라운드 기술, 위기관리능력과 맷집 그리고 체력 등 전체적인 밸런스에서 효도르가 앞서고 있었다.
이종격투기를 좋아하는 것은, 별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잡다한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고, 이종
[B딱하게 보기] 가장 단순한 스포츠, 이종격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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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 <두근두근 체인지>(이하 <두두체> - 나도 이런 거 한번 해보고 싶었다)의 본방을 앞두고 주연배우들과 스탭들이 한자리에 모여 회식을 했다.
술잔이 여러 번 돌고 우리는 기분 좋은 아사리 난장판을 즐기고 있었다.
나는 테이블 위에 올라가 체리필터의 <오리 날다>를 부르다 천장에 머리를 받았다.
그때, 매니저 한분이 살짝꿍∼ 긴장된 표정을 하고선 손님이 한분 오셨다고 했다.
‘손님? 누구? 근데 표정이 왜 그러세요?’
‘고현정이라도 왔나?… ㅋㅋㅋ’
문이 열리며 고현정이 들어왔다.
방 안엔 3초간의 정적이 흘렀다.
아무도 웃지 않았다.
청바지에 하얀 셔츠를 입고 나타난 그녀의 머리칼은 젖어 있었다.
<두두체>의 파일럿을 보고 너무 행복하게 웃었다고 했다.
그걸 만든 사람들이 너무 보고 싶어서 머리카락을 말리는 시간도 아까웠다고 했다.
한마디로 버선발로 달려왔다는 소리였다.
내 가슴이 갑자기 뜨거워
[이창] 고현정에게 강 같은 사랑이 넘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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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하다. 본의 아니게 노무현에 대해 “왕이기를 거부한 최초의 대통령”이라는 찬사와 “국민은 젖달라고 하는데 대통령은 책 읽어준다”는 비판 사이에서 오래 헷갈렸었다. 다 내 머리를 믿지 않고, 그놈의 정치권이니 언론이니 하는 구닥다리 ‘게이트 키퍼’들을 의지한 탓이다.
대연정 발언 시리즈 와중에 문득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하나도 불안하지 않다는 사실, 협박당한다는 느낌도 전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이 잡는 자세로 머릿속을 뒤졌더니 다음과 같은 통찰의 사리가 수확되었다.
대통령 노무현은 불온하다. 그 어떤 진보적인 발언도 존재를 위협하는 불이익을 받지 않는 시대에, 그래서 그 발언의 옳고 그름을 떠나 ‘진보’라는 단어 자체의 스릴과 매력이 없어져버린 시대에, 불이익을 자청하는 그의 정치철학은 불온하다. 대통령 자리와 여당과 이른바 국민여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그의 태도를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다 선뜻 못 받아들이고 황당해하는 것은, 그럴 수도 있으리라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진심은 최고의 정치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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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지금 영화기자로서 밥 벌어먹고 살게 된 것은 아주 사소한 단신기사에서 시작됐다. 1991년 초로 기억되는데, 당시 <한겨레>의 문화면 귀퉁이에는 이런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히치콕 영화 상영회 개최.’ 생전 들어보지 못한 어떤 단체에서 앨프리드 히치콕의 대표작 10여편을 보여준다는 내용이었다. 그때 그 기사가 내 눈에 들어온 건, 지금 생각해봐도 이상한 일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동네 재재개봉관을 제집처럼 들락거린 시네키드도 아니었고, 성룡과 할리우드영화, 그리고 홍콩 누아르 외에 한눈을 팔아본 일도 거의 없던 터였기 때문이다. 물론 대학 말년 시절 학점을 좋게 준다는 소문을 듣고 ‘영상미학’과 ‘영상론’이라는 엇비슷한 과목을 동시에 수강했던 경험이 여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으리라. 두 과목 모두 수업엔 거의 들어가본 적이 없었기에 후배의 노트를 달달 외워서 시험을 치르긴 했지만. 아마도 그 기사를 유심히 보고 기사에 적힌 전화번호를 누르게
[오픈칼럼] 열혈 단신을 수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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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길거리에서 실제로 모모코를 봤다면 나는 <불량공주 모모코>를 봤을 때보다 훨씬 큰소리로 웃었을 거다. 진짜 깬다 깨. 쟤 미친 거 아냐? 정신병자인가봐. 키득거리기는커녕 그녀에게 들리라고 큰소리로 떠들며 푸하하하 비웃었을 것이다. 그렇게 큰소리로 웃을 것까지야… 이건 웃음이 아니라 비난이고 공격이다. 왜. 모모코는 내가 남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포기했던 꿈을 실현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니까. 실은 배알이 뒤틀리는 것이다.
사실 내가 그 꿈을 포기한 건 불과 몇년 되지 않는다. 조금 과장해 말하자면 내 마음대로 내가 입을 옷을 고를 수 있었던 이십대 시절 내내 나는 공주옷을 향한 열망을 버리지 못했다. 물론 모모코처럼 극단적인 옷차림은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레이스와 꽃무늬, 분홍색과 앙증맞은 프린트, 자수 등 귀여운 스타일에 대한 집착이 심했다. 사실 지난해에도 분홍색 스웨터와 분홍색 코듀로이 바지를 입고 모임에 나갔다가 사람들의 경악하는 표정을 보고서야 뭔가 잘못됐다는
[투덜군 투덜양] 아! 그녀의 공주 드레스여, <불량공주 모모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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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미래의 관객에겐 <링>이 하나도 안 무서운 영화가 될지 모른다. 집집마다 비디오데크가 있어서 비디오 빌려보는 일이 일상이 되는 시대가 아니라면 말이다. <링>의 공포가 강력했던 이유는 저주의 비디오테이프가 아무도 막을 수 없는 전염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를 비디오로 보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 온다면 <링>의 귀신은 얼마나 억울할까? 기술발전에 뒤떨어진 원귀가 할 수 있는 일은 얼른 자신을 업그레이드해서 인터넷 환경에 적응하는 길뿐이리라.
얼마 전 <워싱턴포스트>는 비디오테이프가 죽어가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VHS 대여총액은 2003년 들어 DVD에 추월당했고 메이저 스튜디오들의 무게중심도 VHS에서 DVD로 옮겨갔다. 사태의 단면을 보여주는 예는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가 DVD로만 출시된다는 보도다. 아예 비디오 출시를 하지 않는 영화가 생긴다면 VHS의 생산과 소
[편집장이 독자에게] 비디오 시대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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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우 맨> 이전에도 투명인간 영화는 많았지만, 이 영화의 사실성은 사상 최고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각막 이야기는 그만 좀 하자! 어디까지나 화면에 보이는 사실성이 중요하니까). 더욱이 <할로우 맨>에는 장기와 근육, 힘줄, 혈관을 질릴 정도로 보여주면서도 정작 투명인간에게는 조잡한 고무 마스크를 씌우는 애교 넘치는 유머도 존재한다. 이같은 효과를 위해 제작진은 배우 케빈 베이컨의 전신을 스캔한 뒤, 철저한 해부학적 검증을 거쳐 완벽한 CG 복제인간을 만들었다. 또한 투명인간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모션 컨트롤 카메라로 배우와 배경을 따로 찍어야 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합성을 위해 배우를 지우면 없어지는 배경을 따로 찍은 부분으로 채우는 것이다. 이같은 시각효과의 전 과정을 주요 장면별로 세분화한 메이킹 다큐멘터리는 쉬운 해설과 풍부한 자료 화면을 통해 복잡한 작업 과정을 잘 요약해놓았다. CG 소스 영상이나 합성 전후의 영상 비교 등을 따로 감상하는 것도
[서플먼트] 케빈 베이컨의 몸뚱이를 스캔한 이유, <할로우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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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를 처음 보았을 때 누군가의 그림이 머리 속에서 가물거렸다. 몇 년 뒤, 생폴의 식당에서 벽화를 본 순간 ‘아!’ 하는 탄성을 질렀다. 페르낭 레제는 그렇게 기억 속에 남게 됐다. 둥근 육체의 온화함과 무표정한 얼굴의 싸늘함이 조합될 때 나오는 기이함과 소외감. 레제의 그림과 영화 <권태>는 그런 느낌이었다.
소외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던 1960년대 전후, 이탈리아의 대표적 작가 두 사람은 권태와 소외를 화두로 삼아 책을 쓴다. 이탈로 칼비노는 <나무 위의 남작>의 서두에서 ‘명상에 잠겨봐야 결국은 무시무시한 권태와 무기력에 도달할 뿐’이라고 말하며, 알베르토 모라비아는 <권태>의 프롤로그에 ‘권태는 소통 부재,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무기력함’이라고 쓴다. 세드릭 칸이 모라비아의 <권태>를 영화화한 동명의 작품에는 그런 느낌, 그런 생각이 박혀 있다.
소설의 주인공은 화가에서 철학강사로, 이웃 화가는 우
<권태> 소외감을 느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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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의 해양사고 <타이타닉>의 비극을 영화화한 뒤 제임스 카메론의 관심은 현재까지도 바다에 머물러 있다. 그는 <어비스>를 통해 바다 밑 심해의 세계에 한 차례 도전을 했었지만, <에이리언 오브 더 딮>은 영화가 아닌 실제 심해를 탐사하며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배경으로 많은 해양 전문가들과 함께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는 카메론의 집념이 본편보다 더 감동적으로 와닿는다. DVD 타이틀의 좋은 화질로 생생하게 포착된 자연의 모습은 분명 영화와는 또 다른 재미다.
카메론의 심해 다큐멘터리, <에이리언 오브 더 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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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애니메이션 가운데 독특한 색깔을 자랑했던 <릴로&스티치> 그 두 번째 이야기. 전작이 광포하기 짝이 없는 스티치가 릴로에게 사랑과 오하나의 정신을 배우며 유순해지는 과정을 그렸다면, 속편은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스티치 살리기가 핵심. 전편처럼 짜임새 있는 구성이 돋보이며, 할리우드 최고의 아역 스타 다코타 패닝이 릴로의 목소리 연기로 참여했다. DVD 타이틀의 화질과 음향이 우수하며, 수록된 부가영상도 꽤 재미있다. 특히 단편애니메이션 <스티치의 조상>을 놓치지 말 것.
다코타 패닝의 하와이소녀 목소리, <릴로&스티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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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지>로 재미를 톡톡히 본 샘 레이미 제작의 두 번째 공포영화. 벽장 속 괴물에 대한 존재감보다는 어둠 그 자체를 공포의 소재로 가져간 <다크니스>와 유사한 면이 많다. 정통적인 할리우드 공포 스타일이 아니라, 아시아권 영화들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이 특징. 특히 최근 일본 심령 공포영화들을 노골적이다시피 차용하고 있다. 영화 자체는 다소 심심하지만, DTS ES 6.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이 대단히 뛰어나다. 부가영상으로 제작과정과 인터뷰로 구성된 메이킹필름과 삭제장면 모음 등을 제공한다.
어둠의 문이 열린다, <부기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