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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를 비난하는 해외 영화인들의 서한이 날아드는 가운데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 대책위는 3월22일 "한국은 왜 멕시코의 전철을 밟으려 하는가"라는 멕시코 감독 마리아 노바로의 편지를 공개했다. 마리아 노바로는 1991년 <로라>로 베를린영화제 영 포럼 부문에서 수상한 것을 비롯해 그동안 선댄스, 하바나 등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영예를 거머쥐었다. 지난 2월 개최된 멕시코 국제영화제에 영화 <프락치>를 출품한 황철민 감독을 통해 한국의 스크린쿼터 축소 사실을 전해들은 마리아 노바로 감독은 3월14일 서신을 통해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체결이후 멕시코 영화계는 몰락을 맞았다"며 "한국이 왜 멕시코 영화계의 전철을 밟으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래는 마리아 노바로 감독의 서신 전문이다.
황 선생님, 늦은 답신 사과드립니다. 말씀드렸다시피 병원에 며칠 있었습니다. 늦었지만 답신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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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감독, 스크린쿼터 지지 서한 보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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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대해선 반응이 극단으로 나뉜다. 그가 만든 모든 작품에 최대한의 찬사를 아끼지 않는 진영이 있고, 반대로 홍상수 영화의 어떤 ‘불편함’에 대해 불평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후자의 입장은 어쩌면 홍상수 감독의 거의 모든 영화들이 특정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음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일상이나 반복의 강조라는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음직한 감독의 스타일 말이다. <생활의 발견> 역시 일상의 디테일을 통해 등장인물을 짓궂게 관찰하는 홍상수 감독작이다.
사실 <생활의 발견>의 이야기는 기대하는 대로 별로 눈에 띄는 대목이 없다. 한 남자가 두며의 여성과 각기 관계를 맺는 이야기라고 할까. 예술분야에서 일하는 경수라는 이름의 남자가 춘천에 사는 선배에게 들렀다가 여행길에 오른다. 춘천에서 무용하는 명숙이라는 여자를 만난 경수는 그녀와 밤을 보내지만 명숙이 선배와 애인 사이였음을 뒤늦게 안다. 이후 기차에서 선영이라는 여성을 만난 경수는
홍상수의 가장 유머러스한 영화, <생활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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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김명민이 가족대행업체를 운영하는 불량배가 된다. 그는 3월22일 첫선을 보이는 코믹드라마 <불량가족>에서 예기치 않은 사고로 가족을 잃고 기억상실증에 걸린 9살 소녀 나림이(이영우)를 위해 가짜 가족을 꾸리고 관리 감독하는 ‘달건’ 역으로 출연한다. <불량가족>은 가족대행업체 직원들로 구성된 가족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작품으로, <명랑소녀 성공기> <미스터 Q>의 이희명 작가와 <불량주부>의 유인식 PD가 손을 잡았다.
이번 드라마에서 파격적인 변신을 하는 김명민은 “달건은 <불멸의 이순신>에서 보여준 이순신의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180도 다른 캐릭터라 마음에 들었다”고 말한다. 겉보기에는 강해 보이지만 고아로 자라는 등 아픔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도 이 역할에 끌린 이유다. 그동안 해본 적 없는 캐릭터라 연기하기 쉽지 않지만 말투나 표정에서 불량스러운 이미지를 풍기려
‘이순신’ 김명민, 건달 되다, <불량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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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솔로>. 대단히 쿨할 것 같은 이런 제목의 이 드라마는 하나도 쿨하지 않다.
“개나 소나 쿨…. 좋아하시고들 있네. 뜨거운 피를 가진 인간이 언제나 쿨할 수 있을까? 절대로 그럴 수 없다고 본다. 나는.”
쿨하게 만나고 쿨하게 헤어지잔 호철(이재룡)과 미리(김민희)의 대화를 보며 영숙(배종옥)은 생각한다. 심지어 미리에게 말한다.
“진짜 쿨한 건 뭐냐면, 진짜 쿨할 수 없단 걸 아는 게 진짜 쿨한 거야. 좋아서 죽네 사네 한 남자가 나 싫다고 하는데, 오케이 됐어 한방에 그러는 거, 쿨한 거 아니다. 미친 거지.”
노희경이 극본을 쓴다고 할 때부터 예상됐던 거지만, 이 드라마는 역시 노희경표다. 한없이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을 지닌 얄팍한 인물들만 나오는 여느 드라마와 사뭇 다르다. 한없이 손으로 다독여주고 싶은 등짝을 지닌 짠한 인물들이 나온다. 그렇다고 그들이 매번 눈물 콧물 다 짜고 앉아서 청승을 떠는 것도 아니다. 겉으론 멀쩡하다. 사람들
우리들의 성숙한 사랑, <굿바이 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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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리니/
사랑 고백도 못하고 혼자 가슴앓이만 하는 소심녀(<러브 액츄얼리>), 로라 리니가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내니 다이어리>에 캐스팅됐다.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맨해튼 상류층 가정에서 유모로 일하는 애니와 그녀를 괴롭히는 가정부의 이야기. 스칼렛 요한슨이 유모로 분하며, 로라 리니가 가정부로 출연한다. 3월 중 크랭크인 예정이다.
베니치오 델 토로/
유니버설픽처스가 1941년 고전 호러물 <늑대인간>(The Wolf Man)을 되살린다. 오리지널 늑대인간 론 채니 주니어의 자리를 승계할 이는 베니치오 델 토로. 현재 그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과 체 게바라에 대한 영화 <게릴라>를 찍고 있는데, 촬영이 끝나는 대로 <늑대인간>에 착수할 계획이다. 음산한 그의 매력을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될 모양이다.
와타나베 겐/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의 주연으로 와타나베 겐
[캐스팅 소식] 소심녀 로라 리니, 가정부로 변신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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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나>의 노부는 ‘분위기 메이커’다. 그는 흩어졌던 ‘블랙스톤’ 멤버들을 다시 불러모으고, 어두운 기운이 감도는 밴드에 웃음을 불어넣는다. 밝고 명랑한 미소가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는 나리미야 히로키. <나나> 홍보차 한국을 방문한 그는, 영화 속에서만큼이나 매력적인 미소와 주위를 활기차게 하는 에너지를 지니고 있었다. 노부처럼 유쾌하고, 노부만큼 음악을 좋아하는 청년, 나리미야 히로키와의 기분 좋은 만남을 전한다.
-<나나>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일단 감독님이 정식으로 출연 제안을 해오셨다. 당시 다른 드라마와 영화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좀처럼 시간을 낼 수 없었다. 이미 다른 사람들은 머리 모양을 극중 배역에 맞게 맞췄는데, 나는 다른 작품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노부에 대한 애정이 강하셨고, 노부는 ‘히로키가 아니면 안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나나> 촬영시의 어려운 점은 무엇이
<나나> 개봉 앞두고 내한한 나리미야 히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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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우아해질 뿐 약해지지는 않는 것 같았던 007이 수술을 받았다. 지난 3월12일, 대변인 제임스 배런은 숀 코너리가 신장에 생긴 종양 때문에 5군데나 절개하는 대수술을 치르고 바하마스의 자택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나이 75살이니 가슴 철렁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불행 중 다행으로 종양은 양성이어서 본인도 그에 고무되어 있다는 소식이다. 병마들도 ‘언터처블’할 것 같던 당신이 종양이라뇨, 그런 소식은 이제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
세월 앞에 무너진 007, 숀 코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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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에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키라 나이틀리에게 최근 고민이 생겼다. 그는 영화 <실크>(Silk)와 <캐리비안의 해적3>의 촬영을 끝낸 뒤 <오만과 편견>의 존 라이트 감독의 차기작 <속죄>(Atonement)에 출연키로 했다. 하지만 엄마 사만 맥도날드가 각색을 하기로 해 4년 째 큰 관심을 가져왔던 <우리 인생 최고의 시간>(The Best Time of Our Lives)이 제작된다는 소식에, 이쪽에도 출연 계약을 맺고 말았던 것. <우리 인생 최고의 시간>은 시인 달란 토마스와 그의 부인, 소꿉친구 베라의 복잡미묘했던 관계를 다룬 작품. 나이틀리는 베라 역으로 캐스팅됐다. 문제는 두 영화 모두 이번 여름 크랭크인한다는 데 있다. 존 라이트 감독은 이미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상태다. 나이틀리는 과연 의리와 의욕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우뚝 설 수 있을까.
욕심 많은 키라 나이틀리의 양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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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좋아하고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던 로빈 윌리엄스가 네 아이의 아빠가 됐다. 현재 17살의 딸과 23살, 14살의 아들을 키우고 있는 그가 최근 차례로 세상을 떠난 ‘슈퍼맨’ 크리스토퍼 리브와 데이나 리브의 아들 윌 리브(13)를 돌보기로 했기 때문. 로빈 윌리엄스와 크리스토퍼 리브는 뉴욕 줄리아드 연극학교에서 함께 연기공부를 했던 인연으로 평생을 형제처럼 가깝게 지내왔던 사이. 크리스포터 리브, 친구 한번 잘 두셨군, 그려.
로빈 윌리엄스, 친구의 아이를 내 아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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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마의 바람’이 불고 있다. 조승우가 출연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3월13일 도쿄 유포트극장에서 시작된 이 공연에는 1400여명이 찾았으며 연령층도 20, 30대에서 40, 50대까지 다양했다. 일본쪽 관계자는 이날 공연을 본 뒤 “한국 배우들은 대체로 젊고 수준도 높아서 (일본시장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킬 앤 하이드>는 도쿄와 오사카에서 총 17회 공연을 가질 예정이며 현재 80%의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승우씨, 노래와 춤도 백만불짜리군요.
조승우 출연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일본서 큰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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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성격파 여배우 모린 스태플턴이 지난 3월13일 80살의 나이로 세상과 이별했다. 그는 오스카상과 에미상을 수상하며 연기자로서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두번의 이혼과 알코올 중독으로 힘겨운 여생을 보냈다. 그의 목숨을 앗아간 것도 오랜 흡연에 따른 만성 폐질환이었다고. 할리우드 호사가들은 “그 역시 화려한 성공 뒤 고독한 여생을 보내게 되는 할리우드 여배우의 전형적인 운명을 피할 순 없었다”며 숙덕거렸다. 다행이라면, 매사추세츠주 레넉스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맞이한 마지막 순간만큼은 매우 평화로웠다는 것. 그는 1951년 뮤지컬 <장미 문신>으로 토니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뒤 <레즈>와 트루먼 카포티의 이야기를 다룬 TV드라마 <에덴으로 가는 길 사이> 등에 출연해 큰 인기를 얻었다. 1997년 출연한 그리핀 던 감독의 <애딕티드 러브>가 그의 마지막 작품이다.
성격파 여배우 모린 스태플턴, 세상을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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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배트맨 아저씨가 일당 100달러에 고용된 사연은? <배트맨> <배트맨2>의 히어로 마이클 키튼이 마이클 호프먼 감독의 저예산영화 <게임 6>에 매일 100달러씩 받고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이유는 단 한가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 영화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광팬인 한 극작가(마이클 키튼)가 자신의 연극 초연일과 레드삭스-뉴욕 메츠의 월드 시리즈 경기가 겹쳐 심각하게 갈등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마이클 키튼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았음에도, <게임 6>의 시나리오는 무려 10년 동안 영화사들한테 간택받지 못한 아픈 과거를 가졌다. 영화화의 꿈을 실현해줄 임자가 드디어 나타났지만 심각하게 가난한 영화사였다. 주요 촬영을 맨해튼에서 해야 했고 폭발장면까지 넣어야 했지만, 예산은 100만달러가 채 못 됐다. 덕분에 배우들은 찬조출연이라 할 만한 조건으로 출연을 ‘결심’했다.
마이클 키튼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뉴욕 공중 화장실을 속속
마이클 키튼, 저예산영화 <게임 6>에 일당 100달러 받고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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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김태현은 자상하기 그지없다. 그는 앞치마를 두른 채 찌개를 끓였고, 출근하는 조 사장(천호진)의 넥타이를 고쳐 매주었다. 동성 커플의 느끼함이 닭살을 넘어 로맨스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김태현은 영화 속에서 자신을 버린다. 카메라에 불이 들어오면 그는 어느새 극중 인물로 변해 있다. “저는 연기를 계산하지 않아요. 그냥 제 모습에 캐릭터를 입히려 하죠. 진심어린 연기을 하기 위해서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일까. 영화 속에서 김태현을 알아보기란 쉽지 않다. 그는 <돌려차기>에서 철딱서니 없는 양아치 정대로 출연하더니, <청연>에선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는 비행사, 강세기로 나타났다. “저는 사람들이 저를 못 알아보는 게 좋아요. ‘얘가 쟤야?’ 할 때, 정말 쾌감을 느끼죠. 그런데 꼭 알아보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그리고 <방과후 옥상>, 그는 또 한번 관객을 의문에 빠뜨린다. ‘왕따 친구’
화가를 기다리는 순백의 도화지, <방과후 옥상>의 김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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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독일 헤센주의 소도시 로텐부르크가 발칵 뒤집혔다. 아르민 마이베스라는 30대 남자가 희대의 살인극을 벌였기 때문이다.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던 마이베스는 채팅에서 만난 상대를 살해하고 그 인육을 먹어 ‘로텐부르크의 식인살인마’라는 별명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현재 재심을 받고 있는 마이베스는 채팅 파트너가 죽여달라고 부탁했고, 자신은 그의 부탁을 들어주었을 뿐이라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남성은 자신의 성기를 잘라 마이베스와 함께 먹은 뒤 살해당했고, 그가 사망한 뒤에도 마이베스는 그의 인육을 먹었다고 한다.
독일 제나토어 영화사는 미국의 애틀랜틱 스트림라인과 함께 <로텐부르크>(마틴 바이츠 감독)를 제작해 3월9일 독일 내 개봉예정이었다. 영화 포스터의 선전문구는 ‘리얼 호러 필름’. 마이베스는 바로 이 수식어 ‘리얼’을 꼬투리 삼아 상영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3월 초 프랑크푸르트 지방법원은 식인살인마라 할지라도 인권은 예술 표현의
[베를린] <로텐부르크> 등 범인에 대한 언론의 재조명으로 주목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