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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중계에서 1분이 넘는 컷은 없다
그러나 테크놀로지가 모든 문제의 해결을 찾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여기서 남아 있는 축구 중계 카메라의 난처함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이 종목이 야구나 농구와 달리 넓은 공간에서 개인플레이와 세트플레이가 서로 혼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혹은 팀마다 그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브라질과 독일의 차이 혹은 양쪽을 겸비한 프랑스. 그때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팀이 서로 대결하는 경우 경기에서 설정해야 하는 기본 앵글의 범위라는 문제이다. 두 번째는 경기장의 종횡비(縱橫比)의 난처함이다. 라이트윙과 레프트윙을 어떻게 동시에 한 프레임에 담아서 횡의 진행을 가능하게 만들 것인가, 혹은 갑작스러운 기습으로 인해 공이 갑자기 상대방의 골문 가까이 떨어졌을 때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으로 종의 구도를 어떻게 따라갈 것인가.
축구 중계는 이 문제를 반대의 방식으로 해결했다. 축구 중계에서 1분이 넘는 컷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말뜻은 처음부터
월드컵의 미장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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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디움에서 본 것과 텔레비전으로 본 것은 다르다
에릭 로메르는 1960년 로마올림픽을 텔레비전으로 본 다음 ‘스포츠의 포토제니’라는 글을 썼다. 거기서 로메르는 스포츠 중계의 핵심은 불가능성에 있다고 설명한다. 스타디움에 가서 경기를 볼 때 인간의 시력으로는 경기의 전체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때 경기의 미세한 디테일을 볼 수 있는 방법이란 없다. 망원경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좌석이 문제가 된다. 반면 스포츠 중계는 전체를 포기하고 부분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거기서 단지 플레이의 디테일만을 보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 선수들의 얼굴에 나타난 피로감과 불안, 컨디션을 보게 된다. 그때 여기에 스포츠와는 아무 상관없는 드라마가 개입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좀더 심각한 것은 (로메르는 이것을 매우 부정적으로 썼다) 딥포커스와 마치 경기장 안에 들어온 것 같은 미디엄 숏의 사용으로 보는 사람과 선수 사이의 거리감을 말살시키고, 제한된 동작을 강조해서 ‘보는 나’의 공간감각을 완전히
월드컵의 미장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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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달이 월드컵과 함께 흘러갔다. 공 하나를 놓고 벌이는 이 축제는 이번에도 전세계를 설레게 만들었다. 단순히 생각하면 만국공용어인 축구의 매력이 그만큼 크다고 말할 수 있지만 한 꺼풀 벗겨보면 축구 자체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월드컵은 내가 축구를 하면서 즐기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로 축구를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평소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알려진 영화평론가 정성일씨가 월드컵에 관한 글을 쓰기로 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가 축구 중계의 기술부터 미학까지 다방면에 걸쳐 월드컵의 미장센을 분석한 글을 보내왔다. 축구보다 재미있는 축구 중계의 놀라운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나는 축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솔직히 고백하면 오프사이드를 눈으로 보고도 그게 오프사이드인지 모른다. 그냥 주심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가보다, 한다. 나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이름을 외우지 못하며, 올해 월드컵 스타들의 이름으로 열 손가락을 채우지 못한다. 토고전이 있던 날 나는 잠을 잤으며, 프
월드컵의 미장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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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년, 일군의 영국 개척자들이 지금의 미국 서안 버지니아에 식민지 개척을 위해 첫발을 내딛는다. 원주민 포와탄족의 영역인 이 지역에 개척자들은 마을을 건설하고 영국 국왕 제임스 1세의 이름을 따 지명을 제임스타운이라 명명한다. 이 사건으로부터 ‘신세계’의 역사(물론 영국의 시각에서)가 시작되는데, 여기엔 우리에게 이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로 귀에 익은 포와탄 족장의 딸 포카혼타스(영화 내내 그녀의 이름은 의도적으로 배제된다)와 영국인 모험가 존 스미스, 그리고 포카혼타스를 사랑한 정착민 존 롤프의 이야기가 있다. <씬 레드 라인> 이후 7년 만에 테렌스 맬릭이 내놓은 영화 <신세계>는 바로 이 세 역사적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신대륙 발견의 역사적 의미와 그 철학적 배경에 대해 사유한다. 식민지 개척에 대한 백인 개척자들의 침략과 약탈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역사적 사실을 넘어, 두 문명-문화가 역사적으로 조우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역사적
[해외 타이틀] 신세계란, 문화와 개인의 상호 교감의 순간,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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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 DVD에 실린 2개의 음성해설을 들어보면, 한편의 영화란 두 가지 상반된 요소가 이루어내는 절묘한 밸런스임을 실감할 수 있다. 즉 철저한 준비와 현장에서의 즉흥적인 대응이다. 봉준호 감독은 동선과 조명 설계는 물론 사소한 소품의 위치와 그 역할까지 스토리보드에 꼼꼼하게 기록했는데, 이것은 그가 얼마나 용의주도하게 작품을 준비했는지를 증명한다(초판 DVD에는 별도로 인쇄된 스토리보드가 들어 있다). 스탭들이 ‘그랬었나?’라며 가물가물한 기억을 애써 떠올릴라치면 봉 감독은 ‘스토리보드에 그렇게 해놨는걸요’라고 즉각적으로 받아치는 것이다. 능란한 현장 대응의 예는 도통 안개가 끼지 않는 부안에서 기적적으로 담아낸 안개장면(서태윤의 첫 등장 부분)이나 단체사진 장면에서 건물의 계단을 보고 배우들의 동선을 바꾼 것, 박두만과 조용구의 손가락놀이 삽입 등 현장 상황의 변화나 즉흥적인 영감을 좋은 장면으로 만들어낸 경우다. 감독과 스탭은 음성해설을 통해 영화를 만들 당
[코멘터리] <살인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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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가 출연한 일본영화 <린다린다린다>가 7월 20일 CQN명동 극장에서 재개봉한다. 기대주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연출한 <린다린다린다>는 축제공연을 앞둔 여고생 밴드가 노래를 연습하는 며칠을 담은 영화. 배두나는 이 영화에 비어있는 보컬 자리로 영입된 한국인 교환학생으로 출연했다. 이번 재개봉은 <린다린다린다>의 주요 관객이었던 고등학생들의 방학을 맞이하여 기획된 것. 관람료는 5천원이다.
배두나의 <린다린다린다>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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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인터뷰에서 김태우를 모범생이라 했다. 하지만 직접 만나본 김태우는 모범생이라는 답답한 단어 속에 우겨넣기 힘든 인물이었다. 모범생이라 부르기에 그의 혀끝은 지나치게 재치있고 날카로웠다. 풍성한 화법을 사용하는 그는 간간이 누군가를 흉내내거나 손짓을 사용하는 것으로 문답에 생기를 더하곤 했다. 지금까지 9편의 장편영화에 출연한 스크린 속 김태우 역시 마찬가지다. 그가 연기한 인물들은 일견 평범하지만, 어떤 것에 몰입하거나 누군가를 배반하거나 혹은 미치도록 그리워했다는 점에서 제각각의 강렬함을 지니고 있다. 예비 영화감독 헌준은 유학까지 다녀온 엘리트지만 옛사랑 선화에겐 비열하기 짝이 없다(<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정신과 의사 석원은 치료를 받으러 찾아온 환자를 탐닉하다 결국 그녀가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하도록 최면을 걸기에 이른다(<얼굴없는 미녀>). 시니컬한 학원 선생 재섭은 당돌한 여고생을 만난 뒤 그녀에게 한없이 빠져든다(<버스, 정류장>)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내 청춘에게 고함>의 김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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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이 튕겨내는 것은 총탄만이 아니다. 그는 일체의 재해석을 거부하는 캐릭터다. 섣불리 변형하려고 덤벼들면 산산조각 나버린다. <수퍼맨 리턴즈>의 연출자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말하자면 신상(神像)을 연기할 배우가 필요했다. 세월에 닳거나 과거에 물든 흔적은 아주 조그만 것이라도 만사를 그르칠 수 있었다. 조시 하트넷, 브랜든 프레이저, 애시튼 커처 같은 스타들이 그러한 사정 설명이 첨부된 거절 통보를 받았다. 심지어 슈퍼맨의 원형으로 간주되는 예수 역을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 연기한 짐 카비젤도 예외가 되지 못했다. 조건은 단순해 보였다. 비교적 무명일 것, 아이콘이 된 초대 슈퍼맨 크리스토퍼 리브를 어떤 식으로든 닮을 것. 그러나 난제는 따로 있었다. 브라이언 싱어는 슈퍼맨이 될 배우에게 중요한 자산은 연기력보다 타고난 됨됨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누가 도와달래?”라고 반문하는 냉소적 이웃에게도 기꺼이 손을 내미는 이상주의자처럼 보여야 했고, 만인을
영웅의 망토를 걸친 순수청년, <수퍼맨 리턴즈>의 브랜든 라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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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녀가 꽃이 아니었던 적이 있었을까. 열여섯에 데뷔한 화제의 하이틴 스타로, 불굴의 여성 기업인에서 신경증에 사로잡힌 미녀까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든 히로인으로, 20년에 이르는 세월 동안 김혜수는 한번도 스타덤 밖으로 밀려난 적 없는 희귀하고도 화려한 꽃이었다. 그런 그녀가 이번엔 꽃을 든 남자들을 만났다. ‘대한민국 미남미녀’가 아닌 돈과 욕망의 꽃, 화투를 든 남자들이다. 꽃 하나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건 <타짜>의 세상에 ‘도박판의 꽃’ 정 마담 김혜수가 고개를 들었다.
“자신의 욕망에 철저히 충실한 여자죠.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고, 거기에 대해서 일말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 여자가 바로 정 마담이에요.” 타짜들을 불러모아 판을 운영하고 수익을 챙기는 도박 세계의 여왕벌 정 마담은 놀랍게도 김혜수의 스크린 연기 역사상 최초의 악역이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정말 하고는 싶은데, 저랑 너무 닮은 면이 없어서 과연
20년 연기경력, 모험은 끝나지 않았다, <타짜>의 김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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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 김혜수의 씨네21 표지 촬영 현장과 인터뷰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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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타짜>의 김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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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공정 대응 의도’ 무리한 전개 논란
작가 “한시성 전투 직접 지휘, 치우천왕·단군에 제사·조의군의 전투 참가”
학계 “있을 수 없는 가설, 주몽·유화부인 숭배, 무술집단 아닌 관등”
8일 첫방송한 에스비에스 주말사극 <연개소문>이 역사적 사실에 대한 논란에 휩싸였다.
<연개소문> 1,2회에서 80여분 다뤄진 안시성 전투 장면을 보고 사학자들은 △연개소문이 안시성 전투를 이끈다는 설정 △연개소문이 치우천왕과 단군에게 제사하는 장면 △조의군을 이끌고 참전하는 장면들을 지적하며 “시대에 맞지 않는 묘사로 시청자들을 오도했다”고 비판했다.
고구려연구재단 윤휘탁 연구원은 “치우천왕, 배달국, 환인 등은 후대의 기록에나 나오는데 고구려 시대의 인물인 연개소문이 이를 알았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또다른 고구려재단 연구원도 “‘요동성 전투에서 당군에게 몰리자 성주가 기원을 드렸다’는 한 기록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고구려
연개소문, 픽션 지나쳐 국수주의 우려…정통사극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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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의 패기와 도전을 담은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 두 편이 막을 내린다. 에스비에스 〈청년 성공시대〉(목 저녁 7시5분)는 6일에 마쳤고 한국방송 1텔레비전 〈청년 불패〉(토 오후 1시25분)는 15일에 마지막회를 맞는다. 두 프로그램은 평균 시청률이 각각 7.3%, 2.8%(에이지비닐슨 미디어리서치 제공)로 낮지만, 과도한 경쟁을 부추겨 인간의 잔혹한 본성을 드러내기보다는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건강한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리며 한국형 리얼리티 서바이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7월9일에 첫선을 보인 뒤 1년 동안 전파를 탄 〈청년 불패〉의 ‘백수탈출기’ 코너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고 도전장을 내민 청년 실업자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15일 마지막회에서는 아쿠아 피트니스 지도자에 도전하는 4명이 고된 훈련을 거쳐 수료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그들이 함께 훈련을 받으며 키워온 우정과 동료애가 끝을 장식한다. 이 코너는 그동안 경호원, 도배
도전하는 젊음, 그들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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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에서 성인용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한국방송 1텔레비전 〈KBS 독립영화관〉은 창의력과 상상력이 돋보이는 프랑스, 일본, 미국의 애니메이션으로 꾸린 특집 ‘애니 언리미티드’를 14일부터 2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시10분에 방영한다.
이번 특집은 할리우드나 일본의 웰 메이드 애니메이션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겐 다소 낯설지 모른다. 저마다 독특한 표현기법을 보여주는 작가주의 작품들로 꾸려졌기 때문이다. 영화만화팀 송현주 피디는 “이미 마니아층이 두터운 성인용 애니메이션을 지상파에서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다양한 장르로 외연을 넓히고자 마련된 ‘애니 언리미티드’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특집에서는 〈판타스틱 플래닛〉(14일) 〈별의 목소리〉 〈숨바꼭질〉(21일 두 편 연달아 방송) 〈이온 플럭스〉(28일) 등 모두 4편이 3주간 방송된다. 〈별의 목소리〉 외에는 국내 방송에서는 모두 처음 선보인다.
성인용 애니 안방서 본다 KBS1 TV 내일부터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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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진부함 깨는 독창적 웃음 제조
백화점 계산원·연극반 경험 큰 자산
“나중에 영화 만들고 싶어”
그런데 콩트 아이디어 좀 주실래요?
강유미(23)의 개그는 ‘생활의 발견’이다. 그는 가장 진부한 단면을 잘라내 무대에 올리는 특별한 눈썰미를 지녔다.
한국방송 〈개그콘서트〉에서 유세윤과 함께 만들고 있는 ‘사랑의 카운슬러’의 인기도 그가 불러일으키는 공감에 기대고 있다. 동대문 쇼핑몰 판매원이 직업인 부인 역만 해도 그렇다. 처음 보는 사람도 ‘언니’, ‘오빠’라고 부르거나 ‘돌아보고 다시 오라’라고 말할 때 드러나는 심드렁함에 “맞다 맞다” 하며 손뼉 치게 된다. 그는 이런 묘사를 손님과 종업원 사이가 아닌 부부의 대화에 끼워넣는다. 익숙하지만 어울리지 않은 상황이 곁들여져 신선한 웃음을 낳는다.
대상이 진지할수록 진부함을 비트는 쾌감은 커진다. 그는 ‘봉숭아 학당’에서 기자 흉내를 내며 목소리를 내리깔고 “시민들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합니다” 따위의 상투적인 문장
요즘 ‘연애고민’에 빠진 강유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