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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마틴 스코시즈가 한국의 스크린쿼터에 지지를 표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이 밝힌 바에 따르면, 마틴 스코시즈는 스크린쿼터 축소로 인해 한국영화 제작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뜻을 표했다고. 아래는 한국영화감독조합이 3월27일 공개한 서신의 전문이다.
한 국가의 문화는 국가의 경제만큼이나 보호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자유 무역협정(FTA)을 맺는 것에 대한 한국 정부의 열의를 이해하며 한국 영화인 동료들의 걱정 또한 이해합니다. 저는 미국에서 살고 일합니다만, 제 작품이 해외에서 보여지기를 희망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저희 나라의 생산물들이 힘이 약한 국가들의 생산물을 쉽게 압도할 수 있다는 것도 압니다. 이런 일은 최근에 자주 있어왔습니다. 저는 문화적 교류가 한쪽으로만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양방향으로 이루어질 때, 이것이 모두를 위해 좋다는 것 또한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그 교류의 이익을 거둬들일 수 있습니다. 제가 최근에
마틴 스코시즈, 스크린쿼터 지지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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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프 파인즈, 레이첼 와이즈 주연의 <콘스탄트 가드너>가 3월 27일 대한극장에서 기자시사회를 가졌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존 르 까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콘스탄트 가드너>는 런던, 베를린, 케냐를 오가며 거대 제약 회사의 음모를 파헤친다.
어디서건 바른 말을 아끼지 않는 열정적인 성격의 인권운동가 테사(레이첼 와이즈)와 정원 가꾸기가 취미인 온화한 외교관 저스틴(랄프 파인즈)은 완벽히 대조적인 서로의 매력에 끌려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케냐 주재 영국 대사관으로 발령을 받은 저스틴을 따라 그곳에서 살게 된 테레사는 임신 중에도 구호활동에 주력하며, 현지인들에게 자선을 베푸는 척하면서 이익을 챙기는 거대 제약회사 쓰리비의 음모를 고발하려 한다. 늘 아내의 건강을 걱정하며, 복잡한 문제에 지나치게 개입하지 않기를 원했던 저스틴은 어느 날 테레사가 강도에게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 배후에 음모가 있음을 직
<콘스탄트 가드너> 기자 시사회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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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 편의 영화(<달콤한 인생> <새드무비> <야수와 미녀>)와 한 편의 드라마(<이 죽일 놈의 사랑>)에 출연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한 신민아가 차기작을 결정했다. 2001년 <화산고>에서 검도부 주장을 맡았던 그가, 곽재용 감독(<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의 <무림여대생>을 통해 본격 액션 연기에 도전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무술에 관해서는 선천적인 재능을 지닌 여대생 소휘를 연기하게 되며, <피터팬의 공식> 등에서 좋은 연기를 선보였던 온주완, 신예 유건 등이 함께 출연한다.
연기자로 변신, 안되겠니? <개그콘서트>의 ‘현대생활백수’를 통해 얼굴을 알린 개그맨 고혜성이 스크린 신고식을 앞두고 있다. 그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의 조감독 출신인 박성범 감독의 데뷔작인 <내 여자의 남자친구>에서 주인공 중 한 명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내
신민아, 하정우 신작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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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7일부터 5월5일까지 ‘자유, 독립, 소통’을 주제로 열리는 제7회 전주국제영화제가 개막작과 폐막작을 발표했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작품은 올해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한 자파르 파나히 감독(<하얀 풍선><써클>)의 <오프사이드>. 파나히 감독의 연출작 중 가장 유쾌한 영화로 꼽힐 만한 작품으로, 여성의 축구경기장 출입이 금지된 이란에서 남장을 한 채 경기장으로 향하는 소녀들을 게릴라 식으로 따라잡은 영화로 알려져 있다.
폐막작으로는 김영남 감독의 데뷔작 <내 청춘에게 고함>이 상영될 예정이다. 무용전공 대학생 정희(김혜나), 공중전화 철거 작업반 근우(이상우), 박사과정 준비생이자 말년 휴가를 나온 김 병장(김태우) 등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연출부로 참여한 바 있는 김영남 감독은 단편 <나는 날아가고 마법에 걸려 있으니까…>로 주목을 받았다.
한편 소비에트 특별전, 리트윅 가탁 회고전
전주영화제, 개폐막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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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따뜻해진 봄날에 어울리는 영화, <청춘만화>(3월23일 개봉)가 개봉 첫 주말 3일 동안 82만명의 관객(이하 배급사 기준, 3월 26일까지 전국 누계)을 동원하며 박스 오피스 1위로 데뷔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 이후 3년 만에 호흡을 맞추는 권상우, 김하늘 커플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개봉 2주차에 접어든 봉태규 주연의 코믹 학원물 <방과후 옥상>은 표절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에 이어 2위 자리를 지키며 전국에서 65만5천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개봉 첫주 1위를 차지했던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은, 문소리와 지진희의 섹시코미디로 포장한 마케팅과 실제 영화 사이의 간극 때문인지 한 주 만에 5위로 내려앉았다.
지난주 개봉한 두 편의 외화 사이 중에서는, 봄바람과 어울리는 사랑영화가 우위를 차지했다. 제인 오스틴의 동명원작을 로맨틱코미디의 명가(名家) 워킹타이틀이 스크린에 옮긴 <오만과 편견>
<청춘만화>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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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로렌스의 입담은 멈출 틈이 없다. <빅마마 하우스>에서 우스꽝스러운 변장을 하고 있을 때나, <경찰서를 털어라>에서의 끊이지 않는 수다에 귀가 따가웠던 적, 심지어 <나쁜 녀석들>에서 윌 스미스에 묻혀 있던 그 순간까지, 미워할 수 없는 그의 수다는 계속되었다. 제멋대로인 농구 감독과 꼴찌 농구팀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린 <리바운드>에서 마틴 로렌스의 익살을 기대하는 것은 그래서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오만불손하게 행동하는 스타급 대학 농구팀 감독 로이(마틴 로렌스)가 난폭한 언사와 행동으로 감독직을 박탈당할 때만 해도 영화는 마틴 로렌스에 대한 기대를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로이가 최하위 중학교 농구팀의 지도를 맡게 되고 오합지졸 선수들의 실력이 늘어가면서 영화는 그 기대감을 저버린다.
마틴 로렌스를 전면에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재능이 덜 살아난 것은 전형적인 캐릭터와 스토리라인 때문이다. 농구
꼴찌 농구팀의 좌충우돌 성장기, <리바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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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캐리가 출연하는 코미디영화는 그가 출연하는 로맨스보다 선택이 편하다.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적어도 실컷 웃기는 하겠다는 모종의 믿음(혹은 선입견)이 있기 때문이다. 짐 캐리가 제작에까지 참여한 <뻔뻔한 딕 & 제인>의 초반부는 이런 믿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기에 충분하다.
영화는 잘나가는 IT기업의 홍보담당자 딕(짐 캐리)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는 ‘기쁜’ 소식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의 회사는 공교롭게도 부사장 딕의 첫 출근날 부도를 맞고, 그는 거리로 내몰린다. 영화는 이제야 자신의 정체가 ‘짐 캐리표 코미디’임을 증명하기 시작한다. 멀끔한 양복을 벗은 짐 캐리는 온갖 잡다한 일들에 뛰어들고, 언제나 황당한 결말을 맞이한다. 할인마트에 출근했다 성추행범으로 몰리는가 하면, 아시아 노동자들의 일용직 시장에 갔다 이민국에 붙잡히는 등 짐 캐리 특유의 슬랩스틱에 바탕한 초반부의 소동은 그 자체로 충분히 재미있다.
그러나 영화는 후반부로 가면서 점
할리우드식 ‘뻔뻔한’ 본심, <뻔뻔한 딕 & 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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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언급하지 않고 속편을 말할 수 없는 영화가 있는데 <원초적 본능>이 꼭 그런 경우다. 1992년의 이 영화는 강도 높은 정사신과 사이코스릴러 특유의 심리 게임, 마지막까지 거듭되는 반전으로 사람들을 열광시켰다. 그러나 샤론 스톤이라는 여배우가 없었다면 그토록 많은 사람(남자!)들이 <원초적 본능>을 기억하고 그리워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샤론 스톤은 도발적이고 위험한 악마 ‘캐서린 트러멜’ 그 자체인 듯했고, 그녀는 이 한편의 영화로 평생 섹스 심벌로 추앙받게 됐다.
그러나 캐서린 트러멜이 매력적이었던 것은, 단지 그녀가 화끈한 정사신을 보여주었고 속옷을 입지 않은 채 다리를 바꿔 꼬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말로는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지만 온몸으로 자신이 살인자라고 말하는 듯한 그녀. 초인적으로 대범한 그녀의 게임은 완벽하게 뻔뻔했다. 덕분에 관객은 영화를 보는 내내 ‘진실이 뭘까’ 우왕좌왕해야 했고, 심지어 그녀가 살인자임이 밝혀지고 나서도 ‘저 얼음 송
‘세월에 닳아버린 듯한’ 그녀의 매력, <원초적 본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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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고등학교 옥상. 세명의 남학생이 학교 전설 한 소절에 부르르 몸을 떨고 있다. 전설의 주인공은 일명 ‘세븐 커터’라 불리는 정한수. 그 내용을 볼라치면 ‘비가 퍼붓고 번개가 치는 밤이었다’로 시작하여 ‘20m나 날아올라 각목을 든 수십명을 싹 쓸어버렸다’로 이어진 뒤 ‘커터 칼로 두목의 팔을 정확히 7cm 그었다’로 끝나는 전형적인 ‘학교 짱’ 전설이다.
시간 때우기로 으레 하는 얘긴 줄 알았더니 이 셋에게 그의 존재는 현실이다. 첫 번째 문제는 정한수라는 녀석이 성지고로 전학을 온다는 것이고, 두 번째 문제는 이들이 성지고 짱 백성기(이정)와 그 똘마니들이라는 데 있다. 원조 학교 짱으로서 전학 온 쌈짱과의 대결은 피할 수 없는 법. 잔혹하기 그지없다는 그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성기 일당은 고심천만이다.
하나 학교에 나타난 정한수(안재모)는 소문과 영 다르다. ‘친구 많이 사귀고 싶어요∼’류의 해맑은 인사말을 건네고, 성기가 엉겁결에 맞장 뜰 것을 제안하자 곱게 접은 1만
왕따에 대한 따뜻한 시선, <카리스마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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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은 쉽게 휘발되는 기억이다. 소설가 김연수는 ‘남몰래 흘리는 눈물보다 더 빨리 우리의 기억 속에서 마르는 스무살이 지나가고 나면, 스물한살이 오는 것이 아니라 스무살 이후가 온다’라고 썼다. <나나>는 ‘스무살’의 두 소녀의 만남과 이별, 성장을 과거의 일기장을 꺼내보듯 회고조로 더듬어간다. 고마츠 나나(미야자키 아오이)를 화자로 삼은 <나나>는 오사키 나나(나카시마 미카)와 렌(마쓰다 류헤이)을 통해 과거를 비추고, 고마츠와 쇼우지(히라오카 유타)를 통해 현재를 말한다. 야자와 아이의 원작만화는 순차적으로 두 인물을 대조하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나나>는 플래시백으로 그것을 갈음하려 하지만 시간의 압축은 매끄럽지 못하고 인물의 감정선도 어긋난다.
스무살 동갑인 오사키 나나와 고마츠 나나는 도쿄행 열차에서 우연히 동석한다. 고마츠가 역에 마중나온 남자친구 쇼우지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오사키는 사라진다. 도쿄에서 방을 구하러 갔다가 다시 마주
‘스무살’의 두 소녀의 성장 일기,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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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카(NASCAR: National Association for stock Car Auto Racing)는 자동자 전용 경기장에서 열리는 미국의 카레이싱으로 메이저리그나 NBA, AFL처럼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프로 스포츠 가운데 하나다. CJ CGV가 처음으로 자체 수입·배급하는 3D아이맥스영화인 <카레이싱>은 큰 스크린과 입체 화면으로 시속 320km로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감을 극대화하는 다큐멘터리다. 수만명이 모인 경기장에서 출발을 앞둔 운전자의 긴장된 숨소리, 폭발하듯 터지는 엔진의 굉음, 공기 속으로 빨려갈 듯 빠른 속도와 충돌사고의 드라마틱한 스펙터클까지 이 작품은 아이맥스라는 시청각의 스케일을 적절하게 이용한다. 특히 레이싱을 하는 자동차 안으로 들어간 카메라는 속도의 쾌감을 극대화해 말 그대로 관람이 아닌 체험으로서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러나 가끔 자동차가 눈앞으로 돌진하는 듯한 느낌을 제외하면 3D 효과는 입체안경을 쓰고 극장에 들어갈 때의 설렘을 충분
320km 속도의 쾌감을 극대화하는 3D 효과, <카레이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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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나’는 지도에 존재하지 않는 단어다. 워싱턴의 정치가와 중동의 석유재벌, 헤즈볼라 지도자 등을 취재해 <시리아나>의 시나리오를 쓴 감독 스티븐 개건은 이 영화의 제목이 실제 워싱턴의 싱크 탱크가 사용하는 단어라고 말했다. “그들은 언제든지 중동 지역의 국경을 재조정할 수 있다는 은유적인 의미로 그 단어를 썼다.” 그러므로 머나먼 이국 중동과 미국에서 일어난 별개의 사건을 다루는 <시리아나>는 그 두 지역 사이의 보이지 않는 사슬을 폭로하는 영화이기도 할 것이다.
베테랑 CIA 요원 밥 반즈(조지 클루니)는 개혁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중동 산유국의 왕자 나시르(알렉산더 시디그)를 암살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그 임무에 실패해 조직으로부터 버림받은 밥은 누가 나시르의 죽음을 원했는지 추적하기 시작한다. 명민하고 지도력이 있는 나시르는 제네바에서 에너지 분석가로 일하는 브라이언 우드먼(맷 데이먼)을 경제고문으로 영입해 석유에서 얻는 부(富)를 늘리고 국민에게 재
냉정한 시선과 충격에 가까운 분노, <시리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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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이 들어 온 국민이 물 대신 수박주스를 마시며 살고 있는 타이베이의 어느 날. 여자(천샹치)는 개천에서 수박 하나를 건져 집에 갖고 가는 도중에 공터에서 잠을 자고 있는 남자(이강생)를 발견한다. 둘의 애정은 그렇게 시작된다. 정황으로 보면 이 둘은 이미 과거에 알고 지내던 사이인 것 같지만, 영화는 그걸 속시원히 알려주지 않고 혹은 몰라도 괜찮다는 투다. 그런데 이 둘 사이에도 모르는 것은 있다. 남자의 직업은 포르노 배우다. 여자는 그 사실을 모른다. 어느 날 여자가 우연히 남자의 직업을 알게 될 때쯤 이미 영화는 종반에 다다랐고, 기묘하게 완성되는 둘 사이의 포르노그래피적 애정 행위는 그 순간 펼쳐진다.
<흔들리는 구름>은 차이밍량의 일곱 번째 장편영화다. 동명의 1960년대 번안대중가요에서 제목을 따왔고, 그 노래는 마지막 장면에서 유유히 흐른다. <흔들리는 구름>에서 두 주인공이 나누는 대화라고는 여자가 남자에게 던지는 한마디뿐이다. 그러나 대
포르노그래피, 뮤지컬과 만나다, <흔들리는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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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미카엘 하네케의 <히든>은 앞서 국내에 소개된 <퍼니게임>과 <피아니스트>만큼 오감과 이성을 후벼대지 않지만, 의문들이 끝까지 지속되는 스릴러 속에 개인적 죄의식과 사회적 죄의식을 동시에 질문하는 틀거리가 여전히 무시무시하다.
TV문학토론 프로그램의 사회자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조르쥬(다니엘 오테이유)는 중산층 주택, 중산층 자동차, 중산층 친구 등을 지닌 지적 부르주아다. 출판사에서 일하는 아내 안느(줄리엣 비노쉬)와 아들 역시 이에 걸맞은 ‘수준’이다. 그들에게 비디오테이프 하나가 배달돼온다. 집 정면을 고정된 카메라로 응시하며 자신들의 출입을 그저 지켜보는 롱테이크가 전부다. ‘당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이 명백한 메시지에 조르쥬와 안느가 불안해하는데, 이어지는 비디오테이프와 그림이 명백한 상징을 띠기 시작한다. 테이프와 그림이 상기하는 건 조르쥬의 40년 전 과거다. 사리 판단이 온전하기 힘든 여섯살의 나이에
무시무시하고 지적이며 예술적인 하네케의 화살, <히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