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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과 모래에 생명 불어넣는 거장의 숨결
인형에 생명을 불어넣은 연금술사. 이지 트릉카는 인형애니메이션의 역사를 만들어낸 불멸의 예술가다. 3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체코의 인형극은 20세기에 들어와 이지 트릉카의 손에 의해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 속으로 성공적으로 편입되었고, 그의 영향력과 예술혼은 일본의 가와모토 기하치로 같은 또 다른 대가들에게 전승되어 내려왔다. 올해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에서 볼 수 있는 이지 트릉카의 작품은 <베이스와 첼로 이야기>(1949), <사이버네틱 마더>(1962), <손>(1965), <왕자 바야야>(1950) 등 모두 네 작품. <손>은 갑자기 나타난 손에 의해 자신의 창조적 세계를 침범당한 한 도자기공을 그리는 작품으로, 무력으로 짓밟힌 체코의 현실에 대한 트릉카의 비판 정신이 잘 드러난다. 이번 회고전의 걸작들은 트릉카의 제자였던 일본 작가 가와모토 기하치로의 작품
SICAF2006 가이드 [2] - 거장들의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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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축제, 애니 세상이 시작된다!
제10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이 5월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의 축제를 시작한다. 올해 SICAF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타고 개최되는 첫 번째 행사다. 개최 시기는 지난해 8월에서 5월로 변경되었고, 덕분에 여름 휴가를 차마 희생하지 못해 방문을 꺼려왔던 유명 애니메이션 작가들과 산업 관계자들의 방문이 크게 늘 전망이다. 메가박스와 코엑스를 중심으로 개최되던 행사의 무대를 CGV용산와 서울무역전시장(SETEC)으로 옮겨온 것은, 복잡한 대규모 쇼핑몰을 떠나 축제 자체에 집중하겠다는 SICAF의 의지로 보여 환영할 만한 일이다. 청계천 만화광장이나 앙굴렘 국제만화전의 기획작품인 쥘 베른의 ‘상상의 세계’ 전시처럼 종합적인 만화 축제로서의 면모는 여전하고, <씨네21> 독자들이 가장 촉각을 세우고 있을 애니메이션영화제의 프로그래밍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사자의 서>나 이지 트릉카 회고전, 헨리 셀
SICAF2006 가이드 [1] - <씨네21>의 추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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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9회 칸 영화제가 5월17일 개막했다. 칸 영화제는 전통적으로 개막식 당일 아침에 개막작 상영을 해 왔지만, 올 칸 영화제의 포문을 여는 <다빈치 코드>는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동명의 원작소설을 둘러싼 종교적 논쟁과 호기심 속에 개막식 전날인 5월16일 저녁 8시30분에 첫 상영을 가졌다. 할리우드 영화들이 비경쟁 부문에 많이 참여한 것을 제외하고는 특정 국가나 문화권 영화의 강세나 경향이 두드러지지 않는 이번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은 왕가위 감독이 맡았으며, 파트리스 르콩트(감독), 루크레시아 마르텔(감독), 엘리야 슐레이만(감독), 팀 로스(배우), 헬레나 본햄 카터(배우), 사뮤엘 L. 잭슨(배우) 그리고 모니카 벨루치(배우)가 심사위원으로 칸을 찾았다.
5월17일에 있었던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서 “수상작에 관한 이견이 있을 때, 싸울 준비는 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파트리스 르콩트는 “공정하게 심사하겠다”는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첫 중국인 심사
[칸 2006] 제59회 칸 영화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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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가 카페에 앉아 있다. 가죽점퍼를 입은 남자는 공격적이고, 긴 외투를 입은 남자는 의아해하는 눈치다. 김 형사(박용우)와 사진작가 류정호(김상경). 김 형사가 묻는다. “류정호씨, 한국엔 언제 오셨죠? 부모님은 안 계시고… 17살 때 미국 유학, 현재 사진작가로 활동 중… 근데 한국엔 무슨 일로 오셨나요?” 류정호가 냉정하게 반문한다. “뭘 알고 싶으신 거죠?” 김 형사가 피에로 인형사진을 꺼내 들며 추궁하고, 류정호는 기분 나쁜 표정이 역력하다. “컷!” 조의석 감독의 사인이 떨어진다. 그러자 김 형사는 박용우로, 류정호는 김상경으로 바뀐다. 대학 동기 사이인 두 사람. 박용우는 낮은 저음으로 “당신이 죽였지? 죽였잖아?”라며 김상경에게 농을 걸어댄다. 김상경은 예의 서글서글한 표정으로 이 사람 저 사람 아는 얼굴들에게 인사하기 바쁘다. 5월2일 햇빛 좋은 북한산 자락의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카페. <조용한 세상>(제작 LJ필름, 감독 조의석)의 짧은 한 풍경이다.
얼굴을 맞댄 형사와 용의자, <조용한 세상>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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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죽이지 않았다고 한 남자가 하소연을 하고 있다. 좁고 어두운 취조실. 젊은 형사와 중견 형사 둘이 용의자와 마주앉아 취조 중이고 어두운 구석 벽쪽에는 그림자 안에 반쯤 숨은 여형사가 서서 진술을 듣고 있다. 이 공간의 조명은 탁자 위로 떨어지는 낡은 등과 천장에 달린 보조 조명장치 두개가 전부다. 정적만큼 강한 명암의 대비가 카메라 모니터 안에 또렷이 담긴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찍었던 정광석 촬영감독과 <썸> <공공의 적> 시리즈, <실미도> 등에 참여한 신학성 조명감독, 두 사람의 점잖은 태도와 노련함이 그럴싸한 조화를 만들어내는 현장이다.
한편 컷 사인이 날 때마다 스탭인 듯 보이나 통일된 스탭복을 입지 않은 젊은이가 배우들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여형사 소영 역의 송윤아와 신참형사 현기 역의 이동욱이 젊은이와 진지한 눈빛을 주고받는다. <…ing>의 조감독을 거쳐 데뷔하는 안상훈 감독이다. 송윤아는 안상훈
소녀의 한을 해결하라! <아랑>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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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올인’의 작가로 능력 검증
“민족 자긍심 대신 재미 살릴터”
콤플렉스 덩어리였던 젊은날
작가활동에 비장의 무기
기원전 108년부터 기원전 37년까지 60부작에 담아낼 예정인 드라마 〈주몽〉(연출 이주환·김근홍)은 지난 15일 시청률 16% 남짓 끌어가며 시원하게 출발했다. 액션과 전쟁 장면 등을 역동적으로 잡아내 눈을 사로잡았다. 전남 나주에 4만5천평 규모로 만든 세트장도 한몫했다. 7m 높이의 동부여성, 철 생산 광산, 해자 성문 등이 세트장을 채웠다. 드라마 초반에 나온 현토성 장면은 중국 상하이에서 찍었다. 〈주몽〉의 성공 여부가 관심을 모으는 까닭은 삼국 시대를 배경 삼은 영웅의 이야기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6월엔 에스비에스 50부작 〈연개소문〉, 8월엔 한국방송 100부작 〈대조영〉이 펼쳐진다. 광개토대왕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김종학 프로덕션의 〈태왕사신기〉도 제작 중이다. 정운현 문화방송 드라마 책임피디는 “삼국시대는 엄청난 소재를 담은 판
삼국시대라는 판도라 상자 연 대형사극 <주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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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경계 객관묘사에 신경
김윤진씨 “아직은 분투중”
미국 <에이비씨> 텔레비전의 최고 인기 시리즈 <로스트>(K2 토 낮 12시50분) 시즌2가 한국 배우 김윤진에 이어 한국인 작가 김수진(미국명 크리스티나 김)을 발탁했다. 미국 안 소수 인종인 한국계가 인기 드라마의 주인공과 주요 작가로 뽑힌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해변에서 시즌2 마지막 촬영을 하고 있는 김윤진, 시즌3 극본을 준비하는 김수진을 전자우편으로 인터뷰했다.
“로스트의 제작진들은 드라마에서 한국적인 특질과 구성이 가장 정확하게 묘사되기를 바랍니다. 한국 작가로서 한국 등장인물과 특별한 관계를 느낍니다.” 김수진 작가는 미국 대형 드라마에서 한국을 고스란히 전한다는 데 큰 자부심을 보였다. 조지타운대 영문학과, 서던캘리포니아 대학원 영화학과를 졸업한 김 작가는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다. 중고등학교 시절 한국에서 4년을 살았던 경험으로 한국 관련 부분을
미 인기드라마 ‘로스트’에 김수진 스토리작가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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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으로 숨쉬고 춤으로 소통하는 세계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비보이의 세상을 담은 드라마 〈브레이크〉(사진·엠넷 목 오후 6시)가 지난 11일 전파를 탔다. 세계적 문화 코드인 비보이의 매력을 전하겠다는 한동철 피디는 “비보이 공연이 이미 대중화된 장르라는 도장을 찍고 싶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2006 푸마 베스트 스트리트〉의 4강전에 모인 4팀의 이야기를 액자식으로 구성한다. 4팀이 4강전을 치르는 모습을 소개한 첫 회에 이어 18일 2회부터는 각 팀의 사연을 담는다. 에스에스오공일의 김규종과 파란의 라이언, 이주노, 배슬기 등 가수들이 주요 배역을 맡고 고질라, 맥시멈크루, 티아이피 등 실제 비보이 팀들과 나나스쿨, 크레이지 등의 방송 안무팀이 출연해 퍼포먼스도 펼친다. 경기 중계나 일상을 담은 리얼리티로만 선보였던 비보이를 드라마로 제작했다는 점과 조피디의 〈뮤직〉, 주석의 〈록 더 플로어〉 등 시종일관 흥을 돋우던 음악이 신선했다는 평이다.
비보이 드라마의 탄생은 훌
첫 비보이 드라마 ‘브레이크’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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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기극 <모노폴리>가 처음으로 세상에 수법을 공개했다. 5월17일 오후4시 서울극장에서 <모노폴리>의 기자시사회가 열렸다. 드라마 <닥터깽>의 당일 방송 분량을 촬영하느라 참석하지 못한 양동근을 제외하고 김성수, 윤지민과 이항배 감독이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모노폴리>를 제작한 한맥영화 김형준 대표는 “만들면서 힘들지 않은 영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열섯번째로 제작한 <모노폴리>는 심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영화”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항배 감독은 “긴 겨울 내내 스탭들과 배우들을 괴롭혀가며 찍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김성수는 “소문낼만하면 소문 많이 내주시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보드게임 모노폴리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모노폴리>의 타이틀 크레딧과 디자인은 최근 한국영화 중에서 돋보일만한 세련미를 갖췄다. 영화는 정보원에 검거된 나경호(양동근)가 취조받는 장면에서 사건을 역순으로 회상하며 시작된다.
금융사기극 <모노폴리> 기자 시사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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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방울방울> <반딧불의 묘> 등 ‘지브리스튜디오’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감독 다카하다 이사오의 특별전이 열린다. 다카하다 이사오는 1968년 <태양의 왕자 호루스의 모험>으로 데뷔, 냉혹한 현실을 인간미 넘치는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던 감독.
6월8일부터 28일까지 CGV 용산, 강변, 상암 등 세 곳에서 열릴 이번 특별전에는 <이웃집 야마다군> <추억은 방울방울> <반딧불의 묘>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등 그의 대표작 네 편이 상영된다.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을 제외한 3편은 모두 한국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이다.
다카하다 이사오 감독전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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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을 구하기 위한 동물들의 인간습격, 애니메이션 <헷지>가 5월17일 오후 언론시사를 통해 첫선을 보였다. <헷지>는 <슈렉> <마다가스카> 등을 제작했던 드림웍스의 2006년 작품. 동물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은 전작과 동일하지만, <헷지>는 너구리, 거북이, 다람쥐, 스컹크, 고슴도치 등 비교적 몸집이 작은 동물들로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펼쳐간다.
추운 겨울이 끝나고 찾아온 봄 어느날, 겨울잠에서 깨어난 동물들은 갑자기 생겨난 울타리에 당황한다. 이는 인간들이 토지개발을 위해 설치해놓은 것. 마침 식량 구할 생각에 걱정이었던 동물들은 울타리를 넘기로 결심한다. 책임감 강한 거북이 번, 뻔뻔함과 잔꾀로 똘똘뭉친 너구리 알제이, ‘에너지 음료’만 먹으면 헤롱대는 다람쥐 해미 등, 쿠키에서 시작한 이들의 인간습격은 점점 그 규모가 커져가고, 화가 난 부녀회장 글래디스는 동물 박멸 전문가를 고용하기에 이른다.
실제
애니메이션 <헷지>, 언론에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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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홈비디오코리아가 2편의 영화를 1장의 DVD에 담은 ‘더블피쳐’를 출시했다. 두개의 작품을 한장의 DVD에 담은 것은 국내 최초의 시도로 가격은 1만4900원이다. 워너홈비디오코리아는 액션, 크라임, 호러, 패밀리, 로맨스, 드라마 등으로 작품을 분류해 묶어놓았다. 액션으로는 <매트릭스>와 <애니매트릭스> 세트를 비롯해, <오션스 일레븐>와 <오션스 트웰브>의 묶음 등 5종이며, 크라임은 <머더 바이 넘버>와 <다이얼 M을 돌려라>의 묶음, 호러로는 <엑소시스트>와 <엑소시스트 2>의 세트가 있다.
1장에 영화 2편 담긴 더블피쳐DVD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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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성의전화가 주최하고 한국여성재단이 후원하는 여성인권영화제가 5월26에서 28일까지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가정폭력 없는 평화의 달’ 행사의 일환으로 열리는 여성인권영화제의 부제는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 공감대가 널리 퍼진 듯하지만 아직도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가정폭력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이번 행사에서는 7개국의 33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개막작은 프레드릭 와이즈먼 감독의 <가정폭력2>다. 전작 <가정폭력>에 이어 세밀한 사건 묘사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메인 섹션인 ‘여전히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부문에는 임은희 감독의 단편 <갑각류를 요리하는 빨간 조리법>을 비롯해 김은수, 김혜정, 박미선, 이경화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아빠하고 나하고> 등이 상영된다. ‘보이지 않는 상처’ 부문에는 알제리에서 프랑스로 이주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는 파트마 조라 자모움 감독의 단편 <실뭉치>를 비롯해 정희성 감독의 단편 &
여성인권영화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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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과 강동원이 출연하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5월16일 강원도 속초 인근 해변에서 모든 촬영을 마쳤다. 공지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송해성 감독이 연출하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세사람을 죽인 사형수와 세번 자살을 시도한 여성의 만남을 그리는 작품이다. 이날 촬영된 마지막 장면은 유정(이나영)의 동해 여행길. 사형수인 윤수(강동원)와 편지를 주고받던 강원도 산골 아이들에게 바다를 보여주는, 영화에서 중요한 대목이었다. 제작사인 LJ필름에 따르면 이날 출연분량이 없었던 강동원은 ‘일일 조감독’을 자처, 슬레이트를 치기도 하고 조명기기를 직접 들기도 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가을에 개봉할 예정이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촬영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