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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세째 주말 성서의 비밀을 접하려는 발길로 혼잡하다. 5월18일 개봉하는 <다빈치 코드>가 모든 예매 사이트에서 80%가 넘는 예매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고치는 맥스무비의 85.29%, 최저치는 인터파크의 81.8%지만, 이 영화의 압도적인 우세를 점치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여기에 기독교 단체의 반대 시위까지 개최될 것으로 보여 <다빈치 코드>는 당분간 화제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2주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고수했던 <미션 임파서블 3>는 2위로 내려앉았지만, 기세는 여전하다. 모든 예매 사이트에서 10~11%대를 기록하며 선전 중이다. 두편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예매율을 더하면 93%에서 97%에 이른다는 얘기다 . 한국영화계는 “7월부터 시행될 스크린쿼터 축소의 효과를 미리 보는 듯하다”며 걱정하는 분위기다. 이번 주에 개봉하는 <가족의 탄생>의 예매율을 보면 이러한 우려를 실감하게 된다. 시사회 때부
[주말극장가] <다빈치 코드> 흥행돌풍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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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간 실종됐던 이만희 감독의 영화 <고보이강의 다리>가 발굴됐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이만희 감독 전작전, 영화천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만희 감독의 1970년작 <고보이강의 다리>가 발굴됐다고 밝혔다. <고보이강의 다리>는 그동안 이만희 감독 관련 연구서에서도 언급되지 않았던 미지의 작품. 이번 발굴은 <휴일>, <만추>, <물레방아> 등의 시나리오 작가 백결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뤄졌다. 백결씨는 인터뷰 도중 <고보이강의 다리>가 국방홍보원에 소장되어 있을 가능성에 대해 얘기했고, 영상자료원은 국방홍보원의 협조를 받아 이 작품을 찾아냈다.
<고보이강의 다리>는 이만희 감독 본인이 직접 주요 배역으로 출연한 작품으로, 베트남 전쟁 당시 현지 로케이션으로 촬영돼 화제가 됐다. 한국영상자료원은 5월27일 저녁 7시30분 한국영상자료원 고전영화관에서 <고보이강의 다리> 특별 시사회를
미발굴 이만희 감독 영화 36년만에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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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환 주연의 영화 <방문자>가 5월25일 개막하는 제32회 시애틀국제영화제 ‘뉴 디렉터스’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뉴 디렉터스’ 부문은 감독들의 데뷔작과 두번째 작품만을 대상으로 하는 섹션. 신동일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방문자>는 냉소적인 지식인과 종교적 신념이 강한 두 남자의 만남을 담았다. 시애틀국제영화제 칼 스펜서 집행위원장은 “양심적 병역거부, 소수자 인권 문제 등 정치 사회적인 이슈를 위트 있게 표현하고 있다”고 초청 이유를 밝혔다. <방문자>는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부문, 홍콩국제영화제 인디파워 부문 등에 초청된 바 있다.
<방문자> 시애틀국제영화제에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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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식이 동생 광태>의 정경호가 허인무 감독(<신부수업>)의 신작 <허브>에 캐스팅됐다. <허브>는 정신연령이 7살인 아가씨 상은이 첫사랑에 빠지는 내용의 영화. 정경호는 상은의 첫사랑 종범으로 출연한다. 상은 역에는 강혜정이, 그녀의 엄마 역에는 배종옥이 캐스팅 된 상태. <허브>는 5월말 크랭크인해 올 하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정경호, <허브>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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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 촬영 당시 펜엑 라타나루앙 감독은 아사노 다다노부를 “로버트 드 니로처럼 작품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는 카멜레온 같은 배우”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그가 변태 성향의 캐릭터(<포커스> <러브 & 팝>)부터 고독한 젊은이의 초상(<밝은 미래> <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까지 다양한 역할을 선보인 것은 맞지만, 그를 로버트 드 니로로 설명하기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데뷔작인 <물장구 치는 금붕어>부터 개봉을 앞둔 <보이지 않는 물결>까지, 자신만의 영화세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아사노 다다노부의 매력을 탐구해보았다.
<보이지 않는 물결>의 쿄지는 유령 같은 남자다. 보스의 아내와 애정행각을 벌이고, 살인을 저지르며, 푸껫으로 도망가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보이지 않는 물결에 의해 떠밀리듯 진행된다. “사람들이 왜 살인을 저지르는지, 죄의식의 문제를 어떻게 해
자유롭게 유영하는 무중력의 배우, 아사노 다다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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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11월14일 미국 캔자스주의 작은 마을 홀컴에서 클러터 가 일가족 4명이 몰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같은 소설로 뛰어난 작가이자 뉴욕 사교계의 명망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트루먼 카포티(필립 세이무어 호프먼)는 이 사건을 취재하겠다며 캔자스로 향한다. 어릴 적부터 동료였던 넬 하퍼 리(캐서린 키너)와 함께 숨진 가족의 주변의 탐문 수사하던 그는 게이답게 여성스러움을 무기로 수사당국의 핵심에 접근한다. 그 와중 이 사건의 범인 페리 스미스와 딕 히콕이 체포되고, 카포티는 그들과 독점적으로 대면하는 기회를 얻는다. 그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 예술적 재능과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페리 스미스에 매혹당하고 이 모든 이야기를 녹여 <인 콜드 블러드>라는 ‘논픽션 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한다. 그는 지방법원에서 사형을 언도받은 페리 스미스를 동정해 변호사를 구해주는 등 구명운동을 펼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의 공판이 대법원으로 올라가는 등, 이
오스카 남우주연상 받은 <카포티> 첫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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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두개의 부스터 엔진을 단 로켓처럼 최근 한국영화는 두 가지 붐에 의해 힘을 받아왔다. 국내 관객은 한국 상업영화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보내며 첫 번째 붐에 연료를 공급해줬다. (상대적으로 작은) 두 번째 붐은 해외에서 힘을 받았는데, 아시아에서 한국 대중문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기대하지 않았던 수입원이 생기고 한국 영화제작의 경제가 변화하면서 생긴 것이다.
첫 번째 붐이 상대적으로 견고한 토대를 지닌 것처럼 보이는 반면, 두 번째는 대부분 한류가 유행하고 있다는 것과 대부분의 다른 아시아 영화업계들이 현재 약세 추세라는 사실에 근거한 것 같다. 한국영화업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횡재가 내일이라도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 같다. 현 상황이 유지되는 한 이득을 보겠다는 분위기가 있는데 마치 오래된 책장 사이에 끼어져 있던 돈을 발견했을 때 누가 알아차리기 전에 슬며시 주머니에 넣는 것 같은 느낌이다.
갑작스러운 붕괴로 인해서든 오랜 기간의 느린 하향세로 인해서든
[외신기자클럽] 한국영화, 마케팅 내공을 키워라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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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가 10년간 지속해온 해피밀 마케팅에 종지부를 찍었다. 올 여름 <카>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 등 블록버스터 개봉을 앞두고 있는 디즈니는 올 여름 개봉작을 끝으로 더이상 패스트푸드와 연계한 마케팅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어린이 비만문제와 관련된 것. 해피밀은 3살에서 9살까지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세트 메뉴로 26g의 지방을 포함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는 매우 위험할 정도의 수치라고 한다.
이번 결정에 대해 디즈니쪽은 “패스트푸드에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사회는 점점 그것이 가지는 부작용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후 맥도널드와의 재결합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겨둔 상태. 맥도널드 해외 마케팅 부사장 딘 배럿도 “이번 결별은 상호 동의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영원한 결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디즈니 테마파크’의 맥도널드 매장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내
[What's Up] 패스트푸드 마케팅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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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받고 거짓말하는 실험에 참가했다면, 1달러와 20달러를 받은 사람들 중 누가 더 적극적일까? 답은 1달러다. 왜냐. 단 한푼에 거짓말했다는 게 부끄럽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중에도 거짓말을 사실로 믿으려 든다. 반면 20달러를 받은 이들은 돈받고 거짓말한 거라고 순순히 인정한다. 심리학자 페스팅거의 유명한 ‘인지부조화 실험’이다. 인간은 이성적 존재가 아니라 합리화하는 존재라는. 또 보상이나 처벌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자기 위선을 정당화하기 위한 놀라운 정신적 활동을 한다는.
평택 대추리의 ‘잔인한 5월’을 보며, 폭력 특히 공권력의 폭력을 대통령이 조장하는 게 아닌가 싶다. 대통령이 일찍이 내리신 ‘지령’은 “단호한 대처”뿐. 배후가 어떠니 보상금 더 받으려 그런다니 하는 흑색선전은 차치하고라고, 국민을 보호해야 할 통수권자의 인권의식이 이 지경인지 어안이 벙벙하다. 평시에 비무장 국민을 상대로 군경 진압작전을 펼쳐 많은 사람 다치게 하고, 그것도 모자라 시위대를 줄줄
[이슈] 노태우야 노무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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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마르케, 장 뤽 고다르, 아녜스 바르다, 클로드 샤브롤…. 이들의 이름을 들으면 50년대 말에 전성기를 구가했던 프랑스 누벨바그를 떠올리게 된다. 경향으로서 그리 긴 생명력을 가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금은 거장이라 불리는 당시의 시네아스트들은 여전히 새로운 작품들을 가지고 건재함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나름대로 호평을 받은 몇몇 영화들을 제외하고는 최근의 프랑스영화 대부분은 흥행과 작품성에서 열악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조악한 싸구려 코미디물이나 블록버스터를 표방하면서도 헐리우드표에는 미치지 못하는 어정쩡한 영화들은 프랑스영화의 고갈된 창작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할리우드영화의 위세에 대항하는 소극적 저항으로까지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프랑스영화는 이제 끝났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주류영화에서 프랑스영화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쩌면 프랑스영화는 다른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크리스 마르케
[파리] 거장들의 새로운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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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이 시작된 5월, 초대형 오락영화 틈새에서 장르의 특성을 잘 살린 독립영화들이 눈길을 끈다. 존 힐리코트의 <프로포지션>과 데이비드 자콥슨의 <다운 인 더 밸리>, 데이비드 슬레이드의 <하드 캔디>, 리안 존슨의 <브릭>, 매튜 바니의 <드로윙 레스트레인트 나인> 등이 그 작품들.
<프로포지션>과 <다운 인 더 밸리>는 지난해 개봉된 <폭력의 역사> <세레니티> 등에 이어 서부영화의 맥을 잇고 있다. 1880년대 호주 아웃백을 배경으로 <프로포지션>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에 이어 정통 서부영화의 영향을 받은 수작으로 호평받고 있다. 가이 피어스, 존 허트, 에밀리 왓슨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이 작품은 호주에 정착한 초기 영국 이민자와 원주민, 영국군, 그리고 아일랜드 출신 ‘아웃로’ 사이의 갈등
[뉴욕] 독립영화, 블록버스터들의 틈새로 파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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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가루 집안이라는 표현이 있다. 뭉쳐지지 않는 콩가루의 성질에 빗대 엉망진창인 가족을 일컫는 말이다. 콩가루가 무슨 죄가 있겠냐마는 콩가루 집안이라는 말은 썩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니다. 언뜻 콩가루의 위력을 실감하는 순간을 떠올려보면 대체로 가족이나 친척의 장례식장이다. 술기운에 힘입어 누군가 목소리를 높이면 분위기가 격앙되어 주먹다짐까지 한달음이다. 지켜보던 사람들 사이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표현. “쯧쯧, 콩가루구먼, 콩가루.” 그런데 문제는 알고 보면 다 콩가루, 라는 사실이다. 나만 그런지 모르지만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화목한 가족은 아파트 CF에서나 만날 뿐 실제로 접하긴 무척 힘들다. 있다 해도 가족사를 조금 깊이 파고들면 어딘가 말썽거리를 안고 있다. 그래서 과거 콩가루 집안이 비정상적 가족이라는 의미였다면 이젠 오히려 정상적인 가족을 뜻하는 말처럼 들린다. 하긴 핵가족이란 말 자체가 콩가루하고 비슷하게 들리지 않는가.
문제는 콩가루가 현실인데도 우리의 관념은 그
[편집장이 독자에게] 祝 가족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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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투쟁, 사학법 개정 등 교육 관련 현안들이 불거져 나오고 있는 작금, 평소 ‘시류에 편승하여 대세에 영합한다’는 신조를 견지하는 필자는, 이러한 시국에 부화뇌동하여 각급 영화 교육기관에 이하의 과목들을 신설할 것을 건의한다.
① 난치·불치병학 개론: 당해 과목은, 각종 연애 관련 영화들의 공급이 급증하는 봄철마다 그 필요성이 제기되어왔던 핵심 커리큘럼으로서, 올 봄에도 역시 <마이캡틴 김대출> <도마뱀> 등으로 그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중 가장 특기할 만한 것은 <연리지>인데, 당 영화는 영화사상 최초로 ‘남녀 합동 불치병’이라는 혁신적 컨셉을 제안함으로써 불치병 무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신개념 영화는 다량의 불치병들을 한번에 사용함으로써 불치병 자원의 급속한 고갈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낳고 있다. 가까운 예로 <청춘만화>는 참신한 불치병을 제때에 공급
[투덜군 투덜양] ‘불치병학 개론’이라도 들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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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친구가 대화 중에 사소한 문제로 싸우기 시작했다.
“내가 어깨에 ‘담’이 왔는데….”
“그건 ‘담’이 아니라 ‘쥐’라고 하는 거야.”
“‘쥐’는 다리에 나는 거지.”
“근육이 뭉친 게 쥐라니까.”
두 사람은 ‘네(이버)형님’에게 물어보기로 했고 네티즌은 다양한 답변을 내놓았다. 둘은 삼십분가량 토론을 벌였지만 첨예한 대립 탓에 끝까지 승자를 가려내진 못했다. 그러나 우린 단시간에 다양한 외과적 잡지식을 입수할 수 있었다.
언제부터일까. 우리는 앉아서도 귀가 셋 달린 쥐부터 수십명을 죽인 연쇄살인범,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대한 네티즌의 평점이 7점대란 사실까지 샅샅이 알게 되었다. 가히 ‘사소함과 산만함의 시대’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요즘이다. 정보의 홍수를 벗어나기 위해 노아의 방주에 올라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하필’ 21세기에 살고 있단 사실에 감사하며 정보의 바다를 서핑한다. 이사오 사사키의 음악을 듣다가 바비킴으로, 다시 코린 베일리 래
[이창] 산만함의 재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