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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기자다. 세상을 놀라게 한 살인사건을 저지른 범인이 잡혔는데, 당신만이 그와 지속적으로 일대일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범인으로부터 사건의 상세한 정황을 듣기 위해선 ‘너를 옹호하는 기사를 쓰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하지만 취재한 내용은 도무지 그를 옹호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으로 이끈다. 객관적인 진실을 적기만 해도 당신은 명성과 부를 얻을 수 있지만, 범인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기게 된다. 자, 당신은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
<카포티>의 주인공 트루먼 카포티(필립 세이무어 호프먼)가 맞닥뜨렸던 딜레마는 이러한 취재윤리 차원을 넘어 훨씬 복잡하고 극단적이다. 1959년 11월 미국 캔자스주의 작은 마을 홀컴에서 클러터네 가족 4명이 몰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을 때 카포티가 이 현장으로 뛰어든 것은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일이었다. 오 헨리상을 두번이나 수상했고, <티파니에서의 아침을> 같은 작품을 성공시켰으며, 뉴욕 사교
모순에 가득 찬 한 인물의 내면을 드러내다, <카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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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한가운데서 범죄자들과 드잡이하며 살아가는 형사 태수(정두홍). 죽마고우 왕재(안길강)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그는 곧바로 고향 온성으로 향한다. 유년 시절 왕재와 함께 뭉쳐다녔던 필호(이범수)는 태수에게 왕재가 “멋모르고 날뛰는” 10대들의 싸움에 휘말려 결국 목숨을 잃었다고 말한다. 장례식이 끝난 뒤 태수는 서울로 돌아가기를 미룬다. 그리고 왕재를 죽인 범인을 직접 찾으러 나선다. 왕재를 친형처럼 따르던 석환(류승완)도 “형 쑤신 놈덜 찾아다가 뼉따구까지 싹 다 발라버릴” 것이라며 씩씩대고, 결국 두 사람은 투합한다. 그러나 그들은 이내 왕재를 죽인 이가 ‘영원한 친구’를 약속한 필호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당황한다.
류승완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 <짝패>는 익숙한 줄거리의 영화다. 굳이 <친구>를 들지 않더라도, 변치 않는 우정을 약속했던 친구들이 세월이 지나 결국 칼부림을 벌이는 남성 비극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야기다. 그 익숙함을 <
“류승완 세계”의 증명, <짝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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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프랑스 최고의 영화로 불렸던 역사 풍자극 <조롱> 말고도 10편이 훌쩍 넘는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갖고 있지만, 우리에게 호명되는 파트리스 르콩트는 연애술사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1990)과 <걸 온 더 브릿지>(1999) 두편이 국내 개봉했을 뿐이기도 하지만, 뒤늦게 찾아온 <친밀한 타인들>(2004)까지 세편을 자의적으로 묶으면 깔끔한 ‘파트리스 연애 3부작’이 완성된다. 사랑이 도달할 수 있는 궁극의 완전성에 대해 충격적인 카운터펀치를 날렸던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이나 사랑은 자신으로부터의 도피에서 시작해 자신에 대한 확신으로 성사된다는 연애 로드무비 <걸 온 더 브릿지>를 거쳐 <친밀한 타인들>에서 연애는 결국 한편의 스릴러임을 웅변한다.
파리의 한적한 골목길을 따라 어디론가 향하는 안나(상드린 보네르)의 발걸음을 추적하는 카메라의 긴장감은 처음부터 히치콕적이다. 이 여자의 정체는
연애는 결국 한편의 스릴러, <친밀한 타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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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벼락처럼 피할 수 없이 자아에게 닥치는 것이 아니라, 실존적인 결단이 필요한 선택이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성숙한 의미의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위해 자아를 희생하는 것만큼이나 자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우리는 때때로 숭고하고 애틋한 사랑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모든 것을, 심지어는 자신의 정체성마저도 기꺼이 포기하려고 할 때가 있다. 그런 사랑과 헤어지고 나면, 아름다운 추억은 간 곳 없고 상대의 마음을 잡으려고 애쓰다가 모든 것을 잃고 정신적으로 앙상해진, 낯선 자기 자신만 발견하게 될 뿐이다.
<언러브드>의 주인공 미츠코(모리구치 요코)는 시청 공무원으로 남들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의 평범한 일상을 잘 지켜내는 것, 즉 자신의 삶의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진 시험도 관심이 없고
인물의 내면을 치밀하게 파고드는 ‘냉정’, <언러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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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영화가 기나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네오리얼리즘 이후 1970년대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던 이탈리아영화가 국내외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외면받던 침체기에서 벗어나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꽤 오랫동안 13%를 넘지 못했던 이탈리아 박스오피스의 자국영화 점유율은 지난해 23%, 올해 초반 4개월 동안 34%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공중파의 황금시간대에 방영되는 영화 중 이탈리아영화가 차지하는 비율도 10년 전 5분의 1에서 5분의 4로 높아졌다. 해외에서의 평판 역시 달라졌는데, 크리스티나 코멘치니 감독의 <돈 텔>(Don’t Tell)은 이탈리아영화로는 7년 만에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고,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는 두편의 이탈리아영화가 포함되어 있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이런 이탈리아영화 부흥의 가장 큰 원인으로 1990년대 후반 만들어진 일련의 법안들을 꼽는다. 이는 현재 로마 시장으로 올해 가을 첫선을 보일 로마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는 월터 벨트로
이탈리아 영화 부흥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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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광신도 카톨릭 집단 부분 논란…상영 금지 투쟁 등 반발 거세
영화 <다빈치 코드>를 둘러싼 각국 종교계의 반발이 거세다. 그리스, 로마, 러시아의 정교회 지도자들은 설교 도중 영화에 비난을 쏟아냈고, 특히 그리스에서는 200여명의 항의자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십자가와 국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 필리핀에서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탄원에도 불구하고 상영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역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영화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기각당한 바 있다. 싱가포르는 “성숙한 관객만이 사실과 허구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며 16살 미만 관람 불가 판정을 내렸다. 타이는 기독교계의 뜻을 받아들여 영화의 마지막 10분을 삭제한 채 개봉할 것을 명령했으나, 다시 이를 번복하여 삭제없이 상영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1800만 로마 가톨릭 신자들을 감안한 인도 정부는 일단 영화의 상영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인도의 가톨릭세속포럼 지도자 등은 영화의 완전한 상영 금지
세계 종교계, <다빈치 코드>와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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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8일 개봉한 <다빈치 코드>가 3주만에 400만을 돌파한 <미션 임파서블>을 제치고 이번주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2주째 1위를 차지했던 <미션 임파서블 3>가 48만 2천명으로 그 뒤를 차지했다. 3위는 12만 2천명을 기록한 <맨발의 기봉이>다. 한편, 배급사 자체 집계에 따르면, 개봉 이후 <미션 임파서블 3>는 지난 주말까지 서울 136만, 전국 418만 관객을 동원했고, <다빈치 코드>는 주말 이틀 동안에만 전국에서 90만 7천명(서울 약 29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미션 임파서블3>가 세운 종전 기록(전국 81만명)을 제치고 외화 부문 올해 주말 흥행 신기록을 수립했다. <미션 임파서블 3>에 이은 <다빈치 코드>의 흥행 여파에 귀추가 주목된다.
순위/영화명/개봉일/관객수/누적관객수
1/다빈치 코드/5.18/94만5025/116만2918
2/미션 임파
<다빈치 코드> 박스 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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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임필성, 한재림 세 감독이 프로젝트 <인류멸망보고서>(가제)에 참여한다. "근 미래 지구의 멸망 시점을 전후하여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모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 예정"이다. 5월21일 촬영에 들어간 임필성 감독의 <멋진 신세계>는 "인간이 주체가 되지 못하고 소모품으로 전락하는 과정을 좀비가 되어가는 순진한 청년의 위트와 하드고어적 액션으로 표현하는 작품"이다. 5월24일 촬영에 들어갈 김지운 감독의 <천상의 피조물>은 "깨달음을 얻은 로봇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촬영하게 될 한재림 감독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뮤지컬 영화로서 오 헨리의 소설을 변주할 예정이다. 2007년 초 개봉 예정.
<인류멸망보고서> 제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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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립영화협회가 주최하는 "독립영화, 관객을 만나다"의 열 두 번째 상영작 <가리베가스>(감독 김선민)가 5월 30일(화)부터 6월 4일(일)까지 온라인에서 상영된다. <가리베가스>는 구로공단이라는 공간에서 살아가던 여주인공의 애환을 중심으로 한 영화다(문의 kifv@kifv.org 02-334-3166)
독립영화 <가리베가스>, 관객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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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는 2006년 상반기 극영화개발비지원사업 선정결과가 발표됐다. 이미연 감독(<버스, 정류장>), 백승재 시나리오 작가(<공공의 적>), 송혜진 시나리오 작가(<인어공주>), 최문수 PD(<나의 결혼원정기>) 등 5인이 작품성, 독창성, 영화화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작품을 선정했다. 총 97편의 접수작 중 이지행 감독의 <나를 기억해줘>, 하연주 감독의 <너는 나>, 이한종 감독의 <도시서정>, 김남훈 감독의 <센티멘탈 투어리스트>, 최진성 감독의 <상당한 관계>등이 선정됐다. 선정된 작품은 이후 편당 1500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영진위 극영화 제작지원 선정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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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5월 21일 오후 11시 30분 칸영화제 감독주간 상영관인 씨어터 노가 크로와제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감독주간 상영작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야심에 찬 영화”라고 소개된 <괴물>은 늦은 시간인데도 8백석 규모의 상영관이 가득차는 관심을 받았고, 봉준호 감독 또한 “이렇게 늦은 시간에 영화를 보러온 이들이 진정한 영화광”이라는 인사로 관심에 답했다.
송강호와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 등이 출연한 <괴물>은 한강에 정체불명의 괴물이 출현하면서 시작된다. 한강변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박강두(송강호)는 한강에 나타난 괴물을 피해 도망가다가 외동딸 현서(고아성)의 손목을 놓친다. 강두는 괴물이 현서를 끌고 가는 모습을 보고 아이가 죽었을 거라 믿지만, 하수구에 갇혀있다는 현서의 전화를 받게 된다. 강두와 강두의 아버지 희봉(변희봉), 동생 남일(박해일)과 남주(배두나)는 괴물과 접촉했다는 이유로 갇혀있던 병원에서 탈출해 한강변 하수구
봉준호 감독 <괴물> 칸에서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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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부터 종교계의 반발로 말이 많았던 <다빈치 코드>의 첫 주 흥행은 총 2억2천4백만 달러로 사상 2번째로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고 소니픽쳐스는 밝혔다. 이 영화의 주연인 톰 행크스와 론 하워드 감독에게도 최고의 개봉 결과로 기록됐다. <다빈치 코드>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개봉 첫 사흘 동안 7천7백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고, 해외에서는 1억 4천7백만 달러를 기록하여 이전까지 사상 최고 기록인 <스타 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의 뒤를 이었다. 미국 내에서 3,735개 스크린에서 평균 2만616달러를 벌어들인 <다빈치 코드>는 30대 전후의 남녀가 관객의 주를 이뤘으며 그 중 반 이상이 댄 브라운의 원작 소설을 읽었다고 말했다.
<다빈치 코드>의 맞서 같은 날 개봉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헷지>는 사흘 동안 3천720만 달러로 주말 2위를 기록했다. <포세이돈>과 <미션 임파서블3>의 기대
<다빈치 코드> 미국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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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3: 키워진 악마
<카포티>의 카포티
카포티는 좀 특수한 경우였다. 그 역시 <샤이닝>의 잭처럼 소설가였다. 하지만 카포티의 악마성은 잭처럼 외부로 드러난 광기와는 달랐다. 카포티는 약간 어눌하고 가녀린 목소리를 지녔으며 뭔가에 억눌린 사람처럼 보였다. 예쁘게 빗어넘긴 머리와 뿔테 안경은 지적인 사람처럼 보였지만, 사실 줄곧 이상한 말투로 인해 쭉 이상한 시선을 받으며 살았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1959년 카포티는 캔자스에서 일어난 한 살인 사건에 주목한다. 그는 살해당한 가족의 관을 열어본 뒤 “처참한 걸 보면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그에게 어떤 트라우마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살인 용의자 페리 스미스와 각별한 우정을 쌓아나가면서 논픽션 소설 <인 콜드 블러드>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그는 사회가 페리를 극악무도한 자로 몰지 않도록 노력했고 실제로 그의 변호사를 구해주기도 했다
콘스탄틴이 알려주는 악마 본능과 퇴치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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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악마’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엑소시스트> <악마의 씨> <오멘> 속의 악마? 하지만 악마가 흉측한 피부와 가지런하지 못한 치열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건 오해요, 편견이다. 영화 <카포티> <모노폴리>에는 겉은 선하지만, 속은 악마적 본능이 살아 있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이렇듯 인간의 내면에는 이중성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런 특성이 강해지면 다중인격 장애로 발전하기도 한다. <콘스탄틴>의 존 콘스탄틴(키아누 리브스)이 영화 속 주인공들의 악마적 본능에 대해 강의한다. ‘있다, 없다’ 자가 테스트를 통한 내 안의 악마 본능 및 퇴마법을 알아본다.
<내 안의 악마 본능> - O X 자가 테스트
1. 나는 살의(殺意)를 느껴본 적이 있다.
2. 누군가를 저주하거나 복수한 적이 있다.
3. 습관적으로 악플을 다는 취미가 있다.
4. 동물이나 식물을 보면 죽이거나 밟고 싶었던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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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틴이 알려주는 악마 본능과 퇴치법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