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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럽쇼. 놀람도 잠시다. 곳곳에서 한숨이 터져나온다. 1950년 2월6일. 서울 시내 을지로 국도극장. 600여명의 수험생들이 예상외의 시험문제를 받아들고 고전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한 현 국제정세에 대해 논하시오.” 10여분쯤 버텼을까. 강남춘씨는 감독관의 눈을 피해 슬쩍 옆눈질을 해보는데 저편도 끙끙거리는 건 마찬가지다. 짐짓 태연한 얼굴로 연필을 깎아도 보지만 막막함이 가시진 않는다. 목구멍이 걸린 시험인데 배짱 좋게 백지를 낼 순 없는 일. 지린내가 진동하는 극장에서 시험 종료까지 엉덩이 붙이고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혹시 아나. 하늘이 도울지.
지금으로부터 50여년 전 치러졌던 한 자격시험장 풍경이다. 도대체 무슨 시험이기에 응시자들이 저토록 당황했던 것일까. 국제정세에 대한 거창한 질문만 놓고 보면 필시 법관 아니면 외교관, 그것도 아니라면 교사 자격시험 정도였을 것이다. 아니, 그런데 저 수험생들의 수군거림은 뭐란 말인가. 이른바 국가고시였다면 답
50년대엔 ‘배우고시’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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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트먼 영화란 무엇인가? 여기서 내가 알트먼 영화라고 부르는 것은 모든 알트먼 영화를 가리키는 건 아니다. 장르로서 알트먼 영화는 수많은 배우들이 나와 종종 중첩되는 복잡한 대사와 애드리브를 통해 자연스럽고 소란스러운 소우주를 만들어내는 앙상블영화를 뜻한다. 그렇다면 이 장르에서는 알트먼이 직접 만든 <진저브레드 맨>이나 <세 여자> <이미지> 같은 영화들이 떨어져나가고 폴 토머스 앤더슨의 <매그놀리아> 같은 영화들이 그 빈자리에 삽입된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알트먼이 종종 아주 전형적인 알트먼 영화를 만들면서도 ‘고용감독’처럼 행세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2003년작인 <더 컴퍼니>다. 이 영화를 기획한 사람은 알트먼이 아니라 주연 배우 니브 캠벨이다. 캠벨은 무용계를 무대로 한 알트먼 영화를 상상했고 계획을 성사시키기 위해 그 장르의 시조인 알트먼을 찾아가 그를 설득했다. 그전까지 알트먼은 무용계에 대한 알트먼 영화를
<더 컴퍼니> <프레리 홈 컴패니언> 등의 알트먼 영화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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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장미> <칼라 송> <네비게이터> 등 몇몇 작품이 빠졌지만 상영작 14개 작품 속엔 켄 로치의 주요 작품들이 거의 다 들어 있다. <케스> <랜드 앤 프리덤> <레이닝 스톤> 등 걸작이 많지만 나머지 작품들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취를 거두면서 이야기의 즐거움과 정치적 예민함을 놓치지 않고 있다.
1. 캐시 컴 홈/ Cathy Come Home/ 1966년
1960년대 TV드라마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작품. 홈리스가 된 가족 이야기로, 다큐멘터리 기법을 활용해 관료적 복지제도가 어떻게 가족을 해체시키는지를 다뤘다. 훗날 <레이디버드 레이디버드>의 문제의식을 연상시킨다.
2. 케스/ Kes/ 1969년
가정도 포기하고, 학교생활에도 관심이 없는 소년들이 어떻게 영국 노동계급으로 편입되는지 탁월하게 묘사했지만 무엇보다 빌리가 매(황조롱이)와 가까워지면서 스스로를 발견해가는 과정이 압권이
켄 로치의 영화세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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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페이소스를 듬뿍 친 유머-켄 로치 드라마의 웃음
켄 로치의 드라마는 유머로 가득하다. 직장도 없고, 있다 해도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비정규직이며, 정부나 직장의 보호권 밖으로 밀려난 이들의 절박한 상황 속에서 켄 로치는 유머를 건져낸다. 설령 영화 속 배경이 실직과 절망으로 얼룩졌다 하더라도 캐릭터들은 웃음을 잃는 법이 없다.
켄 로치의 하층민들을 공격하는 건 무한질주하는 자본의 무자비함인데, 그것은 보통 똥으로 인격화되어 나타난다. <하층민들>에서 건설노동자 래리는 일터에서 화장실을 찾아 헤매다가 모델하우스에 몰래 들어가 해결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 근사한 화장실 안에서 모처럼 목욕을 하던(여기 노동자들은 집이 없어 빈집에 들어가 산다) 래리는 집을 보러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온 히잡 쓴 여인들을 보고 혼비백산한다(감독은 아랍 여성이 들어갈 거란 얘기를 하지 않았다, 물론!). <네비게이터>에서 백발이 성성한 철도노동자 제리는 작업 중 달려가는 기차
켄 로치의 영화세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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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칼라의 시인, 좌파영화의 십자군이라 불리는 켄 로치의 열네 작품이 한국을 찾는다. 올해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부터 초기 걸작 <케스>, 그를 문제적 감독으로 주목하게 한 TV영화 <캐시 컴 홈>을 아우르는 열네 작품이다. 동숭아트센터(10월27일∼11월9일)와 시네마테크 부산(11월10∼26일)에서 한달간 이어서 상영한다. 70이 된 오늘까지 40여년, 줄기차게 정의와 평등에 관해 발언해온 켄 로치의 거의 모든 것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다.
‘바리케이드를 향해.’ 일명 바르샤바 혁명 행진곡이 낡은 흑백영화에서 흘러나온다. ‘혁명의 깃발을 높이 들자… 바리케이드를 향해.’ 아무런 무기도 없이 민주주의를 향한 열정만으로 팔을 휘두르는 스페인 젊은이들의 모습이 비친다. <랜드 앤 프리덤>(1995, 이하 필모그래피 참조) 첫머리다. 켄 로치의 영화 40년은 바리케이드를 향한 40년이기도 하다. 억압받는 민중의
켄 로치의 영화세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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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시나리오 작가들이 모인다. 제3회 21세기 영화발전을 위한 한일 시나리오작가 공동토론회가 충무아트홀 컨벤션 센터에서 11월 8일 오후 2시30분부터 열린다.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유동훈 이사장을 비롯해 한국작가 50명, 일본시나리오작가협회장 가또 마사또를 비롯한 일본작가 10명이 참석하는 이번 토론회에는 동국대 유지나 교수가 주제발표자로 나선다. 토론자로는 송길한 시나리오작가, 김갑의 경북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이준익 영화감독, 손정은 시나리오 작가가 참여할 예정이다. 자세한 문의는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홈페이지 참조.
한일 시나리오 작가 공동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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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가 부산에서 네번째 사이트를 연다. CGV는 25일 CGV동래를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 위치한 SK스카이허브 7층에 개관한다. CGV동래는 9개관, 1천700여석 규모이다. CGV동래의 개관으로 CGV는 기존 서면,남포,장산과 함께 부산 전역에 상영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다. CGV동래는 개관기념으로 25일부터 26일까지 <잔혹한 출근>, <삼거리 극장>, <가을로> 등의 무료 시사회를 갖는다.
CGV동래, 10월25일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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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에게는 격려의 의미가 되겠지만, 그보다도 더욱 많은 아시아 영화인들이 신인감독과 새로운 영화인력을 길러내는 일에 동참했으면 좋겠다.” 지난 10월13일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유덕화는 수상의 기쁨을 피력하기보다 홍콩과 아시아 영화계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일의 중요성을 더 강조하고 싶은 듯했다. 유덕화가 지난 한해 동안 아시아영화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이유는 “제작자로서 저예산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아시아 신인 영화감독, 배우 양성에 힘써온 점을 높이 평가”(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받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중반 이후 도박영화, 누아르영화, 무협영화 등 다양한 장르영화를 누비며 홍콩 영화계의 최고 스타로 군림해온 유덕화의 배우로서의 경력이야 누구나 아는 바지만, ‘제작자 유덕화’의 모습은 우리에게 낯설게 느껴진다. 1990년대 초 자신의 영화사 팀워크프로덕션 하우스를 설립한 뒤 프루트 챈 감독의 <메
포커스 필름 대표로, <삼국지: 용의 부활> 배우로 돌아온 유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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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사와 아키라의 <란>(1985), 오시마 나기사의 <고하토>(1999), 피터 그리너웨이의 <8과 1/2우먼>(1999)과 <필로우북>(1996), 장이모의 <영웅>(2002)과 <연인>(2004), 프랑코 제피렐리의 오페라 <나비부인>(2004)까지. 일본의 의상디자이너 와다 에미(69)의 손을 거쳤던 옷들은 그저 영화의상 또는 무대의상이라 불리기엔 그 자체로 지나친 매혹의 향기를 낸다. 특히 기모노를 중심으로, 동양 의상의 색감·곡선·무늬를 모던함과 화려함의 절정까지 끌어올렸던 그의 작업들은 1985년 아카데미 의상상(<란>) 수상으로 서구인들의 인정을 얻기에 이르렀다. 정우성, 김태희 주연의 판타지극 <중천>의 조동오 감독은 중국의 사적인 자리에서 만난 와다 에미에게 단지 의상에 대한 조언을 구하다가 결국 그를 정식 스탭으로 ‘초청’하게 됐다.
와다 에미는 의상 또는 미술
영화에 날개를 다는 장인, <중천>의 의상감독 와다 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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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 감독은 미술대학을 나왔다. 그래서일까. 그는 ‘그림’ 그리는 데 능하다(조소를 전공했지만 그 또한 스케치가 필요한 일 아닌가). 우선, 그는 부산국제영화제가 탄생할 당시 영화제의 성격과 방향 등 커다란 밑그림을 그리는 데 큰 공헌을 세웠다. 부산프로모션플랜(PPP) 또한 그가 그린 그림의 일부였다. 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을 그만둔 뒤에도 그는 다시 부산에서 새로운 그림을 그렸다. 영화 촬영을 지원하는 부산영상위원회를 만든 것이다. 그러던 그가 이번에는 또 다른 대형 캔버스에 손을 댔다. 한국 최초의 영화마켓인 아시안필름마켓을 창설한 것이다. 10월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 동안의 숨가쁜 일정을 마친 첫 아시안필름마켓에 관해 박광수 감독, 아니 공동 운영위원장에게 들었다.
- 첫 번째 아시안필름마켓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 애초 기대했던 것만큼은 이룬 것 같다. 우선 기존의 PPP와 부산국제필름커미션·영화산업박람회(BIFCOM)이 지난해보다 훨씬 좋아졌다. PPP의 경우
올해 첫 개장한 아시안필름마켓의 박광수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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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차’는 사람을 잡아먹는 반신반귀(半神半鬼)의 존재다. 시체처럼 푸른빛을 띠고 있는 야차는 불교에서 전해지는 온갖 신(神)의 하나이면서 어린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들려주는 괴담 속의 식인귀이기도 하다. 류승완 감독이 준비하고 있는 <야차>는 비유적인 의미가 아닌, 공포영화에 어울릴 법한 진짜 야차가 등장하는 영화다. 궁금했다. <주먹이 운다>로 잠깐 다른 장르를 건너다본 류승완 감독은 순수한 액션의 쾌감을 추구하며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시절이 떠오르게 하는 <짝패>를 만들었다. 그런데 어찌하여 무협과 호러를 교배했다고 알려진 <야차>를 선택하게 되었을까.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두 번째 단편 <악몽>이 공포영화이긴 했지만, 류승완 감독과 공포영화의 만남은 어쩐지 낯설어 보였다. 그러나 류승완 감독은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직 시놉시스도 완성되지 않아 정말 할 말이 없다”면서 걱정스러운
무협공포물 <야차> 준비 중인 류승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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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물등급위원회를 점진적으로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월16일 열린 영상물등급위원회 국정감사에서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이광철, 우상호 의원 등은 “영등위를 해체하고 등급서비스 기관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날 국정감사는 ‘바다이야기’ 사태의 책임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이경순 영등위 위원장 사퇴 공방이 빚어져 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진 못했다. 하지만 10월28일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출범함에 따라 영등위의 조직 개편 또한 불가피해진 상황이라, ‘해체론’에 대한 영화계 안팎의 반응이 잇따를 전망이다.
이광철 의원은 국감에서 “영화와 비디오는 영등위, 게임은 게임물등급위원회, 음악은 문화콘텐츠진흥원, 공연은 문화예술위원회가 맡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마다 도마에 오르는 영등위 위원들의 전문성 시비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심의 업무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광범위한 업무 때문에 영등위는 애초 위원을 뽑을 때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못해왔다
영등위는 민심을 읽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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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국제경쟁단편영화제인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AISFF2006)가 오는 11월9일 개막을 시작으로 6일간의 축제에 들어간다. 아시아나국제영화제 쪽은 10월24일 오전 11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영화제의 프로그램과 상영작에 대한 간략한 소개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영화배우 안성기를 비롯해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된 이준익 감독, ‘단편의 얼굴상’의 특별심사위원을 맡은 영화배우 김지수와 정인기 등이 참석했다.
11월9일부터 14일까지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진행되는 이번 영화제에는 경쟁부문에 초청된 36개국 53편의 작품을 포함해, 특별 프로그램으로 상영되는 32편의 작품 등 총 85편의 단편영화가 소개된다. 개막작으로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85년작 <금지된 사랑에 관한 트레일러>와 나카노 히로유키 감독의 <다리미>, 2005년 신설된 사전제작지원제도인 AISFF펀드프로젝트의 첫 대상작인
달라진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11월9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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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전 <한겨레> 논설주간은 “나이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고 했다”는 지당하신 말씀을 한 바 있다(제게도 조금만 더 열어주시면…). 술자리에서 말 많은 상사는 지겹지만, 말 많고 술값 안 내는 상사는 끔찍하다. 북·미 직접 대화를 한사코 거부하는 미국을 보며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북한 돈줄을 콱 틀어쥐고는 갖다붙이듯 개성공단이 문제네, 금강산관광이 문제네 떠든다.
문제는 ‘선생님’ 말씀대로 푸는 게 바람직하다. 대통령도 되고, 남북정상회담도 하고,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분이 뭐가 아쉬워 노구를 이끌고 강의며 인터뷰를 닥치는 대로 하고 다니시겠나. 미국 고위급 인사를 북한에 보내고 북-미 직접대화를 해서 ‘핵포기-안전보장’을 주고받기식으로 협상해야 한다는 게 요지이다. “대화는 악마와도 하는 것”이라고 또박또박 일러준다. 1994년에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대북특사로 콕 짚어 북-미 제네바합의를 이끌어내게 했듯이, 이번에는 제임스 베이커 전 미국 국무장
[이슈] 선생님이 가르쳐주셨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