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네큐브 영화학교가 2006년 여름정기강좌 수강생을 모집한다. 영화평론가 한창호와 이상용이 8월 한달 동안 네번의 강의를 진행하는 형식. 한창호 평론가는 ‘영화와 미술의 만남’을 주제로 루키노 비스콘티를 비롯한 영화감독 4인의 작품세계를 탐구하고, 이상용 평론가는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심층적인 영화분석을 시도한다. 수강료는 5만원이고, 접수처는 씨네큐브 매표소(02-2002-7770)와 티켓링크.
씨네큐브 영화학교 수강생 모집
-
미국의 66번 국도는 동쪽과 서쪽을 잇는 길이다. 66번 국도는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시작해 미주리, 캔자스, 오클라호마, 텍사스, 뉴멕시코, 애리조나를 거쳐 종착지인 캘리포니아 LA까지 이어진다. 총길이는 3939km. 1926년 11월11일에 개통된 역사를 지닌 66번 국도는 미 전역을 연결하는 주간고속도로 체계(Interstate Highway System)가 생겨나기 전까지 동부와 서부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나 다름없었다. 1985년 6월17일 주간고속도로 체계 시행과 함께 66번 국도는 미 도로 체계에서 공식적으로 사라졌다. 66번 국도는 이제 ‘히스토릭 루트 66’이란 이름으로 지도 위에 옅게 남아 있다.
픽사 스튜디오의 7번째 장편애니메이션 <카>의 이야기는 이 길을 찬찬히 더듬어 간다. 주인공은 실력 좋고 패기 충천한 레이싱카 라이트닝 맥퀸(오언 윌슨). 맥퀸은 피스톤컵 우승과 초대형 스폰서를 잡는 꿈에 부풀어 결승지인 LA로 가던 도중 고속도로 한가운데
[현지보고] 픽사 스튜디오의 7번째 장편애니메이션 <카> 시사회
-
<너는 내운명>의 박진표 감독이 연출하는 <그놈 목소리>가 7월 7일 목동 방송회관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그놈 목소리>는 범인이 잡히지 않은 상태로 올해 1월에 공소시효가 만료된 1991년 ‘이형호 유괴사건’을 소재로 삼아 각색한 영화. 설경구와 김남주가 아들을 빼앗기고 유괴범의 협박전화에 시달리는 부부를 연기한다. 뉴스앵커 한경배(설경구)가 9시 뉴스를 진행하는 장면을 찍은 첫번째 촬영에는 최정윤이 함께 뉴스를 진행하는 동료 아나운서로 특별출연하기도 했다.
<그놈 목소리> 크랭크인
-
6월 30일 개막작 <좋아해> 상영으로 시작된 ‘일본인디필름페스티벌’이 7월 13일부터 서울앵콜상영과 지방순회상영을 시작한다. 26일까지 계속되는 서울앵콜상영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개막작 <좋아해>, 동명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인 <박사가 사랑한 수식>, 아사노 타다노부 주연의 <녹차의 맛>, 우에노 쥬리 주연의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오다기리 조가 출연한 이상일 감독의 <스크랩 헤븐> 다섯 편이다. 지방상영은 13일 CGV 인천을 시작으로 대전과 대구, 광주 등 6개 도시에서 46일 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일본인디필름페스티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일본인디필름페스티벌' 앵콜 상영회
-
-
“마초라는 이데올로기는 배설보다는 관음을 통해 발현된다”고 단편영화 <멋진 인생>은 말한다. 매춘으로 살아가는 한 여자의 방 안에서 벌어지는 일과를 담은 <멋진 인생>은 성 정치학과 자기 정체성의 여정을 상징과 환상을 통해 그려낸다. 여자는 몸을 팔아 돈을 벌고, 신체 부위별로 자기 몸에 깁스를 만들며 하루를 보낸다. 남자는 그녀에게 외출을 제안하지만, 그녀는 한 발짝도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고 오히려 그를 감금한다.
<멋진 인생>의 한영호 감독은 서울예술대학 영화과를 졸업하고 삼성SDI 홍보팀에서 3년간 일한 뒤 파리로 향했다. 파리 8대학 영화과에 재학했지만 그가 주로 시간을 보낸 곳은 학교가 아니라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는 미술관이었다. 기존 단편영화보다 훌륭한 모습을 드러내는 <멋진 인생>의 세트나 색감은 이러한 경험이 밑천으로 작용했을 터. 파리에서 6년을 지낸 그는 <다른 사회와의 만남>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
<씨네21>이 뽑은 이달의 단편 4. <멋진 인생>
-
최근 방영중인 드라마들이 복고적인 느낌을 내고자 옛날 가요나 트로트를 주제곡으로 사용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드라마 주제곡에 때아닌 복고바람이 불고 있다.
문화방송 〈진짜 진짜 좋아해〉는 1977년 발표된 혜은이의 노래 ‘진짜 진짜 좋아해’를 주제곡으로 내걸어 방영 시작부터 눈길을 끌었다. 동명 영화의 주제곡으로 사용되어 당시 젊은이들에게 선풍적인 사랑을 받았던 곡으로, 이 드라마를 위해서 혜은이가 원곡을 다시 불러 화제가 됐다. 이 노래와 함께 극중 봉순이 자주 읊조리는 ‘정선아리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봉순이가 순박한 시골 출신이라는 점과 그에 파생되는 향수를 표현하고자 선택했다”는 제작진은 “젊은이들의 이야기에 옛날 노래가 어울릴까 하는 우려도 컸지만 예상보다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문식이 멜로 주인공에 출사표를 던진 한국방송 〈백한번째 프러포즈〉에는 함중아의 ‘내게도 사랑이’가 흘러나온다. 함중아가 70년대 후반 발표한 곡으로, 드라마에서는 그룹 보이쳐가 아카
드라마 주제곡, 복고풍 맛깔스럽네
-
<낯선 사람에게서 전화가 올 때>는 1979년, ‘모든 베이비시터들의 최악의 악몽’이란 카피를 달고 개봉한 동명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의 낡고 으슥한 집이 첨단시스템으로 무장한 주택으로 바뀐 것 외에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다. 영화 <스크림>이 적극 인용하고 다시 파괴하기 이전부터 이미 수많은 호러영화에 등장했던 ‘장난전화’의 공포도 마찬가지. 여전히 벨소리는 무심히 울리고, 낯선 사람의 전화를 받은 여자는 ‘비명’(Scream)을 지른다.
여고생 질(카밀라 벨)은 외딴 언덕에 놓인 어느 호화로운 저택에서 베이비시터로 하루를 보내게 된다. 감기에 걸린 아이들은 자고 있고, 저택은 최첨단 보안시설로 통제되어 있다. 친구와 통화를 하고, 집주인의 액세서리를 걸쳐보며 무료함을 달래는 질. 그때 갑자기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아무 일 없나?” 장난으로만 여겼던 전화는 계속 걸려온다. 급기야 “아이들은 잘 있나?”며 묻는 정체불명의 목소리. 질은 누군가
무섭지도, 불쾌하지도 않은 장난전화, <낯선 사람에게서 전화가 올 때>
-
동물다큐멘터리를 제대로 찍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동물 고유의 삶을 인간의 틀로 해석하지 않으면서도 그들의 생존을 보여주는 일은 가능할까? 그것도 <TV 동물농장>에 나오는 야생을 잃어버린, 반은 이미 인간이나 다름없는 동물들이 아니라, 아프리카 초원이나 북극과 같은 곳에 사는 생존본능이 투철한 동물들의 경우라면? <얼음왕국: 북극의 여름이야기>는 북극에 사는 각종 동물들이 그 사계를 어떻게 살아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연다큐멘터리다. 이 다큐멘터리는 3년여에 걸친 제작기간을 통해 계절의 순환에 따른 북극 생태계의 변화를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이를테면 북극곰은 눈속에 구멍을 파서 그 안에서 새끼를 낳고 젖을 물리며 겨울을 난다. 그리고 봄이 되면 새끼들을 끌고 사냥에 나서는데, 이 봄은 북극곰의 먹이인 바다표범 역시 새끼를 낳는 계절이다. 그들은 서로 쫓고 도망가면서 생존을 이어가지만, 얼음이 녹는 여름이 되면 이들의 활동력은 저하하고 먹잇감을 찾기는
교육용 동물다큐멘터리, <얼음왕국: 북극의 여름이야기>
-
50명 남짓한 주민이 살고 있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시골마을 리틀 월롭. 이곳의 목사인 월터(로완 앳킨슨)는 자나 깨나 교구 일에만 관심을 쏟을 뿐 가족에게는 철저히 무심하다. 욕구불만으로 골프 코치 랜스(패트릭 스웨이지)와 바람이 난 아내 글로리아(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남자친구를 수시로 갈아치우는 딸 홀리,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아들 피티까지, 월터 가족은 그야말로 콩가루 상태. 그러던 어느 날 가정부 그레이스(매기 스미스)가 가족을 찾아오고, 이때부터 이들에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가정부를 해결사로 등장시키는 설정은 일견 <내니 맥피: 우리 유모는 마법사>를 연상시키지만, <키핑 멈>은 그보다는 연쇄살인마 엄마가 등장하는 영화 <시리얼 맘>을 빼닮은 잔혹코미디다. 마법의 지팡이 대신 프라이팬과 전기다리미가 등장하고, 그레이스는 가족의 평화에 걸림이 되는 모든 것들을 말 그대로 ‘제거한다’. 엽기적인 해결 방식 이면에 자리한 것
능숙한 블랙코미디, <키핑 멈>
-
경의선 개통 기념행사장, 꽉 채워진 행사장 한쪽에 늘어선 빈 의자들이 눈길을 끈다. 외국 인사들은 아무도 참석을 하지 않은 것.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흐르더니, 남쪽 대통령(안성기)의 휴대폰이 울린다. “경의선 개통을 불허한다고요?” 일본쪽은 대한제국 시기에 맺었던 조약을 빌미로 경의선의 모든 권한을 주장하고 나선다. 경의선 개통을 취소하지 않으면 경제적 압박에 들어가겠다는 것. 앞으로 나아갈 수도, 뒤로 물러설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 이때 일본이 제기한 문서에 찍힌 국새가 가짜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학계에선 퇴출된 사학자 최민재(조재현)가 진짜 국새의 존재를 입증하겠다고 나섰다. 이후 영화는 진짜 국새를 찾으려는 최민재와 진짜 국새가 있어도 없게 해야 한다는 국정원 요원 이상현(차인표)의 대결로 진행된다. 이상현은 최민재의 학교 후배. 오늘날 일본은 대한민국에 없어선 안 될 스폰서라고 믿는 현실주의자다. 국새를 둘러싼 논란 속에 대통령은 갑자기 쓰러지고, 국정은 또 다른 현실
역사적 이데올로기 속에서 길을 잃다, <한반도>
-
이시오카 마사토의 <스카우트맨>은 도쿄라는 대도시의 배설물이 풍기는 악취에 관한 영화이다. 17살 동갑내기 연인인 마리(마쓰모토 미쿠)와 아츠시(나카이즈미 히데오)는 함께 가출해 도쿄로 온다. 돈을 벌기 위해 일자리를 찾던 아츠시는 거리를 지나가는 젊은 여성들에게 포르노그래피 잡지와 비디오의 배우나, 몸을 거래하는 업소를 알선해주는 ‘스카우트맨’의 직업을 갖게 되고, 마리는 거리를 지나가는 남성들에게 티켓(원조교제를 알선해주는 일)을 팔면서 자신의 삶을 이어간다. 풍겨오던 악취가 몸에 뱄을 때 그것을 자신의 일부로 수용하는 것만이 그들의 유일한 생존 방법인 것이다. <스카우트맨>은 아츠시와 마리가 익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스카우트를 하고 티켓을 파는 과정에서 대도시 도쿄의 변태적 배설물을 그야말로 ‘리얼’하게 제시한다. 이 영화를 연출한 이시오카 마사토는 일본 섹스 산업의 대표격인 AV(Adult Video) 감독 출신이었고, 그 시기에 직접 체험한 여러 에피소
대도시의 배설물이 풍기는 악취에 관한 영화, <스카우트 맨>
-
글을 쓰는 사람은 어느 순간 자신이 대상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이 나에게로 다가온 것이라는 착각을 할 때가 있다. 나의 의지가 대상을 탐구하게 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갖고 있는 묘한 인력이 나를 끌어당긴 거라고, 그러므로 그것과 나의 조우는 운명이었다고. <오피셜 스토리>로 잘 알려진 루이스 푸엔조의 새 영화 <고래와 창녀>는 팩션(faction) 작가 베라(아이타나 산체스 기요)가 70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흑백 사진 속의 로라(메세 로렌스)에게 그런 식의 인력을 느끼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베라는 자신과 닮아 보이는 로라의 흑백 누드 사진과 그의 애인이었던 에밀리오(레오나르도 스바라글리)가 쓴 편지와 일기를 보며, 그녀의 삶으로 빠져든다. 이후 신기하게도 로라와 관련된 인물들이 하나둘씩 베라의 삶으로 침입한다. 출판사의 요청으로 로라와 에밀리오의 이야기를 사진집으로 펴내기로 한 그녀는 아주 파편적으로밖에 알 수 없는 로라의 삶(fact
70년의 시간여행, <고래와 창녀>
-
서른둘 먹은 말년 병장이자 박사과정 대학원생 인호(김태우)는 말년 휴가를 나왔다가 반갑지 않은 동창생의 결혼식에 끌려나간다. 3년째 돈을 안 갚고 있는 친구를 만나는데 그 친구는 돈이 없다며 5만원만 준다. 그 친구는 뒤풀이 자리에선 호기롭게 뒤풀이 비용을 낸다. 아내(백정림)의 바람기도 의심스러운 차에 인호는 한껏 짜증이 난다. 마침 결혼식에서 얼쩡대던 여인(신동미)이 인호 앞을 지나간다. 인호는 기억도 가물가물한 몇년 전 만남을 자꾸 떠올리며 친한 척을 해본다. 전세는 역전되어, 술집에서 여인은 이렇게 끈적끈적하게 묻는다. ‘여기를 둘러싼 공기를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인호는 능청스레 대답을 한다. ‘가스요?’ 김보연의 <생각>이라는 노래가, 오래된 LP로 가득한 학사주점풍의 술집에서 흐르고 있다.
그런데 이거야말로 영화 속에 의뭉스럽게 흘러다니는 영화의 ‘가스’, 즉 분위기다. 저마다 나이가 다른 세 청춘의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던져주면서, 영화는 그 ‘가스’
단절된 우회로를 거친 하나의 이야기, <내 청춘에게 고함>
-
심 검사를 꿈꾸는 만년 고시생 심심해씨. 그녀는 2차 시험을 앞두고 최고조에 달한 긴장을 풀 겸 드라마를 볼까 했다. 그러나 삼각관계, 부잣집 도련님과의 사랑, 불치병에 걸린 주인공, 알고 보니 남매, 라는 식의 한국 드라마에는 질려버렸다. 그녀는 일드광이자 주부인 친구 안심심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해본다. “일드를 봐!” “일드? 일용 엄니 드레스야?” 안심심은 답답한 나머지 <춤추는 대수사선>에서부터 <노부타를 프로듀스>까지 추천 드라마 목록을 두 다스나 불러준다. 어느 것부터 봐야할지 몹시 망설여지는 심심해씨, 일단 다운부터 받고 본다. 이리 하여 일드에 빠지기 시작한 심심해씨는 밤마다 안구가 충혈되고 마는데….
“<춤추는 대수사선>이야말로 일드의 바이블!”
심심해: 명색이 장래 검사를 꿈꾸는 사람이니 만큼 아무래도 첫 일본 드라마는 역시 수사물이 되어야 하지 않겠어? 오다 유지 주연의 <춤추는 대수사선>이란 영화를 본 기
장르별, 단계별로 추천하는 일본 드라마 토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