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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는 게 없는 대한민국’에서도 가진 것 없는 이들의 꿈과 계획이란 미수에 그치고 마는 법일까? 드라마시티가 지상파 방송에선 흔치 않은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찾는다. 7월8일 밤 11시15분에 한국방송 2텔레비전에서 방영하는 드라마시티 ‘누가 4인조를 두려워하랴’(극본 김우진, 연출 이진서)는 성공은커녕 범죄도 실패하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4인조 강도단 이야기를 그린다.
이 드라마는 올해 초 경찰에 검거된, 어처구니없이 실패만 하다 체포된 강도미수단의 실제 이야기에서 소재를 얻었다고 한다. 극에서도 일자리를 잃게 된 중국집 종업원 4명이 의사 부인을 납치하거나 중국집 사장에게 돈을 뜯거나 남의 자동차를 훔쳐 편의점을 털겠다는, 형식상 중범죄에 가까운 범죄를 계획하지만 번번이 중도포기하거나 손과 마음이 야물지 못해 결국 미수에 그친다.
5일 열린 시사회에서 이진서 피디는 “결국 신자유주의 맨 밑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4인조는 우리 사회의 마이너이고, 잘나고 배운 자에
KBS 드라마시티 ‘누가 4인조를 두려워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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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는 영화 내적인 면보다 영화 외적인 면에서 논란과 흥미를 자아낸다. 그 논란은 지지자와 비판자, 양쪽으로 갈리기보다 한국의 정치·이념 지형도 안의 어느 쪽이든 각자마다 비판과 지지의 지점을 달리 할 것같다. 어느 한 쪽에서는 ‘국가주의’라고, 다른 쪽에서는 ‘공허한 이상주의 내지 낭만주의’라고 흠잡을지 모른다. 대북 정책에 관한 영화의 입장을 두고, 노무현 정부와 코드를 맞췄다고 야당이 비난할지도 모른다. 시사회 뒤 이와 비슷한 반응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 지난달 29일 만난 강우석 감독은 “영화 만듦새에 대한 비판이라면 힘들겠지만 영화 내용에 대한 논란은 불쾌하지 않다”며 입을 열었다.
영화가 강한 지도자와 국가를 열망하는 ‘국가주의’를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충분히 예상했다. 제목만 보고 국가주의의 극치로 달릴 것으로 보는 기자들도 있더라. 영화를 만들어오면서 사람과 나라에 대한 내 사고가 바뀌었다. 요즘 들어 안 하던 일을 한다. 집
<한반도> 강우석 감독, ‘국가주의’ 논란 불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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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기자에게 가장 일상적인 업무는 시사회 챙겨보기다. 그러나 시사회 가는 길에 어디 가느냐고 인사하는 동료들에게는 “취재 간다”고 대답한다. “시사회 간다”라는 대답을 했던 영화기자 1년차 때 “좋겠다” 즉, 놀면서 일하니 얼마나 좋겠느냐는 반응을 하도 많이 들으며 나름대로 터득한 해답이다. 올해 최고 기대작이라는 〈괴물〉이라 해도 그것이 일과 결부되면 발걸음도 가볍게 극장 안으로 들어가기는 힘들다.
영화제 취재도 마찬가지다. ‘놓치면 후회할’ ‘진수성찬’ 등의 수식어를 동원해 영화제 소개를 하면서도 정작 영화 한두편 느긋하게 보지 못하고 오는 경우가 허다하니 그저 일이 된다. 칸영화제보다 영화 보기 힘들다는 부산국제영화제는 말할 것도 없고 마찬가지로 붐비는 서울여성영화제나 최근의 전주국제영화제에도 “일하러” 간다. 특히 지난해부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광주국제영화제의 경우 영화제 내부의 문제가 기삿거리가 됐으니 더더욱 재미없어졌다.
그런데 딱 한번 “놀면서 일하는 기쁨”을
[팝콘&콜라] 제천국제영화제, 소풍 가듯 설레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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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에게 고함>은 세개의 에피소드로 되어 있다. 1부, 정희(김혜나)의 이야기. 가족을 버렸던 아버지가 어느 날 돌아오고, 새 집으로 이사가려던 언니가 사기까지 당하면서 정희는 깊은 혼란에 빠진다. 2부, 근우(이상우)의 이야기. 전화국 직원으로 일하던 중 우연히 통화 내용을 도청한 한 여자에게 마음을 뺏긴 근우는 그녀의 집을 찾아가 사랑을 고백한다. 3부는 인호(김태우)의 이야기. 독문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 군대에 간 인호는 말년 병장이 되어 휴가를 나온다. 그런데 아내의 낌새가 수상하다. 다른 남자가 있는 것 같다.
청춘영화
청춘이라는 말을 앞세운 영화들이 요 몇년 사이 간간이 나왔다. <발레교습소>나 <마이제너레이션> 등이 그런 영화다. 그리고 올해에는 <내 청춘에게 고함>이 선을 보인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세명의 젊은이들에게 미래는 불확정적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청춘의 일면이라고 영화는 생각한다. <내 청춘에게
청춘영화, <내 청춘에게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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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사는 고등학생 숀 보스웰(루카스 블랙)은 속도광이다. 전학가는 곳마다 레이스를 벌이는 그는 급기야 소년원에 갈 신세가 된다. 감옥행을 막기 위해 어머니는 숀을 이혼한 아버지에게 보낸다. 일본에서 군인으로 근무하는 아버지를 찾아간 숀. 둘은 서먹하기만 하다. 학교에서 만나 닐라(내털리 켈리)에게 반한 숀은 그녀의 남자친구 DK(브라이언 티)와 시비가 붙는다. 결국 그들은 레이스를 벌이고 숀은 화려한 드리프트를 선보인 DK에게 처참히 패배한다. 숀에게 차를 빌려준 한(성강)은 드리프트(차의 속도와 방향 조절을 통해 코너를 도는 기술)의 세계를 천천히 숀에게 알려준다. 동업자 DK와 한은 시간이 흐를수록 숀 때문에 충돌한다.
도쿄 시내를 누비는 재미교포 배우들
빈 디젤, 폴 워커를 잇는 <패스트 & 퓨리어스> 시리즈의 새로운 간판은 루카스 블랙이다. 하지만 그에게 드리프트를 가르치는 한이나 그와 부딪치는 DK는 모두 한국계 배우들이다. 도쿄를 배경으로
드리프트의 세계, <패스트 & 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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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레인저와 바다의 왕자 마나피>는 포켓 몬스터를 소재로 만든 아홉 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중 최신작. 국내 개봉한 <포켓몬> 시리즈 가운데서는 세번째 작품이다. 여느 <포켓몬> 시리즈처럼 지우와 피카추 일행을 중심에 두되, 포켓몬 레인저 잭 워커와 바다의 왕자 마나피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했다. 얘기는 사막에서 시작해 바다로 배경을 옮긴다. 사막에서 길을 잃은 지우 일행은 포켓몬 수호자 잭 워커를 만난다. 잭은 수중 몬스터 마나피의 알을 아크셔 신전에 배달하는 임무를 띤 특수요원. 지우 일행은 잭을 따라 아크셔 신전까지 가기로 한다. 하지만 세계를 정복하려는 야심을 지닌 바다 해적 팬텀 톨프가 이들을 공격하면서 잭과 지우 일행의 모험은 험한 길로 빠져든다.
<포켓 몬스터> 시리즈
포켓 몬스터는 ‘pocket monster(주머니 속 괴물)’라는 이름 그대로 몬스터볼이라는 장치에 넣어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있는 휴대용 몬스터를
잭과 지우 일행의 모험, <포켓몬 레인저와 바다의 왕자 마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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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계의 스타 라이트닝 매퀸(오언 윌슨)은 화려한 우승을 꿈꾸는 패기만만한 경주차다. 숙원이던 피스톤컵 챔피언십 참가를 앞두고 도로에서 길을 잃어 낡은 촌구석에 들어선 매퀸. 그곳은 한때 번영을 누린 미 중부의 66번 국도다. 번쩍이는 경주장에 비하면 폐허나 다름없는 곳에 갇히자 매퀸은 도망가고 싶어 안달한다. 낙후되고 느리기만 한 66번 국도에서의 삶을 통해 매퀸은 곧 빠르고 화려한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삶의 미덕을 깨달아간다.
<카>에 등장하는 자동차들 - Oldies But Goodies
-1949년형 포드 머큐리
레디에이터 스프링스의 보안관인 차종이다. 이 보안관의 목소리는 66번국도에 관한 책 <Route 66: The Mother Road>의 저자 마이클 월리스가 맡았다. 듬직한 디자인이 매력적인 포드사의 1949년형 머큐리는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 제임스 딘이 타고 다녔던 바로 그 차종이기도 하다. <배트맨과 로빈&g
낙후된 도로에서 배우는 삶의 미덕,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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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개통 기념 행사장, 꽉 찬 행사장 한쪽에 늘어선 빈 의자들이 눈길을 끈다. 외국 인사들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은 것.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흐르더니, 남쪽 대통령(안성기)의 휴대폰이 울린다. “경의선 개통을 불허한다고요?” 일본은 대한제국 시기에 맺은 조약을 빌미로 경의선의 모든 권한을 주장하고 나선다. 경의선 개통을 취소하지 않으면, 경제적 압박에 들어가겠다는 것. 앞으로 나아갈 수도, 뒤로 물러설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 이때 일본이 제기한 문서에 찍힌 국새가 가짜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학계에선 퇴출된 사학자 최민재(조재현)가 진짜 국새의 존재를 입증하겠다고 나선 것. 이후 영화는 진짜 국새를 찾으려는 최민재와 진짜 국새가 있어도 없는 것으로 해야 한다는 이상현(차인표)의 대결로 진행된다. 이상현은 최민재의 학교 후배. 오늘날 일본은 대한민국에게 없어선 안 될 스폰서라고 믿는 현실주의자다. 국새를 둘러싼 논란 속에 대통령이 갑자기 쓰러지고, 국정은 국무총리의 권한 대행으
사실과 허구 사이,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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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최북단, 얼음과 눈으로 이루어진 차가운 나라 북극. 얼음왕국의 거주자 북극곰은 눈을 파내 곧 탄생할 새끼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끼 곰 두 마리가 태어난다. 100일 동안 어두운 동굴에서 젖을 먹고 자란 새끼들은 어미한테 먹이 잡는 법을 비롯해 생존의 기술을 배우며 자라난다. 하지만 북극에도 여름이 찾아오고, 눈밭과 얼음을 터전으로 살아가던 북극곰 가족은 힘든 시기를 맞이하는데…. 다큐멘터리 작가이자 감독인 티에리 피아타니다와 티에리 라고베르트가 공동연출한 <얼음왕국-북극의 여름 이야기>는 2002년부터 3년간의 제작기간을 거쳐 만들어졌다.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의 진행을 맡아온 손범수 아나운서가 내레이션을 맡아 친숙한 목소리로 북극의 이야기를 전한다.
북극에도 사계절이 있다?
얼음왕국 북극. 1년 내내 한겨울일 것이라 상상하게 마련이지만, 그곳에도 계절은 있다. 물론 우리가 생각하는 사계절처럼 뚜렷한 변화가 있는 것은
북극곰 가족의 여름나기, <얼음왕국: 북극의 여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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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의 봉준호 감독이 한강에 괴물이 출몰하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말했을 때부터 이미 〈괴물〉은 최고 관심사였다. 충무로가 장르적 영역을 넓히고 기술적 성취를 빠르게 이뤄가는 동안에도 ‘괴수영화’는 모험의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화가 준비되는 동안 궁금증은 쌓였고, 최근 칸에서 들려왔던 호의적 반응은 궁금증을 눈덩이처럼 불렸으며 또 포스터에 꼬리만 달랑 드러낸 괴물의 모습은 궁금증을 목 끝까지 끌어올렸다.
4일 국내 첫 시사를 연 〈괴물〉은 영화의 규모에 걸맞은 드라마와 볼거리의 조합에서 충무로가 현실적으로 해낼 수 있는 최대치에 가까운 결과물을 보여줬다. 일단 궁금증의 핵심인 한강변에 괴물이 출몰하는 스펙터클이 기대치에 값하고 괴물이 납치한 딸을 찾으려고 추적과 도피를 거듭하는 가족의 드라마가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 여기에 한국적 현실이 이야기의 큰 기둥이 되고 블랙코미디가 긴장감 사이사이로 침투하면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와 다른 지점에 자신을 세우는
뚜껑 열린 <괴물> 역시 ‘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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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스튜디오의 7번째 장편애니메이션 <카>가 7월5일 서울 용산CGV에서 언론시사를 가졌다. <카>는 <토이 스토리> 1,2편의 감독 존 래세터가 픽사 작품들의 제작총괄만 관여해오다 6년만에 다시 메가폰을 작품이기도 하다.
<카>의 주인공은 성공을 꿈꾸는 패기만만한 레이싱카 ’라이트닝 맥퀸’(오언 윌슨). 레이싱카에게 최고의 영광이나 다름없는 피스톤컵 결승을 목전에 두고 맥퀸은 결승지 LA로 가던 도중 길을 잃는다. 그가 도착한 곳은, 지도에서도 사라진 옛 도로 66번 곁의 작은 마을이다. ’래디에이터 스프링스’라 불리는 이곳의 주민들은 지금껏 맥퀸이 살아온 방식과 달리 느리고 여유롭게 삶을 대한다. 도시에서의 부유하고 안정된 삶을 버리고 스스로 이곳에 찾아든 샐리 카레라(보니 헌트), 순박하고 솔직한 성격을 지닌 구식 트랙터 메이트(래리 더 케이블 가이) 등 주민들과 어울리는 동안 맥퀸은 우승컵만 바라던 자신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
픽사의 장편 애니 <카> 국내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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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립영화회고전이 7월12일부터 19일까지 8일 동안 대전 아트시네마에서 개최된다. 모두 21편의 독립영화가 상영되는 이번 회고전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국내외에서 주목받았던 화제의 작품들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먼저 최근 2, 3년 동안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는 장편영화 부문. 올해 시애틀국제영화제 뉴 디렉터스 경쟁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신동일 감독의 <방문자>가 특별상영되는 것을 비롯 황철민 감독의 <프락치>, 안슬기 감독의 <다섯은 너무 많아>, 신재인 감독의 <신성일의 행방불명>, 김진성 감독의 <거칠마루> 등 8편의 장편영화가 대전 관객들과 만난다. 한국 독립영화의 역사를 되짚을 수 있는 작품들도 이번 회고전에서 소개된다. 장동홍 감독의 <파업전야>, 김동원 감독의 <상계동 올림픽>,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1>, 홍형숙 감독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박기복 감독의 <
독립영화회고전, 대전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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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를 날려버릴 공포영화들이 해운대를 급습한다. 한여름 더위에 벌써부터 지친 이들은 7월20일부터 8월10일까지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열리는 B급 호러영화 파티에 때때로 들러 붉은 원기를 충전할 필요가 있다. <드라큘라>의 토드 브라우닝이 만든 가장 기괴한 영화 <프릭스>(1932)를 비롯해 상영작은 모두 14편. B급 영화의 전설로 추앙받는 사무엘 풀러의 <마견>(1982), 이탈리아 공포영화의 거장으로 꼽히는 마리오 바바의 <사탄의 가면>(1960), 폭력과 관음증에 대한 흥미로운 보고서인 마이크 포웰의 <피핑 톰>(1960), 신성 모독 논쟁을 불러일으킨 켄 러셀의 <런던의 악마들>(1971) 등이 상영작에 포함되어 있다. 씨네마테크 부산 쪽은 로만 폴란스키의 <박쥐성의 무도회>, 웨스 크레이븐의 <공포의 휴가길>, 로버트 와이즈의 <더 혼팅> 등 거장의 호러영화를 즐기거나 <
B급호러영화 파티, 부산에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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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법에서 정한 제한상영가 등급 기준이 모호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해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은 멕시코 영화 <천국의 전쟁>의 수입사인 월드시네마가 낸 위헌신청을 받아들였다고 7월5일 밝혔다.
<천국의 전쟁>은 <하폰>으로 2002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카를로스 레이가다스의 영화. 국내에 수입된 뒤 성기 노출 장면 등으로 인해 선정성 논란이 불거졌고,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한차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바 있다. 문제 장면 자체 삭제 후 재심의 신청을 하지 않으면 정식 개봉이 불가능해지자 해당 수입사는 처분취소 소송을 냈고, 이어 서울행정법원에 위헌법률 심판제청을 구했다.
서울행정법원이 제한상영가 등급 기준을 제시한 영화진흥법 제21조와 제22조를 문제삼으면서, 또다시 영화계 안팎에선 제한상영가 등급 기준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포괄적이라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재
제한상영은 표현의 자유 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