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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신작 <싸이보그지만 괜찮아>가 촬영을 종료했다. 임수정과 정지훈이 주연을 맡은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지난 8월11일 금요일 인천 영종도에서 영화 속 엔딩 장면을 끝으로 4개월간의 촬영을 마무리했다. ‘SF라고 착각하면 절대 안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고 나선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자기가 싸이보그라고 착각하는 여자 영군(임수정)과 그녀가 싸이보그여도 괜찮다는 남자 일순(정지훈)의 사랑을 그린 작품. 후반작업을 거쳐 오는 12월에 개봉할 예정이다.
박찬욱 신작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촬영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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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 한장이 세계를 울렸다. 영양실조에 걸린 한살짜리 아이의 뼈만 남은 손가락이 절망에 빠진 엄마의 입술을 누르고 있다. 배고픔 때문이다. 수십년에 걸친 최악의 가뭄과 엄청난 규모의 메뚜기떼의 습격으로 수백만명이 기상선상에서 허덕이는 니제르 서북부 타우아주의 삶의 현장이다. 2005년 8월1일 <로이터통신> 핀바 오레일리(캐나다) 기자가 담아낸 니제르 타우아 비상급식소의 <어머니와 아이>는 <2005 세계보도사진전> 대상 작품으로 선정됐다. “나는 2주 전 이 작품을 처음 본 뒤로 단 한순간도 잊을 수가 없었다. 심지어 심사대상에 오른 수천장의 다른 작품을 보고 난 뒤에도 이 사진은 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이 사진은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고 아름다움, 공포 그리고 절망, 이 사진은 단순하면서 또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세계보도사진전> 심사위원장인 제임스 콜튼은 대상작에 대해 이렇게 수상평을 밝혔다.
전세계 사진기자
순간의 선택, 영원한 기록 그리고 인간애, <2006 세계보도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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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배우 유덕화가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지난 8월16일 "범 아시아권 스타에서, 이제는 범 아시아권의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제작자로서 새로운 영화경력을 쌓아가고 있는 업적"을 치하하며 유덕화를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로서 유덕화는 이란의 모흐센 마프말바프 감독, 대만의 허우 샤오시엔 감독, 일본의 NHK에 이어 네번째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가 됐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한국영화를 국제적으로 알리는데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한국영화공로상’의 수상자로 테라와키 켄 전(前)일본문화청 문화부장과 스위스 프리부르그 국제영화제 마샬 크네벨 집행위원장을 선정했다. 영화평론가 출신인 테라와키 켄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일본문화청 문화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도쿄에서 한국독립영화제를 개최하는 등 한일 문화교류에 힘써온 점을 인정받았고, 마샬 크네벨 집행위원장은 지난 10년간 프리부르그
PIFF 한국영화공로상과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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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8월20일(일) 오후 1시50분
<시티 라이트>의 채플린은 제목 그대로 ‘시티 라이트’다. 그가 있으므로 가난하고 외로운 도시에서는 빛이 난다. 자신은 더없이 초라하지만, 그와 함께 있으면 누구라도 빛난다. 떠돌이 채플린은 맞고 넘어지고 오해받고 웃음거리가 되면서 그렇게 타자를 구하고 빛낸다. 그래서 이 단순한 이야기의 영화를 보고 있자면,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마음의 풍요라는 말이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영화를 보며 그런 종류의 울림을 경험하기란 쉽지 않다. 이 영화는 채플린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보석 같은 작품이다. 채플린이 전하는 메시지뿐만 아니라, 그의 연기, 유리처럼 투명한 몇몇 장면들은 진정 반짝거린다.
가난한 떠돌이(채플린)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도시를 거닐다 거리에서 꽃을 파는 아리따운 소녀와 맞닥뜨린다. 그러나 소녀는 앞을 보지 못한다. 떠돌이는 동전을 털어 꽃을 산다. 떠돌이의 행색을 보지 못하는 소녀는 그를 부자로 착각한다. 떠돌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엔딩, <시티 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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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협조한다”
서울지방경찰청 이성재 홍보담당관실 기획팀장
“대부분의 한국영화는 다 지원한다고 보면 된다. 대한민국 경찰 안 나오는 영화는 웬만해서는 없으니까.” 서울영상위원회 김미애 로케이션팀장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이성재 홍보담당관실 기획팀장은 “10편 중 7, 8편은 경찰이 끼는 셈”이라고 말한다. 영화 속 주인공이 경찰서 입구까지 갔다가 돌아선다 하더라도 이는 이성재 팀장을 거치는 일이다. 서울시내 도로 촬영시 교통통제는 기본이고 대형 싸움신의 장소 제공이나 시내에서 헬기를 띄울 때 “그림이 잘 나올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해주는 것”도 그의 몫이다. 3년째 이 일을 맡고 있는 이 팀장에 따르면 2003년을 기점으로 협조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올해 7월 한달만 섭외 지원한 작품이 8∼9편 정도였다고. 협조 원칙은 “경찰 본연의 임무에 반하는 것은 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영화사에선 그림을 위해서는 뭐든 하지 않나
한국영화 로케이션 대백과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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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밟을 땅이 없어 보여도, 아직 한국영화에 등장하지 않은 미개척의 로케이션지는 전국 곳곳에 있다. 국내 총 7개 지역 영상위원회 가운데 부산, 전주, 광주, 남도, 경기 등 5곳의 영상위원회 로케이션팀으로부터 카메라맨의 발길이 닿지 않은 숨은 명소를 소개받았다.
“어둡게도, 밝게도 표현할 수 있는 변화무쌍한 공간”
부산영상위원회가 추천한 동아대 벙커
전쟁시 대피장소로 쓰이는 벙커가 대학교 내에 떡하니 있다는 것부터가 신기하다. 동아대 캠퍼스 내 지하 벙커는 현재 미대생들의 동아리 활동장소. 그라피티 같은 벽화들은 미대생들의 솜씨다. 이곳은 2년 전 동아대의 소개로 발굴됐다. “다양한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장소다. 조폭들의 아지트로도 볼 수 있지만 <다세포 소녀>의 학생들처럼 독특한 인물들이 모이는 특별한 공간으로 쓸 수도 있다. 어두운 공간일 수도 있고, 밝고 재밌는 공간일 수도 있고. 어느 쪽으로 쓰느냐가 미술작업을 통해 충분히 변형 가능한 장소라고 생각된다.
한국영화 로케이션 대백과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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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의 호수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숙 부인(전도연)이 최후를 맞이하는 거대한 얼음 호수. 멀리 산으로 둘러싸인 호수는 CG로 원경을 넓힌 것으로, 아쉽게도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작은 크기라고 한다. 국내의 호수 크기가 워낙 작을뿐더러 큰 호수일수록 두꺼운 얼음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안전상의 문제도 있었다. 산으로 둘러싸인, 늦겨울까지 튼튼한 얼음이 얼어 있을 만한 호수를 수배한 끝에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냈다. 영화 속에서는 숙 부인의 가냘픈 몸무게도 감당하지 못할 만한 살얼음이지만, 실제로는 몇 십명의 스탭과 촬영장비가 올라가도 문제없을 만한 두께였다고. 그럼에도 걸어다닐 때마다 얼음 밑에서 들려오는 수상한 소리들이 스탭들을 불안케 했다는 후문이다. 2월에 크랭크인해 촬영 초반부에 찍었다.
인천 연안부두 컨테이너 야적장 <달콤한 인생>
선우(이병헌)가 총기 구입을 위해 명구(오달수)와 접선하던 공터. 누런 흙바람이 가득한 황량함이 비현실적인
한국영화 로케이션 대백과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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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가 다양해지고 규모가 커지면서 해외 촬영·합작 등 근 몇년간 새로운 시도는 줄을 이었다. 그 어떤 비상상황에서도 임기응변이 가능한 국내 로케이션 촬영도 끝내 예상치 못한 변수로 고생하게 마련인데 기후도, 음식도, 사람도, 문화도 낯설기만 한 해외 로케이션 촬영의 어려움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옛말 틀린 거 하나없다. 집 떠나면 고생이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절대로 찾을 수 없는 환경 때문에, 시나리오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설정 때문에 충무로의 많은 영화들이 해외로 발을 옮겼다.
좁디좁은 한반도에서도 마음에 꼭 드는 장소를 찾는 게 어려운 상황이니, 이국 땅에서의 로케이션 헌팅은 그 몇배에 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영화 인프라가 전무한 캄보디아 현지에서 그 어떤 실질적인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자체 로케이션 헌팅을 진행했던 <알포인트> 제작진은 6개월 동안 캄보디아 곳곳을 뒤졌다. 믿을 것은 열혈 연출부와 막강 제작부뿐이었다. 미처 개발되
한국영화 로케이션 대백과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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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추격: <썸> vs <야수>
이보다 박진감 넘칠 순 없다
강도 높은 액션을 위한 로케이션을 물색·섭외하는 일은 일반적인 로케이션 헌팅보다 훨씬 까다롭고 중요하다. 일년 가까운 시간을 사이에 두고 개봉한 두 영화는 액션 중에서도 센 축에 속하는 자동차 추격, 그것도 역추격 장면으로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 액션을 위한 로케이션이 갖춰야 할 첫 번째 조건은 통제의 용이함이다. 첨단의 퓨전스릴러를 표방한 <썸>은 다양한 자동차신을 선보였지만 그중에서도 터널 속 자동차 추격은 새로운 시도였다. 차선 변경도 금지된 터널 안에서 중앙선을 넘나들며 대형사고를 재현하기 위해 공항신도시 근처의 도로를 섭외했다. 차량 통행량이 적은 서울 외곽 신도시 주변 개통 직후의 도로를 우선적으로 물색한 결과 발견된 장소다. 일단은 터널 안 왕복 4차선을 통째로 통제하더라도 바로 터널 위 도로로 차량을 우회시킬 수 있고, 터널 안에서 웬만한 속도에 이르기 위한 50
한국영화 로케이션 대백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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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가 맘에 들면 B가 문제고, B가 해결되면 C가 불안하다. 영화를 찍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세트와 달리 100% 완벽한 로케이션을 찾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정작 촬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장소를 찾기까지의 모든 어려움은 무의미해져버린다. 통제 불가능한 모든 것들이 상시적으로 잠복해 있기에 로케이션 촬영은 스탭들에게 각자의 한계와 능력을 시험받는 계기가 되게 마련. 그러나 힘든 도전일수록 성취한 뒤의 기쁨도 크다. 각 부문 스탭들에게 자신이 기억하는 악몽의 촬영장소와 이를 극복한 후일담을 청해 들었다. 한여름의 하수구에서 한겨울의 유원지까지, 가장 자연스러운 화면 속에 감춰져 있어 더욱 의미심장한 눈물의 로케이션 이야기.
촬영: “세트가 아닌 실제 장소엔 큰 제약이 따르게 마련”
한강의 하수구/ <괴물>
-김형구(<비트> <아름다운 시절> <봄날은 간다> <역도산> <극장전> 등)
한국영화 로케이션 대백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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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들 때까지, 도전 또 도전
<취화선> <천년학>의 임권택 감독
그의 인물들은 떠돌이 운명을 지녔다. 그와 함께해온 스탭들 또한 다르지 않다.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스탭들은 ‘유랑’을 각오해야 한다. <취화선>에서 오원 장승업이 정처없이 떠도는 장면. 모든 스탭들이 강원도에서 전라도까지 버스로 이동하며 장승업의 궤적을 만들어갔다. 눈감고 상상해보라. “아, 여기야”라는 감독의 낮은 탄성. 기다렸다는 듯 모든 스탭들이 버스에서 내려 촬영 준비를 서두르는 풍경을. <취화선>뿐만이 아니다. <천년학> 제작진 또한 9월부터 또 한 차례의 유랑을 계획하고 있다. “세트를 짓더라도 대개 10%밖에 안 찍는다.” 한 스탭의 말이다. ‘남도화첩’이라 불러도 좋을 법한 영화 속 가경(佳景)들은 발품 팔아 찾은 실경(實景)들이 거개다. 지치고 꺼릴 법도 하건만 스탭들은 감독의 이런 스타일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오랫동안 감독을 도운 한 스탭
한국영화 로케이션 대백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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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술종합학교 뒤편 골목은 일단 유보
다음 확인헌팅 장소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뒤편 골목에 있다는 반장 집. 앞차를 놓쳐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 스탭들은 곧장 이동 분위기다. 사진으로 본 이미지가 나쁘지 않았고, 밤 촬영이라 무난할 것 같았는데, 실제 보니 너무 낡았단다. 퇴짜 이유는 또 있다. 김동천 촬영감독은 “배우들의 동선이 확보가 안 되는데다가 반장 집 앞 장면은 비가 내려야 하는데 강우기 설치하는 것도 만만찮아 보이네요”라고 한다.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불만을 접수한 김효정 제작실장이 “여기가 사실 제 출퇴근길”이라며 평소 눈여겨봐뒀다는 골목길을 보여주겠다고 나선다. 길잡이를 자청한 김효정 제작실장의 걸음이 빨라진다. 뒤에서 누군가가 목소리를 높인다. “실장님, 너무 초조해하지 마세요!” “제 성격 알잖아요. 초조해하는 것하곤 거리가 먼데….” 응원과 위안의 대화가 오가지만, 점점 스탭들의 보폭도 빨라진다.
“대문이 하나였으면, 담이 좀 낮았으면, 중산층 정도의 집이었으
한국영화 로케이션 대백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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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허가를 받지 못해서 도둑촬영을 했다. 한국과 중국의 축구경기였는데 우여곡절 끝에 얻은 방송사 조끼를 껴입고서 카메라를 반입하는 해프닝을 벌였다.”(<쉬리>) “약속이 되어 있던 나이트클럽이 문을 안 열어주는 바람에 결국 촬영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비트>) “섭외를 위해 주인에게 ‘젊은 놈 하나 살려주십시오’라는 눈물로 쓴 장문의 편지를 보내야 했다.”(<8월의 크리스마스>) 불과 몇년 전 일들이다. 그때, 한국영화 로케이션 공식은 저지르고 보는 무데뽀였다. 감독이 점찍은 공간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촬영허가를 따내야 했고, 틀어지면 불법을 저질러서라도 촬영을 강행해야 했다. “제작부 막내 때 스탭들이 식사할 식당 잡아놓고 난 다음에 하는 일이 다음날 촬영 장소 섭외였다. 지금처럼 감독과 스탭들이 함께 사전 헌팅 회의를 하고 로케이션 계획을 미리 짜는 것도 불과 얼마되지 않는다.” 싸이더스FNH 윤상오 이사의 말처럼, 지난 몇년 동안
한국영화 로케이션 대백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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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다 본 첫 느낌은, 한마디로, ‘뜨악했다’. 말 그대로 <시간>은 ‘선뜻 끌리지 않는’ 또는 ‘미덥지 못한’ 김기덕의 영화였다. 다시 말하자면, <시간>은 매우 ‘낯선’ 김기덕의 영화였다. <시간>의 영화적 공간은, 그동안 익숙해져버린 전형적인 ‘김기덕의 공간’이 아니었다. 그 공간은 <악어>의 ‘다리 밑’과 같은 도시 주변부적 삶의 치열한 생존의 공간도, <수취인불명>의 기지촌과 같은 역사적 공간도, <섬>의 ‘저수지’와 같은 상징화된 우화적 공간도 아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대 또는 예상과 달리 너무나 대사가 많은 ‘수다’스러운 영화였다. <시간>의 공간은, 전형적인 홍상수적 공간에 가까워 보였다. 그 공간과 김기덕의 ‘유치한 대사’와의 만남은, 왠지 모르게 낯설고, 어색해 보였다.
새로운 공간에서도 침묵을 지킬 수 있을까
나는, 이제까지 이 글을 과거 시제로 써왔다.
김기덕의 <시간> 4인 비평 [4] - 변성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