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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투표권을 거부했다. 아카데미상 애니메이터 투표인단으로 선정된 미야자키 감독은 7월 초 초대장을 보내온 아카데미상 추최쪽에 “창작 활동에 전념하고 싶다. 많은 영화를 보고 투표할 시간이 없다”는 거절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일본 언론은 “권위있는 명예직보다 창작을 우선으로 한 노장 현역 감독다운 결단”이라며 그의 행동을 높이 샀다. <루팡 3세>부터 <하울의 움직이는 성>까지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들이 한결같이 재밌었던 건, 그러한 단호함 때문이 아닐까 싶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단호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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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리-피트 공주님의 밀납인형 탄생!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의 딸 실로 누벨이 뉴욕의 마담 투소 박물관에 입성했다. 세계 유명인사들의 모습을 복제한 밀랍인형 전시로 유명한 이 박물관에 ‘아기’가 전시되는 것은 실로 누벨이 최초. 이미 박물관에 자리잡고 있던 브란젤리나 커플과 함께 단란한 가족을 완성했다. 사진 촬영을 원하는 관람객들은 1달러를 지불해야 하는데, 이렇게 모인 돈은 유니세프에 전액 기부될 예정이라고. 호응이 높을 경우 실로 누벨의 성장 과정을 좇아 밀랍인형을 만들 계획도 있다고 하니, 실로 누벨을 향한 당신들의 열기, 실로 유난하오~.
졸리-피트로도 모잘라, 이젠 딸내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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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과 그의 팬들이 수재민 돕기 릴레이를 벌인다. 7월31일 이병헌은 “너무나 많은 분들이 수해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 내가 내는 수재의연금이 얼마만큼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힘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액수와는 상관없이 온 국민이 한마음이 되어 따뜻한 손길을 보내주고 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따뜻하다”는 말과 함께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1억원을 전달했다. 소식을 들은 이병헌의 공식 팬클럽 루버스는 그의 바통을 잇기로 했다. 팬클럽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자선바자회를 열기로 한 것.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지의 팬들도 많기 때문에 다국적 이벤트가 될지도 모른다고. 이병헌은 팬들의 동참에 애장품 20여점을 내놓음으로써 화답했다. 이중에는 아버지의 유품이자 <내 마음의 풍금>의 의상이었던 재킷도 포함됐다. 수마의 눅눅함을 물리쳐줄 훈훈한 열기다.
선행은 한류 스타 이병헌의 입김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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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 깁슨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쫓겨날 지경에 처했다. 7월28일 말리부 해안고속도로에서 과속 및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멜 깁슨은 그것도 모자라 “세상의 모든 전쟁은 X같은 유대인들 때문”이라는 폭탄 발언을 했다. 유대인들이 대거 포진한 할리우드와 미국 미디어 산업 종사자들이 이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는 불 보듯 뻔한 일. 뒤늦게 깁슨은 “나는 진실이라고 믿기 어려운 비열한 말을 했다. 나는 알코올 중독이라는 병과 계속 싸워왔으며, 알코올 중독 재발을 끔찍하게 후회하고 있다”며 머리를 조아렸지만 사건이 쉽게 잊혀지기는 힘들 듯하다.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각종 미디어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멜 깁슨이 제작하는 유대인 대학살 관련 미니시리즈의 방영을 약속했던 <ABC>가 그 같은 일정을 취소한다고 발표하는가 하면, 깁슨의 차기작 <묵시록>의 12월 배급을 맡은 디즈니쪽은 그와의 관계를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깁슨에게 반유대주의자라는 비난이 쏟아진 것은 이
음주운전 뒤 유대인 비난 발언한 멜 깁슨 곤경에 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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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박신양 주연의 최루성 멜로 <편지>가 타이식으로 리메이크되었다. 타이를 배경으로, 타이 출신 배우들과 감독에 의해 다시 만들어진 만큼 영화의 세세한 부분들은 원작과 사뭇 다르다. 그러나 죽음을 앞둔 남자와 그를 지켜보는 여자의 슬픔, 둘의 이별, 죽은 남자에게서 날아온 편지 등과 같은 기본 소재는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서인지 <더 레터>를 ‘타이의 멜로’라고 소개하기에 영화는 다소 심심하다. 한 장면을 보면 다음 장면이 금방 떠오르는 타이의 신파 역시, 특별할 것은 없다.
웹사이트 프로그래머인 듀(앤 통프라솜)는 직장 동료이자 친한 친구인 케이트(수피샤 준라와타카)와 함께 이모할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이들은 장례식을 떠나는 날, 우연한 기회에 톤(아태폰 티마콘)을 만나게 되고, 이때의 인연으로 듀와 톤은 전화로 사랑을 나누는 사이로 발전한다. 그 와중에 케이트가 사고로 죽게 되자, 듀는 상실감에 사로잡히고 톤에게 의지하게 된다. 마침내 듀와 톤
<편지>의 타이식 리메이크, <더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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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찌르고 달아난 인라드의 왕자 아렌은 세상을 여행하는 마법사 하이타카를 만나 그와 동행하게 된다. 진짜 이름이 게드인 하이타카는 세계의 균형이 깨어지고 마법이 사라지는 원인을 찾아내려 하고 있다. 옛 친구인 테나의 집에 머물던 게드는 자신에게 패했던 마법사 거미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이런 음모를 꾸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거미의 함정에 빠진 게드는 마법의 힘을 잃고 만다. 이제 아렌은 마법을 잃은 채 갇혀 있는 게드를 구하고, 자신을 흉포하게 만드는 마음속의 그림자와 대결해야만 한다.
<게드전기: 어스시의 전설>은 어슐러라 K. 르 귄의 연작소설이 원작인 애니메이션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인 미야자키 고로 감독은 방대한 원작의 세계 중에서 3권 <머나먼 바닷가>를 뼈대로 삼고 4권 <테하누>의 인물을 덧붙여 이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게드전기…>는 캐릭터와 몇몇 장면을 제외하면 원작과는 거의 상관
데자뷰가 넘쳐나는 지루한 이야기, <게드전기: 어스시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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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고향집을 찾은 타케루(오다기리 조)는 형 미노루(가가와 데루유키), 어릴 적 이웃이었던 치에코(마키 요코)와 계곡에 놀러간다. 가파른 계곡에 걸린 다리 위에 서 있던 치에코가 계곡 아래로 추락한다. 타케루는 멀리서 진실을 보았다. 관객은 그가 목격한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다리 위에 같이 있던 미노루는 치에코를 밀어 떨어뜨렸을까, 아니면 구하려 했을까. 동생은 무조건 형을 보호하려 하지만 형은 자신이 치에코를 죽였다고 경찰에 자수한다. 누가 봐도 정직하고 희생적인 인간이었던 미노루는 재판이 진행되어감에 따라 뻔뻔하고 자기방어적인 면모를 보인다. 증오심을 드러내며 냉소적인 말을 내뱉는 형을 보면서 동생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종반까지 밝혀지지 않는 사건의 진위를 둘러싸고 상황이 시소처럼 오르내린다. 그러나 <유레루>는 ‘본격 법정 심리 반전 미스터리’류의 영화는 아니다. 짜임은 단단하지만 사건은 단 하나뿐. 영화를 지탱하는 것은 사건
관계와 감정에 대한 치밀한 통찰, <유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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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연재만화 <다세포 소녀>를 출판물로 바꿔낸 1권의 1화 ‘발광하는 사춘기’편은 영화 <다세포 소녀>에서도 이야기의 시작점이다. 무쓸모 고등학교의 수업시간, 교사(이재용)가 친절한 목소리로 공지한다. “오늘은 영어 선생님이 성병에 걸려서 못 나왔으니 내가 대신 수업한다. 뭐, 원조교제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으니 이해해주길 바랍니다. XX도 병원에 한번 가봐요.” 지명당한 학생은 잠시 항변하지만 매독이란 병명을 듣는 순간 한달음에 조퇴한다. 조퇴는 조퇴를 부른다. “너, 너도 저놈이랑 했어? 나랑할 때 처음이라며?” “일대일은 처음이라는 얘기였지.” 결국 교실에 남은 학생은 숫총각 외눈박이(이켠)뿐이다. 교사는 이같은 사태를 마주해 화내거나 실망하지 않고, 다만 외모 때문에 순결할 수밖에 없는 외눈박이를 위로한다.
영화에 관한 많은 정보를 짧은 순간, 명쾌히 알려주는 서두다. 원조교제를 긍정하는 자세를 갖고 있고, 고등학교지만 처녀, 총각의 사전적 의미는
이재용 감독의 네 번째 장편, <다세포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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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기란 쉽지 않다.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이 제 뜻 부리면 어찌할 것인가. 할리우드처럼 동물연기를 끌어낼 전문 조련사도 없는 상황. 제작 과정에서 애초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지 그동안 동물영화는 액션영화에서 잠깐씩 등장한 것을 제외하곤 시도조차 되지 않았다. 동물의 배역 비중이 큰 한국영화를 꼽으라면 <꼬리치는 남자>(1995) 정도가 아닐까. 경마를 소재로 한 영화 <각설탕>도 촬영에 들어가기까지 한참 애를 먹었다. 5년 전, “인마일체(人馬一體)의 스펙터클에 빠져들었다”는 이환경 감독은 당시 경마에 관한 시나리오를 썼지만 적당한 영화사를 찾지 못했다. 3년 전 “한 유명 경주마의 은퇴식을 우연히 보고서” <각설탕>의 원안을 떠올렸다는 이정학 프로듀서도 한때 적지 않게 퇴짜를 맞았다 한다. 그러니 제작진이 “국내 최초로 말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었다고 자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각설
기수가 되고 싶은 소녀와 말의 교감, <각설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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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시절에 유행하던 공포 이야기 중 만년 전교 2등이 전교 1등을 제거하고 전교 1등의 혼령에게 복수를 당한다는 레퍼토리가 있었다. ‘전교 2등만 돼도 어디냐’, ‘죽이는 방법 고민하는 시간에 공부하면 충분히 전교 1등 되겠다’라는 자조 섞인 빈정거림이나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전교생을 일렬로 세울 수 있는 절대적인 권위인 ‘성적’에 짓눌려 있던 때라 전교 2등의 마음에 대체로 어느 정도는 공감했던 것 같다. 사회로 나오면 ‘성적’이라는 기준에서는 다소 자유로워지지만, ‘취업’이라는 또 다른 관문을 통과해야만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취업’이란 결국 한 인간이 얼마만큼의 경제적 가치를 갖느냐를 보여주는 잣대이며, 직함과 연봉이 한 인간의 삶과 인격의 가치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트> <미싱> <뮤직박스> 등을 통해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이슈들을 영화를 통해 담아냈던 코스타 가브라스
현대사회에 대한 우화,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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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13번째 영화 <시간>이 8월7일 서울 스폰지하우스(구 씨네코아)에서 기자시사를 가졌다. 이 영화는 애초 일반개봉이 불투명했던 작품. 김기덕 감독은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시간>은 국내에서 개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관객들 사이에서 <시간>의 개봉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영화사 스폰지가 국내 판권을 구입하면서 개봉이 확정됐다.
<시간>은 권태기에 빠진 한 커플을 그린 이야기다. 세희(박지연)는 사귄지 2년이 지난 남자친구 지우(하정우)가 몹시 불안하다. 잠시라도 다른 여자를 쳐다보면 그 여자에게 관심이 있냐고 따져 묻는다. 커피숍 여직원도, 주차 문제로 우연히 마주친 여자도 예외가 아니다.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얼굴이 지겹고, 남자친구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새롭게, 다르게 태어나겠다는 다짐으로 그녀는 성형외과를 찾는다. 수술 후 새 얼굴이 자리잡기까지 6개월의 시간이 걸
김기덕 감독의 <시간> 언론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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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이하 SIYFF)가 지난 8월6일 서울 명동 씨너스 극장에서 폐막식을 갖고 수상작을 발표했다. 총 8개국 40여편이 참여한 경쟁부문에서 수상작은 모두 12편. 대상은 안양예술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가성문의 디지털 단편 <아! 대한민국>(중고등부 부문)과 미국 플로리다대 출신 존 루틀랜드의 졸업작품 <말라카이 씨, 비행기와 싸우다>(대학부 부문)가 각각 차지했다. 심사위원장상은 유스미디어단체 리슨업!(ListenUp!)과 폴리모르포의 공동연출작인 <두려움 속에서 랩을 하다>(중고등부 부문)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인 김경미의 <훼밀리사이즈 피자>(대학부 부문)가 각각 차지했다. 이 외에도 예술실험상, 현실도전상 등 이혜경 심사위원장이 이끄는 심사위원단은 총 9개 부문의 본상을 11편의 작품에 수여했다. 청소년심사위원단이 수여하는 SIYFF 시선상은 대상작인 <아! 대한민국>에게 돌아갔다. ‘영화, 마법에
제8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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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류승범 주연의 <사생결단>이 스위스 로카르노에 간다. <사생결단>은 <내 청춘에게 고함> <마지막 밥상>에 이어 제59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세번째 한국영화. 최호 감독(<후아유>)의 세번째 장편영화 <사생결단>은 주말 심야상영 섹션인 ‘미드나잇 스크린’에 초청됐다. 이 섹션은 올해 처음 신설됐다.
로카르노 국제 영화제는 8월2일부터
12일까지 스위스 로카르노에서 열린다.
<사생결단>, 로카르노영화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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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크래커씨의 음침한 집은 파란 잔디가 돋아 있는 교외 주택가에서 얼룩처럼 도드라지는 공간이다. 잿빛으로 때가 묻고 햇빛도 비켜가는 듯한 이 집은 실수로 잔디를 넘어들어온 아이들의 세발자전거와 방패연과 농구공 따위를 삼켜버리고 돌려주지 않는다. 네버크래커씨가 아닌, 그 집 자체가 자신을 침범하는 모든 이를 응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몬스터 하우스>는 제목만으로 짐작하게 되는 <더 혼팅> <폴터가이스트> 같은 ‘귀신들린 집’ 영화와는 조금 다르다. 이 영화의 악당은 45년 전에 네버크래커가 지어올린 뒤로 언제나 숨을 쉬며 살아 있었던 ‘몬스터 하우스’ 자체이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치과의사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비우자 디제이(미첼 무소)는 성격이 나쁜 베이비시터 지(매기 질렌홀)와 이틀을 보내게 된다. 건너편 네버크래커씨(스티븐 부세미) 집에서 일어나는 온갖 사건을 망원경으로 관찰하던 그는 뚱뚱한 친구 차우더의 애원에 못이겨 그 집 잔디밭으로
멋진 모험을 선물해주는 애니메이션, <몬스터 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