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기파 배우 김지영과 김유석이 주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금요드라마 주인공이 됐다. 11일 첫 전파를 타는 에스비에스 〈내 사랑 못난이〉(극본 정지우, 연출 신윤섭, 금 저녁 8시55분)에서 김지영은 억척스러운 미혼모 진차연 역, 김유석은 어리숙한 사기꾼 이호태 역을 맡아 신파조의 금요드라마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바꾼다. 둘은 같은 보육원 출신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지만 걸핏하면 티격태격하는 ‘악어와 악어새’로 나온다.
지난 1일 서울 목동 메가박스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신윤섭 피디는 “두 배우가 기왕에 보여주지 않은 코믹한 모습을 최대한 끌어낼 것”이라며 “분위기를 한층 발랄하게 연출해 기존 시청자층인 주부들에서부터 20대까지 다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흡이 긴 일일연속극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를 마친 김지영은 쉴 틈 없이 차연 역으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그는 “차연이는 마치 철인 3종 경기를 하는 선수 같아요. 아픈 아이의 수술비와 생계비를 마련하려고 안마사, 청소부,
SBS 새 금요드라마 ‘내사랑 못난이’ 주연에 김지영·김유석
-
<비열한 거리>의 ‘비열한’ 영화감독 남궁민이 진광교 감독의 데뷔작 <뷰티풀 선데이>(제작 시네라인-투, 제공 쇼박스㈜미디어플렉스)에 승선했다. 사랑으로 인한 상처를 그리는 미스터리 스릴러 <뷰티풀 선데이>에서 남궁민은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숨긴 채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 끊임없이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남자로 등장한다. 아픈 아내를 살리기 위해 마약 조직과 거래하는 강력계 형사 역에는 7월 중순 <달콤, 살벌한 연인> <호로비츠를 위하여>의 박용우가 낙점됐다. 지난 6월 촬영을 시작한 <뷰티풀 선데이>는 현재 30% 이상 촬영을 마쳤으며 내년 초 개봉할 예정이다.
남궁민, <뷰티풀 선데이> 출연
-
7월 극장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CJ CGV의 집계에 따르면 7월 한달동안 극장을 찾은 전국 관객수는 1709만명(서울 530만명)을 기록, 지난해보다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월 관객수로는 최근 10년동안 최고의 기록이었다. 또 2006년 1월부터 7월까지의 누적 관객수는 7월 말을 기준으로 9700만명을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7% 상승했다. CGV측은 이같은 자료를 토대로 “8월 초에는 누적 관객수가 1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2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한국영화의 점유율은 7월에 이르러 급반등했다. 6월 동안 올해 가장 낮은 수치인 26.8%를 기록했던 한국영화의 점유율은 7월 들어 49.4%(서울 기준)로 솟아올랐다. CGV측은 이에 대해 “여름 성수기를 맞아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432만명) <수퍼맨 리턴즈>(167만명)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거셌으나, <한반도>(340만명)
7월 극장가 폭발했다
-
김영철이 박진표 감독의 차기작 <그놈 목소리>에 캐스팅됐다. 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궁예 역을 맡아 비극적인 영웅의 모습을 선보였고,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에서 인상적인 보스 역할를 소화한 바 있는 김영철은 이전까지의 강렬한 이미지를 벗고 어수룩하지만 인간적인 형사 김욱중을 연기할 예정이다. 1991년 이형호 유괴사건을 바탕으로 한 팩션드라마 <그놈 목소리>는 아들을 유괴당한 후 44일간 집요한 협박전화에 시달리는 한 부부의 모습을 그린다. 김영철 외에도 설경구, 김남주, 강동원 등이 이미 승선한 상태. 7월 초 촬영을 시작한 <그놈 목소리>는 올 겨울 개봉할 예정이다.
형사가 된 김영철, ‘그놈 목소리’ 추적한다
-
-
‘디지털 3D 시네마’ 시대가 열린다. CGV가 디지털 시스템을 적용한 3D 시네마를 처음으로 개장한다. CGV는 “이번에 도입하는 디지털 3D 시네마는 두 개의 프로젝터를 사용하는 듀얼 프로젝터 방식으로 디지털 3D 상영 방식 중 최고 해상도의 영상을 구현하며 하나의 프로젝터를 사용할 때 생기는 영상 끊김 현상도 없다”고 밝혔다. CGV가 들여놓은 디지털 3D 시네마의 첫 수혜자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하는 첫번째 3D 애니메이션 <몬스터 하우스>. 8월10일부터 CGV용산, 강변, 목동, 상암, 서면, 대전 등 전국 주요 영화관에서 디지털 3D로 상영될 예정이다. CGV측은 이후에도 <크리스마스 악몽>, <미트 더 로빈슨> 등을 디지털 3D를 통해 상영, 더욱 선명한 화면으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몬스터 하우스> 디지털 3D로 만난다
-
<괴물>의 흥행기록 갱신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괴물>이 8월2일 하룻동안 전국 51만8,112명(서울 13만8,903명)을 동원하며 전국누계 422만8,421명을 돌파했다. 이로써 한국 영화 흥행 기록을 연이어 갱신하고 있는 <괴물>은 개봉 일주일만에 또 다시 최단기간 400만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괴물>은 개봉 5일만인 7월31일 총 3,17만1,410명의 관객을 끌어들여 최단기간 300만 돌파를 이룩한 바 있다. 8월2일 <괴물>의 관객수는 전날의 전국 53만8,899명(서울 14만3,651명)보다 조금 적지만, 여전히 주요 예매사이트에서 70% 이상의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괴물>, 최단기간 400만 돌파
-
“그저 술과 개 같은 싸움의 연속일 뿐인 삶이라 해도 죽음보다는 낫다. 아니, 난 영웅이 아니다. 뭐라 해도 그건 변함없다. 그저 골디를 쉽게 잊지 못하리라는 걸 알고 있을 뿐이다. … 목소리와 맛을 느낄 거고, 그녀를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건 나뿐이었음을 평생 잊지 못할 거다.” 이미 영화화되어 개봉된 <씬 시티>의 원작 코믹스 <씬 시티>가 국내 출간되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기시감을 넘어 코믹스와 똑같은 영화장면들이 선명한 총소리, 거리의 소음과 함께 머릿속에 공명한다. 1권 <하드 굿바이>는 지옥같이 더운 밤, 하룻밤을 같이 지낸 아름다운 여인 골디가 죽어 있는 모습을 발견한 마빈의 이야기다. 마빈은 골디의 복수를 위해 거리로 나서고, 악의 사슬 꼭대기에 로크 추기경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희거나 검은 바탕에 거친 펜터치로 그려진 남자들이 주먹을 주고받거나 총알을 난사하면 사람들이 입이나 몸에서 검은색 피를 흘리며 죽어간다. 지나칠 정도
강렬한 흑백의 누아르 세계, <씬 시티>
-
EBS 8월6일(일) 오후 1시50분
<라임라이트>에서 채플린은 쇠락한 코미디언이었다. 여기서 그는 단순히 연기를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쓸쓸하게 되돌아보고 있었다. 그러나 채플린의 동료 배우로 등장했던, 정말로 ‘쇠락한’ 버스터 키튼을 보고 있자면, 채플린은 매우 건재해 보인다. 어린 시절은 불우했고 말년에는 매카시즘 광풍에 휩쓸려 스위스에서 여생을 마쳤지만, 그는 비교적 꾸준한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물론 그 대중성의 본질은 애매한 것이어서, 그의 죽음 뒤, ‘채플린’은 우스꽝스러움의 대명사로 상품화되어 왔다. 심지어 채플린의 영화는 그 시대의 다른 고전들과 달리, 목 빠지게 회고전을 기다리지 않아도 케이블 채널에서 우연히 마주칠 수 있다. 그러니까 전설적인 감독이자 배우이자 극작가인 채플린을 지금까지도 연명하게 해주는 건 아우라가 아닌, 대중적 친근함이다. 우리는 (약간의 과장을 덧붙여) 아무 때고 그를 볼 수 있고,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지 않고도 그의 영
착한 로맨스에 가려진 슬픈 얼굴, <황금광 시대>
-
고백하건대 필자는 그동안 중국 저자가 집필한 교양서를 불신해왔다. 불신의 까닭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촌스럽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어느 특정 주제에 관한 엄청난 양의 정보를 인구 대국에 합당하기라도 하듯 지면에 쏟아부어놓는다. 글투는 또 왜 그렇게 지식 계몽의 일념에 불타는지. 이 책 <몸: 욕망과 지혜의 문화 사전>은 그런 불신을 어느 정도 삭감시켜주기에 충분했다.
머리, 머리카락, 얼굴, 눈썹, 눈, 눈빛, 코, 냄새, 체취, 귀, 입, 혀, 피부, 목, 어깨, 유방, 허리, 배꼽, 배, 섹스, 등, 엉덩이, 팔, 손, 다리, 무릎, 발, 뼈. 실로 우리 몸 구석구석에 관한 이야기의 성찬이다. 이런 신체 부위 각각에 관한 동서고금의 이야기를 넘나드는 종횡무진성이 이 책의 큰 특징이다. 이를테면 “가지 끝에 매달린 붉은 장미 같은 그녀의 입술이 여름 날 그윽한 꽃향기 속에서 입맞춤을 한다”는 셰익스피어의 표현과, 중국 서진시대 시인 좌사의 “짙은 연지 붉은 입술에 넘친다
종횡무진, 동서고금의 몸 이야기, <몸: 욕망과 지혜의 문화 사전>
-
마르크 로테문드 감독의 <소피 숄의 날들>(2004)이라는 영화는 당시 나치 독재 하에서 反나치 유인물을 배포하는 등 평화롭게 항의 운동을 벌이다 검거되어, 사형판결을 받은 그날 죽은 22세 젊은 여성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와 같은 사람들의 뜨거운 용기와 시원한 희망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소피 숄과 ‘백장미’라는 운동조직의 영화는 1982년과 2004년 사이에 여덟편 정도 제작되었다. 이유는 단지 역사나 추모의 뜻을 넘어 당시 소피 숄의 행동과 자세를 오늘날에도 적용할 수 있고, 또 필요한 교훈과 모범으로 실질적인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치 독재의 악몽을 경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일상적 합의 독재의 세뇌를 깨고 시민용기를 자극하는 데 있다.
얼마 전 추모 행사에 다녀왔다. 추모 행사는 ‘동백림 3인의 거장. 이응노·윤이상·천상병을 기리며’라는 제목으로 서대문형무소에서 행해졌다. 신문을 보고 가게 된 이 행사는 의미가 크다고 본다. 1967∼6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에우토피아를 위한 추모(追慕)
-
비위가 약한 편이다. 사람이든, 책이든, 음식이든. 좋은 건 죽어라 좋고, 싫은 건 죽어도 싫다. 여행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것도 그런 촌스런 성향 때문이다. 내 것보다 네 것을 중히 여겨야 하는 낯선 상황을 마지못해 참아내기 싫었다. 그래서 휴가라 할지라도 집에서 뒹굴면서 코앞 회사에 ‘마실’ 나가곤 했다. 하노이에서 머물고 있는 친구가 가이드를 자청하지 않았다면 올해도 방콕했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큰맘 먹고 하노이행 비행기에 올랐다. 스타트는 나쁘지 않았다. 당 간부 자제들이 유흥을 즐긴다는 나이트클럽 견학도 하고, 베트남식 24시간 감자탕 집도 들러보고. <론리 플래닛>엔 없는 이색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는데. 3일째 일이 벌어졌다. 소수민족들이 사는 사파로 가기 위해 밤 기차를 타러 하노이 역으로 가는 길. 스무살쯤 되어 보이는 택시운전사는 어찌된 일인지 같은 거리를 뱅뱅 돌았다. 이러다 기차 놓치는 것 아닌가. 나와 친구는 이러다 기차 놓치겠다며 항의를 했지만,
[오픈칼럼] 하노이의 가난한 택시 운전사
-
사랑이 떠나갔다. 영원할 것만 같았고 사랑한다 말해주었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좋다던 그 사람은 말했다. “콩깍지가 벗겨졌어.”
오호!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에 대해 이만큼 적절한 답변을 들은 적이 없다.
행복했던 일들이 다 오랜 기억처럼 느껴진다. 유치환 시인의 ‘행복’의 한 구절처럼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보이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편지를 쓴 게 어제 같은데, 이젠 아침에 눈 뜨고 밤에 눈 감는 일이 힘들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직업병 탓일까. 난 슬픔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언젠간 소설로 형상화할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하며 그 사랑을 타자화해버린다. 타자화된 기억은 상실된 기억과 다름없다. 거기엔 어떤 감정이나 소요, 설렘도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와 거의 마지막으로 본 영화는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었다. 단지 80분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박사와 우정을 나누는 파출부 여성과 그 아들의 착한 이야기다. 박사의 기억상실증 덕에 파출부와 그는 늘 일
[이창] 사랑과 이별의 그래프
-
억수 같은 비가 내린 토요일 오후 구본창(53)의 조선 백자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종로구 사간동 국제갤러리를 찾았다. 발목까지 물이 차오르는 거리를 겨우 건너 들어선 전시장은 감쪽같이 평온하여, 오래된 능 속 같았다. 둘러선 벽마다 걸린 달 항아리와 사발, 연적과 종지의 사진에는 물기라곤 없었다. 백자들은 도화지에 2B연필로 그린 소묘처럼 벽과 바닥을 분별하기 힘든 배경 위에 아스라이 형체를 떠올리고 있었다. 숱한 사연은 이제 와선 표면의 희미한 흠집으로 남았을 뿐이었다. 각각의 백자가 어느 박물관에 소장된 어느 시기의 유물인지는 작가에게 중요하지 않은 듯했다. 구본창의 눈으로 바라본 백자들은 그저 긴 세월 한 서랍에 곱게 개켜져 보관된 수의였다. 자연 나의 발끝도 조문객의 그것처럼 숨을 죽였다.
이번 전시의 영문 제목인 ‘마음의 그릇’(Vessels for the Heart)은 구본창 사진의 여일한 테마이기도 하다. 20대 중반까지 전형적인 모범생의 삶에 몸을 억지로 구겨
생이 머물다 간 ‘빈집’을 찍는 사진가 구본창
-
영화에서 국적이 절대적 의미를 갖는 건 아니지만 나라마다 잘하는 장르가 있다. 모든 장르에서 할리우드가 독보적인 입지에 서 있다 해도 조금 더 세분해 들어가면 특별히 눈에 띄는 분야가 보인다. 예를 들어 70~80년대 이탈리아에선 ‘지알로’라 불리는 공포스릴러가 특산물이었다. 히치콕 영화를 자극적 색채감각으로 덧칠한 듯한 이 영화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탈리아를 가장 독특한 공포영화를 만드는 나라로 인식하게 했다. 그런가 하면 영국에선 위기에 처한 탄광촌 또는 실업으로 허덕이는 소도시를 배경으로 서민정서에 호소하는 영화가 꾸준히 만들어진다. 존 포드의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에 빚지고 있는 이 장르는 90년대 이후 <풀 몬티> <빌리 엘리어트> <브래스드 오프> 등을 통해 다시 한번 각광받았다. 홍콩에선 홍콩누아르라는 변종장르가 대표 격이다. 이 장르는 홍콩영화의 침체와 더불어 힘을 잃은 듯 보였으나 <무간도> 시리즈를 통해 ‘썩어
[편집장이 독자에게] 일본 젊은 영화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