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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들어보지 못한 그 말을 당신은 어디서 들은 것인가?” 기자간담회 장소에서 <게드전기: 어스시의 전설>의 프로듀서이자 지브리 스튜디오의 현 사장인 스즈키 도시오가 일본에서의 평은 안 좋은 걸로 알고 있다는 한 한국 기자의 질문에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면서 그렇게 다시 반문했다. 잠시 긴장이 흐른다. 그 순간, 프로듀서의 옆자리에 앉은 감독 미야자키 고로의 표정에 얼른 시선이 간다.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는 아무 경력도 없는 그가 저런 대쪽 같은 노장들과 어울려 첫 데뷔전을 치러낸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아마도 그는 침착하고, 예의있고, 상황을 주시할 줄 아는 것 같다. 그게 명망있고 고집스러운 노인네들과 함께하는 그의 방법이었을 것이다. 알려진 것처럼 <게드전기…>의 감독 미야자키 고로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이다. 그러나 서른아홉의 늦은 데뷔 감독은 가족사를 잠깐 말할 때를 제외하곤 “아버지”라는 호칭 대신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호칭으로 일관했다. 거기에는
<게드전기: 어스시의 전설>의 미야자키 고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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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전쟁통에 젖먹이 끼고 쫓기는 꿈을 꾸다 깨다 했다. 잠을 못 자면 젖이 안 나오는데, 이것들이 레바논 애들 죽이더니 이억만리 우리 모녀까지 들볶고 있다. 레바논 최대 분유공장까지 부쉈다는 소식에 기가 질렸다.
이스라엘은 어린아이들이 떼로 죽은 카나마을 공습 이후 48시간 공습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불과 1시간 반 만에 약속을 깼다. 침공 3주 만에 지상군 특공대도 투입했다. 별 핑계 다 댄다. 유엔평화유지군이 레바논 남부에 주둔하기 전까지는 계속 공격해야 된단다(평화유지군이 누구 때문에 오는데?). 그들이 박멸하겠다는 헤즈볼라는 이슬람 시아파 농민단체에서 출발해, 무장화를 거쳐 조직원과 지지자 수십만명의 최대 대중정치세력으로 성장해 의회에도 진출했다. 시아파 부모를 둔 갓난아이까지 죽이는 게 헤즈볼라의 ‘씨를 말리는’ 것인가? 그래서 뭘 얻는데? 하지만 이스라엘, 어쨌든 니들이 이겼어. 그거 세상이 다 아니까 제발 그만 해.
‘후까시 맨’ 멜 깁슨의 영화 속 그 어떤
[이슈]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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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나오기만 하면 필자를 항상 불안하게 하는 것들이 있다. 중국영화를 볼 때면 경찰이 등장할 때 불안해진다. 그 순간까지는 지적이던 영화가 중국 경찰력의 대단한 효과성에 대한 선전영화로 돌변한다(마치 경찰이 그 영화를 체포라도 하게 된 것처럼). 한국영화를 볼 때는 인물들이 영어로 말하기 시작하면 좌불안석이 된다. 세련된 최상급의 영화가 갑자기 고등학교 연극을 볼 때처럼 어색해지면서 보는 것 자체가 고통이 돼버린다. 영화에 대한 관람객의 믿음이 깨져버린다.
관건은 한국인들이 영어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영화에 외국어 대사가 어색하거나 부자연스럽게 들리지 않게 하면서 삽입하는 것은 스턴트맨을 쓰는 것과 비슷한 기술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언어능력이 아니라 전략과 기법의 문제인 듯하다.
다뤄야 할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하나는 외국인 배우와 작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인 배우가 외국어로 대사를 외우게 하는 것이다. 전자가 훨씬 더 큰 도전으로 다가오
[외신기자클럽] 한국영화여, 외국어 대사 처리에 노련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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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우드판 <오셀로>가 탄생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오셀로>를 각색한 영화 <옴카라>가 7월28일 인도 극장가에 첫선을 보였다. 질투심으로 파멸하는 주인공, 아름다운 아내와 충복, 두 사람을 모함하는 모사꾼 등 원작의 뼈대는 변하지 않았지만, 일부 설정은 인도 현지의 상황에 맞게 각색됐다. 영화의 배경이 베니스에서 인도 북부지역으로, 무어인인 오셀로가 천한 계급 출신으로 바뀐 것. <옴카라>에는 주인공 아제이 데브간을 비롯, 인도의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주로 섹시하고 가벼운 역을 맡아온 카리나 카푸르가 데스데모나를, 로맨틱 가이의 이미지가 강했던 세프 알리 칸이 추악한 악당 이아고를 맡는 등 스타들의 연기변신 역시 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소다. 메가폰을 잡은 비샬 바라와지 감독은 이미 2003년 <맥베스>를 각색한 영화 <마크불>로 비평과 흥행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인도에서 서구문학을 원작
[What's Up] 발리우드에 부는 셰익스피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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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을 주요 무대로 삼은 <스톰브레이커>와 <가필드2>가 세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런던이 배경으로 등장한 영화들이 새로운 건 아니다. 근래 들어서만 하더라도 <브이 포 벤데타> <다빈치 코드> <원초적 본능2> <매치포인트> 등등으로 차고 넘쳤다. 하지만 런던은 그간 촬영에 비협조적이기로 악명이 자자했다. 까탈스럽고 깐깐한 런던이 태도를 바꾼 이유는 역시나 짭짤한 소득과 부수입 때문이다. 정부의 영화세제 개편안의 핵심 중 하나도 자국 영토 내에서 이루어진 영화제작에 방점을 찍고 있다.
늘 차들로 복작거리는 피카딜리 서커스를 봉쇄하고 시민의 휴식처인 하이드파크를 기꺼이 촬영지로 개방한 <스톰브레이커>의 예는 상징적이다. 이러한 개가를 이끌어낸 산파는 필름 런던이라는 로케이션 섭외 전담 대행사다. 이곳 담당자의 말을 빌리자면, 한해 동안 런던에서 촬영이 이루어진 시간을 일수로 계산하면 1만일이라고 한다.
[런던] 런던으로 영화 찍으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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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가 올해부터 로마국제영화축제(CINEMA. Festa Internazionale di Roma)를 개최한다. 로마 시장 발터 벨트로니는 지난해 로마국제영화축제 계획안을 베니스영화제 기간 중 전세계 언론 앞에 선포한 바 있다. 지난 7월 초 로마시는 문화·복지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내외신 기자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영화축제의 윤곽을 제시했다.
10월13일부터 21일까지 로마에서 열릴 영화축제가 속속 그 뼈대를 드러내면서 여론은 제1회 로마국제영화축제가 어떤 양상으로 치러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준비위에서 제시한 보도 자료만 보더라도 기존의 영화제 성격을 과감히 탈피하겠다는 것이 가장 큰 핵심이다. 유명배우를 부르고 기자들만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즐기는 영화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로마에 있는, 로마에 오는 모든 이들과 함께하는 영화축제 한마당을 벌여보겠다는 야심찬 의도가 깔려 있다. 영화축제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영화제작자와 배우, 스탭, 관객 모두가 함께 영화를
[로마] 배우와 스탭, 관객이 함께 즐기는 영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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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가 자국에서 붐을 맞고 있다. <버라이어티>는 최근 2년 동안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영화 시장을 분석하여 그 원인을 찾는 기사를 보도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전후 최악의 시기였던 1991년 일본에서 개봉한 자국영화는 230편에 불과했지만, 2005년에는 356편으로 증가했고, 자국영화 점유율은 41.3%에 이르렀다고 한다. 또 흥행수익 10억엔이 넘는 영화도 26편이나 됐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2005년 12월17일에 개봉한 <남자들의 야마토>를 비롯해 해양 액션영화인 <우미자루2: 믿음의 시험>등 일본영화 7편이 2006년 상반기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올랐다. 그 7편을 모두 배급한 도호가 2억2780만달러를 번데 비해, 같은 기간 브에나비스타와 소니 등 할리우드 5개 메이저 배급사가 일본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모두 합해 2억2100만달러에 불과하다.
원인은 다양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인터넷
일본은 지금 자국영화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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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불법이민자를 추방하려는 ‘반이민법’에 저항하는 시위를 주도해 정치적 저력을 과시한 히스패닉(스페인어를 쓰는 중남미계 미국 이민자와 후손) 인구가, 할리우드의 새 표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버라이어티>가 보도했다. ‘라티노’로도 불리는 히스패닉계 인구가 미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1%. 그러나 관객으로서 히스패닉계는 연간 관람 편수가 7.6편으로 백인의 6.5편, 흑인의 6.4편을 웃돈다. 가족 단위 나들이 장소로 극장을 찾는 특유의 성향이 큰 이유. 액션·종교적 내용, 도회적 분위기를 지닌 영화에 호의적인 히스패닉 관객은 <패스트 & 퓨리어스 : 도쿄 드리프트> 첫 주말 관객의 3분의 1을 점유하기도 했다.
<버라이어티>가 주목한 동향은 히스패닉 관객에 대한 고려가 마케팅을 넘어 할리우드 메이저들의 기획과 제작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 지금까지 히스패닉 영화는 <이 투 마마>, <모토사이클 다이어리&g
할리우드, 히스패닉 관객에 주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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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꿈을 꾼다. 나무 위에 올라타 앉은 고양이의 눈, 벽지의 코끼리, 숲의 늑대가 아이의 꿈속으로 쳐들어온다. 아이는 침대 밑으로 떨어져 까마득하게 추락한다. 거기엔 무서운 맹수들의 눈동자와 무서운 신음소리가 있다. 그러나 신화에서 악몽을 잡아먹는다는 동물 맥이 외발자전거를 타고 나타나 아이에게 하프를 뜯어주고 악몽을 물리칠 별을 선물해준다. 이영석의 2006년 영상원 예술사 졸업작품이기도 한 <꿈도깨비>는 북유럽 동화책을 보는 듯한 환상적인 푸른 톤과 손으로 만져질 듯한 질감이 돋보이는 절지(컷아웃)애니메이션이다. 컷아웃애니메이션은 팔, 다리, 몸통으로 이루어진 종이 캐릭터의 관절을 조금씩 움직이면서 한 프레임씩 스톱모션 카메라로 찍는 애니메이션. <꿈도깨비>는 ‘악몽에 시달리던 아이가 뒤늦게 나타난 부모의 사랑으로 다시 행복하게 잠들었습니다’ 같은 익숙한 이야기를 배반한다는 점에서도 신선하다. 아이는 자신의 꿈속에 사는 상상의 동물 맥(개미핥기를 닮은 동
<씨네21>이 뽑은 이달의 단편 5. <꿈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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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바닷가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영화축제가 벌어진다. 제1회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BIKI)가 ‘바다의 아이, 영화에 첨벙’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8월15일부터 19일까지 해운대 메가박스를 비롯해 부산 MBC아트홀, 스펀지 이벤트홀 등지에서 열린다.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영화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부산을 본거지로 삼은 BIKI는 어린이들이 주체가 되는 어린이 영상문화축제를 표방하며 올해 첫걸음을 내디뎠다. ‘참여, 나눔, 즐거움의 실현’을 목적으로 정한 것처럼 BIKI는 영화제를 찾은 어린이들이 영화를 감상하는 동시에 영화에 대한 지식을 쌓고 영화 창작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영화 상영과 함께 다양한 부대 행사도 마련할 예정이다.
어린이를 비롯해 가족 단위의 관람객 모두에게 즐거움을 안겨주고자 한 BIKI의 면모는 세계 22개국에서 불러모은 102편의 작품에서 드러난다. 축제의 커튼을 젖히는 15일, <I Love Picnic>으로 전주국제영화제와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
바다에서 펼쳐지는 새싹들의 영화축제,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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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키드먼, 다코타 블루 리차즈/
신혼의 달콤함을 누리고 있을 니콜 키드먼이 차기작으로 <황금 나침반>을 선택했다. <황금 나침반>은 필립 풀먼의 3부작 <그의 검은 물질> 중 첫 작품인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판타지물. 친구를 구출하기 위해 길을 나선 한 소녀의 모험을 따라가는 이 영화에서 키드먼은 비밀스러운 과거를 지닌 사악한 여인으로 나온다. 주인공 소녀는 다코타 블루 리차즈가 연기한다.
제시카 비엘/
제시카 비엘이 게이 부부 사이를 갈라놓는다. <I Now Pronounce You Chuck and Larry>는 결혼한 게이 부부인 척하는 두 이성애자 소방관들의 좌충우돌을 그린 코미디물. 게이 부부로는 애덤 샌들러와 케빈 제임스가 캐스팅된 가운데, 샌들러에게 사랑의 화살을 받는 변호사 역에 제시카 비엘이 낙점됐다. 데니스 두건 감독이 연출하는 이 영화는 8월31일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히스 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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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 소식] 니콜 키드만의 차기작은 <황금 나침반>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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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힌트를 주신 어머니께 감사드린다”
지난 5월15일 개막한 2006 서울넷페스티벌이 얼마 전 경쟁부문 수상작을 공식 발표했다. 국내 경쟁부문의 최고 작품상이라 할 수 있는 ‘베스트 시네마 포넷상’을 거머쥔 것은 박동훈 감독의 <전쟁영화>. 서먹하던 맞선 남녀가 전쟁이라는 공통 화제로 친해져 결혼 약조까지 하게 된다는 엉뚱한 내용의 <전쟁영화>는 6·25전쟁이라는 묵직한 소재를 발랄하게 풀어내는 화법과 60년대를 꼼꼼히 재현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올해 35살의 박동훈 감독은 서울예대 영화과, Pratt institute of the Arts,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을 거치며 꾸준히 내공을 쌓아온 영화학도. 현재 차기작 <소녀X소녀> 편집에 바쁜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
-<전쟁영화>는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차례를 지내러 산소에 다녀오던 길이었다. 운전을 하고 있었는데, 뒷좌석에서 어머니가 친척분에게 9·28 수복작
SENEF 베스트 시네마 포넷상 수상한 <전쟁영화>의 박동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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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가 벗는다고?!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내년 런던의 연극 무대에서 과감한 누드 연기를 선보인다. 래드클리프는 <에쿠우스>에서 여섯 마리의 말의 눈을 찌르는 마부 소년 역을 맡아, 벌거벗은 채 말에 올라타 성적인 엑스터시에 빠지는 장면을 포함, 성인 연기에 도전한다. 래드클리프의 대변인은 그가 앞으로도 새로운 역할에 도전할 것이라고 전하며 <에쿠우스>는 결코 누드에 초점에 맞춰진 작품이 아니라고 덧붙였지만, 래드클리프의 속살을 보고픈 팬들에겐 분명 즐거운 소식이렷다.
해리 포터 대니얼 래드클리프의 누드 스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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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옹이 기혼남이 됐다. 장 르노(58)가 7월29일 프랑스 남부의 작은 도시에서 모델이자 배우인 조피아 보루카(35)와 웨딩 마치를 울렸다. 유력한 차기 프랑스 대통령 후보인 니콜라스 사르코지 내무장관, 샹송 가수 조니 할리데이, <다빈치 코드>의 론 하워드 감독 등 정계와 연예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 그들의 결혼식은 이른바 “별들의 잔치”였다고. 이혼 도장으로 얼룩졌던 두번의 결혼에 이어 세 번째 아내를 맞이한 장 르노, 이번만큼은 백년해로하시길.
레옹의 장 르노, 결혼도 삼세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