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 12일 오후 7시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관에서 개막식을 가졌다. 오후 6시 30분부터 시작된 레드카펫 행사에서는 영화배우 한채영, 박시연, 정우성, 김태희, 김주혁, 장미희, 강수연, 박중훈, 엄정화 등과 영화감독 유현목, 임권택, 김성수, 김지운 그리고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자인 홍콩배우 류더화가 카펫을 밟았으며, 마지막으로 김동호 집행위원장과 함께 개막작인 <가을로>의 김대승 감독과 유지태, 김지수, 엄지원이 입장하여 관객들의 열띤 분위기를 함께했다.
이어 사회를 맡은 영화배우 안성기와 문근영의 등장으로 막을 올린 개막식은 허남식 조직위원장의 개막선언과 함께 김성녀 교수와 신동호 교수의 축하무대 ‘천둥소리’가 펼쳐졌고, 김동호 집행위원장의 소개로 이스트반 자보, 문소리를 비롯한 뉴커런츠 심사위원단이 무대에 올라 관객과 인사를 나누었다. 이어진 개막작 소개와 무대인사에서 김대승 감독은 “영광스러운 자리에 초대해주셔서 기쁘지만 반토막
즐기자! 영화의 바다 속 즐거운 항해를 (+영문)
-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광화문 1인 시위에 참가했던 영화인들이 10월 12일 오후 6시 부산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장 앞에서 스크린쿼터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침묵시위를 가졌다. 이 시위에 참가한 영화인은 영화감독 정지영과 임순례, 방은진, 김경형, 이현승, 영화배우 이준기와 김부선, 청년필름 대표 김광수 등이다. 문화침략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인대책위는 14일 PIFF 파빌리온 게스트라운지에서 ‘문화다양성 연대의 밤’을 개최하고, 15일에는 PIFF 파빌리온 컨퍼런스룸에서 프랑스와 브라질 등 외국 영화인들도 패널로 참여하는 ‘문화다양성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13일부터 19일까지는 스크린쿼터 사수를 홍보하기 위해 PIFF 파빌리온에서 ‘스크린쿼터 연대부스’를 운영한다.
스크린쿼터 사수 시위, 통할 때까지 계속~
-
안성기와 유덕화가 10월 13일 해운대 야외무대에서 연기와 영화에 관해 자유로운 대화를 나누는 ‘오픈토크’ 파트너로 만난다. 한국과 홍콩에서 각각 존경받는 연기자의 위치에 오른 두 배우는 한·중·일 합작영화 <묵공>에 함께 출연하며 이미 만남을 가졌던 사이. 안성기와 유덕화는 중국 춘추전국시대가 배경인 시대극 <묵공>에서 서로 다른 세계관으로 맞부딪치며 지략을 겨루는 항엄장과 혁리를 연기했다. 유덕화는 13일 오후 9시에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리는 ‘아시아 영화인의 밤’에도 참석해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안성기와 유덕화 다시 만난다
-
'홍상수 감독 초청 강연 진행 프로그램 : 홍상수의 언어, 홍상수의 미학'이 10월 13일 오후 1시 30분 부산 수영만에 있는 시네마테크에서 열린다. 부산대학교 예술문화영상학과가 주최한 이 행사는 홍상수 감독이 ‘나의 영화 나의 언어’라는 주제로 간략하게 자신의 영화세계를 설명하고 대담을 가진 다음 청중으로부터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부산영화제 개막에 맞추어 열리는 이 초청 강연은 부산대 예술문화영상학과와 타과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도 입장이 가능해, 홍상수 감독의 영화세계를 폭넓은 청중과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홍상수 감독 초청 강연, 수영만 시네마테크서 열려
-
-
10월13일 오후 2시 남포동 PIFF광장(부산극장과 대영시네마 사이)에서 열리는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무대인사를 시작으로 감독, 배우 등 스타와 관객의 만남인 무대인사 이벤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무대인사에는 김태식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박광정, 정보석, 조은지가 참석한다. 오후 5시30분 해운대 야외무대에서는 개막작 <가을로> 무대인사가 열린다. 김대승 감독, 유지태, 김지수, 엄지원이 등장할 예정. 오후 4시 해운대 야외무대에서는 다니엘 우 감독 등이 참석하는 <사대천왕> 무대인사가, 오후5시 남포동 PIFF광장에서는 감독이자 주연인 모모이 가오리 등이 참여하는 <무화과의 얼굴>의 무대인사가 개최된다.
스타들과 만나요!
-
10월13일 한국영화 회고전 상영작인 고 신상옥 감독의 <열녀문> 상영을 기념하는 행사가 잇달아 열린다. 오후 1시 메가박스 1관에서는 <열녀문> 복원판 첫 상영과 함께 특별대담이 개최될 예정이다. 영화 상영 직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이 대담에는 신상옥 감독의 부인인 최은희 여사와 영화평론가 김소영씨가 참여하게 되며, <열녀문>의 제작과정, 영화사적 의미 등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질 전망이다. 한편, 오후 4시30분 파라다이스호텔 카프리룸에서는 <열녀문>의 발굴과 복원을 기념하는 칵테일 파티가 개최된다. 원로 영화인들과 함께 조선희 신임 영상자료원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영화 회고전 관련 이벤트 풍성
-
지금까지 부산국제 영화제엔 딱 한 번 갔었다. 지난 해. 제 10회 부산국제 영화제.
그 전까진 부산에 다녀온 친구들로부터 영화제 후일담을 듣는 것이 영화제와 관련된 내 행사의 전부였다. 서울에 살면서, 그리고 소위 영화업에 종사하면서 그동안 부산영화제를 찾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그곳이 내게 무척이나 외로울 곳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모두가 부산으로 내려가고 없는 텅 빈 서울에서 수음을 하거나 혼자 영화제와 관련없는 극장을 찾는 일도 외롭기는 매 한가지겠지만 사람들과 영화들로 북적되는 부산에서 아는 사람들과 마주치는 일이 매우 수줍게 느껴졌고 먼발치서 혼자 배회하는 그림만 떠올려졌던 것이다.
지난해는 달랐다. 나는 <피터팬의 공식>을 만들었고 그 영화는 영화제에 초청되었다.
안갈 수 없는 영화제. 처음 찾는 부산국제영화제.
숙소로 지정받은 그랜드호텔. 창밖으로 메가박스 극장이 보인다. 20분 후면 내 영화가 저 곳에서 상영될 것이다. 월드 프리미어다. 나는 호텔을
부산의 첫추억-조창호 감독의 2005년 부산
-
<젊은 여자> Fraulein
감독 안드레아 슈타카/ 2006/ 스위스/ 87분/ 월드시네마
<젊은 여자>는 2006년 로카르노영화제에서 황금표범상을 수상한 수작이다. <젊은 여자>는 남의 나라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세 여인간의 유대를 그렸다. 감독 안드레아 슈타카는 신파로 흐를 수 있는 이야기를 선택했지만 <젊은 여자>에는 과도한 감정의 넘침도, 여성이라는 성 정체성에 대한 날카로운 주제의식도 없다. 다만, 세 사람이 각기 인간으로서 응당 누려야 할 행복을 어떻게 찾아가는가를 조용히 보여줄 뿐이다. 세 사람은 서로에게 엄마가 되어주기도 하고, 언니가 되어주기도 하고, 여동생이 되어주기도 한다. 연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가기 위해서. 가능하다면 좀 더 행복하게.
젊은 여자 아나가 취리히에 도착한다. 사라예보 출신인 아나는 밀라의 도움으로 루자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일자리를 얻는다. 낙천적인 아나는 인생을 즐기려고 안간힘을 쓴다.
이방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세대차의 문제, <젊은여자>
-
<플랑드르> Flanders
감독 브루노 뒤몽/ 프랑스/ 2006/ 92분/ 특별전-프랑스 동시대 작가들, 월드 시네마
"영화는 한 군인을 사막에 놓는 것만으로 전쟁을 암시할 수 있다. 내 작업은 암시하는 것이다. 확실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브루노 뒤몽 감독은 <플랑드르>의 칸 영화제 경쟁부문 상영 뒤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의 나열이 아닌 상징과 암시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플랑드르>에서는 많은 것이 모호하다. 감독의 시선은 자세한 설명 없이 시선을 푸르른 플랑드르의 초원에서 까끌까끌한 모래먼지가 입안 가득 느껴지는 듯 황량한 사막으로 두 청년을 옮겨놓고 지켜본다. 표본실의 청개구리를 쳐다보는 것처럼 조용히 관찰하되 간섭하지 않고, 주인공은 멀뚱한 얼굴로 주어진 상황에 그저 순응한다.
드메스테르는 플랑드르에 살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지낸 바르브를 좋아하지만 정작 바르브는
전쟁을 통해 변화하는 인간의 내면, <플랑드르>
-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Driving with My Wife's Lover
감독 김태식/한국/2006년/92분/새로운 물결
한 왜소한 사내(박광정)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낙관을 새기고 있다. 마침내 완성된 도장이 찍어낸 붉은 두 글자는 ‘씨팔’. 강원도 양양군 낙산읍의 도장포 주인 김태한은 지금 아내의 불륜 상대를 찾아 분연히 떨치고 나설 참이다. 그가 적발한 아내의 애인은 서울의 개인택시 기사 박중식(정보석).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상경한 김태한의 눈에는 마침 야쿠르트 아줌마와 추근대고 있는 허우대 멀쩡한 ‘놈’의 모습이 들어온다. 집만 나서면 사거리 하나 건너기도 전에 ‘애인’ 한 명과 마주치는 가공할 바람둥이, 그것이 박중식이다. 태한은 아무것도 모르는 중식에게 낙산행 장거리 주행을 주문한다. 남편이 출장중이라고 믿는 아내 곁에 중식을 데려다놓고 현장을 덮칠 심산이다. 그러나 영화는 갈등을 심화시키기보다 심리적으로 고립된 태한의 눈에 비치는 역설적 이미지를 찬찬히 보여준다.
긴 엿보기,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
관타나모로 가는 길 The Road To Guantanamo
감독 마이클 윈터보텀/영국/2006/91분/월드 시네마
관타나모로 가는 길은 지옥으로의 여정이다. 다섯명의 영국인 모슬렘 소년들이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파키스탄으로 향한다. 세상에 대해 무지한 다섯명의 소년들은 미군의 폭격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저 어떤 동네인지 궁금하다’는 이유만으로 아프가니스탄의 국경을 넘고, 미군의 본격적인 침공이 시작되자 탈레반으로 몰려 쿠바의 관타나모 기지로 옮겨진다. 윈터바텀이 실존인물들의 증언에 기초해 창조해낸 관타나모 기지의 실태는 무시무시하다. 감금된 사람들은 축생처럼 좁은 우리에 수족이 묶인채 온갖 정신적, 육체적 고문을 견뎌내야만 한다. 관타나모에서 구타와 거짓은 일상행위이며 인간의 윤리란 도무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밤낮으로 계속되는 고문을 견뎌낸 소년들이 언론과 가족들의 탄원으로 석방된 것은 그로부터 2년 뒤였다.
<관타나모로 가는 길>은 MTV세대
MTV세대의 시네마 베리떼, <관타나모로 가는 길>
-
2003년 이후, 한국 독립다큐멘터리의 뚜렷한 특징으로 대두된 1인칭 화자의 전면적인 등장 즉, 감독에 의한 1인칭 내레이션은 이번에 상영되는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다큐멘터리와 현실, 이 양자의 관계 맺음의 주체인 감독의 전면적인 등장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일까를 관객들과 고민해보고 싶다.
몇 해 전 <평범하기>란 작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최현정 감독의 신작 <코리안 돈키호테 이희세>는 2005년 유니 코리아 펀드 수상작으로 감독이 작품을 만들면서 대상과 관계를 맺어 나가는 과정을 영화 속에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재불 민주 투사이면서 화가인 이희세. 그의 첫사랑은 그림이었고 두 번째 사랑은 조국통일운동이다. 변함없이 한 길을 걸어온 노년의 화가는 두 번째 사랑 때문에 현재는 첫사랑에게 다가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과의 소통을 위해 나무뿌리를 다듬고 다듬어 조각을 하고 있다. 나무뿌리는 조각가에게 까다로운 대상이다. 그 질료의 강한
홍효숙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한국 독립다큐멘터리 4편 (+영문)
-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Boys of Tomorrow
노동석/한국/2006/93분/한국영화의 오늘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자신이 없어요, 그런데.” 서투른 순수함으로 가득한 청춘은 냉혹한 세상의 벽에 부딪혀 신음한다. <마이 제너레이션>으로 카드빚의 늪에 빠진 청춘을 직시했던 노동석 감독은 다시 한번 신열과도 같은 젊음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이하 <우리…>)는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기수(김병석)와 그를 친형처럼 따르는 종대(유아인)의 이야기다. 기수는 드러머를 꿈꾸지만 현실의 무게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세상을 향한 불안감에 휩싸인 종대는 뒷골목을 배회하며 총을 구하고자 한다. 자신을 유혹하는 김사장의 손에 넘어가 안마 시술소에서 일하게 된 종대는 한 여자아이를 구하기 위해 ‘사고’를 저지른다.
3천만원의 예산으로 제작됐던 <마이 제너레이션>과 비교할 때, <우리…>는 제작의 규모가 커졌
내일의 소년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켄 로치/독일,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아일랜드, 프랑스/2006/124분/오픈시네마
런던의 병원으로 떠나려던 젊은 의사 데미안은 영국군이 죄없는 친구를 사살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아일랜드에 남기로 결정한다. 반군이 된 데미안은 형 테디와 친구이자 연인인 시니드 등과 함께 아일랜드의 독립을 얻기 위해 싸운다. 그러나 영국이 아일랜드 일부 지역에 자치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형제와도 같았던 이들은 분열로 무너지기 시작한다. 일부 자치라도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테디는 영국 군복을 입고서 데미안과 동지들의 은신처를 수색하고, 영국군이 그랬듯 형제들을 총구 앞에 세운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스페인 내전과 인민전선 내부의 분열을 다루었던 켄 로치의 영화 <랜드 앤 프리덤>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다. 아무런 댓가도 바라지 않았던 젊은이들은 어째서 독재나 외세가 아닌, 동
동지와 싸워야만 했던 젊은이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