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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필름마켓이 10월15일 오전 11시 그랜드호텔 1층 로비에서 열린 개막식과 함께 나흘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11회를 맞아 의욕적으로 출범시킨 아시안필름마켓은 기존 PPP(부산프로모션플랜)와 BIFCOM(영화산업박람회)을 확대한 것으로 파이낸싱부터 판매까지 전 부문을 아우르는 종합영화시장이다. 이날 개막식에는 아시안필름마켓 공동 운영위원장을 맡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박광수 부산영상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허남식 부산시장, 박형준 의원, 안정숙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뉴질랜드 오클랜드시의 필 하버 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허남식 시장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 10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면서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부산시는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개막식에는 아시안필름마켓이 최초로 시도하는 ‘스타 서밋 아시아’에 참여하는 한국의 황정민, 장진영을 비롯해 중국의 저우신, 구오
아시안필름마켓 첫 테이프 끊었다 (+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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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이루어지는 특별 프로그램인 <아시아 작가 영화의 새지도 그리기 2> 에서는 이란의 아미르 나데리, 인도의 V.샨타람, 중국의 추이즈언 감독의 작품 16편이 소개된다.
이란에서 활동하다가 1980년대 이후 미국으로 이주한 아미르 나데리는 지금(실제로 지금도 2편의 영화를 기획, 촬영 중이어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했다)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되는 그의 작품은 이란에서 만들어진 <하모니카>, <달리는 아이들>, <물, 바람, 먼지>와 뉴욕에서 제작된 <A,B,C 맨해튼>, <마라톤>, <사운드 배리어> 6편이다. 배경은 이란의 사막에서 번잡한 뉴욕의 거리로 변했지만, 그의 인물들은 여전히 불안하게 달리고 도망치고 찾아 헤매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의 영화에서 드러나는 강박에 사로잡힌 인물과 고통스러운 이미지들은 나데리의 영화 제작 과정에서부터 비롯된
아시아 작가 영화의 지도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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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부산국제영화제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성기는 <화려한 휴가> 촬영지인 광주와 영화제가 열리는 부산을 오가느라 집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10월 13일 하루만 해도 열개가 넘는 행사에 참여한 듯하다는 그는 극장에서 ‘새로운 물결’ 부문 감독들을 관객에게 소개하는 일을 하면서도 정작 영화가 시작되면 곧바로 극장을 빠져나가야만 한다. “속이 상할 것 같아서 영화제 프로그램을 제대로 보지도 않았다. 영화를 즐겁게 보시라고 말하고선 그 영화를 보지도 못한 채 다른 행사장으로 가야 하니까, 실속이 없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웃음).”
그럼에도 안성기가 부위원장 자리를 수락했던 것은 이춘연 씨네2000 대표와 강우석 감독을 비롯한 영화인들의 권유 때문이었다. “안성기가 최고라고 말하는 사람도 없지만, 영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한명도 없다면서(웃음), 등을 떠밀려서” 부위원장을 받아들인 그는 그 자리가 “자기 시간을 할애해서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부산국제영화제 부위원장 안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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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화에서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14일 오전 10시 30분, KT&G PIFF 상상참관단 을 위한 두 번째 행사인 관객과의 대화에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연출한 노동석감독이 등장했다. 대부분이 영화감독 지망생인 참관단은 현재 자신들이 거치고 있는 상황과 비슷한 과정을 겪었던 그를 매우 가깝게 느끼는 듯 했다. 노동석 감독은 학생들에게 미리 받은 질문지를 검토한 후,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의 제작 뒷이야기와 자신만의 제작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1시간가량 털어놓았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어린 후배들에게 노동석 감독은 영화제작에서 있어서 사람의 중요성을 제일 첫 번째로 강조했다. “나는 배우와 스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행복하다. NG와 OK를 결정할 때도 그들의 표정을 먼저 확인한다. 어쩌면 내 역할은 관리자에 불과할지 모른다.” 저예산 영화제작의 어려움에 대한 답변에서도 그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저예산 영화도 힘들지 않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감독 노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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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시스템 대해부> 이병헌의 사례로 첫 강좌
비와 이병헌은 어떻게 성공했을까? <씨네21>과 부산국제영화제가 공동주최하고, 스타제이엔터테인먼트가 공동기획한 PIFF특별강좌 <스타시스템 대해부: 스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의 첫번째 강좌가 14일 오후3시 부산CGV에서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날 강좌에는 스타제이엔터테인먼트의 정영모 대표가 ‘스타는 어떻게 발굴되고 키워지는가’에 관한 강의를 진행했고, 이어 이병헌 일본공식 에이전트 송완모 씨가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이병헌의 사례를 통해 ‘스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강의했다. <스타시스템 대해부: 스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의 두번째 강좌는 15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다. 이날 강좌에는 정욱 JYP엔터테인먼트 총괄이사와 채윤희 올댓시네마 대표가 참석해, 가수 비의 성공전략과 스타 인지도를 활용한 영화마케팅 등 다채로운 내용의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스트반 사보 감독 핸드
[단신] <스타시스템 대해부> 이병헌의 사례로 첫 강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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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지 않아 No Regret
이송희일/한국/2006년/114분/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수민(이영훈)은 주간에는 공장에서, 야간에는 대리운전기사로 일하며 살아가는 고아 출신 노동자 게이다. 삶의 척박함에 지쳐있지만 희망을 갖고 살아가던 수민의 인생이 또다른 악장으로 접어드는 것은 자신이 일하는 공장 이사의 아들인 재민(이한)을 만나면서부터다. 수민과 재민은 서로에게 묘한 호감을 갖게 되지만 계급은 두사람을 갈라놓는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하는 회사의 처사에 반기를 들고 뛰쳐나간 수민은 먹고 살기위해 서울의 게이 호스트바에 취직하고, 재민은 수민을 찾아 호스트바를 헤매고 다닌다. 둘은 결국 만나서 사랑에 빠지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않다. 재민의 성정체성을 알고있는 부모는 결혼을 종용하며 두사람의 사랑을 위기로 몰아가고, 결국 재민은 수민을 잠시 떠나고 만다. 분노와 상처로 가득한 수민의 애증은 두사람의 관계를 서늘한 겨울날의 비극으로 몰아간다.
<후회하지 않아>는
스스로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 퀴어영화, <후회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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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나무를 베어라 Pruning the Grapevine
민병훈/한국/2006/115분/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벌이 날다> <괜찮아, 울지마>의 민병훈 감독이 연출한 세번째 장편영화. 시험에 처한 젊은 신학생의 갈등을 조용히 응시하며, 험한 고개를 넘는 걸음처럼, 느리고도 힘겨운 내면의 싸움을 담았다. 신학교에 다니는 수현은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집에 돌아오지만 어머니는 이미 나아 퇴원한 다음이다. 수현은 학교로 가던 길에 여자친구였던 수아를 잠시 만나고, 흔들리는 마음에 신부가 되기를 포기하려 한다. 그러나 학장은 그 청을 들어주는 대신 수도원에 잠시 머물기를 권한다. 수도원으로 피정을 나간 수현은 그곳에서 남몰래 고독과 싸우며 술을 마시곤 하는 문신부와 수아를 꼭 닮은 수녀 헬레나, 외국인 노동자와 사랑에 빠진 수사 스테파노 등을 만난다.
<포도나무를 베어라>는 거울의 방에 들어선 것처럼 수많은 상을 비추어내는 영화다. 신학교를
수많은 상을 비추어내는 영화, <포도나무를 베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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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중대 9th Company
표도르 본다르추크/러시아, 우크라이나, 영국/2005/139분/월드 시네마
1979년부터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침공은 베트남 전쟁이 미국에게 남긴 것과 비슷하다 할 정도로 구 소비에트 연방에 많은 상처와 후유증을 남겼다. 발발 10년만에 스스로 철수해야 했다는 점이나 수만명의 군인이 희생당했다는 것, 그리고 민간인과 게릴라가 구분되지 않은 전장 환경이 만들어낸 노이로제 또한 베트남 전쟁과의 닮은 꼴이었다. <제9중대>는 이러한 소련 시대 최대의 악몽 중 하나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영화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끝 무렵인 1988년, 젊고 팔팔한 젊은이들이 훈련소에 들어간다. 9중대로 편입된 감수성 예민한 화가 바라비, 양아치 근성이 다분한 리드, 입대 전날 결혼한 주흔 등이 그들이다. 인정머리라곤 조금도 없어 보이는 데칼 교관의 지휘 아래서 겁없고 철없던 자유분방한 청춘들은 서서히 삭막한 군대의 질서 속에서 구겨지기 시작한다. 3개월의 훈
러시아 블록버스터 영화, <제9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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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프랑스 작가들’ 부문에 초청된 프랑스 영화감독과 배우 기자회견이 14일 오후 4시 30분, PIFF 파빌리온 컨퍼런스 룸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플랑드르>의 브루노 뒤몽 감독과 <리디큘>의 파트리스 르콩트감독, <언터처블>로 베니스영화제 신인연기상을 수상한 이실드 르 베스코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파트리스 르콩트 감독은 “내 영화가 이렇게 먼 나라에서까지 관심을 받는 게 놀랍다”고 소감을 전했으며,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이기도 한 브루노 뒤몽은 “내 영화가 부산영화제를 통해 아시아에 소개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동시대 프랑스 작가들’ 부문에서는 장뤽 고다르의 <미치광이 피에로>를 비롯하여 총 14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브루노 뒤몽 등 프랑스 감독, 배우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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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나흘째를 맞이한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순조로운 흥행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제 사무국의 집계에 따르면 10월13일 오후 10시 현재 예매가 완료된 좌석수는 총 9만1천여석. 전체 상영작 245편 중 35편이 완전 매진됐으며, 121편의 작품이 1회 이상 매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향한 일반 관객의 높은 관심은 영화제 개막 전 예매 상황에서부터 나타났다. 일반 상영이 시작되기 전날인 11일, 이미 8만 4천여석이 예매 완료됐고, 완전 매진된 작품이 33편에 이르렀다.
매표 상황을 작품별로 살펴보면 개막작 <가을로>와 폐막작 <크레이지 스톤>을 비롯해 <사랑해, 파리> <소프> <하나> <악몽탐정> 등 해외 유명 작가들의 신작 및 유수 영화제의 상영작들이 전회 매진됐고, <사카이 가족의 행복> <나의 유령 친구>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등 ‘아시아 영
영화제 티켓 판매, 순풍에 돛 단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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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남아 Cruel Winter Blues
감독 이정범 한국 2006 114분 한국영화의 오늘
재문(설경구)은 조직 내에서 '일회용 칫솔' 취급을 받는 존재다. 물불 안 가리고 '건들면 달려드는' 못말리는 기질 탓에 보스의 신임을 잃은지 오래다. 한번 쓰고 버려질 운명이라는 걸 그 또한 모르지 않는다. 반면, 치국(조한선)은 이제 막 건달 세계에 발딛은 젊은이다. 엄마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결국 주먹을 팔기로 했지만, 아직 모든 것이 어리둥절하고 낯설기만 하다. <열혈남아>는 복수를 위해 벌교로 향하는 재문과 치국, 두 남자의 발걸음을 쫓는다. 재문은 보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피붙이처럼 따르던 민재의 복수를 위해 상대 조직 중간보스인 대식을 기어코 해칠 심산이다. 대식과 고향이 같다는 이유로 재문의 눈에 든 치국은 멋모르고 따라나선다.
제목과 소재만 놓고 보면 누아르 냄새를 잔뜩 풍기지만 사실 <열혈남아>의 키워드는 '복수'가 아닌 '엄마'다. 칼
허기진 아들들의 헐떡거림, <열혈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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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10. 9. 김포공항.
<마이 제너레이션>의 두 주인공 김병석, 유재경과 함께 비행기 탑승구를 걷는다.
부산에 가면 전어회를 꼭 먹으라고 했는데….
이런 생각에 빠져 걷고 있는 내게 병석이 웃으며 말한다.
“좋은 시간 되세요.”
그 맑은 미소가 오래 남는다.
2004. 10. 9. 해운대 메가박스. <마이 제너레이션> 첫 상영.
상영 내내 분위기가 차갑다 못해 냉기가 흐른다.
일어나서 소리라도 지를까, “다시 편집해올게요!”
불이 켜지고, 우르르 일어나는 외국 사람들을 보면서 한시름 놓는다.
2개관 동시 상영인데, 우리가 있던 관은 해외영화제 게스트들이 대부분이다.
GV(관객과의 대화)를 위해 옆 관으로 이동하자, 우리나라 관객들이 뜨거운 환호를 보내준다.
이거 참, 한일 월드컵도 아니고….
그 열기에 놀란 병석은 GV가 끝난 후 우황청심환을 사먹는다.
2004. 10. 11. 남포동 거리.
재경, 병석과 남포동 거리를 지나는데, 어느 중년 여
부산의 첫추억-노동석 감독의 2004년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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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척의 카누 Ten Canoes
롤프 드 헤르/호주/2006/92분/월드시네마
두가지 민담이 겹치는 <열 척의 카누>는 매우 긴 시간을 넘나드는 이야기이다. 카누를 타고 첫번째 거위사냥에 나선 청년 다인디는 자신의 형이자 부족의 지도자인 미니굴룰루의 젊은 아내를 탐내고 있다. 미니굴룰루는 늪지대를 가로지르는 여행 도중 동생에게 경고하기 위해 옛날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이야기 속의 강인한 전사 리지미랄리는 세명의 아내를 거느리고 있다. 그의 동생 예랄파릴은 젊고 예쁜 막내 형수 무난자라를 좋아하지만 현명한 큰형수 바날란주의 견제로 이렇다할 사고를 치지는 못한다. 어느날 마을에 나타난 이방인이 리지미랄리의 두번째 아내를 납치하자 마을 남자들은 전쟁을 준비하고, 예랄파릴은 자기가 죽으면 아내들을 돌보아달라는 리지미랄리의 당부로 홀로 마을에 남게된다.
<열 척의 카누>는 호주 어보리진 언어로 만들어진 첫번째 극영화이고 주석을 달아야만하는 그들의 전통문화를 담고
활력이 있는 ‘생활의 지혜’, <열 척의 카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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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A Shark
김동현/한국/2005/109분/한국영화의 오늘
한 여름날 우연히 자그마한 상어를 잡은 어부 영철은 친구 준구가 살고 있는 대구로 향한다. 어촌마을을 나서는 명분은 친구에게 상어를 보여준다는 것이지만, 대도시를 향하는 그의 마음 속에는 다른 꿍꿍이가 있는 듯하다. 하지만 카드판에 매달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는 준구는 대구에 도착한 영철의 연락을 무시한다. 준구의 외면 속에서 찜통같은 도시를 헤매던 영철은 교도소에서 출소했지만 가족들이 살고있는 집을 찾지 못해 떠돌고 있는 유수를 공원에서 만나고, 공원에서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는 미친 여자 은숙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불량배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해 밴 아기를 잃었던 은숙은 도시의 열기 속에서 썩어가는 상어의 냄새를 맡고 자신의 아이라고 착각하곤 도망치는 영철과 유수를 쫓아다닌다.
푸른 바다에서 물고기떼를 호령해야 했을 상어는 여름날 대도시에 나타나 고약한 악취만 풍긴다.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
삶의 진실을 전하는 묵직한 영화, <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