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5년 6월29일 오후 5시55분,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옆 삼풍백화점이 힘없이 무너져내렸다. 성수대교가 이미 붕괴했고, 대구 지하철 폭발사고가 기다리고 있던 즈음이니 한국형 성장의 부실이 낳은 홍역을 마치 테러라도 당하듯 앓아나가던 시절이다. 삼풍의 붕괴는 서울에서도 잘 나가는 동네에서, 잘 나가는 백화점이 빚은 사건이라 의미심장했다. <가을로>는 아름다운 로드무비이자 애잔한 멜로임에도 그 미스터리같은 현실의 사고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길에서 새로운 출구를 찾으려는 로드무비의 본성, 상처와 치유와 행복의 삼박자가 어울리는 멜로의 구성을 구사하면서도 유희적 상상이 아닌 현실의 위로와 비판을 동시에 수행한다. 자극적인 혹은 비약적인 소재주의에 대한 의구심을 가져볼 틈이 없다.
<가을로>의 출발은 상실이다. 사법고시에 합격해 연수생활을 하던 현우(유지태)는 결혼을 코앞에 두고 삼풍이 무너지면서 사라진 민주(김지수) 때문에 사랑과 웃음을 잃고 투박하고 차가운
여행 충동을 자극하는 로드무비, <가을로>
-
먹거리
-해운대 소문난 삼계탕
삼계탕, 각종 한식 탕/ 741 - 4545/ 메리어트 호텔에서 신시가지 방면 / 09:00 ~ 22:00/ 12년 역사의 이 곳에선 구기자, 당귀 등 13종유르이 약재로 끓여만든 진국 삼계탕을 맛볼 수 있다.
-원조 할매국밥
국밥류 / 746 - 4053/ 리베라 호텔 후문/ 24시간/ 39년 전통으로 저렴한 가격과 맛으로 유명하다. 쇠고기 국밥, 선짓국밥, 따로국밥이 메뉴의 전부다.
-새아침 식당
한식, 한정식 / 742 -4053/ 미포 선착장 뒷골목/ 7:30 ~ 21:00 / 작고 허름해보이지만 계란말이, 생선구이 등 집에서 먹는 듯 푸짐하고 정감있는 밑반찬이 정수다.
-미나미
일식 주점/ 7312 -5373(1호점)/746-5645(2호점)/ 그랜드 호텔 뒷골목/ 17:00~07:00/ 일식 오뎅 전문점. 큰 오뎅솥 가장자리에서 정종을 기울이는 맛이 일품이다. 2호점은 글로리 콘도 쪽에 있다.
-상국이네 김밥
분식/ 해운대
해운대 주변 먹거리, 볼거리, 숙박 정보
-
허문영 한국영화 프로그래머는 올해 7월 즈음 ‘한국영화의 오늘’ 프로그램에 저예산 영화와 독립영화를 묶은 섹션 ‘비전’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3년쯤 전부터 이런 섹션을 만드는 문제를 검토해왔다. 자칫 2등 섹션으로 보이지 않을까 싶어 결단을 내리지 못했지만, 저예산과 독립영화가 양적으로 질적으로 팽창해 더이상 미룰 수가 없었고, 이정도 작품성이라면 2등 섹션으로 비치지는 않겠다 싶었다.” 그동안 <마이 제너레이션> <용서받지 못한 자> 등을 선택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 허문영 프로그래머는 올해 일곱 편의 영화를 ‘비전’에서 상영한다. 여기에 ‘새로운 물결’ 부문에 출품된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경의선>을 더하면 부산영화제의 저예산·독립 한국영화는 모두 아홉편. 이중에는 <여자, 정혜>의 이윤기 감독과 <벌이 날다>의 민병훈 감독, <역전의 명수>의 박흥식 감독처럼 이미 데뷔작을 내놓은 기성 감독도 포함
허문영 한국영화 프로그래머
-
<타짜>의 독주다. 치열한 추석극장가의 최종승자로 남은 최동훈 감독의 <타짜>는 3주째 예매순위에서 1위를 독식중이다. 3주차에 접어들면서도 예매시장의 절반 가까이 잠식하고 있다. 이미 관객동원은 400만명을 돌파한 상황. 현재 추세라면 600만명 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개봉 이후 입소문을 타고 놀라운 뒷심을 발휘 중인 <라디오 스타>가 견제에 나섰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가장 근소한 격차를 유지한 YES24를 제외하면 두 영화의 예매율 격차는 최대 30%에 달한다. <타짜>와 <라디오스타>를 제외하면 중하위권의 경쟁은 혼전 양상이다. 나란히 추석 300만 클럽에 가입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과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는 서서히 극장가에서 물러날 채비를 하며 중하위권에 랭크됐다. 비중은 미미하지만 10월12일에 개봉하는 신작 외화 세 편도 나란히 5위권 내로 진입했다. 이자벨 코이셋의 멜로드라마
<타짜>, 예매는 아직 내 손 안에 있다.
-
-
-<가을로>에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유지태: 삼풍 백화점 붕괴라는 실화를 소재로 하는 작품인만큼, 여타의 멜로영화와는 차별화될 수 있는 특별한 작품이라 생각했다. 리얼리티와 판타지가 공존할 수 있는 영화라고 할까. 로드무비의 형식을 취해서, 함께 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무엇보다 <가을로>는 영화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진심이 담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김지수: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예쁜 시를 한 편 읽은 느낌이었다. 마치 풍경화같기도 했다. 내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려고 노력하기보다 이야기에 내가 연기하는 인물이 묻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희노애락이 강렬한 열연, 혼을 불사르는 연기가 아니라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하는 역인 셈이다. 흔히 나보고 눈물의 여왕이라던가, 멜로 퀸이라던가 하는 수식어를 붙이는데, 굳이 멜로영화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적은 없다. 재미있게 읽은 시나리오들이 공교롭게도 멜로영화들이었다.
-
개막작 <가을로>의 배우 유지태, 김지수
-
아시안필름마켓이 행사일정과 게스트를 모두 확정하고 첫번째 출항 준비를 마무리지었다. 40개국 40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아시안필름마켓은 11년째를 맞이한 부산영화제의 역량을 보다 강화하고, 아시아의 합작을 활성하며, 아시아 여러 나라의 영화제작 환경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다. 95개 업체가 차린 70개 세일즈 부스를 중심으로, 61개 부스가 자리하게 되는 영화산업박람회 BIFCOM, 개성있는 작가영화의 사전제작지원제도인 PPP(부산프로모션플랜) 등 기존 행사가 통합되는 이번 마켓은 파이낸싱(제작비 조달)에서 판매까지를 포괄해 ‘토털 마켓’을 지향하는 행사다.
칸필름마켓이나 아메리칸필름마켓은 물론이고 올해 10주년을 맞은 홍콩필름마트 등에 비해 후발주자인 아시안필름마켓은 단순한 영화의 시장만을 지향하지 않는다. 박광수 공동 운영위원장은 “토털 마켓을 지향하고 있지만, 아시아 중심의 합작이나 공동제작을 활성화하는 일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배우 마켓’이라 할 수 있는
아시안필름마켓, 행사일정·게스트 확정
-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집무실에는 영화제 기간 중 일정을 적어놓은 커다란 표가 붙어있다. 하루 평균 15~20개의 스케줄이 빽빽하게 붙어있는데도 그는 “올해는 남포동에 행사가 없으니 퀵 서비스 오토바이 뒤에 타지 않아도 된다”며 농담을 던졌다. 영화제의 선장으로서 11년째 무사고 운항을 이끌고 있는 그를 만났다.
- 11회 행사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나.
= 부산영화제는 지난 10년동안 아시아의 대표 영화제로 성장했다. 올해는 그 바탕 위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원년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아시안필름마켓, 아시아다큐멘터리네트워크(AND),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 등을 통해 아시아 영상산업을 지원하고 중심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 올해 처음 개최하는 아시안필름마켓의 준비는 잘 되고 있나.
= 지난해 8월부터 아시안필름마켓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었고 올해 베를린영화제와 칸영화제에서 런칭파티를 열었다. 현재까지의 준비는 예상보다 잘 진행되고 있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영문)
-
“아시아, 특히 한국 다큐멘터리 제작 편수 증가가 눈에 띈다” 홍효숙 프로그래머는 다소 들뜬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에 부산영화제가 시작되기 때문에 추석 연휴는 하루도 쉬지 못하는 강행군이었지만 “즐거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피로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홍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한국 다큐멘터리들은 <코리안 돈키호테, 이희세> <강을 건너는 사람들> <우리 학교>. 다양한 제작지원제도와 후반작업 지원제도 덕분에 양적 성장 뿐 아니라 질적 성장도 이루고 있는 한국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홍 프로그래머가 이번 부산영화제에 거는 기대는 크다. 아시아 다큐멘터리 네트워크(AND) 펀드 시상식부터 편집 클리닉까지 AND 관련 행사들을 이끌고 있는 홍 프로그래머는 일반 관객들도 참여가 가능한 편집 마스터클라스 행사와 다양한 다큐멘터리 상영작을 주목해 주었으면 하는 희망을 내비쳤다. 아시아 다큐멘터리의 구심점
홍효숙 와이드앵글 한국영화프로그래머
-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한국영화 7편과 신상옥 감독의 <열녀문>이 상영되는 이번 한국영화회고전의 주제는 ‘발굴과 복원’이라고 조영정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는 말한다. 7편의 일제시기 영화는 지난 3년동안 한국영상자료원이 중국전영자료관을 들락거리며 발굴한 작품들이고, <열녀문> 또한 영상자료원이 대만전영자료원을 통해 입수한 프린트를 디지털 기술로 복원한 버전이기 때문이다. “일제시기 영화는 이들 7편이 추가됐음에도 보존율이 7%에 불과하다.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의의가 있는 영화들이다.” 영상자료원과 전주영화제에서 이미 상영된 이들 작품을 부산영화제가 다시 선택한 것 또한 “이들 영화가 중요도에 비해 아직도 크게 조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후반작업업체 HFR이 무상으로 복원해낸 <열녀문> 복원판 또한 큰 의의를 갖는다. 대만에서 가져온 프린트는 영상도 문제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사운드트랙이 망가져 상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20일이라는 짧은 작
조영정 한국영화회고전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 12일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9일 동안 계속되는 축제의 첫걸음을 뗀다. 영화배우 안성기와 문근영이 진행하는 개막식에는 개막작 <가을로>의 김대승 감독과 주연인 유지태, 김지수, 엄지원을 비롯해 박중훈, 장진영, 김민정, 이범수, 수애, 최강희, 천호진, 김수로 등의 국내배우, 심사위원장인 이스트반 자보와 브루노 뒤몽, 아볼파즐 잘릴리,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유덕화 등의 해외영화인이 참석할 예정이다.
10주년이라는 큰 고개를 넘어온 부산영화제는 역대 최고인 307편의 영화를 상영했던 작년보다는 규모를 줄여 246편의 영화를 초청했다. 이 중 부산영화제에서 최초로 상영되는 월드 프리미어는 65편. 상영작 수가 줄었는데도 월드 프리미어는 4편이 늘어나 11년 동안 꾸준하게 높아져온 부산영화제의 위상을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차이 밍량의 <홀로 잠들고 싶지 않아>와 켄 로치의 <보
2006년 부산, 축제는 시작됐다 (+영문)
-
얼마 전 헝가리 영화감독 이스트반 자보의 숨겨진 행적이 밝혀지면서 화제에 오른 적이 있었다. 1956년의 실패한 헝가리 봉기 이후에 그가 정부 비밀경찰의 정보원 노릇을 했다는 것이다. 자보는 그런 다소 놀라운 사실을 시인하면서 오히려 그랬기 때문에 ‘친구들’을 구해줄 수 있었노라고 이야기했다. 이 소식을 접한 이들의 머릿속에 자연스레 나타난 것은 물론 자보 영화 속의 주인공들, 예컨대 세상이 암흑으로 덮여 가는 상황을 굳이 외면한 채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길이고 동료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었던 <메피스토>(1981)의 회프겐이나 <평결>(2001)의 푸르트 뱅글러처럼 다분히 기회주의적이거나 혹은 적어도 그렇게 보이는 인물들이었을 테다.
그런데 자보의 과거에 대해 깊은 곳까지는 아직 들여다보지 못한 상태에서 영화 속 그 인물들에 대해 비판의 눈길부터 들이대듯 그가 했던 것의 윤리를 쉽게 재단해서는 안 될 일일 것이다. 그래서 조심스러움
<메피스토> <사랑영화>로 본 이스트반 자보의 세계 (+영문)
-
<가족의 탄생>이 부산영평상을 거머쥐었다. 일곱번째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의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은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에 돌아갔다. 한 작품이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을 모두 차지한 일은 3회 <복수는 나의 것>, 5회 <올드보이>에 이어 세번째.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영·이해준 감독은 신인감독상, 류덕환은 신인남우상을 차지했다. <사생결단>의 황정민은 남우주연상, 추자현은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해변의 여인>으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룬 고현정은 신인여우상, 김태우는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저예산 HD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의 손재곤 감독은 각본상을 받았고, 여우주연상은 <오로라공주>에서 열연한 엄정화에게 돌아갔다. 공로상 개념인 이필우 기념상은 고참 미술감독 조융삼에게 주어졌고,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심사위원 특별상을 차지했다. 부산영평상은 오는 10월13
<가족의 탄생>, 부산 영평상을 차지하다.
-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신작 <디파티드>가 개봉 첫 주 1위로 데뷔했다. 홍콩 유위강 감독의 <무간도>를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디파티드>에는 잭 니콜슨이 갱단의 두목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맷 데이먼이 각각 보스턴 경찰과 갱단에 위장 침투한 스파이로 출연한다. <디파티드>가 기록한 개봉성적은 스코시즈 감독에게도 새로운 기록으로, 이전까지는 1991년 개봉한 <케이프 피어>의 1030만 달러가 그의 최고 기록이었다. 소규모로 개봉해 점차 스크린 수를 늘려가던 감독의 전작들과는 다르게 <디파티드>는 3017개 개봉관을 확보했는데, 니콜슨, 디카프리오와 같은 배우들의 캐스팅이 이러한 대규모 개봉을 결정하게 했다고 워너 브라더스의 배급 담당 댄 펠먼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영화에 대한 반응은 우호적이며 출구조사결과 75%의 관객이 이 영화를 추천하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2위에 오른 영화는 역시 순위
<디파티드>, 2700만 달러로 박스오피스 1위
-
<가을로> 유지태,김지수의 <씨네 21> 표지 촬영 현장과 개봉을 앞둔 <가을로>에 관한 인터뷰 영상
영상 중간에 배우들이 직접 내는 돌발퀴즈가 있습니다. 재미있는 퀴즈도 풀고 배우들이 주는 선물도 받아가세요. 정답은 댓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
동영상을 보시려면 Play 버튼을 눌러 주십시오.
[커버 스토리] <가을로>의 유지태,김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