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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산업지 <버라이어티>가 올해부터 부산영화제 데일리를 발간한다. <버라이어티> 부산데일리는 칸, 베를린, 토론토 영화제에 이어 네번째로 만드는 국제영화제 데일리로, 아시아필름마켓을 출범하는 부산영화제의 산업적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일리 팀과 함께 부산에 체류하고 있는 <버라이어티>의 부사장인 에릭 미카를 만나기 위해 마켓 게스트 숙소와 <버라이어티> 데일리 사무실이 있는 그랜드 호텔을 찾았을 때, 그는 세계 이곳저곳에서 속속 도착하는 마켓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느라 잠시의 짬을 내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이틀 전에 부산에 도착해 강행군을 하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9월부터 출장을 다닌 도시들을 열거했다. 런던, 토론토, 뉴욕, 베이징, LA, 선전, 홍콩…“시차를 느낄 짬도 나지 않는다”는 말이 이보다 적절할 수 있을까.
이번 부산데일리팀은 칸영화제와 베를린영화제를 발행하는 팀과 동일하다는 게 미
<버라이어티> 부사장 에릭 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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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궁전 Summer Palace
로우예/ 2006/ 중국, 프랑스/ 135분/ 아시아 영화의 창
여주인공 유홍은 북한과 중국의 국경 지역에 살고 있다. 작은 마을에서 자란 유홍은 북경의 대학에 진학한 뒤 저우 예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유홍은 저우 예와의 관계에서 감정적 고난을 겪는 동시에 그와의 관계에 과도하게 매달린다. 유홍과 저우예를 둘러싼 대학생들은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나지 못했다. 천안문 사태가 일어나고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는 등 중국을 포함한 여러 공산국가들의 복잡한 정치상황이 다큐멘터리 클립들로 보여진다. 극과 극을 오가는 유홍의 심리상태는 당시 불안정했던 중국 사회의 내면적 불안을 형상화한 것이기도 하다. 중국 내에서 민주화에 대한 열기가 고조되는 것과 비슷한 속도로 영화 속 유홍의 섹스는 점점 더 격렬해지고 개방적으로 변해간다.
<여름궁전>은 두 가지 이슈로 올 칸 영화제에서 화제에 올랐다. 첫째, <여름궁전&
중국 사회의 내면적 불안을 형상화, <여름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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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Sa-Kwa
강이관/한국/2005/118분/한국영화의 오늘
좋은 직장과 살가운 가족을 가진 현정(문소리)은 오래 사귄 연인 민석(이선균)으로부터 급작스런 이별을 통고받는다. 괴로워하던 현정은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따라다니던 남자 상훈(김태우)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되고,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은 큰 이유도 없이 점점 멀어지게 되고, 민석이 다시 현정 앞에 나타나면서 그들의 관계는 어느덧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된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거창한 이유가 없듯, 두 사람의 관계가 나빠지는 것 또한 뭔가 대단한 계기가 있어서가 아니다. 상훈이 ‘회사의 지시’라면서 구미로 전근을 가게 되자 현정은 상훈과 태어날 아기를 위해 직장을 때려치우고 상훈 곁에서 살기로 한다. 어머니의 적극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버려야 상훈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한 현정은 씩씩하게 구미로 내려간다. 하지만 낯선 도시 속에서 낯선 사람들과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계를 서서히 드러내주는 섬세한 영화,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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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천주의자들 The Optimists
고란 파스칼리예비치/스위스,세르비아-몬테네그로,모나코,스페인/2006/95분/월드시네마
다섯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영화. 국경도 이념도 송두리째 흔들려 모든 것이 불확실해진 세르비아를 돌아다니면서 오직 돈만이 확고한 권력으로 자리잡은 남루한 현실을 포착했다. 홍수로 모든 것이 잠겨버린 마을에 한쪽 다리를 저는, 암자에서 내려온 현자처럼 잠언을 전하는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낙천적이고자 한다면 현실을 극복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사람들은 그의 말을 믿으며 잠시 행복을 느끼지만, 경찰서장은 그 정체를 의심해 남자를 체포한다. 이 첫번째 이야기를 지나면 맏딸이 부유한 사업가에게 폭행당하지만 해고당하지 않기 위해 진실을 묻어야하는 가장의 이야기와 버스를 타고 손뼉을 치며 만병을 치유하는 기적의 샘을 향해 떠나는 불치병 환자들의 여정 등이 이어진다.
<낙천주의자들>은 “낙천주의는 힘든 상황에서도 모든 일이 잘돼간다고 주장하는
다섯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영화, <낙천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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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의 백수 생활이 창작의 원동력이 됐다.” 세미나룸을 가득 채운 100여명의 청중들이 눈을 빛낸다. 간간히 웃음소리가 터져나오다가도,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진지한 열기가 방 안의 공기를 달군다. 10월13일 해운대 한화리조트에는 예비 영화인들에게 의미 깊은 행사가 마련됐다. 김지운 감독이 직접 자신의 작품과 영화 세계, 창작관을 강의하는 ‘김지운 마스터클래스’가 열린 것. 이날 행사는 KT&G 상상메이킹 참여자들로 구성된 PIFF 상상참관단을 위해 준비된 첫번째 프로그램으로, <씨네21> 이성욱 기자의 사회로 오후3시부터 2시간 반 가량 진행됐으며, 참가자 전원에게는 김지운 감독이 직접 디자인한 담배 ‘시즌’의 한정판이 증정됐다.
“늘 나는 왜 이렇게 야심이 없을까, 고민을 해왔다. 생각해보면 이게 다 백수 생활에서 비롯된 여유같다. 할 일이 없어 발로 방의 크기를 쟀던 적도 있다.”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며 강연을 시작한 김지운 감독은 “하지만
김지운 감독의 마스터클래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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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을 굳이 소개할 필요가 있을까. 도박영화, 액션영화, 멜로영화, 코미디영화, 그리고 왕가위 감독 등의 작가영화에까지 출연하면서 지난 20여년동안 홍콩영화의 아이콘으로 군림해온 배우 유덕화가 부산을 찾았다. 배우이자 가수이며 영화제작자로 활동하면서 홍콩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하나로 꼽히는 그가 부산영화제에 참석한 것은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기 위해서다. 부산영화제는 자신의 영화사 포커스필름을 통해 재능있는 신인 감독과 영화인력을 양성해온 그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이 상을 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폐막작 <크레이지 스톤>을 비롯, <엄마는 벨리 댄서> <여우비> 등 자신이 제작한 영화 3편을 들고 찾아온 ‘영화제작자 유덕화’를 만났다.
- 부산영화제는 처음인가.
= 한국에는 2004년 <연인> 개봉 때 온 게 마지막이지만, 부산은 아예 처음이다. 첫인상으로는 태양이 찬란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도시다. 영화제를 열기에 아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 유덕화 (+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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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바다가 열린지 하루가 지난 13일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의 11시간을 영화제의 새로운 마당인 해운대 바닷가와 함께 했다. 쾌청한 날씨에서 어느 순간 바람이 불더니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바쁜 걸음들을 재촉하며 힘겨웠던 일정을 소화했던 이곳도 이렇게 잠든다. 내일을 위해….
영화제가 시작된지 하루가 지난 13일, 해운대 바닷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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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아마, 이게 웬일일까 싶을 정도로 적잖은 인터뷰를 했던 것 같다.
매일매일 그 전날 마신 술에 버벅대며, 초췌한 눈빛으로 횡설수설하다가는, 결국엔 묻는 사람이나 답하는 사람이나 서로 멀뚱멀뚱…. 인터뷰 때마다 항상 빠지지 않던 부산 영화제에 온 소감에 대해선, 내가 풍겨내는 술 냄새로 대충 짐작하며 머쓱하게 맞장구치다 헤어졌던 것 같다.
<귀여워>는 4년 전 부산 영화제에서 일반 관객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조금은 지난했던가…. 영화를 완성해 프린트를 뽑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만큼 설렘도 만만치 않던 차에, 시나리오를 진행할 때부터 너무 낯설다, 라는 주변의 얘기들에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던 차에, 감독으로서 관객들과의 첫 만남이 주는 흥분과 긴장은 꽤나 컸다.
영화 시사에 맞춰 같이 부산으로 온 배우 중 하나가 관객들이 영화에 대해 물으면 뭐라고 답해야 하는지, 내려오며 한참을 고민하는데 잘 모르겠다는 둥, 농담 삼아 이죽댔고, 나 역시 잠깐 망설이다가
부산의 첫추억, 김수현 감독의 2002년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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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3일 오후 1시부터 메가박스 1관에서 고 신상옥 감독의 1962년작 <열녀문> 복원판 상영과 특별대담이 열렸다. 꽉 들어찬 객석에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최은희, 신영균 씨를 비롯해 30여명의 원로영화인이 자리해 의미를 더했다. 상영 뒤 열린 특별대담에서는 최은희, 신영균 씨와 영화평론가 김소영 씨가 참석해 이 영화와 관련된 일화와 역사적 의미에 관해 설명했다. 최은희 씨는 “이 영화를 다시 못 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접하게 되니 잃어버린 자식을 찾은 심정”이라고 말한 뒤 “남편인 신상옥 감독님이 이 영화를 다시 보시지 못하고 떠나셨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여 객석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어서 그는 “독일에도 2차 대전 이후 과부가 많아졌는데, 그들은 과부들의 이야기인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면서 <열녀문>이 베를린영화제에 진출했을 당시의 일화도 소개했다. 신영균 씨는 <열녀문>과의 각별한 인연을 들려줬다. 이 영화는 황순원의
<열녀문> 다시 본다 (+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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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아시아다큐멘터리네트워크) 펀드 시상식이 13일 오후 6시에 파라다이스 호텔 2층 카프리룸에서 있었다. 이 자리에서 15편의 프로젝트 선정작에 대한 시상식과 동시에 AND 정식 출범을 알리는 선언이 있었다. 와이드앵글 한국부문 프로그래머이자 AND 총괄책임자인 홍효숙 프로그래머를 비롯해 아사오 후지오카 일본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코디네이터, 챨리다 으아붐렁짓 타이영화재단프로젝트디렉터, 제인 유 대만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집행위원장, 장 시엔민 중국 베이징영화학교 교수 등 AND 선정위원 네 명이 모두 참여했다. 류미례, 박미선, 백연아, 서동일 감독 등 AND 프로젝트에 선정된 감독들이 자리를 빛냈다.
아시아다큐멘터리 네트워크, 정식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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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와 유덕화의 오픈토크 행사가 13일 오후 1시 해운대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한·중·일합작영화 <묵공>에 함께 출연했던 두 배우는 1시간가량 영화배우로서의 역할과 양국 영화의 발전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면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유덕화는 “안선생과 같은 훌륭한 배우와 한자리에 서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으며, 이에 안성기는 “평소 팬이었던 배우와 함께 영화를 촬영하면서 이제는 친구가 되어 행복하다”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중국, 홍콩에서 온 관람객들이 중국어로 두 배우를 응원했으며 각국 취재진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안성기·유덕화의 오픈토크 성황리 마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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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가을로>의 김대승 감독이 10월 13일 오후 1시 해운대 PIFF 센터 앞에서 스크린쿼터 원상회복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1인 시위는 17일까지 이어질 예정. 14일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낮 12시부터 한시간 동안 캐나다 문화다양성연대의 국제협력국장 짐 매키, 프랑스 노동총동맹 공연예술노조 위원장 끌로드 미셸, 멕시코 감독협회 회장 알프레도 구롤라 등이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시위현장에는 부산영화제 김동호 위원장이 방문해 스크린쿼터를 지키기 위한 영화인들의 투쟁에 공식적인 지지의사를 표했다.
<가을로> 김대승 감독 스크린쿼터 1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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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과 부산국제영화제가 공동주최하고 스타제이엔터테인먼트가 공동기획한 PIFF특별강좌 <스타시스템 대해부: 스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가 10월 14일과 15일 오후 3시 부산 CGV 5관에서 열린다. 이 강좌에선 스타를 어떻게 발굴하고 육성하여 해외 시장까지 공략하는지를 설명한다. 14일 열리는 첫번째 강좌는 ‘스타는 어떻게 발굴되고 키워지는가?-정영범(스타제이엔터데인먼트 대표’와 ‘스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송완모(이병헌 일본공식 에이전트, 전 팬텀엔터테인먼트 해외마케팅 이사)’다. 티켓은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PIFF특별강좌 <스타시스템 대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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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예산이기 때문에 더 잘 봐줘야 한다는 동정론이 아니다. 이 영화들은 하이프(hype)가 육체의 일부가 되어버린 오늘의 영화세상에서 TV 쇼와 광고와 게임이 아니라 서사영화라는 양식이 어떻게 우리를 긴장시키고 마침내 흥분으로 이끌어 가는지를 웅변한다. 이들은 영화의 존재의의를 질문하고 결국 자신의 답을 찾아낸다. 올해 부산에서 신설된 섹션인 비전에 소개되는 7편의 영화들이 그 우선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포도나무를 베어라>는 <벌이 날다>, <괜찮아 울지마>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민병훈의 세 번째 영화다. 이 영화는 현대 영화의 자기 유희적 요소를 버리고, 고전기 영화가 그러하듯 자기가 택한 인물과 주제에 몰두한다. 그 몰두는 극히 자연스럽고 투명한 것이어서, 경건하기까지 하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구원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신학생이지만, 당신이 무신론자라 해도 구원의 신호가 사라진 황량한 겨울 들판을 헤매는 저 가난한 청년의 영혼에 마음을
허문영 프로그래머의 추천 한국영화 7편 (+영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