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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 아직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나라가 남아 있을까. 부산영화제에서 아시아 영화 프로그래밍을 맡고 있는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영화에 있어서만은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필리핀과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여행사 안내책자에 실린 예쁜 사진들로 주로 알려진 이 나라들에서 새로운 영화의 기운을 감지했고, 부산영화제 ‘새로운 물결’과 ‘아시아 영화의 창’ 프로그램에 그 신선한 느낌을 담아왔다.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네온 불빛 속의 마닐라>의 리노 브로카 이후 중요한 감독이 거의 나오지 않았던 필리핀이 문화부 산하에 독립영화 지원 기관을 두고 독립영화제를 개최하면서 젊은 영화들이 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새로운 물결’ 부문에서 상영되는 <락스타 젯>이 그런 경우. 주류영화도 활성화되지 않은 말레이시아는 독립영화감독인 아미르 무하마드와 호유항, 제임스 리가 안정된 작품을 생산하면서 “뉴말레이시안 시네마가 시작됐다고 선언해도
김지석 아시아영화 프로그래머 (+추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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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고 또 고치면 설득 못할 관객 있으랴
<가을로>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이렇게 단아하면서 섬세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 낯선 곳에서 남녀가 우연히 계속 마주치게 된다는 미스터리 구조도 흥미롭지만 상처받은 낯선 연인의 이야기를 엮어가며 그 속으로 슬픔이 스며들게 하는 자연스러움이 놀라웠다. 20대 후반, 미지의 여성 작가? 그런데 이름은 씩씩한 ‘석’ 자가 들어가는데!
그는 이미 관록의 작가였다. 1999년 영화진흥공사 주최 상반기 시나리오 우수작에 뽑혔고 여러 작품에서 각색과 시나리오를 맡았다. 다만 오래전 준비했던 작품들이 뒤늦게 얼굴을 내밀고 있을 따름이다. 2000년에 작업한 <청풍명월>은 2003년에, 심지어 2001년에 쓰기 시작한 <가을로>는 이제야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2003년에 각색해 2004년에 개봉한 <효자동 이발사>, 지난해에 작업해 올 가을 개봉한 <우리들의 행복한
충무로 시나리오작가 8인 [3] - 장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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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서 얻은 아이디어도 메모해 꿰면 보배
<혈의 누>와 <짝패>를 쓴 이원재 작가(<위대한 유산> 등을 쓴 이원재 작가는 동명이인이며 여러 데이터베이스엔 두 작가의 필모그래피가 뒤죽박죽되어 있다)는 어렸을 적 꿈이 발명가, 만화가, 추리소설작가였다. <혈의 누>에서 묵직한 역사적 상상력을 스릴러 장르와 버무리고 <짝패>에서 부동산 조폭의 흥망을 재기있게 가로지르는 능력을 보면 꿈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중학교 근처에 큰 비디오 가게가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작가 대신 발명가를 얻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말이다. 중2 때부터 가장 재미있는 영화가 자신의 길임을 ‘의심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 어머니가 싫어해 연극영화과는 가지 못했다. 대신 영화의 본산인 프랑스, 남들도 영화 유학을 가는 프랑스에 가까운 공부를 하기로 했다. 불문과로 가서 친구 7명과 어울리며 단편영화도 만들고 ‘길거리에서’ 영화를 배웠다. 그러나
충무로 시나리오작가 8인 [2] - 이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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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나리오에서 나쁜 영화가 나올 수는 있지만 나쁜 시나리오에서 좋은 영화는 나올 수 없다는 게 구로사와 아키라의 격언만은 아니다. 충무로에서는 매일 이 격언을 뼈저리게 각성하고 확인한다. 시나리오라는 영화의 설계도가 튼튼하지 않으면 공사는 부실해진다. 그만큼 시나리오작가는 영화라는 꿈 공장의 핵심 인력이며 꿈 공장의 지휘자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충무로는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거나, 아니면 소설과 만화 원작을 사서 각색하면서 시나리오작가가 쓴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홀대하고 있다.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차이나타운>의 로버트 타우니의 치밀함, 신화화되고 있는 찰리 카우프만의 천재성, 낮에는 타워 레코드 가게에서 일하고 밤에는 시나리오를 쓴 끝에 할리우드에 충격을 안긴 <쎄븐>의 앤드루 케빈 워커의 집요함 같은 얘기들이 충무로에선 잘 들리지 않는다. 걸출한 작가를 만드는 건 작가 본인이기도 하지만 환경이기도 하다.
언뜻 보면 감독들만이 빛나 보이는 충무
충무로 시나리오작가 8인 [1] - 최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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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속적 장르로 성모 마리아 신화를 깨고 싶었다”
-<네버 포에버>는 어느 정도 완성됐나.
7월 촬영을 시작해서 8월29일 끝마쳤고, 지금은 뉴욕영화의 후반작업을 거의 다 하는 포스트웍스라는 곳에서 편집 중이다.
-어떻게 시작된 영화인가.
원래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여자의 욕망하는 것은 무엇인가’다. 그것을 언제나 화두로 생각하고 있자니까 비슷한 종류의 이야기들이 동시에 떠올랐다. 내가 항상 깨고 싶어하는 것이 성모 마리아 신화인데, 여자는 어머니와 창녀가 있다는 것 말이다. 둘 다 남자에게 뭔가(밥과 몸)를 준다는 점에서는 같은데, 굉장히 다른 종류의 존재로 여겨지잖나. 그런데 그게 사실은 같다는 것을 깨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다른 한축으로는 멜로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불가능한 것을 원한다는 게 인간의 비극인데, 그게 가장 쓰라린 감정으로 느껴지는 게 멜로인 것 같다. 그런 얘기를 매우 하고 싶었다.
-이야기는 어떻게 떠올렸나.
하버드대학 초청교수를
충무로 미국 공략 [5] - 김진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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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아메리칸이 한국 문화를 탐험한다는 데 끌렸다”
-현재 미국에서 활약 중인 한국계 배우들을 어떻게 생각하나.
샌드라 오가 가장 떠오르고 있고, 김윤진도 그렇다. 내가 처음 LA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이 산업에 한국인들은 별로 없었지만, 지난 10년간 굉장히 많은 젊은 아시아계 배우들이 이 비즈니스로 뛰어들었다. 촉망받는 한국계 젊은 배우들을 보고 있는 건 즐겁다. 나는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다. 미국 주류사회는 우리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저들은 누구야, 어디서 온 거야라고 물으면서.
-<웨스트 32번가>는 한국계 감독과 한국계 배우가 나올뿐더러 한국 기업이 투자, 제작하고 있다. 특별한 느낌은 없나.
그동안 아시아인들과 아시안 아메리칸 사이의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아시아 영화산업도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산업과 독자적으로 발전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번 협업에 흥분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충무로 미국 공략 [4] - 배우 존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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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객에게 한국영화의 미학을 보여주고 싶다”
-이 영화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애초의 이야기는 아시아 이민자의 범죄문제를 돕고 있는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친구 에드먼드 리가 살인사건에 연루된 한 한국인 소년의 사건을 맡으면서 시작된다. 그는 몇년간 뉴욕 한인타운의 갱들을 만나면서 취재를 했다. 그리고 그는 내게 글을 보여줬고, 나는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시나리오 작업은 몇년 전 끝냈고, 이를 테디 지에게 보냈다. 테디는 다시 이것을 CJ엔터테인먼트 미국법인의 테디 김에게 보냈다. 그리고 바로 얼마 뒤 우리는 영화를 준비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 나는 이게 모두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CJ엔터테인먼트와 작업하는 것이 유리한가.
이 프로젝트에 관해서는 한국 회사와 일하는 것이 좀더 편하기는 하다. 한국 문화와 관련된 많은 부분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반적인 할리우드 경향으로 봤을 때, 최소한 한명 이상의 캐릭터가 백인이기를
충무로 미국 공략 [3] - 마이클 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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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충무로의 새로운 돌파구
많은 사람들은 이 같은 흐름이 충무로의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한다. 수년 동안 한국영화의 제작비는 꾸준히 상승해왔으며, 100억원대의 대형 프로젝트가 1년에 여러 편 만들어질 정도로 규모도 커졌다. 하지만 시장은 그리 넉넉하지 않다. 게다가 한때 한국영화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메워줬던 일본시장마저 찬바람이 불고 있으니 탈출구가 거의 없는 셈이다. “제작비의 덩치는 자꾸 커지는데 시장은 빤하기 때문에 옷이 튿어질 지경”이라고 한국 영화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는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는 “아직 중국시장이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영화의 야망을 실현해줄 유일한 곳은 미국”이라고 설명한다. 미국이 유럽, 남미 등 다른 대륙으로 진입하는 데 있어 통로 구실을 한다는 사실 또한 충무로의 ‘아메리칸 드림’을 자극하는 요소다.
이렇게 충무로가 미국 진출을 공언할 수 있는 것은 급상승한 한국영화의 위상이 뒷받침해주기 때문이다. 이승재 LJ필름 대표는 “과
충무로 미국 공략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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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는 아메리카 대륙을 향한 항로를 개척 중이다. 최근 들어 한국과 미국의 합작영화가 미국 땅에서 본격적으로 제작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영화계가 드넓은 태평양을 건너가 얻으려는 것은 미국시장이다. 한국 영화인들에게 미국은 ‘꿈의 시장’ 혹은 ‘궁극의 시장’이자, 일본에서의 한국영화 침체로 인해 불가피하게 개척해야 할 해외시장이기도 하다. 결국 지금 충무로는 미국시장의 문을 열기 위해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규모로 세계 최대이며, 세계 영화유통의 중심이기도 한 미국시장을 향한 충무로의 도전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웨스트 32번가>(가제)의 뉴욕 촬영장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해답을 구해본다.
“Keepin’ movin’! Keepin’ movin’! Thank you!” 9월9일 오후 8시 뉴욕 맨해튼 서쪽 켠의 32번가, 다양한 얼굴색의 스탭들이 촬영장을 두리번거리는 행인들에게 관심을 끄고 지나쳐달라고 외치고 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 술집,
충무로 미국 공략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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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양준 프로그래머가 지난11년간 담당해 온 영화를 국명으로 다 열거하기는 불가능하다. “할리우드 영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영화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영화를 대상으로 상영작을 선정한다”는 전양준 프로그래머의 설명은 그가 해마다 얼마나 많은 영화들을 보아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만큼 열심이기때문에 특정 작품들에 쏠리는 관객이 원망스럽기도 하다. “부산영화제가 10회에 이르던 지난 해까지 잘 모르는 국가들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을 소개하고자 꾸준히 노력했지만 관객들이 몇몇 감독들의 작품으로 편중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하지만 전양준 프로그래머는 새로운 작품을 발굴하고자 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인구 500만명당 1편의 영화를 선정한다고 보면 된다. 물론 그 비율이 항상 일치할 수는 없다. 서유럽 국가들은 전반적으로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 수 있지만, 영화제작환경이 열악한 국가들의 경우 그 비율을 밑돌기도 한다.”
전양준 프로그래머는 10년간 들인 노력의 성과를 서유
전양준 월드시네마 프로그래머 (+추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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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레디? 카메라 레디? 액션!” 울룩불룩 솟아난 바위 언덕을 에둘러 끝도 없는 바다가 펼쳐진다. 파도와 목탁의 울림이 묘하게 어우러지는 이곳은 ‘수상법당’이라 불리우는 해동 용궁사. 아담한 정취를 풍기는 대웅전 옆으로, 깎아지른 바위 끝에 위태로이 자리잡은 카메라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인다. 가깝게는 일본에서부터 멀게는 이라크까지, 19개국의 나라에서 찾아온 참가자들. “리틀 빗 레프트, 레프트. 굿.” 어눌하지만 거침없는 영어로 소통하는 이들을 한데 이어주는 것은 AFA, 아시아 영화 아카데미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AFA는 아시아 지역의 예비 영화인들이 기성 감독들과 함께 단편영화 제작, 마스터 클래스, 워크숍 등의 프로그램을 3주간 진행하는 부산 영화제의 영화 교육 프로젝트다. 작년 초대 교장을 맡았던 허우 샤오시엔 감독에 이어 올해는 임권택 감독이 수장의 자리에 올랐고, 다레잔 오미르바예프 감독과 다카마 켄지 촬영감독, 배창호 감독, 박기웅 촬영감독이 지도 교수
우리는 아시아 영화의 새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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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 부산영평상 최우수 작품상 수상
부산영화평론가협회가 주최하는 제7회 부산영평상이 지난 10일 수상작을 발표했다.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이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2개 부문에 선정되었으며,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게 됐다. 남우주연상은 <사생결단>의 황정민이, 여우주연상은 <오로라 공주>의 엄정화가 수상하며,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은 <해변의 여인>의 김태우와 <사생결단>의 추자현에게 각각 돌아갔다. 또한 <달콤, 살벌한 연인>의 손재곤 감독이 각본상을, <짝패>의 김영철 촬영감독이 촬영상을 수상한다. 신인감독상과 신인남우상에는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영, 이해준감독과 류덕환이 선정되었으며, <해변의 여인>의 고현정은 신인여우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13일 오후 7시 30분 부산 해운대 메리어트호텔에서 개최될
[단신] <가족의 탄생> 부산영평상 최우수 작품상 수상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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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주년을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 장대한 개막식을 하루 앞둔 11일. 관객들이 밀려올 관문 부산역에서 보낸 11시간.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부산역에선 어떤 일이 있었을까?
부산국제영화제를 하루 앞둔 11일, 부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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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원산면옥
냉면/ 245 -2310/ 중구 창선동 1가(광복동 거리)/ 1955년 평양에서 월남한 실향민 부부가 문을 열어 3대째 이어진 냉면집. 함흥냉면과 평양물냉면 모두 부산에서 첫 손으로 꼽힌다.
-서울 깍두기
설렁탕/ 245 - 3950/ 중구 남포동 2가(로얄호텔 뒤)/ 한국 전쟁때 내려온 서울 할머니가 문을 열어 45주년을 맞았다. 고랭지 무로 담근 서울 깍두기 맛과 구수한 설렁탕 맛이 일품.
-부산 명물 횟집
회/ 245- 4995/ 남포동 4가 33번지/ 밥과 광어회를 초장과 함께 낸다. 멸치 조림과 콩자반, 파절임 등 밑반찬과 광어머리와 뼈, 내장을 넣고 끓인 무국을 곁들여 준다.
-블루스 Ⅱ (Blues Ⅱ)
바/ 256-6166/광복록 로얄 관광호텔 옆/16:00 ~ 02:00/ 주말에 라이브 재즈를 들을 수 있는 분위기 좋은 곳.
-브이 바(V bar)
바/ 257-0485/ 구 미국문화원 뒷골목/ 17:30 ~ 04:00/깔끔한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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