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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마스크> Mirror Mask
데이브 매킨/ 영국, 미국/ 2005년/ 112분/ 패밀리 판타
‘패밀리 판타’ 부문에 걸맞게 가족극으로나 판타지로나 손색없는 완성도를 즐길 수 있다. <네버 엔딩 스토리>와 같이 도대체 끝나지 않을 것처럼 꼬리에 꼬리를 문 이야기의 연쇄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전후좌우를 예측하기 어려운 캐릭터와 사건의 연속이 벌어지리라 상상 가능하다면, 일종의 콜라주 기법으로 판타지를 흘려 가는 솜씨는 상상 이상이다.
아빠와 엄마가 경영하는 서커스단의 일원인 15살 소녀 헬레나는 되풀이되는 저글링도 싫고 우스꽝스런 분장도 지겨우며 무엇보다 떠돌이 생활이 싫다. 게으름을 피우다 엄마와 심하게 다툰 그날, 엄마가 쓰러진다. 서커스가 중단되고 아빠는 생활고에 쫓기기 시작한 단원들의 항의로 궁지에 몰리는데 설상가상 엄마가 미래를 기약하지 않는 큰 수술을 받게 된다. 헬레나는 죄책감 때문인지 꿈 아닌 꿈속으로 빠져드는데, 처음
가족극, 판타지로 손색없는 완성도 <미러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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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성난 얼굴> The Angry Men of Korean Cinema
이브 몽마외/ 프랑스/ 2006년/ 54분/ 월드판타스틱 시네마
이방인의 눈에 비친 한국영화는 어떤 모습일까. 프랑스의 다큐멘터리스트 이브 몽마외 감독이 칸과 부산서 만난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류승완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인터뷰과 자료 화면으로 단출히 구성된 이 영화는 한국 감독들의 육성에 충실하다. 봉준호와 김지운이 자신의 창작의 원동력과 미국 장르영화의 영향을 직접 말하고, 이창동, 임상수가 권위주의 정부의 잔재가 한국사회의 삶의 조건, 그리고 자신들의 영화에 끼친 영향을 논한다. 몽마외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조용한 가족> <올드보이> <살인의 추억>에서 보이는 비틀린 장르성과 <지구를 지켜라!> <그때 그 사람들>에서 묻어나는 사회적 폭력의 기억 등에 초점을 맞춘다.
<한국영화의 성난 얼굴>은 이 모든 감독과 영
이방인의 눈에 비친 한국영화 <한국영화의 성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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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를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대한민국 영상의 메카 ‘부천 판타스틱 스튜디오’는 무척 매력적인 장소로 다가올 것이다. 이곳은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종로와 명동거리가 그대로 재현된 영상촬영장이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장동건이 “구두 닦~”을 외치고 원빈이 아이스께끼를 먹던 거리가 바로 여기다.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두한과 구마적이 주먹다짐을 벌이던 장소도 이 곳이다. 그밖에 영화 <하류인생> <역도산>, 드라마 <로즈마리> <찔레꽃> 등이 이 스튜디오를 바탕으로 촬영됐다. CF나 뮤직비디오가 영화화되면서 신화, 브라운 아이즈, 쥬얼리, 거북이 등 연예인들도 종종 이곳을 찾는다. 7월 중엔 박해일, 김혜수가 주연을 맡은 극영화 <모던보이>의 촬영이 있다니 운이 좋다면 촬영 현장을 직접 구경할 수도 있겠다.
판타스틱 스튜디오에 오면 화제의 드라마의 배경이었던 거리를 걷는 호사만을 누릴 수
영화 속 그 거리, 직접 걸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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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The Cloud
그레고르 슈니츨러/ 독일/ 2006년/ 108분/ 월드판타스틱 시네마
두세 가지 장르를 배배 꼬인 전선줄처럼 뒤섞어가는 장르 혼합은 다반사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장르의 흐름이 이야기의 맥락을 타며 급변하거나 리듬을 타면서 경계를 그어가는 그 자체가 재미를 주는 작품은 많지 않다. 마치 세 토막의 장르를 무처럼 동강내 시미치 뚝 떼고 딱딱 이어붙인 듯한 <클라우드>는 언뜻 매끈한 할리우드영화 같다. 거침없이 장르적인 연출이지만 툭툭 떨어지는 언어와 중세 같은 현대적 건축물, 그 속을 나긋하게 누비는 사람들이 명백한 독일산이다.
처음은 밝고 명랑한 십대 학원물이다. 한나는 등교보다 늦잠 자는 게 좋고, 여자친구와의 수다도 좋지만 핸섬한 남자에게 눈이 돌아가는 평범한 소녀다. 부유한 집의 외아들 엘마와 가벼운 사랑의 암초를 헤치고 눈을 맞춘다. 그걸 키스로 확인하는 순간 ‘뜬금없이’ 요란한 사이렌이 울린다.
두 번째 장르, 암울한
딱딱 이어붙인 세 토막의 장르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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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실, 혹은 편집실에 홀로 들어가 본 적이 있나. 이탄 아루시의 말에 따르자면 그곳은 “지구로부터 격리되어 길을 잃은 듯한 우주”다. 록 뮤지션으로 성공을 원하는 알렉스와 매디는 음반사의 녹음실에 몰래 숨어들어 신곡을 만들려 한다. 하지만 보컬인 매디는 밤새 녹음한 곡에서 “도와줘!”라는 괴음을 듣는다. 녹음실에 무언가 이상한 존재가 깃들었다는 것을 직감한 매디는 작업을 강행하려는 알렉스를 만류하지만, 자살한 천재 록 뮤지션 그리핀의 영혼은 이미 알렉스에게 씌워버린지 오래다. 젊은 영국감독 이탄 아루시는 “닉 드레이크처럼, 사라져버렸다가 재발견된 음악가들과 묻혀버린 레코드들”부터 영감을 얻어 시나리오를 써내려갔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영화의 총체적인 완성은 공들인 후반작업에서 마침내 완성된 것이나 다름없다. “비주얼과 사운드를 위한 공간을 가진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고, 거기서 나오는 긴장과 적막함을 가지고 놀고 싶었다”고 말하는 아루시는 사운드 후반작업에 대단한 공을 들였다고 말한다
긴장과 적막함을 가지고 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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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이들이 점령한 지하철 역사의 맨질맨질한 바닥은 곧 그들만의 행성이다. 다큐멘터리 <플래닛 비보이>는 그들만의 행성을 이해하지는 못해도 한번쯤 눈여겨보자고 말하는 영화다. 인터넷을 통해 ‘배틀 오브 더 이어’란 비보이 월드컵이 열리는 것을 알게 된 벤슨 리 감독은 이미 20여 년 전에 사라진 줄 알았던 브레이크 댄스의 끈질긴 생존력에 놀랐고, 그들의 세계를 알리고자 카메라를 잡았다. 하지만 <플래닛 비보이>가 단지 비보이들의 묘기에 가까운 춤사위만을 담는 영화인 건 아니다. 비보이들이 겪는 가족과 사회와의 갈등에도 주목한 벤슨 리 감독은 “비보이는 단지 거리의 춤꾼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가족”이라고 말한다. “비보이들의 문화를 잘 모르던 사람들이 그들은 자신의 아들, 친구 혹은 조카들처럼 느끼게 된 게 나에게는 가장 큰 기쁨이다.”
<플래닛 비보이>는 벤슨 리 감독에게 하나의 학교나 다름없는 작품이었다. 1998년 극영화 <미스먼데이>
비보이의 행성을 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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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부천영화제 마지막 메가토크를 장식한 것은 7월15일 다큐멘터리 <슬래셔영화의 흥망성쇠> 상영 뒤 이어진 <공포영화의 계보학>이다. 참여한 게스트는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시리즈의 프로듀서 믹 게리스 감독(이번 부천영화제의 심사위원이기도 하다)과 저예산 고어호러 <도살자>로 한국독립영화의 가능성을 증명한 김진원 감독. 여기에 익스트림무비 편집장인 김종철씨가 사회자로 가세한 이날의 메가토크는, ‘공포영화의 계보학’이라는 애초의 주제에서 범위를 좁혀 미국와 한국의 호러영화 현황과 전망을 구체적으로 논하는 자리가 됐다.
김종철/ 믹 게리스 감독이 프로듀싱한 <마스터즈 오브 호러>는 시즌2까지 내면서 강력한 브랜드가 됐다. 어떻게 이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는지,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한 미국 호러영화의 환경은 어떤지 궁금하다.
믹 게리스/ <마스터즈 오브 호러>는 여러 명의 대가들이 한편씩 연출한 TV시리
감독과 평론가, 호러영화의 미래를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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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게스트들의 방문, 기대하세요
영화제는 절반이 지났지만 게스트의 행렬은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알짜’ 게스트들의 부천 방문은 16일(월요일) 이후로 이어질 전망이다. 먼저 <폴트리 가이스트>의 로이드 카우프먼 감독은 16일 부천에 도착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며, <마츠가네 난사사건>을 연출한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과 <유령대 우주인>의 시미즈 다카시 감독은 오는 17일 부천에 입성한다. 또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20일 오후 8시에 있는 <용이 간다>의 깜짝 상영 자리에 참석해 관객과 대화 시간을 갖는다. 한편 공식 게스트는 아니지만 <웰컴 투 동막골>을 연출한 박광현 감독도 16일 오후 11시에 열리는 <환상교실: 아시아영화의 특수분장>의 두 번째 시간인 니시무라 공작소의 강연에 참석할 계획이다.
Guest Appearances Have Not Stopped
Although the Film Festival i
[단신] 알짜 게스트들의 방문,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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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idnight screenings at PiFan have long been among my favorite part of each year’s festival. Judging by the great attendance those shows get every year, I am not alone. Each year, the midnight movies are among the first to sell out, as young people with sleep disorders from all over Bucheon, Seoul and beyond vie for the opportunity to watch movies until dawn.
Among the many programs I have seen over the years, I think the most memorable for me was the night of Peter Jackson films. That was
Midnight Ex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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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위에동 감독의 <정오의 개 짖는 소리>
장 위에동 감독의 <정오의 개 짖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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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최민식의 굴욕? 더 잼존에서 19일까지 열리는 <아시아 영화의 특수분장 전시회>의 대표작들을 즐기는 관람객들.
최민식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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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지금까지 개봉한 감독님 영화는 아직 <바이브레이터>밖에 없다. 이번 회고전 작품들, 특히 <바쿠시, SM 로프마스터>(이하 <바쿠시>)를 보게 되면 혼란을 느낄만한 관객도 있을 것 같다. 조언을 해준다면.
=여성을 그리는 것은 나의 영원한 테마다. <바이브레이터>에서 보여줬던 여성의 이미지도 있지만, 나는 <바쿠시>에서 보여지는 그런 여성도 있을 수 있다는 걸 드러내고 싶었다. 그런 여성들은 현실에 존재하며 남녀 불문하고 인간 자체가 신비로운 존재다. 그저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바쿠시>의 여성들은 묶이는 행위에서 오히려 마음의 안정을 찾는 여성들이다. 그렇게 보면 <바이브레이터>에서 보여줬던 여성상과 그렇게 다르지는 않다.
-한국에서는 김기덕의 <나쁜남자>, 이창동의 <오아시스> 같은 영화들은 여성을 폭력적으로 바라본다는 비판이 거셌다. 묶는 행위를 의미
극단의 세계 역시 내겐 똑같은 ‘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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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바리판타스틱영화제에 성원 이어져
회생을 꿈꾸는 유바리(夕張)의 홍보 부스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복사골문화센터 2층에 위치한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홍보 부스가 부천을 찾은 국내외 게스트와 관객들의 성원를 받고 있다. 유바리 영화제는 지난해 6월 유바리시 지자체가 적자로 파산을 선언하면서 잠정 중단된 상태. 집행위원장인 사와다 나오야는 “영화제의 규모가 작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으나 2008년에는 꼭 영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부천을 찾은 관객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했다.
Yubari’s Dreaming for a Comeback
Dreaming for a comeback, Yubari's publicity department booth is becoming hectic every minute. Located on the second floor of Boksagol Cultural Center, the public relations table for Yubari In
[단신 모음] 유바리판타스틱영화제에 성원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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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레이터>는 여성영화였다. 불면증과 거식증에 시달리는 프리 라이터 레이는 편의점에서 트럭 운전사를 만난다. 그를 먹고 싶다고, 만지고 싶다고 생각한 레이는 트럭에 올라타고 함께 ‘여행’을 떠난다. 레이는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그는 친절하게 모든 욕망을 받아준다. 레이가 자신의 욕망을 말하고 충족하는 과정을 <바이브레이터>는 내밀하게 보여준다. 레이의 독백이 검은 화면 위 자막으로 뜨고, 책의 문구가 말을 걸고 라디오 소리가 허공을 메운다. 어딘가의 무선통신 주파수가 그들을 찾아낸다. 그런 작고 하찮은 것들에서, 레이는 의미를 찾는다. 먼 곳의 소리가 우연히 트럭 안으로 흘러들어오듯이, 어떤 강압이나 권위적인 질서 없이 모든 것이 평등하게 존재함을 알게 된다. 시각과 청각, 촉각으로 느껴지는 것들을 그대로 화면에 담아낸다. 그 작은 느낌들이 편안하게 느껴지고, 또 여운을 남긴다. 세상의 진짜 의미는 거대한 질서가 아니라, 그 작고 사소한 것들의 작
여성의 시선으로 뒤틀린 욕망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