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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귀환한 <다이하드> 시리즈의 영웅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 형사에게 시대는 우호적이지 않다. 액션 영웅 클럽의 상석은 CG와 한몸되어 날아다니는 만화 출신 슈퍼히어로들이 차지했고, 웬만한 스릴러영화의 주인공은 컴퓨터 전문가다. 그의 장기였던 이죽거리는 구변도 애니메이션의 수다쟁이를 당할 수 없고, 그 시절 동지를 찾아본들, 캘리포니아 주지사 집무실의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보일 뿐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다이하드4.0>의 영리한 각본은 주인공에게 적대적인 환경을 어물쩍 외면하거나 맥클레인에게 부랴부랴 정보통신 자격증을 따게 만드는 미봉책을 쓰지 않는다. 대신 시대의 변화와 주인공의 무력함을 이야기 핵심으로 대뜸 끌어들여 정면 돌파한다. 천재 해커 토마스 가브리엘(티모시 올리판트)이 이끄는 전문가 집단은, 잘나가는 개인 해커들의 경쟁심을 이용해 국가정보, 통신, 교통, 수도, 전기, 금융 인프라를 총체적으로 파괴하는 ‘파이어
시리즈의 적절한 업그레이드 <다이하드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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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 남자도 그땐 단지 하고 싶었을 뿐이야.” 29살의 준코가 15살 중학생 시절 담임과 섹스에 탐닉하던 과거를 남자 동창에게 들려준다. 플래시백 속의 담임은 과즙이 뚝뚝 떨어지는 복숭아와 준코를 번갈아 베어문다. 29살의 준코가 그 못지않게 복숭아를 에로틱하게 베어물 때, 다섯 옴니버스가 펼칠 색깔이 예감된다. 마쓰오 스즈키 감독은 <밤의 혀끝>에서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순정을 ‘무자비하게’ 배반하는 쾌감을 선사한다. 머리카락을 태우고 잠들면 꿈에서 원하는 걸 맘껏 할 수 있다는 신비스러운 향로를 얻게 된 마사코 이야기다. 직장의 연하남 머리카락으로 꿈에서 오르가슴에 오르던 그녀는 아예 꿈에서 깨어나지 않겠다는 비장의 결심을 행동으로 옮긴다. 이 격한 에로스는 쓰카모토 신야의 <비단벌레>로 이어진다. 늙은 남자의 정부가 그 남자의 젊은 부하와 눈이, 아니 몸이 맞는다. <유레루>의 니시카와 미와는 <여신의 발 뒤꿈치>
불균질의 에로스 옴니버스 <그녀의 은밀한 사랑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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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촬영 작가(미쓰이시 겐)의 1인칭 시점과 내레이션이 도쿄 한복판에서 만난 유다(혼다 카주마)를 따라붙는다. 유다는 남성과 여성의 경계에 애매하게 서 있는, 미스터리적 인물이다. 호기심이 애정으로 바뀔 무렵 유다가 캠코더를 가지고 사라졌다. 페이크다큐가 픽션적 장면과 마구 섞이는 건 문득 화자를 찾아온 미치(오카모토 유키코)라는 여자의 방문 이후다. 그녀는 유다가 가져간 캠코더의 테이프를 가져왔고, 거기에는 그녀와 유다의 미스터리한 여행이 담겨 있다. 미스터리는 이 영화 자체의 성격이다. 유다와 미치 사이를 오가는 회상과 16살 소녀들을 둘러싼 끔찍한 사건을 자꾸 혼합하면서 이야기는 매듭짓기를 방기한다. 그게 무엇이냐, 보다는 이러한 것들이 실은 네 주변에 있다, 고 봐주기 원한다. 젊은이들이 마주하거나 만들어가는 세상이 미스터리이니 이를 담는 에피소드가 매번 명쾌할 수 없다.
다큐멘터리적 연출은 픽션을 픽션 아니게 혼동하게 만든다. 페이크다큐의 목적은 믿기 싫고 보기
미스터리한 성(性)과 미스터리한 연출 <비밀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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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끼리의 여행은 간혹 관계의 분기점이 된다. “우리는 지금 최고로 행복해야만 해”라는 강박도 스트레스지만, 미처 몰랐던 상대방의 얼굴을 발견하고 질겁하는 일도 있다. 35살 동갑내기 커플 마리옹(줄리 델피)과 잭(애덤 골드버그)의 유럽 여행도 위기로 비화된다. 베니스에서 뉴욕으로 돌아가기 전, 파리에 들러 마리옹의 가족과 함께 이틀을 보내게 된 잭은 문화적 차이에 충격을 받는다. 게다가 비엔나 소시지같이 줄줄이 출현하는 마리옹의 옛 남자들은, “과연 내가 그녀를 아는 걸까?”라는 회의까지 부른다.
<비포 선셋>의 각본에도 참여한 바 있는 줄리 델피 감독은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에서 익숙한 지도를 따라 걷는다. “나는 어떤 인간인가”를 사색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여자와 남자가 거리를 소요하며 대화로 줄거리를 진전시킨다. 그러나 잭은 <비포 선라이즈>의 제시처럼 꿈꾸지 않고, 마리옹은 <비포 선라이즈> 연작의
수다만발 코미디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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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셔터> 효과는 대단했다. 핏빛 원혼을 포착한 이 공포영화는 1억1천만바트(30여억원)를 벌어들였고, 그해 타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으며, 할리우드 뉴리전시사에서 리메이크 판권을 사들일 정도로 주목을 끌었다. 광고계에서 출발해 이력을 쌓았던 선배들과 달리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첫 번째 세대이기도 한 팍품 웡품과 반종 피산타나쿤은 데뷔작 <셔터>로 타이영화를 이끌 기대주로 각광받았다. <샴>은 <셔터> 이후 따로 차기작을 준비 중이던 두 사람이 다시 손잡고 만든 공포영화다. 영화 속 샴쌍둥이의 비극적인 운명과 달리 다시 하나의 메가폰을 나눠 잡은 두 감독의 선택은 결과로 보면 나쁘지 않다. 타이의 메이저 투자·배급사인 GTH가 전주로 나선 이 영화는 아직 공식적인 흥행 기록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수입사쪽에 따르면 “<셔터>를 능가하는 역대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죄책감이 불러들인 원혼의 이야기로 공
기본기가 충실한 호러물 <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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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이혼 뒤 어머니와 함께 살던 사비나(야나 팔라스케)는 어머니에게 연인이 생기면서 쫓겨나듯 아버지의 집으로 향한다. 낯선 도시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그에게 에디(프랑크 드뢰제)가 도움을 주고, 둘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다. 어느 날 사비나는 살인 현장에서 도망치는 에디의 친구 미샤(토니 블루메)를 목격하고, 미샤는 에디에게 사비나를 제거할 것을 종용한다.
베를린 외곽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알래스카>는 영화 제목인 지명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파이프라인을 짚으며 “알래스카에서는 길을 잃으면 이걸 따라간대”라는 대사로 짐작할 수 있듯 그것은 방향을 상실한, 알래스카와 같이 서늘한 삶의 자리를 일컫는다. 도시 하층민에 속하는 <알래스카>의 아이들은 거리의 법에 종속되어 있다. 학교 담장 밑에서 마약 거래가 이루어지고, 소년은 밥값을 충당하기 위해 구걸과 절도를 일삼는다. 학교폭력에 관한 뮤직비디오를 찍다가 영화를 구상했다는 감독은 10
10대들의 초상 <알래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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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성을 잠식한다? 엔젤(세르기 로페즈)은 이상한 수컷이다. 결혼식날 입장을 미뤄가면서 신부의 남성 편력을 따진다. 열명 밑인지 그 위인지, 11명인지 12명인지 분명히 알아야겠다며 물러서지 않는다. 뭐가 그리 불안한지 엄마와 함께 추궁한다. 결혼하고 나서는 관계의 안정과 바람직한 미래를 위해 키우는 아이의 수를 늘려나간다. 하나, 둘, 셋, 넷. 뭐가 그리 불안할까. 그러고는 비서와 바람 피운다. 엔젤의 수상쩍은 바깥생활을 의심한 아내 안나(아이타나 산체스 기욘)가 친구에게 남편 미행을 부탁하는데, 그 둘이 침대 위에서 딱 붙어버렸다.
흥분한 아내의 반격이 시작된다. 결별 선언과 동시에 남편의 남동생이랑 동거를 시작한다.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다. 인물의 파격적 행위가 문제가 아니라, 그 이유랄지 배경을 알기 힘들게 좌충우돌이다. 엔젤은 마초와 담쌓은 인물 같은데 여자의 성에 대해선 마초 종마 같다. 무기제조상인 엔젤의 동생이야말로 마초스러워야 어울릴 듯한데, 유약하고 어수
그의 성은 무조건반사 <해피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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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상처는 악마의 유혹으로 돌변한다? 영화사 화인웍스와 케이블 채널 OCN이 함께 만든 4부작 옴니버스 <이브의 유혹>은 팜므파탈을 공통된 요소로 사용한다. 그중 한편인 <키스>는 이웃집 남자를 유혹하는 여자의 이야기다. 과거 남편에게 배신당한 경험이 있는 효진(윤미경)은 권위적인 남편과 다른 느낌의 이웃집 남자 영훈(김경익)과 잠자리를 갖는다. 하지만 영훈의 아내 정임(이자경)이 이를 눈치채고 네 남녀 사이에 숨겨졌던 비밀이 드러난다. <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토막살해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의 남기웅 감독은 효진을 바라보는 영훈, 영훈을 바라보는 효진의 시선을 공포영화의 리듬으로 처리한다. 파국으로 이어질 남녀의 관계가 불안한 분위기 속에 암시된다. 하지만 영화는 90분이라는 다소 짧은 러닝타임에도 지루하게 느껴질 만큼 긴장감이 없다. 효진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방식도 나태하다. 마지막 한방의 반전을 위해 효진은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으로 일
사랑의 상처 악마의 유혹으로 돌변 <이브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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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이 밀집한 지역을 다니다보면 가끔 언제 이렇게 변했지, 싶을 때가 있다. 주로 강북에서 생활하다보니 종로, 신촌, 홍대 앞 등을 자주 들르게 되는데 얼마 전 홍대 앞에 고깃집이 밀집했던 지역을 지나다 깜짝 놀랐다. 야외에 불판을 내놓고 고기를 굽던 집들이 거의 없어져서다. 삼겹살 집이 없어진 자리에 들어선 것은 이자카야라 불리는 일식 주점들이다. 한집 건너 하나씩 비슷한 메뉴를 파는 이자카야가 빼곡히 들어섰다. 예전에 신촌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돼지갈비로 유명했던 골목이 어느 순간 모조리 닭꼬치집으로 변하더니 몇년 뒤엔 조개구이집으로, 다시 이듬해엔 찜닭집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물론 홍대 앞과 마찬가지로 이자카야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았다. 전통을 고집하는 음식점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유행에 따라 순식간에 바뀌는 식당들을 보노라면 사람들 입맛이 정말 그렇게 바뀌는지 의심스럽다. 지지난해엔 돼지갈비를 좋아하던 사람들이 지난해엔 찜닭만 찾고 올해는 이자카야를 선호하는
[편집장이 독자에게] 여름 극장가 숨은 영화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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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플라이셔는 할리우드의 거룩한 장인 중 한명이다.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리처드 플라이셔는 애니메이션 단편영화를 감독하면서 영화계에 뛰어들었다. 1942년에 실사 단편영화들을 만들기 시작한 그는 1946년에 첫 장편 데뷔작을 내놓았고, 초창기에는 <The Clay Pigeon>(1949), <Follow Me Quietly>(1949), <Armored Car Robbery>(1950) 등 주로 필름 누아르 영화들에 장기를 보였다. 플라이셔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주요 고용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월트 디즈니로 건너가 쥘 베른 원작의 <해저 2만리>를 완성하면서부터다. 가장 특수효과를 잘 이해하는 당대의 메이저 감독으로 떠오른 그는 <마이크로 결사대>(1966), <닥터 돌리틀>(1967), 그리고 국내에도 잘 알려진 <도라! 도라! 도라!>(1970) 등 특수효과를 활용한 당대의 대작들을 연이어
대중영화로 우뚝선 할리우드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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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 Fuckin' Runaway
모토하시 게이타/ 일본/ 2007년/ 100분/ 월드판타스틱 시네마
판타스틱영화제라고 해서 극단으로 밀어붙인 환각과 망상만이 전부는 아니다. 로드무비 <달려!>는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두 남녀가 환상과 불안에서 벗어나는 회복일지다. 분리불안을 앓는 하나는 같은 병원의 소심한 청년을 꼬드겨 탈주를 감행한다. 남자에게 제멋대로 ‘나고양’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하나는 그를 제 하수인처럼 부리고, 순종적인 나고양은 하나의 무리한 요구에 고분고분 따르며 그녀를 돌본다. 나고양의 중고차에 몸을 실은 두 사람은 목적지 없는 도망을 계속하지만, 문제는 정신병원에서 도망쳤어도 정신병에서는 도망칠 수 없다는 것. 하나는 부두교의 추장, 애꾸눈 마녀, 거대트럭 드라이버에게 쫓가는 환각에 몸부림치고,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나고양은 어디에도 마음을 붙이지 못하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비정상이긴 마찬가지인 이 2인조는 함께 포도서리를 하고 별밤 아
규슈의 바람처럼 상쾌한 영화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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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마징가Z>다. 원작을 보면 마징가는 신도 악마도 될 수 있는 존재다. 어떤 의도로 마징가를 탄생시켰는지.
=어린 시절 데쓰카 오사무의 <아톰>이나 <철인28호>를 보며 자랐기 때문에 만화가가 되면 꼭 로봇만화를 만들고 싶었다. 만화가가 되고 나서는 지금까지 즐겼던 것과는 다른 색다른 로봇을 탄생시키기로 마음먹었고, 인간이 내부에 탑승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든 것이다. 마징가는 뇌 부분에 인간이 들어가서 조종하는 것이므로 결국 인간이며, 인간이 거대한 힘을 가졌을 때 악마도 신으로도 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케타로보>에서는 주인공 한명이 학생운동권 출신이다. 당신 만화에는 그런 식으로 아웃사이더들이 탑승자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백귀제국이라거나 아틀란티스 등등 선과 악을 한마디로 이야기할 수 없는 집단이 종종 등장한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화에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들을 담은 이유는
기성의 세계를 부수고 아이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세계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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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흑마술> Gong Tau
허먼 여우/ 홍콩/ 2007년/ 97분/ 판타스틱 감독백서: 허먼 여우
<팔선반점의 인육만두>로 잘 알려진 홍콩 감독 허먼 여우의 따끈따끈한 신작. 정제를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부린 강두술(降頭術)에 의해 갓난아이를 잃은 형사는 자신의 아내 역시 술법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강두술사의 정체를 알아내지 못하면 아내의 목숨은 없다. 하지만 공포에 질린 아내는 아이의 죽음에 밤낮으로 울부짖으며 고통스러워하고, 강두술사의 끔찍한 술법은 두 사람의 삶을 공포로 몰아가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아시아 고어의 문을 열어젖혔던 <팔선반점의 인육만두>로 전설적인 컬트감독의 지위에 오른 허먼 여우는 대가 같은 솜씨로 홍콩 경찰 장르와 오컬트 장르를 버무린 뒤 양념처럼 고어장면들을 끼얹어낸다. 기가 막힌 중국식 덮밥 요리술이라고나 할까. 관객이 낄낄거릴 만큼 키치적인 장면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클라이맥스에서는 고어영화의 마니아마저 눈을
아시아 고어의 끈적끈적한 향연 <중국식 흑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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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고를 빼고는 일본 만화를 말할 수 없다. 누구나 인정하는 일본 만화의 선구자로는 물론 데즈카 오사무, 이시노모리 쇼타로, 요코야마 미쓰테루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나가이 고의 만화는 폭력, 반영웅, 섹스, 분노, 파괴 등 화사한 빛의 세계 반대편에 존재하는 어둠의 세계를 완벽하게 창조해냈다. 나가이 고는 이 세상에서 신성시하는 모든 것을 더럽히고 전복시킨 세계를 드라마틱하게 창조했다. 성인이 된 일본 만화는 안티 테제인 나가이 고의 존재로 인해 완벽한 조화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일단 나가이 고는 <마징가 Z> <그레이트 마징가> <그랜다이저> <게타 로보>의 작가로서, 로봇 만화의 혁신을 가져온 작가로 평가받는다. 독자적으로 움직이거나 조종기를 통해 움직이던 로봇은 <마징가 Z>에서 조종사가 직접 로봇에 탑승하여 움직이는 방식으로 바뀐다. 최초의 변신합체 로봇 만화인 <게타 로보&
사회의 위선을 폭파하는 일본 만화의 테러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