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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나는 전설이다>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 남기남
[정훈이 만화] <나는 전설이다>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 남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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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액츄얼리>를 처음 보았던 겨울을 가끔 생각하곤 한다. 직장을 다니는 지금처럼 여유롭게 영화표를 지를 수 없었던 나는, 돈 대신 시간이라도 한정없이 가진 대학생도 아니었고 많이 가진 것이라고는 그냥 주책과 열성과 부지런함뿐이었다. 그래서 보고 싶은 영화가 생기면 겨울을 대비해 도토리를 모으는 다람쥐처럼 동전을 모았다. 그런 다람쥐 같은 부지런함은 끝내 나를 대학 졸업시키고 먹고살게 했고 그 당시에는 귀여운 애인을 갖게 했던 힘이었다. 내가 가진 주책과 열성과 부지런함을 총동원해서 차지했던 두살 어린 애인은 마술이라도 부린 것처럼 북적거리는 크리스마스 당일, 매진된 <러브 액츄얼리>의 표를 두장 구해왔고 둘 다 어렸던 우리는 소박한 기쁨에 들떠 앞으로도 이러한, 겨울철 생굴처럼 탱글탱글하고 달달한 행복이 앞으로의 인생에도 계속 지속될 거라고 굳게 믿었다.
정말로 그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의 행복이 내 것이 될 거라고 의심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
[냉정과 열정 사이] 외로운 그녀들에게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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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의견의 수집가가 되어야만 단상을 얻을 수 있다. <마이클 클레이튼>의 프리뷰를 쓴 이동진씨는 영화의 라스트신을 말하며 “만감을 무표정 속에 감춘 한 사나이의 진실한 얼굴”이라고 표현했다. <마이클 클레이튼>을 끝까지 본 사람이라면 이 의견에 토를 달 이유를 느끼지 않는다. 한편 김소영 교수는 전영객잔에 <베오울프>에 관해 쓰면서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경계 혹은 그것을 넘어서는 제3의 이미지 메이킹의 출현. 특히 얼굴이라는 물상(physiognomy)을 중심으로 해 번져나가는 차이들을 읽어내려 할 때 미묘하게 다가오는 언캐니(uncanny)한 느낌, 어떤 낯선 친숙함, 친숙한 낯섦 같은 것”에 흥미를 느낀다고 피력했다. 그리고 나는 “<파라노이드 파크>만의 한 가지 마술이 있다면 얼굴이다. <파라노이드 파크>에서 게이브 네빈스의 얼굴과 클로즈업은 이 영화의 숨은 정서적 열쇠와도 같다”라고 이미 쓴 적이 있다. 우연하게도 남동철
[전영객잔] 클로즈업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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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영화의 오랜 친구다. 영화가 목소리를 갖기 이전부터 음악이니, 음악을 중심으로 영화를 만들고 영화를 보고 영화제를 여는 시도는 매우 자연스러울 수밖에.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음악과 영화 각각의 가능성을 새롭게 사고하도록 만든다. 오는 12월23일부터 31일까지 KT&G 시네마 상상마당에서 열리는 음악영화제는 장·단편과 극·다큐멘터리를 망라하고 음악을 주인이라 부를 수 있는 스무편의 영화를 모았다. 국내 인디 밴드의 산실 격인 홍대입구 근처에 위치한 건물, 공연장과 인디영화 상영관이 한곳에 모인 건물에서 열리는 행사로는 더욱 제격이다.
개봉 3달이 되어오도록 여전한 기세를 자랑하는 <원스>를 비롯한 <린다 린다 린다> <벨벳 골드마인> <헤드윅> <와이키키 브라더스> 등 익숙한 국내 개봉작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반갑지만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각기 다른 섹션에서 선보였던 두편의 국내외 극영화가 ‘음악’이란
음악과 함께 신나게 노는 영화들, 상상마당 음악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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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시오미터와 데몬, 고블러와 매지스테리엄, 안바릭 에너지와 더스트, 그리고 …. 필립 풀먼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황금나침반>에는 처음 듣고는 의미를 알 수 없을 신기한 단어들이 많이 나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멀티 우주란 설정 속에 무한대로 확장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종족들과 개념의 질서가 만들어진다. 원작 소설의 팬이 아니라면, 사전지식 없이 영화관에 들어간 관객이라면 이야기를 따라잡기가 힘들 정도다. 특히 5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두 시간도 채 안 되는 113분에 담아낸 영화는 복잡한 판타지의 세계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영화를 여유있게, 그리고 즐겁게 즐기기 위한 안내서를 준비했다. <황금나침반> 세계의 입문을 위한 가이드. 덧붙여 <황금나침반>을 둘러싼 이런저런 뉴스도 모아보았다.
1. 가장 늦게 도착한 판타지의 대가, 필립 풀먼의 세계
1946년 영국의 노르위치 지역에서 태어난 필립 풀먼은 <반지의 제왕>
[알고 봅시다] 영화만 봐선 결코 알수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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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주최하는 ‘2007 전국영화상영자대회’는 독립영화, 예술영화, 고전영화 등 다양한 영화의 원활한 상영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다. 1980년대 일본에서 미니시어터 붐을 불러일으킨 주역 중 한명인 호리코시 겐조(62)는 이 행사를 위해 초청된 아주 특별한 손님. 일본커뮤니티시네마지원센터 사무국장인 이와사키 유코와 함께 한국을 찾은 그는 현재 25년 역사의 미니시어터 유로스페이스의 대표이자, 동시에 도쿄영화미학교 대표이사, 도쿄예술대학 대학원 영상연구과 교수, 커뮤니티시네마지원센터 이사로도 일하고 있다. 미로비전이 구로사와 기요시의 <로프트>를 제작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기도 한 그는 “도쿄예술대학의 경우 한국영화아카데미와 교류를 맺고 올해 2편의 단편을 공동으로 제작했는데 한·일 양국 학생들이 영화도 만들고 영화 같은 연애도 꽤 나눴다”는 여담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1970년대 말 일본에서 시네클럽 활동을 했다고 들었다
[호리코시 겐조] “영화를 이해하는 관객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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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리타영화제라는 명칭은 ‘닭도리탕’에서 유래했다. 이 영화제의 출발점인 ‘액터스21’이라는 연기아카데미에서 수강생들이 연기연습을 위해 받은 <박하사탕> 오디션용 대본에 닭도리탕을 먹는 상황이 등장한 데서 착안한 것. 액터스21 수강생이었고, 여러 장·단편영화에 출연한 배우이기도 한 정보훈씨는 “지금 생각하면 참 잘 지은 것 같다. 여러 길로 걸어간다는 뜻도 있겠고…”라고 말했다. 12월21일부터 이틀간 홍대 상상마당에서 열리는 제4회 다도리타영화제에 상영작을 내놓은 정보훈씨를 만나 짧은 이야기를 나눴다.
-다도리타영화제는 어떻게 시작됐는지. 배우들이 자신이 출연한 단편을 직접 출품하는 영화제라고 들었다.
=액터스21이 없어진 뒤에도 사람들끼리 마음도 잘 맞고 해서 모임을 갖기로 했다. 아무래도 배우들인 만큼 각자 생활도 있고 개성도 특이해서 자주 모이기가 쉽지 않더라. (웃음) 영화를 만들어보자, 연극을 해보자 그랬는데 사실 서로가 뭘 하고 있는지는 알아도 출연작을
[스폿 인터뷰] “단편 속 배우들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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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그랬고, <다빈치 코드>가 그랬다. 황금보물을 얻든 역사의 정통성을 의심하는 ‘반역적 주장’이든 역사적 사실과 가설을 결합한 허구의 스토리는 그것이 일단 기술된 역사로부터 출발한다는 데서 신뢰를 얻고 주목을 끈다. <내셔널 트레져>(2004)는 속편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제작비 1억달러를 들여서 전세계 3억4700만달러를 흥행수입으로 거두었으니 분명한 명분이 있다. 그리고 보물찾기 게임의 2탄 제작은 새 악당과 스테이지 디자인의 리뉴얼만으로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내셔널 트레져: 비밀의 책>은 출연진과 제작진뿐 아니라 제작의도나 스토리 구조에 있어 1편과 거의 흡사하다. 역사 속의 가설, 음모론, 보물찾기를 결합시킨 액션어드벤처로서 2편은 모험의 여정을 유럽으로 확대해 스케일을 키웠고, 링컨 대통령 암살 스토리와 일명 ‘비밀의 책’이라는 백악관 비밀문서를 소재로 끌어와 ‘역사 탐구’ 분야에서는 훨씬 더
[현지보고] 미국의 국보찾기 그 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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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7일 홍콩 그랜드하얏트호텔, 아시아 각국에서 몰려든 기자진 앞에 윌 스미스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톰 행크스, 잭 블랙 등과 더불어 이런 종류의 단체 기자회견에 관한 한 최고의 에너지를 자랑하는 그답게 시종일관 큰 소리로 웃고 기자를 향해 장난을 거는 등 거의 ‘퍼포먼스’에 가까운 유쾌함을 과시했다. 한 기자가 질문을 길게라도 할라치면 손가락으로 시계를 가리키며 장난스레 인상을 찌푸렸고, 또 너무나 급한 마음에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고 마이크 없이 벌떡 일어나 질문을 하는 기자를 향해서는 ‘Security!’를 외쳤다. 함께 했던 프랜시스 로렌스 감독이나 시나리오작가 아키바 골즈먼이 자신에 대해 좋은 말이라도 할라치면 메모지에다가 장난스레 “To 프랜시스. 고마워요, 사랑해요. From 윌”이라고 중얼중얼댈 정도로 그는 귀여운 장난기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그야말로 윌 스미스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팬서비스 정신으로 충만한 엔터테이너였다. <나는 전설이다>에서 그가 보
[현지보고] 지구 최후의 사나이, 희망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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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한국인이 해외에서 한국영화를 홍보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할 것이다. 요즘 같이 한국 영화계가 힘들 땐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한국영화를 어떤 방식으로 홍보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한국이나 한국 문화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미국 중서부에 사는 평범한 남자 고등학생을 한번 떠올려보자. 그는 대체 어떤 방식으로 생애 첫 한국영화를 접하게 될 것인가.
가장 좋은 방법은 해외 마케팅을 여러 가지 단계로 나누어 생각해보는 것이다. 사실상 한국 영화인들이 통제할 수 있는 건 그중 첫 번째 단계뿐이다. 그 첫 번째 단계란, 국제적인 영화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것이다. 한국영화를 구입해서 자국 내에서 개봉하거나 영화제에서 소개하는 소규모 혹은 대규모 배급업자들이 주요 타깃이다. 이런 배급업자들과 접촉을 시도하기 위해 한국영화 세일즈 회사들은 선전용 자료를 만들고, 영화제에 부스를 세우고, 필름마켓과 영화제 상영을 준비하며,
[외신기자클럽] 천 개의 평론보다 한 마디 입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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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0회를 맞이한 유럽영화상이 이번 시상식을 통해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지난 12월1일, 어둡고 을씨년스런 베를린 동쪽 외진 트렙토우에서 올해로 스무 번째를 맞는 2007년 유럽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잔 모로, 에마뉘엘 베아르, 줄리 델피 등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예년과 마찬가지로 행사 진행은 매끄럽지 못하고 어색했으며, 장 뤽 고다르가 유럽영화상 평생공로상을 거절한 것도 올해 영화제의 커다란 흠 중 하나다. 물론 고다르는 “내 자신이 뭐 그리 큰 공로를 세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스스로를 비판하며 공로상을 거절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유럽영화상의 위상에 대해서 석연치 않은 기운을 남기고 있는 건 사실이다.
유럽영화상은 지난 1988년 유럽 영화인들이 할리우드의 오스카 시상식에 대적하기 위해 합심하여 만들었다. 유럽인들이 뭉쳐서 자기 색깔을 한번 내보겠다는 것이었다. 초대 의장은 올 여름 작고한 잉마르 베리만 감독이었고 현재 의장은 빔 벤더스
[베를린] 유럽영화상은 20년째 자리찾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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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 신작, 2008년 12월 개봉
제임스 카메론이 만든 <아바타>의 3D 세계가 움직이는 박물관 유물들에 개봉일을 양보했다. 2008년 5월로 결정됐던 <아바타>의 개봉일이 12월로 연기되며 그 자리에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속편이 들어온 것. 벤 스틸러가 출연한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2006년 연말에 개봉해 흥행을 기록한 가족영화다. 이십세기 폭스는 상반기 최대 휴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만난 <박물관이 살아있다2>와 개봉시점을 연기해 더 많은 3D 스크린을 확보한 <아바타>, 두 영화 모두 상생하는 개봉 전략이라고 말했다.
2008년 베를린영화제 경쟁작 일부 발표
2008년 2월7일 막을 여는 베를린영화제가 경쟁작 8편을 미리 발표했다. 납치돼 9년 동안 감금당한 두 아이에 대한 <가든 오브 더 나이트>(데미안 해리스), 독일에서 일본으로 꿈을 찾아가는 남자의 이야기 <체리 블로섬
[해외단신] 제임스 카메론 신작, 2008년 12월 개봉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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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보면 기쁨도 두배~! 혼자 영화를 보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함께 보는 것이 영화 관람의 즐거움을 높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시카고대학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 ‘Consuming with Others’에 따르면, 관객은 영화를 보는 동안 서로의 반응에 점차적으로 동화되며, 이러한 감정의 공유가 결과적으로 해당 작품에 대한 평가 역시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대학은 참가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똑같은 영화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심리실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 그룹은 영화를 홀로 감상하고, 두 번째 그룹은 영화를 다른 이들과 함께 보되 서로의 표정을 살필 수 없도록 칸막이를 설치했으며, 마지막 그룹은 다수의 관객이 개방된 공간에서 영화를 보도록 했다. 모든 참가자들은 소형 컴퓨터로 그때그때 자신의 감정을 입력하도록 지시받았다. 조사 결과, 영화를 개방된 공간에서 함께 본 참가자들은 기분이 좋아질 때 함께 좋아지며, 나빠질 때 함께 나빠지는 등 영화 체험이 일치된 곡선을 그
[What's Up] 즐거움은 나누면 두배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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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 텍사스를 배경으로 하는 스릴러거나(<노 컨트리 포 올드멘>(No Country for Old Men)), 20세기 초 석유왕을 통해 엿보는 아메리칸드림(<데어 윌 비 블러드>(There Will Be Blood))이거나. LA, 뉴욕, 워싱턴, 보스턴의 비평가협회와 전미영화평론위원회(National Board of Review, NBR)가 수상작을 발표했다. 가까이는 골든글로브(2008년 1월13일), 멀리는 오스카(2월24일)까지 이어지는 미국 수상 시즌의 막이 오른 셈이다. 대도시의 비평가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서로의 비슷한 감식안을 확인했고, <노 컨트리 포 올드멘>과 <데어 윌 비 블러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지난 11월21일 미국 개봉한 <노 컨트리 포 올드멘>은 “<파고> 이후 코언 형제의 최고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뉴욕과 보스턴, 워싱턴 평론가들과 NBR로부터 최우수 작품상을
비평가가 인정한 영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