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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브루스 리가 온다. 10일 오후 2시30분 그랜드 호텔 6층 에메랄드홀에서 중국 JA미디어의 투자자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JA미디어의 컨텐츠 관련 프로듀서이기도 한 관금붕은 자신의 차기작이자 이소룡에 관한 전기영화인 <브루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그는 “이소룡의 남동생인 로버트 리가 쓴 전기에 기초하고 있다”며 “그 남동생과 전기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던 이소룡의 부인 린다 리와 딸 섀넌 리의 입장도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 말했다. 1억 위안 예산의 대작이 될 <브루스>는 내년 크랭크인해서 2009년 개봉이 목표다.
관금붕, 이소룡 전기영화 <브루스>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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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걸 잃어본 적 있어?” <백야>의 남자 주인공은 혼잣말을 하듯 옆에 있던 이에게 묻는다. 야니크 요한센의 영화에서 등장인물은 모두 소중한 걸 지키지 못해, 혹은 소유하지 못해 방황한다. 단편 <오프 트랙>에서 여자는 짝사랑하는 경찰관의 관심을 얻기 위해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시키고, 장편 <암흑>에서 남자는 여동생을 지켜줄 수 없었기에 모든 것을 뒤로 하고 그녀의 죽음을 밝혀내려 한다. 이는 요한센 감독 개인의 과거사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여동생의 자살을 계기로 가족이 흩어지고 무너지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때문에 시나리오 작가 토마스 옌센이 <백야>의 스크립트를 보여주었을 때, 요한센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백야>는 용서를 비는 일과 용서하는 일, 그리고 죄책감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아직 모든 상처가 아물지는 않았다”고 그는 말한다. 대신 자신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풀어내며 아픈 마음을 달랠 뿐이다.
라르
10년을 건넌, 평생의 영화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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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다. 이 영화들을 정말 배우를 기용해 로케이션 촬영을 했다고? 올해 부산영화제에 동시에 초청된 브리얀테 멘도사 감독의 <새총>과 <입양아>는 핸드헬드 기법으로 빈민가 군중의 일상을 거칠게 추적한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다큐멘터리라고 해도 믿을 만큼 사실적인 이 작품들은 실제 빈민가에서 그곳의 주민들을 동원해 찍었으리라는 추측과는 달리 전문 배우들을 캐스팅해 연출해낸 것. 멘도사 감독은 “그게 내가 영화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나는 현실을 영화 속에 옮기고 싶다. 인공미를 완전히 배제시킨 채.” 프리 프로덕션은 치밀한 계획 아래 공들여 진행시키는 대신 촬영은 10일 남짓한 기간 내에 재빨리 마무리 짓는 감독의 스타일 때문일까. 역동성 있는 카메라 워크, 에너지로 충만한 화면 등에서 같은 감독의 작품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지만 두 영화의 어조와 분위기는 또 눈에 띄게 다르다. <새총>이 사기와 강도 행각, 죽음으로 점철된 빈민가의 대혼란을 다
현실을 보여주고 싶다, 인공미는 완전히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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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야의 결혼> Tuya’s Marriage
왕취엔안 | 2007년 | 96분 | 35mm | 중국 | 아시아 영화의 창 | 16:30 | CGV5
오늘날의 중국은 온갖 사라져가는 것들의 무덤과 같은 곳이다. 동시대 중국의 젊은 감독들이,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속도로 진행되는 산업화와 자본주의화에 대해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하며 미학적인 정당성까지 인정받은 (생물학적 나이는 젊지 않지만, 영화 경력으로는 젊은 편에 속하는) 왕취엔안 감독은 그중에서도 중국의 소수민족, 몽골의 유목민에 눈길을 돌렸다. 오직 생존만이 최고의 덕목이고 윤리인 그곳, 잊혀져가는 문화에 매료된 감독은 자신의 세 번째 장편에서 효율적이고 솔직한 그들의 삶의 태도를 전달한다. 목숨을 걸고 우물을 파던 남편이 불구가 된 뒤, 두 자식과 자신은 물론 지금의 남편까지 책임져줄 두 번째 남편을 찾기 위한 투야의 고군분투를 바라보는 그의 카메라는 늘
정감어린 유목민들의 유머 <투야의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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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영화산업을 책임지는 관료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10일 오전 열린 AFCNet(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 총회에서 각 회원국들은 2008년 10월11일부터 13일까지 ‘아시아-태평양 영화영상산업 정책 책임자 대회’를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총회에서 AFCNet 의장인 박광수 부산영상위원회 위원장은 “북미나 유럽에 비해 아시아는 정치, 사회적 차이만큼이나 정책 또한 차이가 난다”면서 “아시아 영화산업의 표준화 가능성과 각 도시, 국가의 산업정책을 진단하기 위해 이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아태지역 영화영상 정책 책임자 내년에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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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7시 상영될 예정이었다가 취소된 누리 부지드 감독의 <만들기 두려운 영화>의 11일 상영이 예정대로 진행된다. 10일 상영이 취소된 것은 해외통관 문제로 인해 튀니지에서 사전 약속된 날짜에 필름을 보내지 못했기 때문. 환불은 12일 폐막일까지 임시매표소에서 가능하며(수수료 없음), 두 번째 상영일인 11일 오후 7시 상영(부산극장 2관)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만들기 두려운 영화> 오늘은 상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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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여왕과 베니스의 여왕이 만나다!
전도연과 강수연이 지난 6일 부산 해운대 피프 빌리지 야외 무대에서 만나 '오픈 토크'에 참석했다.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강수연과 <밀양>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의 만남은 부산국제영화제 최대 화제로 떠올랐다.
이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많은 취재진과 관객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로의 연기력에 대한 찬사와 애정이 넘치는 덕담을 아끼지 않은 두 사람.
한국영화의 든든한 버팀목인 이들 월드스타의 만남을 영상에 담았다.
동영상을 보시려면 '동영상 보기' 버튼을 누르세요.
[PIFF2007] 전도연 · 강수연 ‘칸과 베니스의 여왕’이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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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구> Blood Brothers
알렉시 탄 | 2007년 | 95분 | 35mm, 컬러 | 대만, 홍콩 | 오픈 시네마
<천당구>는 오우삼의 <첩혈가두>(1990)의 리메이크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더구나 <Blood Brothers>라는 영어 제목은 오우삼이 과거 조감독으로 참여했던 장철 감독의 <자마>(1973)의 영어제목이기도 하다. <첩혈가두>와 <자마> 모두 옛 우정의 파괴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천당구>와 맞닿아 있다. 아봉, 대강, 소호는 출세를 꿈꾸며 상하이로 간다. 거대한 파라다이스 클럽에서 일하게 된 그들은 암흑조직에 얽혀들면서 점차 우정이 깨져가기 시작한다. 대강은 조직에 빠르게 적응하며 난폭해져가고 그를 쳐다보는 친동생 소호와 아봉의 마음은 그럴수록 불길해진다. 또한 아봉은 보스의 오른팔인 마크가 보스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동시에 보스의 정부
할리우드 고전 필름누아르 <천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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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야키 웨스턴 장고> Sukiyaki Western Django
미이케 다카시 | 2007년 | 121분 | 35mm | 일본 | 미드나잇 패션
하긴 불가능한 게 뭐가 있겠는가. 마카로니 웨스턴이 영웅적인 앵글로 색슨들의 서부극을 비정한 라틴식 개싸움으로 바꾸어놓은 지 어언 40여년이 흘렀다. 이제는 스키야키 웨스턴이나 카레 웨스턴 혹은 김치 웨스턴도 나올 때도 된 모양이다. 마침 한국의 김지운 감독이 만주에서 김치 웨스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만드는 동안, 일본의 미이케 다카시는 장르의 재료들을 마구잡이로 끌어와서는 푸짐한 스키야키(すきやき: 일본식 소고기 전골요리) 웨스턴을 만들어냈다. 다이라 가문과 미나모토 가문이 대립했던 12세기 건페이 전쟁의 시대, 전설의 황금이 묻혀 있다는 산골마을 유타에 라이벌 갱단인 ‘겐지’와 ‘헤이케’가 찾아온다. 카우보이 모자와 권총을 쥐고 무사도를 논하는 두 갱단 멤버들은 마치 코스프레처럼 붉은색과 하
달려가는 롤러코스터 <스키야키 웨스턴 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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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 TV에는 낯익은 얼굴이 종종 등장한다. 할리우드 영화에도 반가운 이들이 속속들이 캐스팅되고 있다. 드라마 <로스트>의 김윤진과 대니얼 대 김,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의 산드라 오, 드라마 <히어로즈>의 제임스 기선 리, <디스터비아>의 아론 유, 드라마 <배틀스타 갤럭티카>의 그레이스 박, <해롤드와 쿠마>의 존 조, <007 어나더 데이>의 윌 윤 리, <패스트 & 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의 레오나르도 남, <베터 럭 투모로우>의 성강. 그중에서도 근래 더욱 인상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는 3명의 한국계 미국 배우가 제12회 부산영화제를 찾았다.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발족된 아시아 연기자 네트워크(Asia Pacific Actors Network, 이하 APAN) 혹은 영화제 상영작 <웨스트 32번가>가 계기가 돼 부산행이 성사된 대니얼 대 김, 존 조
국경없는 배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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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대표 배우들을 소개합니다.’ 10월9일 오후 1시부터 60분간 그랜드 호텔 컨벤션홀에서 ‘스타서밋아시아 커튼콜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아시안필름마켓의 일부인 스타서밋아시아는 아시아 영화의 합작 활성화를 위해 그 주축이 될 배우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섹션이라고 할만한 커튼콜은 이번 영화제의 공식 상영작이나 마켓 스크리닝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 가운데 합작영화에 출연할 가능성이 있거나 출연한 경험이 있는 이들을 선정해 그들의 경력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2회째를 맞은 이 행사에는 태국의 아난다 에버링험, 일본의 후지와라 타츠야, 미국의 존 조, 한국의 임수정과 조인성, 중국의 위난이 참가해 수많은 취재진의 플래시 셰례를 받았다. 특히 등장했을 때부터 큰 함성을 자아냈던 조인성은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배우들과 부산에서 한자리에 모여 영광스럽다”고 참가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박광수 아시안필름마켓 운영위원장은 “작년에 처음 열리면서 좋은 반응을
아시아의 대표 스타로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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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9일 오후 5시 해운대 그랜드 호텔 2층 중문홀에서 Co-production PRO의 일환으로 ‘아시아공동제작 사례연구’ 컨퍼런스가 열렸다. 나비픽처스 김성수 공동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컨퍼런스에는 영화 <적벽>의 총괄 PD인 테렌스 창, 홍콩 옥토버픽쳐스의 다니엘 유, <집결호>의 한국측 PD인 이치윤씨가 패널로 참여해 한중 영화계의 협력과 공동제작 시스템에 대해서 다양한 논의를 나눴다. 이날 패널들이 입을 모아 강조한 것은 다국적 스탭들간의 문화적인 차이와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를 하루 빨리 해결하는 것. 이치윤 PD는 <집결호>의 경험을 사례로 들며 “직무에 대한 양국간의 정의가 다를 수 있으므로 사전에 조율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고, 테렌스 창은 “스탭들을 직위가 아니라 국가의 경계로 나누는 지금의 행태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니엘 유는 “<적벽>은 다섯 국가의 회사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런 합작의 장점은
테렌스 창 프로듀서, 아시아공동제작의 걸림돌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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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단 아돌프슨과 제윤 최를 기다리는 동안 인터뷰룸에서 이들의 프로젝트를 홍보하는 짧은 영상을 봤다. "제윤의 시나리오는 훌륭합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도 제작 가능한 내용이기 때문이죠." (제윤의 멘토, 김형준 다인필름 대표) 그의 지적이 맞다. 나단과 제윤의 장점은 어떤 틀이나 전형성에 구애받지 않는 데에 있다. 그들이 한국과 미국, 그 어느 쪽에도 얽매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나단과 제윤은 영화진흥위원회가 주관하는 FDL(Filmmakers Development Lab)의 지원을 받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FDL은 한국영화 글로벌 기획·개발 워크숍 프로그램으로, 매년 영어로 된 5개의 프로젝트를 선정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작품의 제작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 나단 감독의 프로젝트인 <모델 아메리칸>은 한국 깡패가 미국의 시골로 가서 고생하는 과정을 다룬다. 제윤 감독의 프로젝트명은 <그랜드 아일랜드>. 한 남자가 모든 꿈이 이뤄지는 섬에
내일을 이끌 미래의 감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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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시작한 지 20분쯤, 카드리 크뢰우사르 감독은 카메라를 꺼내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질문을 던지는 기자보다 궁금한 게 더 많아 보였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촉수를 세우고 있는 것 같았다. 이번에 그녀가 부산에 들고 온 영화 <마그누스>도 주변에서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한 작품. “친구의 친구와 이야기하며 충격을 받았던 에피소드”를 영화의 시작으로 삼았다. 그녀의 장편 데뷔작 <마그누스>는 끊임없이 자살을 시도하는 아들과 이를 냉정하게 받아들이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그녀는 “자식의 교육보다 자신의 성공을 중요시하고, 사랑없이 아이를 방치하는 요즘 세태에 경고하는 의미”로 이번 작품을 만들었다.
에스토니아 출생으로 문학을 전공하고, 소설가로 더 유명한 크뢰우사르 감독은 다음 작품으로 다시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영화는 “노트북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소설보다 더 어렵”지만 “문자나 소설이 전하지 못하는 분위기를 표현할 수 있는 데 매력을 느낀다
<마그누스>의 카드리 크뢰우사르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