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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어로 ‘빛을 비추다’, ‘계몽하다’는 뜻의 ‘일루미나타’는 극중 펼쳐지는 연극의 제목이자 그 연극 속 여주인공의 이름이다. <맥>으로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감독 겸 배우인 존 터투로의 두 번째 연출작인 이 영화는 극작가 투치오의 새 연극 <일루미나타>의 첫 공연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다. 20세기 초, 미국 동부의 어느 극장. 투치오(존 터투로)는 극작가로 그리 유명하지 않지만 현명하고 아름다우며 명망있는 배우 레이첼(캐서린 보로위츠)의 사랑을 분에 넘치게 받고 있다. 연극 <루스티카나>가 공연되던 중 주인공을 맡은 배우 피에르(매튜 서스맨)가 졸도해 공연이 갑자기 중단되자 투치오는 무대에 올라 다음 프로그램은 <일루미나타>가 될 것이라고 선포한다. 문제는 극장주가 큰 수익을 거둬들이지 못할 <일루미나타> 대신 입센의 <인형의 집>을 공연하고 싶어한다는 것. 좌절한 투치오가 교태 넘치는 왕년의
결국 승리하고 마는 사랑의 힘 <일루미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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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장난감이든 토해놓는 거대한 만능 백과사전. 팔딱거리는 진짜 물고기로 장식된 모빌. 안아달라며 두팔을 벌리는 수줍은 헝겊인형. 미스터 마고리엄(더스틴 호프먼)이 운영하는 장난감 가게는 온갖 진기한 물품으로 가득하다. 물론 이들 장난감이 발휘하는 마법이란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서도 언급되는, “10만프랑짜리 집을 보았어요”라고 말해야만 “참 좋은 집”이라고 외치는 어른들에겐 보이지 않는 종류의 것들이다. 그러나 윌리 웡카의 초콜릿 공장만큼 볼거리가 많은 마고리엄의 장난감백화점에는, 이상하게도 아이는 물론이고 어른들마저 다리를 들썩이게 만드는 흥겨움이나 즐거움의 감정이 빠져 있다. 화려하나 생기를 잃은 이곳의 풍경은 영화 전체의 색채를 묘하게 반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243살에도 여전히 천진한 마고리엄은 어느 날, 자신의 최후를 직감한다. 이탈리아의 작은 구두 가게에서 평생 신기 위해 여러 켤레를 샀다는 구두도 다 닳아 지금 신고 있는 것이 마지막이다. 장
크리스마스용 가족영화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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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모로 봐도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다. 남편 벤자민(데이비드 듀코브니)과 아내 한나(릴리 테일러)는 사이가 더없이 좋고, 고등학생인 딸 사만다(올리비아 설비)는 그 시절의 청소년들이 그렇듯이 이유없는 약간의 반항심을 드러내며 살고 있다. 갑자기 차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 그랬다. 한나와 사만다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사만다의 영혼은 세상을 뜨고 딸의 몸속으로 한나의 영혼이 들어간다. 사고의 충격에 빠져 있던 벤자민은 불가사의한 빙의 현상에 당황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인정하면서 살아가려고 애쓴다. 하지만 딸의 육체 안에 들어가 있는 아내, 그 아내와 같이 사는 남편에게는 이런저런 갈등과 헤프닝이 벌어진다.
<더 시크릿>은 히로스에 료코 주연의 일본영화 <비밀>의 리메이크작이다. 뤽 베송이 제작을 맡았고 <크로우2> <여왕 마고> 등에 출연했던 배우이자 감독을 겸하고 있는 뱅상 페레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이 영화에서 일단 반가운 건, 우리에
초자연 멜로드라마 <더 시크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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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가 있다. 온 가족을 고급아파트에서 부양하면서 주일마다 미사를 드리고 명절마다 할렘의 빈민층에 기부하는 프랭크 루카스(덴젤 워싱턴), 그리고 마약쟁이 친구에 여색이 심하며 아이를 만날 기회마저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이혼남 리치 로버츠(러셀 크로). 전자는 1970년대 뉴욕의 마약계를 호령했고, 후자는 뉴욕 경찰 대부분이 연루됐던 마약사업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데 투신했다. 이윤추구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가족조차 믿지 않는 프랭크와 외모나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게 청렴한 리치의 공통점은 단 하나, 직업의식이다. 흔한 편견을, 역시나 명백한 대조법으로 돌파하는 두 캐릭터의 매력적인 대비가 <아메리칸 갱스터>의 메인 재료라면, 베트남전과 흑인민권운동과 미국식 자본주의 등 들끓던 시대의 어둑한 초상은 최고급 향신료. 전통의 우아함을 강조하는 까다로운 미식가와 스타일과 화려함에 열광하는 신세대를 함께 만족시킬 메뉴다.
사실 이 방면의 대가는 차고 넘친다. 두편의 <
믿음직스런 장르물 <아메리칸 갱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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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당선자가 정해졌다. 말 많고 탈 많던 그분이 되셨고 머지않아 운하의 첫삽을 뜰 것이다(Oh! No!). 역대 최악의 투표율이라고 하지만 60% 넘는 투표율에 1천만 넘는 표로 당선됐으니 국민이 그분을 원했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영화로 치면 작품성에 대해 이러니저러니 말이 많아도 1천만 관객이 몰려드는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그분은 이번 영화에서 ‘정권교체’와 ‘경제’라는 두 마리 이무기의 화려한 변신을 보여줬다. 청계천에서 태어난 이무기들은 몇번 꿈틀거리더니 한반도 대운하를 칭칭 휘감은 두 마리 용이 되었다. 개천에서 용났다는 말이 그래서 생긴 걸까. 놀라운 특수효과에 다들 할리우드 못지않은 기술력이라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물론 이 영화의 치명적 약점은 서사의 미스터리가 끝까지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BBK라 부른 미스터리 플롯의 심각한 결함에 대해 영화깨나 본다는 사람들은 모두 목청 높여 나무랐다. 하지만 그분의 영화는 굉장한 볼거리가 있다는 게 중요하지 미스터리 따
[편집장이 독자에게] 2007 대선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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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민은 바쁘다. 제17대 대통령 선거일인 12월19일 오후 4시30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이미 3개의 인터뷰를 해치운 뒤였다. 1인 록밴드 ‘올라이즈밴드’ 뮤지션 우승민은 2001년 첫 음반을 낸 뒤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다 올해 초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나오면서 2007년 버라이어티쇼계의 최고 ‘신인’으로 떠올랐다. 알려진 것처럼 그는 올 초 강호동을 통해 팬텀엔터테인먼트와 매니지먼트 계약도 맺었다(강호동 소속사). 우승민은 최근, 군대 간 남자친구들을 기다리는 네 커플의 이야기 <기다리다 미쳐>에서 부산 출신의 늦깎이 신참 ‘허욱’ 역으로 출연했는데, 사실 이 영화가 그를 캐스팅할 무렵에 우승민은 지금과 같은 조명 세례 속에 있지 않았다. <기다리다 미쳐>쪽이 운이 좋은 건가?
“쌉니다. 진짜 쌉니다.” 억센 부산 사투리로 우승민은 자신의 몸값이 겁나게 싸서 케이블채널 <M.net>의
[우승민] “감독님한테 내 안 쓰믄 후회할 거라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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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 완구 장인의 혁신적인 놀이법
[정훈이 만화]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 완구 장인의 혁신적인 놀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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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 시리즈의 프로듀서이자 밴가드애니메이션(Vanguard Animation)의 대표인 존 H. 윌리엄스가 한국을 찾았다. 현재 밴가드애니메이션에서 제작 중인 3D애니메이션 <스페이스 침스>(Space Chimps)의 한국쪽 제작 파트너를 찾기 위해서다. 한국에는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라는 그는 인터뷰가 시작되기도 전PMP를 꺼내 <스페이스 침스> 데모 영상을 보여주었고, <베오울프>와 같은 3D영화에 대한 한국 관객의 반응을 묻는 등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했다.
-애니메이션 제작 파트너를 찾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들었다.
=<스페이스 침스>라는 3D애니메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세명의 침팬지가 주인공인데, 이들이 우주비행사로 외계 행성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모험담을 그리는 작품이다. 한국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공동제작을 하고자 왔고, 몇몇 회사들과 미팅을 가졌다.
-왜 한국을 생각했나.
=애니메이션 제작 기반이 잘 잡혀 있는
[스폿 인터뷰] “기술만을 위해 한국에 온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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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액션, 100% 싸움판.”
이것이 <짝패>의 프랑스판 DVD 표지를 장식하는 문구다. 프랑스 내 한국영화시장은 둘로 나뉘어져 있는데, 영화관 개봉을 위한 작품 시장과 DVD로 직수입되는 작품 시장이다. 각 시장은 서로 다른 관객층을 겨냥한다. ‘영화관용’ 작품이 일반적으로 불어자막만 사용하는 반면에 DVD용 작품에는 불어더빙 버전도 준비돼 있다. 또한 “아시아의 새로운 폭탄”이라는 말이 겉표지에 명시돼 있는데, 이것은 한국영화가 선택받은 인텔리를 위한 영화라는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이다. <짝패>를 일본 만화, 동양무술, 비디오게임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에게 이미 친숙해져 있는 일본·홍콩 영화권에 끼워넣으려는 것이다.
이 작품을 그냥 지나쳐버린 프랑스 언론들은 한때 잉마르 베리만의 작품 <모니카와의 여름>을 포르노 전용극장에서 보던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은 모양이다. 이제 프랑스영화 애호가들은 주옥같은 명작을 찾아 DV
[외신기자클럽] “어차피 잘 안 풀릴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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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수도이자 북인도를 대표하는 도시 델리에서 남인도산 영화의 개봉 횟수가 잦아지고 있다. 이 영화들은 델리에 거주하고 있는 200만명 이상의 남인도인들을 주요 관객층으로 하고 있는데 개봉 방식이 참으로 독특하다. 영화의 개봉은 극장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남인도 문화단체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남인도영화 중 특히 텔루구지역 영화의 활동이 가장 눈에 띈다. 텔루구영화는 델리에서만 3곳의 텔루구 문화단체에 의해서 상영되고 있는데 대강당, 쇼핑몰 등에서 정기적으로 상영회가 열린다. 말라얄람과 칸나다지역 영화는 수요가 적어 무료상영을 하고 있지만 텔루구영화는 일반 극장 입장료의 7배에 달하는 500루피(1만2500원 정도)의 입장료를 내고도 표를 구하기가 힘들 만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텔루구어로 제작된 영화(텔루구어로 더빙된 영화까지 포함)는 웬만한 발리우드영화보다 흥행수입이 더 안정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고향의 음식 없이는 살 수 있
[델리] 델리에 부는 남인도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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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호, 4년 연속 500억엔 수입 돌파
일본의 대형 스튜디오 도호가 4년 연속 극장 수입 500억엔을 돌파했다. 2007년의 성과는 11월 집계된 수치로 확실시됐는데, <히어로> <올웨이즈 3번가의 석양 속편> <연공 코이조라> 등이 1위로 개봉해 수주 동안 흥행한 것이 유효했고, <후지TV> 등 방송사와의 합작도 좋은 시청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도호에서 개봉한 25개 타이틀 중 20편이 10억엔 이상의 수입을 냈다. 2008년에는 29편을 개봉할 예정이며 수입은 600억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진가신 감독 <명장> 개봉 첫주 흥행
진가신 감독의 신작 전쟁영화 <명장>이 아시아 5개 지역에서 개봉 첫주 상위에 랭크됐다.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가 출연하는 <명장>은 청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전장의 세 남자를 그린 영화. 중국에서 122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2007년 자국영화 개봉작 중 최고 기록
[해외단신] 도호, 4년 연속 500억엔 수입 돌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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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의 유혹은 포르노 동영상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한번쯤 인터넷 포르노 사이트를 기웃거린 사람들이라면 흐른 침을 주워담기도 잠시, 아래의 결제 버튼을 관조하며 좌절한 경험이 종종 있을 것이다. 이른바 포르노 UCC, 그러니까 인터넷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프리 비디오 서비스가 기존의 포르노 비디오 산업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지난 12월16일자 <가디언>에 따르면 130억달러 규모의 시장이었던 포르노그래피 산업이 유튜브와 유사한 YouPorn, PornoTube 등 포르노 UCC의 아마추어 성인 동영상에 계속 잠식당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YouPorn는 이미 <CNN> 홈페이지의 히트 수를 누른 것은 물론 매달 1500만명 이상의 신규 가입자가 생겨날 정도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데, 인기 UCC의 경우 수백만 히트를 자랑할뿐더러 감상 뒤 5단계로 점수를 매길 수도 있다.
이들 사이트는 기존의 포르노 비디오 산업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더 많은 문제점에 노출돼
[What's Up] 포르노도 UCC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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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톤먼트> <찰리 윌슨의 전쟁> <노 컨트리 포 올드멘> <스위니 토드> <마이클 클레이튼>. 2008년 1월13일 개최될 제6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웃을 가능성이 높은 주요 영화들이다. 지난 12월14일 발표된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작 중 최고의 기대작은 드라마 부문 작품상, 각본상, 감독상, 남녀주연상, 여우주연상, 영화음악상까지 총 7개 부문에 후보로 선정된 <어톤먼트>. 이언 매큐언의 동명 소설을 옮긴 작품으로 <오만과 편견>의 조 라이트가 감독하고 키라 나이틀리, 제임스 맥어보이 등이 출연했다.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을 비롯해 5개 부문 후보인 <찰리 윌슨의 전쟁>이 뒤를 쫓고 있으며 나머지는 각각 4개 부문에 지명됐다.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은 병든 아버지를 함께 돌보는 남매가 주인공인 <야만인들>(The Savages)과 <찰리 윌슨의 전쟁>으로 각각 뮤지
골든글로브의 주인은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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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요금이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5월,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람료 인상 추진설과 지난 7월 영화발전기금 징수시행에 앞서 불거진 극장요금 인상 논란에 이어 올해로 세번 째다. 7천원을 극장요금의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네티즌들은 여전히 반발하고 나섰지만, 이번 논란은 지금껏 극장요금 인상을 제기하던 극장이 아니라 영화 제작자들쪽에서 먼저 제기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제작자들은 요금인상으로 인해 극장관객 수가 줄어든다면 그것마저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극장요금 인상을 우려하는 것은 관객들만이 아니다.
지난 12월17일, 한국영화제작가협회를 비롯해 한국영상투자자협의회, 한국영화산업노동조합 등 7개 영화단체는 영화인회의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영화산업의 미래를 위한 제안’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이 제안에서 영화인들은 “불법복제, 불법 다운로드를 통한 영화의 유통이 근절되어야 한다”는 것과 함께 “현재의 관람요금 구조로는 도저히 손익분기점을
[쟁점] 티켓 값이라도 올려주시면 안될깝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