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오시이 마모루 / 황금가지 펴냄
<공각기동대> <인랑>을 연출한 오시이 마모루가 쓴 장편소설. 이연걸 주연의 <키스 오브 드래곤>의 크리스 나혼이 감독하고 전지현이 주연 사야를 맡은 영화로 제작되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주인공은 미와 레이(이 이름은 오시이 마모루의 대학 시절 필명이기도 하다). 전공투 활동이 극에 달했던 1969년 4월28일, 고등학생 활동가 레이는 시위 대열을 이탈했다가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된다. 전형적인 여고생의 교복을 입은 한 소녀가 커다란 일본도를 들고, 형형한 눈빛을 빛내고 서 있었던 것. 외국인 남자 두명이 사야라고 불린 여고생과 같이 있었는데, 레이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구급차에서 깨어난다. 그날 이후, 레이는 피를 빨린 채 죽음을 맞는 학생들의 연쇄살인사건에 휘말린다.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는 전공투 세대였던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젊은 날을 배경으로 하는
오시이 마모루의 살아 있는 시체 미학
-
<더티 잡>
크리스토퍼 무어/ 민음사 펴냄
죽음 앞에서 크게 한번 웃어보시라. <더티 잡>은 한 전형적인 소시민이 우연찮게 죽음의 사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유머로 조리해낸 작품이다. 찰리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중고품 가게를 운영하는 평범한 남자. 하지만 아내가 딸 소피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숨을 거둔 뒤, 그의 삶은 불길한 방향으로 꼬이기 시작한다. 노트에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이 저절로 나타나는가 하면, 그 사람들이 하나같이 며칠 뒤에 죽음을 맞이하는 것. 찰리는 자신이 죽어가는 이들의 영혼을 수거해 원활한 윤회를 돕는 “더티 잡”에 채용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식료품 점원이 뱀파이어에게 반하는가 하면, 예수의 어릴 적 친구가 부활해서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는 등 그간 허무맹랑해 보이는 설정을 솜씨있는 유머로 가공해냈던 크리스토퍼 무어는 <더티 잡>에서도 특유의 장기를 발휘한다. 하수구에서 은밀히 지상 진출을 도모하는 죽음
윤회를 돕는 유쾌한 데스 노트
-
<무엇이든 대답해주는 질문상자>
다니카와 슌타로 / 이레 펴냄
이런 상자가 정말 있다면 좋겠다. <무엇이든 대답해주는 질문상자>는 일본의 유명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가 인터넷 신문 <호보일간 이토이 신문>에 연재한 코너를 묶은 책으로 아이, 주부, 학생, 소설가, 연예인,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보낸 질문에 대한 다니카와의 대답으로 구성됐다. “모든 나의 질문에 스스로 대답”하고 싶은 시인의 소망으로 시작하는 책 속 다채로운 질문들은 걸작 대답들과 짝을 이뤘다. 사람은 왜 죽냐는 어린 딸의 질문에 막막했던 엄마에게는 의미심장한 질문에는 말과 몸으로 함께 답해주라며 안아주기를 권하고, 부담없는 대화가 어렵다는 고민에 그 또한 개성이라고 위로한다. 남편 아닌 다른 남자로 걱정인 아내에게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소중한 일이라는 충고를 건넨다. 질문자와 독자를 모두 고려한 현답은 지혜롭고, 사인회 때 다른 사람 생
척척선생 다니카와씨에게 물어보세요
-
인터넷 게시판에 ‘도배질 금지’ 경고가 나붙을 정도로 욕을 먹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텐데 이 남자, 맷집 좋다. “시청자의 안티, 네티즌의 안티”를 자처한 KBS <개그콘서트> ‘2008 봉숭아학당’의 왕비호(윤형빈). 슈퍼주니어, 빅뱅 등 주로 아이돌 그룹을 골라 막말을 일삼던 왕비호는 “어이, 소녀시대! 노래도 좋고 연기도 좋은데… 니들 학교는 제대로 나가냐?”며 소녀시대 팬들을 자극하더니 “SS501은 무슨 청바지 이름이냐?”고 연타를 날렸다. 실시간 인기 검색어 1위에 등극한 한편 실시간으로 가장 욕을 많이 먹는 기록도 세웠다. 급등하는 게시판 악플에 대해선 “험한 말 한 것들, 다 초딩이지?”라고 이죽거렸다.
게시판이 후끈 달아올랐다. 맹렬한 비난이 쏟아지고, “봉숭아학당에서 왕비호 빼라”, “봉숭아학당 문 닫아라” 요구가 빗발친다. 왕비호 물만났다. 기하급수적 안티팬 확산의 꿈이 이토록 빨리 이루어질 줄이야. 아이돌 그룹 팬들의 유별난 스타 사랑을 자신에
[댓글로 보는 TV] 욕먹든 칭친받든, 반응이 있어야 성공?
-
-
“우리 결혼했어요~. ♡” 결혼식장에서의 경건한 맹세는 물론 아니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3월부터 선보인 코너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알렉스-신애, 앤디-솔비, 크라운 제이-서인영, 정형돈-사오리는 마치 초등학교 시절 짝을 배정받듯, “부부가 되어라”라는 제작진의 지령을 받아들였다. 일상의 영화화를 추구하는 알렉스와 ‘귀차니즘’의 진수 정형돈, 일방적으로 아내에게 끌려다니는 크라운 제이 사이에서 앤디는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신혼의 아기자기한 모습을 보이기에 충분한 캐릭터로 입지를 굳혔다. 앤디는 업어달라는 아내 솔비의 요구에 “몸무게 많이 나가지 않느냐”고 짓궂게 답하는 한편 얼굴 한가득 팩을 묻힌 채 귀여운 ‘하트춤’을 선보인다. 아이돌 그룹 ‘신화’의 막내 앤디는 더하고 덜할 것 없는 실제 모습 그대로 여심을 얻었다. “처음에 ‘가상결혼’이란 컨셉을 들었을 때 황당하기도 했고 어떤 식으로 이끌어가야 하나 걱정도 많이 했어요. 막상 촬영에 들어가보니 제작진은
[TV] 짓궂지만 귀여운 내 남편!
-
일시 4월 22일(화) 오후 2시
장소 코엑스 메가박스
개봉 4월 30일
이 영화
기센 아낙네들이 주도권을 잡은 한 마을, 떡장수를 하는 청년 강쇠(봉태규)는 밤일 제대로 못 하는 부실한 남자로 낙인찍혀있다. 동네 할멈(윤여정)과의 첫 관계에서 그 ‘정체’가 들통 난 뒤 주모(전수경), 봄이(서영)를 비롯한 온 마을 아낙네들의 놀림거리로 살아간다. 그런 그를 끝까지 보살펴 주는 사람은, 과거 그를 ‘부실남’으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한 형 강목(오달수)밖에 없다. 그런 한편으로 강쇠는 마을에 흘러들어온 한 여자 달갱(김신아)을 흠모하게 된다. 하지만 또 다시 형과 달갱이 혼인을 올리면서 좌절하게 된다. 그러다 한 도사(송재호)를 구해준 강쇠는 최강의 양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전해 듣고 실행에 옮긴다. 이후 소변으로 산불을 끄는 등 천지를 뒤흔드는 정력을 얻은 그는 동네 아낙들의 열렬한 구애에 시달리게 된다. 그럼에도 형수를 사랑하는 처지라 그의 마음은 늘 쓸쓸하다.
말말말
부실남 변강쇠 <가루지기> 첫 공개
-
<피노키오> <아기사슴 밤비>의 애니메이터 올리 존스턴이 4월14일 95살을 일기로 잠들었다. 초창기 디즈니의 전설적인 9인의 애니메이터 “나인 올드 멘”의 일원으로 꼽히는 존스턴은 43년간 활동하며 숱한 고전들을 창조했다. 피노키오의 코가 늘어나는 모습처럼 잊지 못할 장면들은 물론 <정글북>의 모글리, 아기사슴 밤비 등은 모두 그가 남긴 유산. <토이 스토리> <카>의 존 래세터 감독은 “나는 그에게서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는 방법을 배웠다. 존스턴은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애니메이터였다”고 추모했다.
[올리 존스턴] 디즈니의 장인, 숨을 거두다
-
“한국인들이여, 부디 오해하지 말아다오.” 신작 <스트리트 킹> 홍보차 한국을 방문한 키아누 리브스가 영화를 그저 영화로 봐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4월17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트리트 킹>의 초반부 한국계 미국인들에게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하고 폭력을 가하는 장면에 대해 “굉장히 느낌이 세고 터프한 장면인데, 한국인들이 이 내용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저녁 CGV용산에서 열린 레드 카펫 행사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키아누 리브스] 영화는 그저 영화로 봐주시길~
-
불멸의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의 미공개 섹스 비디오가 150만달러에 팔렸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1950년대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흑백 16mm 릴테이프에는 먼로와 얼굴이 보이지 않는 남자의 구강성교 장면이 찍혀 있다. 기념품 수집가 키야 모건이 소장하고 있던 15분짜리 영상은 뉴욕의 한 사업가가 비밀리에 사들였는데, 판매된 비디오는 복사본으로 원본은 FBI에서 기밀서류로 분류해 보관 중이다. 구매자는 비디오의 유통을 막기 위해 구입했으며 세간에 공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마릴린 먼로] 섹스 비디오, 150만달러에 낙찰!
-
지난 3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을 끌어모은 영화는 바로 <웰컴 투 슈티>다. 슈티란 프랑스 북부 지방 사람들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이제 슈티들은 프랑스에서 가장 귀여움을 받는 지방 사람들이 됐다. 코미디 영화감독 대니 분이 만든 이 작품은 몇주 사이 프랑스영화계에서 가장 큰 흥행작이 됐고, 빙산처럼 떠서 <타이타닉>의 2천만 관객동원 기록 돌파를 향해 둥실둥실 흘러가고 있다. 이렇게 계속 뜨다가는 <타이타닉>의 역사적 기록을 문제없이 깰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시대와 작품을 잘 연결해주고 있는, 그야말로 한눈에 반할 정도의 그런 작품을 접하고 있는 것이다.
<웰컴 투 슈티>는 프랑스 남부에 살다가 정반대에 위치한 전혀 매력없는 지역 노르 파드 칼레로 전임해온 한 우체국장의 모험을 그린다. 그는 북부 지역에 관해 온갖 선입견을 안고 부임해온다. 그는 북부 지방이 날씨가 엄청나게 추운 건 물론이고, 알코올 중독자가 많은데다가 탄광에서
[외신기자클럽] 한편의 코미디, 프랑스를 덥히다
-
영화계 노사가 역사적인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한 지 딱 1년 만에 다시 머리를 맞댄다. 영화산업의 임금협상 시즌이 시작된 것이다. 영화제작가협회(제협)와 한국영화산업노조(영화노조)는 4월18일 영화진흥위원회 회의실에서 2008년 임금교섭 첫 라운드를 열고 이번 협상의 쟁점을 확인했다.
올해 임금협상의 첫째 쟁점은 직급별 임금 가이드라인, 즉 최저임금액이다. 영화노조의 김현호 정책실장은 “지난해 협상 과정에서는 일주일 75시간 노동을 전제로 최저임금액을 산정했는데 실제로 적용해보니 예측했던 것보다 노동시간이 적었다.” 특히 <1724 기방난동사건>의 경우 일주일 노동시간은 50시간이었다. 결국 “촬영, 조명팀은 기존 임금보다 20∼30% 감소”(김현호 실장)하는 등 기존 작품당 계약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에 노조는 시간당 최저임금을 현재의 3770원에서 약 20% 인상된 4520원으로 올리는 등 전체적으로 15∼20%의 인상을 요구할 계획이다. 두
[문석의 취재파일] 그때라면 어땠을까
-
선량지수 ★★★★★
명랑지수 ★★
희망지수 ★★★☆
<다섯은 너무 많아>로 독립영화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던 안슬기 감독이 두 번째 독립장편영화 <나의 노래는>으로 돌아왔다. 구질구질하고 청승맞은 청춘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인상적인 이 영화는 질풍노도의 성장기를 다루지는 않는다. 영화는 가난하고 꿈도 없는 소년에서 무기력한 청년 사이를 사는 스무살 희철의 일상을 천천히 따라간다. 이 은근한 시선은 청년이 서서히 뿌리 깊게 삶에 안착하며 스스로의 품 속에 소박하나마 분명한 소망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 이어진다.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소년을 생활 청년으로 만들면서 영화는 이 나이 또래가 겪는 불투명한 미래에 실현 가능한 실천의 윤리를 제시한다.
할머니는 신앙에 빠져 있고, 아버지는 대책없이 무능한 철부지다. 가난한 살림에 고등학교 졸업 뒤 분식집에서 배달을 하는 스무살 희철(신현호)에겐 꿈이 없다. 목적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음식 배달을 하다 우
회색빛의 청춘들에 대한 관심 <나의 노래는>
-
자연 친화력 지수 ★★★★★
멜로 지수 ☆
눈물 날 확률 지수 ★★★★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영화에서 단순한 공간적 배경 이상의 역할을 해왔던 나라현의 유현한 숲은,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너를 보내는 숲>에 이르러서는 등장인물을 넘어서는 존재감으로 다가온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이 영화는 아내를 떠나보낸 한 남자와 아이를 잃은 한 여자와 그들을 품은 숲이라는 세 존재가 어우러진 1박2일의 기록이다. 그런데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 가족과 연인의 관계에 머물던 이전 영화들과 달리 이번에는 완전한 타인들의 만남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변화와 더불어 혈연과 애정으로 맺어진 관계에선 내장되었던 연민의 정서가 <너를 보내는 숲>에서는 폭발적인 에너지로 분출되고 있다. 감독은 이제 자신을 치유하는 데서 나아가 타인의 상처를 어루만지고자 한다.
아이를 잃고 남편과도 사이가 멀어진 마치코(오노 마치코)는 숲속에 자리잡은 요양원에서 노인
1박2일의 기록 <너를 보내는 숲>
-
성룡과 이연걸의 호흡 지수 ★★★★
유역비 매력 지수 ★★★★
이연걸의 1인2역 실력 ★★
감독이 백인이라고 섭섭해할 이유는 없다. 타란티노의 <킬 빌> 시리즈가 그해 동서양을 통틀어 최고의 쿵후영화였듯 롭 민코프 감독의 <포비든 킹덤: 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 역시 ‘최고’라 할 순 없어도 그에 버금가도록 귀여운 안간힘을 쓰는 영화다. 무엇보다 성룡과 이연걸을 동시에 캐스팅했다는 사실이 영화에 투입된 자본의 국적을 가리고 다국적 스탭 구성을 따져 묻는 수고스러운 작업 자체를 무력화한다. 코믹 쿵후의 창시자나 다름없는 성룡과 중국 본토에서 건너온 이연걸은, 이소룡 사후 홍콩 무협영화를 떠받쳐온 이름들이다. 게다가 <킬 빌>이 과거 쇼브러더스 스튜디오의 로고를 오프닝에 삽입하며 존경을 표했듯, <포비든 킹덤…>도 의외로 성룡과 이연걸 그 이전의 쿵후영화 전통에 오마주를 바치는 장면들로 시작한다. 옛 무협영화 포스터들의 조합으로 경쾌하게
성룡과 이연걸의 ‘꿈의 대결’ <포비든 킹덤: 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