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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가 간만에 예매순위 상위권에 포진했다. 정재영 주연의 <바르게 살자>와 이미연, 이태란이 출연한 <어깨너머 연인>, 그리고 박진희 주연의 <궁녀>가 모두 개봉 첫 주 예매순위 5위권안으로 진입했다. 현재로서는 <바르게 살자>와 <궁녀>가 약 30%의 예매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놓고 혈전을 벌이는 중이다. 맥스무비와 YES24에서는 <바르게 살자>가 1위를 기록했지만, 인터파크와 티켓링크에서는 <궁녀>가 1위를 지키고 있다. 제작사에 따르면 <바르게 살자>는 약 320개, <궁녀>는 약 370개 스크린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3,4위는 각각 밀라요보비치 주연의 좀비혈투극 <레지던트 이블3>와 <어깨너머 연인>이 차지했다. 에쿠니 가오리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어깨너머 연인>는 특히 여성관객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이고 있다. 맥스무비의 집계에 따르
<바르게 살자>와 <궁녀>, 예매1위를 놓고 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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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다이어리] <브레이브 원> 맞받아치는 것보다 용감한 것은?
[헌즈다이어리] <브레이브 원> 맞받아치는 것보다 용감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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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을 위하는 이명세감독님의 마음과, 강동원, 이연희의 아낌없는 배려가 눈부셨던 영화<M>의 기자회견 현장!!
강동원, 이연희, 공효진이 뽑은 명장면과
영화속 노래에 관한 이연희, 강동원의 솔직한 답변
이명세감독이 전하는 공효진을 캐스팅하기까지의 에피소드와
출연을 망설였던 공효진의 진솔한 인터뷰가 담겨있습니다.
동영상을 보시려면 '동영상 보기' 버튼을 누르세요.
화기애애 <M> 기자간담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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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07년 10월 17일(수) 오후 4시 30분
장소 용산CGV
이 영화
트럭 하나에 몸을 싣고 야채, 생선 장사를 하는 성찬(김강우)은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선시대 최고의 요리사인 대령숙수의 칼이 한 일본인에게서 발견되고, 그가 조상의 잘못을 사죄하겠다며 대신 그 칼의 적통을 찾는 요리대회가 열리게 된다. 하지만 5년 전 운암정의 대를 잇기 위해 제자들 중 한 명의 요리사를 선출하는 자리에서, 승리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봉주(임원희)에게 졌던 경험이 있는 성찬은 별 관심이 없다. 그러다 요리대회를 취재하는 열혈VJ 진수(이하나)의 끊임없는 권유와 라이벌인 봉주를 다시 재회하게 되면서 요리 대회 참가를 결심한다. 생선 요리와 최고의 숯 가리기, 그리고 소고기 정형 등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성찬과 봉주는 막상막하의 대결을 벌인다. 하지만 심사위원 대부분은 봉주에게 뇌물을 받고 편파판정을 하고 있는 상태다. 승부는 어느덧 마지막으로 순종 임금
허영만 원작의 본격 요리영화 <식객>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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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분을 발랐다.
여성들은 다 그랬다. 네댓살 계집아이에서 팔순의 할머니까지 몽땅 하얀 분을 바르고 다녔다. 양볼은 기본이었다. 코와 이마에도 발랐다. 일부 남성들도 발랐다. 도대체 뭘 바른 거지? 1년 전 타이 북부에서 ‘하루 비자’를 얻어 넘어간 버마 국경지역 트리파고다스파스의 풍경은 신기하고 낯설었다.
‘타나카 즙’이라고 했다. 버마에서 자라는 타나카 나무줄기로 만든 천연 화장품이었다. 피부를 차갑게 해주고 모공을 수축시키며, 피지 제거에 선크림 역할까지 한다는 것이다. 타나카로 분장한 듯한 얼굴 탓인지 주민들은 더없이 순박해 보였다. 타이와 접해 있는지라 외지인들이 수없이 들락거릴 텐데 전혀 ‘관광지’다운 공기는 흐르지 않았다. 거리의 꼬마들과 여성들은 지나치게 수줍음을 탔다. 짧은 시간에도 단박에 끌리는 나라였다.
내가 갔던 트리파고다스파스는 원래 무장 게릴라들의 주요 출몰 지역이었다. 9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여행객들에겐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 1988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비욘드 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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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2명이다. 삼촌들의 아들·딸과 고모들의 아들·딸을 합해 나에게는 총 12명의 사촌동생들이 있다. 어느 집이나 비슷하겠지만 금실이 좋으셨던 건지 집안의 대를 잇는 걸 지상과제로 삼으셨던 건지 조부모께서는 8남매를 두셨고 그래서 그렇게나 많은 아이들이 태어났다. 집안에 행사가 있을 때면 그들은 언제나 내 담당이었다. 어른들이 한쪽에서 식사를 할 때면 나는 항상 그들을 데리고 방에 들어가 대장 노릇을 했다. 문을 지키고 서서는 “너, 뛰지 마”, “야, 가만히 앉아 있어”, “이씨, 너는 왜 동생을 울리고 그래?” 등등 숱한 경고와 지시와 엄포로 아이들을 다그쳤다. 12명 가운데 8명이 여동생인 터라 나도 모르게 마초 오빠의 성향을 보였을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그때는 그렇게나 많은 아이들을 웃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나에게 ‘열두명의 웬수들’과 같은 존재였던 건 아니다. 바로 밑의 동생인 하라와 나의 나이 차이는 10살이
[오픈칼럼] 열두명의 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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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있다. 소년 시절의 기억이지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애틀랜타 어딘가 남북전쟁의 불길이 온 화면을 시뻘겋게 하고 위험천만하게 마차를 타고 나오는 스칼렛 오하라와 레트 버틀러. 그리고 그들의 맹렬한 키스신. 한명의 부상병에서 카메라가 서서히 공중으로 치켜올라가더니 끝없이 이어지는 남부군 야전병원의 참혹하고도 원대한 부감숏.
그런 모든 스케일보다 더 매력적인 장면은 스칼렛의 발목이 오두방정을 떠는 발랄함에 있었다. 스칼렛은 원래 애쉴리를 사모했지만 그가 다른 여자와 결혼하자 복수하는 심정으로 딴 남자와 결혼한다. 그렇게 엉겁결에 결혼한 남편이 전사한 뒤 상복 입고 참석한 무도회에서, 춤판을 보며 스칼렛 자신도 모르게 발은 움직인다. 카메라는 스칼렛의 점잖은 표정과 상체를 보여주다가 여지없이 발목으로 틸다운하며 문제의 오두방정 발목에서 멈춘다. 세상의 관습과 예의의 틀에 갇혀 있는 근엄한 상체와는 정반대로 스칼렛의 무
[내 인생의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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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u, a, r, a, n, t, i, n, e….” 욕조 위에 알몸으로 선 아이에게 엄마가 다가와 아이의 몸을 닦아주며 한 글자씩 철자를 늘어놓는다. 영화의 첫 대사(‘멸균’)는 아이의 일생을 지배하다 결국 그를 파멸로 몰아갈 강박장애(OCD)를 암시한다. 하워드 휴스는 평생 세균과 질병에 대한 두려움 속에 살았다. 이는 같은 증세를 가졌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보인다. 아이의 몸에 비누칠을 하며 엄마가 말한다. “너는 안전하지 않아.”
지옥의 천사들
거대한 유산을 물려받은 하워드 휴스. 하지만 그는 영화와 비행에 사로잡혀 있었다. 회사의 운영을 다른 이에게 맡긴 채, 그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영화의 제작에 몰두한다. 블록버스터 <지옥의 천사들>(1930)을 위해 그는 세상에서 가장 큰 민간 비행장을 만든다. 영화 속의 뉴스 릴은 공중전의 촬영에 “87대의 항공기, 137명의 조종사, 35명의 카메라맨, 2000여명의 전문가”가 동원됐다고 전한다.
하지만 필름
[진중권의 이매진] 비행과 영화로 영원을 꿈꾼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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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떠난 적도 있고, 사람을 떠난 적도 있다. 내 생애의 모든 이별들이 애달프고 아름다웠었다 주장하진 못하겠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는가. 이별의 순간은, 더이상 견딜 수 없을 때 찾아오곤 했는데.
대부분의 이별은 상대방이 아니라 스스로를 견디지 못해 하는 것이다. 남겨진 사람은 큰소리로 통곡할 수 있지만, 떠나는 사람은 얼굴의 미세한 근육조차 움직일 자격 없는 헤어짐. 그 얼빠진 자책감의 기분에 대해 알고 있다. 그럼에도 외려 서둘러 떠나고 싶어 조바심냈던 이유는 뭘까. 스스로의 바닥을 봐버리고 싶은, 그리하여 더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어서 겪어버리고 싶은 위악적 욕망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이란 가끔 몹시도 잔인하고 또 어리석으니까.
보고 있을 때보다 극장을 나선 이후에 더욱 머리가 복잡해지는 영화가 있다. 허진호 감독의 새 영화 <행복>처럼. 영화는 뻔한 통속극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도시의 쾌락을 좇으며 살던 한 남자가 모든 걸 잃고 난 뒤
[냉정과 열정사이] 차라리 뼛속까지 나쁜 남자이지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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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많이 포함돼 있습니다.)
방탕한 바람둥이 남자(영수/황정민)가 간경변에 걸려 요양원에 왔다. 한 여인(은희/임수정)은 불치병에 걸려 8년 전부터 그곳에 있어왔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져 동거를 시작하지만 병이 호전된 남자는 떠나고 여자는 홀로 죽어간다. 여자가 숨을 거두기 직전 남자가 찾아온다. <행복>은 이렇게 통속적으로 시작해 통속적으로 끝맺는다.
통속성은 단점이 아니다. 어떤 사랑인들 통속적이지 않으랴. 그러나 통속극이 생기를 잃는 건 상황과 감정의 통속성 때문이 아니라 그것의 반대편에 숭고함을 배치할 때다. 예컨대 주인공이 너무 가혹한 짐을 짊어지고 그러면서도 너무 훌륭한 사람일 경우다. <행복>의 은희가 그렇다. 불치병에 걸린 고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아름답고 의연한 여인. 영수의 말을 빌리면 그녀는 동료 요양환자의 자살을 목격한 직후에도 “힘들지도, 무섭지도, 아프지도 않아 보이는” 사람이다. 그녀는 죽음을 가까이 느끼면서도,
자기 환멸에 대한 묘사 부족하고 사랑의 숭고함은 넘치는 허진호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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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액션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온갖 철학과 신화를 끌어들여 사이버스페이스를 설명하는 1999년작 <매트릭스>의 액션은 그 화법보다 장황하고 강렬했다. 근 십년 안에 이처럼 강력한 변화를 몰고 온 액션영화는 짐작건대 <매트릭스> 외에 전무할 것이다. 규모와 발상, 스타일 등 모든 면에서 달랐던 <매트릭스>와 그로부터 설명할 수 있는 할리우드 액션물의 어떤 변화에 대해 살펴본다.
홍콩 액션
리안보다도 타란티노보다도 워쇼스키 형제가 먼저였다. 일본 애니메이션과 홍콩 쿵후영화의 오랜 팬이었다는 이들은 당연하다는 듯 원화평을 불러들였다. 스턴트와 대역에 익숙한 벽안의 배우들은 자그마한 고수에게 속성 코스로 무술을 사사받았고, 원화평 역시 와이어 액션과 관련한 노하우를 전수했다. 미국 내에서는 일부 마니아의 전유물이었던 쿵후가 시리즈 전체의 액션을 아울렀다. 주로 즉흥적으로 액션을 안무하고 액션신의 연출은 무술감독에게 일임하는 홍콩식 시스템을 자신의
[액션영화 명장면] 액션 패러다임의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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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폭파신도 일당백의 총격신도 소용없다. 갈수록 진화하는 특수장비로 찍어내고 CG로 보완한 카체이싱은 평준화됐고, 새로운 무술이 갑자기 생겨나 격투신의 신기원을 이루는 것도 요원해 보인다. 2002년 <본 아이덴티티>로 첫선을 보인, 할리우드 역사상 보기 드물게 사실적이고 근면한 첩보물로 기록될 본 시리즈의 액션 스타일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제이슨 본의 여정을 닮았다. 본이 첨단무기는커녕 제대로 된 권총도 없이 두발로 뛰어다니고 맨손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동안, 본 시리즈 세편의 촬영감독인 올리버 우드와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을 연출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 역시 오직 영화 언어만으로 가능한 고유한 액션을 고민했다.
워털루역과 탕헤르의 시장에서 벌어지는 두번의 추격신. 총성도 없고, 자동차 충돌음도 없다. 몸과 몸이 맞부딪히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런데 관객은 숨을 죽인다. 우선 워털루역. 제이슨의 목표는 기자로부터 정보를 얻는 것이다.
[액션영화 명장면] 영화 언어만으로 직조한 100%의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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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영화는 무소불위의 CG 기술을 갖췄다. 그럼에도 액션영화의 원초적 매력을 갖추고 까다로운 유즘 관객을 만족시키는 것은 어쩐지 더욱 어려운 일이 되었다. 자신의 몸을 구경거리로 내세우거나, 상상에만 그쳤던 상황을 CG로 재현하거나 혹은 가능한 모든 방식을 동원하여 90분의 러닝타임을 추격과 총격과 격투로 빼곡히 채우거나. 이에 <13구역>식의 애크러배틱 액션이 있고, <스파이더 맨>을 비롯한 각종 영웅 시리즈가 있고, 최근 개봉한 <거침없이 쏴라! 슛뎀업> <아드레날린 24> 같은 막무가내 B급 액션이 있다. 첩보물의 기원이 된 007 시리즈와 1980년대 말 마초 액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다이하드> 시리즈처럼 규모는 있는데, 몸은 안 따라주고, 모두가 고루하다고 느끼는 액션 프랜차이즈라면? 이들 시리즈의 최근 작은 각자의 고유한 방식으로 위기를 탈피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은
[액션영화 명장면] 캐릭터 액션의 원초적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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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이 각종 장애물을 뛰어넘는 광경을 목도하는 쾌감은 상당하다. 액션영화는 그러한 진기명기를 이야기와 함께 관람하는 일종의 토대다. 홍콩 액션물의 두 갈래 중 한축을 담당한 이소룡과 성룡은 촬영기술과 스턴트의 눈속임으로는 불가능한 실연(實演)의 스펙터클을 선보였다. 이는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각종 소란을 일으키며 복잡한 장애물 사이로 이어지는 추격전, 그리고 갖가지 합을 주고받는 격투. 가라테와 쿵후를 익힌 백인 액션배우의 계보를 통해 후자는 꾸준히 이어졌지만, 전자는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서구영화에 편입되는데, 그 중심은 뤽 베송이다. <택시>(1998) 이후 저렴한 액션영화 제작에 몰두했던 그는 맨몸으로 도심 속 장애물을 건너뛰며 질주하는 신종 익스트림 스포츠 파쿠르(프리러닝)를 소재로 <야마카시>의 시나리오를 쓴다. 빠르고 유연한 움직임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액션의 사업적 가능성을 점친 그는 파쿠르의 창안자와 무술감독을 동시에 주연배우로
[액션영화 명장면] 성룡식 스턴트의 재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