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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 대신 쇼크만 먹었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의 말이다. 대개 추석 연휴가 끝나면 보름달을 품에 안은 승자가 극장가에 모습을 훤히 드러냈지만 올해는 딴판이다. 1등도 울고, 꼴찌도 울고, 모두들 울상인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전체 박스오피스가 예년과 비교해 60%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흥행 수위를 차지한 영화조차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잠깐의 이상 기류로 끝나면 좋으련만. 이 여파가 비단 추석에만 머물지 않고 연말까지 계속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9일이나 되는 긴 연휴, 관객은 모두 어디를 찾아 떠난 것일까. 아니, 그들은 왜 떠난 것일까.
추석을 하루 앞둔 9월24일. KM컬쳐의 한 직원은 영화 관람을 위해 서울 강남에 위치한 메가박스 코엑스 점을 찾았다. 오전이라고 해도 점심 무렵이라 꽤 어지러운 행렬을 예상했는데 정작 메가박스 매표소 앞은 한산했다. 비수기 평일과 비교해도 그닥 큰 차이가 없었다. “전광판의
[쟁점] 2007년, 영화계에 추석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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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의 블록버스터들에 대해 단평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짧은 평을 하기에도 조금 힘든 것이, 최근 자기만의 지역적 특성, 그 리듬과 이야기 전달법을 가진 영화들을 한꺼번에 몇편 볼 기회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여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을 이야기하기 전에 잠깐 샛길을 둘러가려 한다.
최근 뉴델리에서 열린 오시안 시네 팬 아시아와 아랍영화제를 다녀왔다. 이미 9회째를 맞고 있는 성공적인 지역 영화제다. 영화제 디렉터는 아시아영화를 다루는 잡지 <시네마야>의 편집장이자 아시아영화를 장려하는 영화인들의 모임인 넷팩의 창립자인 아루나 바수데브. 이번 9회의 주제가 자유인지라 개막식의 마술쇼도 해방과 탈출을 다루었다. 매우 지루한 2시간의 공연이었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니라 그곳 커다란 극장에 모인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함께 부정적인 공감대를 이루었는지 형식적인 박수도 치지 않으려고 했다. 두 시간 남짓한 라이브 공연으로 영화광들을 만족시키려면 교묘한 계책이
블록버스터들의 여름, 해커들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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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공관에서는 개관 전부터 구경꾼들로 들끓고 있었으며 유리창 깨지는 소동까지 있었다… (중략)… 7명의 미인들이 ‘스폿트·라이트’가 어른거리는 무대 위에서 수영복만을 입고 날씬한 포즈로 맴도 돌고 옆으로 섰다 뒤로 섰다 하는 동안 관중은 숨소리까지 죽이기도 하였다.”(<경향일보> 1957.5.20, <한국여성문화사2>에서 재인용)
50년 전에 처음 치러진 미스코리아대회 풍경이다. 어깨와 허벅지를 만천하에 드러낸 파격 패션의 여성들을 맨눈으로 구경하기 위해 남성들은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1959년에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교통안전여왕선발대회’까지 열렸는데, 이 행사에서까지 수영복 심사가 이뤄졌다고 한다. 미스코리아는 각종 미인대회 열풍을 불러일으킨데다 미를 평가하는 잣대까지 완전히 바꿔놓았다.
미스코리아대회가 이처럼 세인들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건 비단 노출 때문만은 아니었다. “여성들이 아리따움을 겨루는” 종전의 경염(競艶)대회와 달리
[한국영화 후면비사] 국제영화제 참가자는 인사청문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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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트랜트포머>와 <다이하드4.0>의 배틀이라면 망설이지 않고 <다이하드4.0>의 편에 서겠다. 물론 <다이하드4.0>이 더 심오해서가 아니다. <트랜스포머>의 이야기는 엉망이지만, 그렇다고 <다이하드4.0>의 이야기가 근사한 것도 아니다. 상부의 명령이라 해도 범인 하나를 잡으러 시가지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조종사가 있다고 믿기는 힘들다. 신기한 일이지만 다행히 그가 폭격할 동안 민간인 사상자는 한 사람도 생기지 않는다.
그러니 이건 거의 세대의 문제다. 존 맥클레인은 관객인 나와 함께 늙어왔다. 늙어가며 어느 순간부터 세상의 진보로부터 낙오해버렸다.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 맥클레인은 버틴다. 버틸 뿐 아니라 승리한다. 뻔한 거짓말이라 해도, 기계가 수호신/친구가 된다는 <트랜스포머>의 거짓말보다는 이 편이 더 사랑스럽다. 맥클레인은 피투성이가 되어 문제를 해결했지만 그가 얻은 것은 딸의 신뢰뿐이다.
홍콩 누아르의 장르적 기원에 대한 탐색이자 자기 유희를 즐기는 영화 <익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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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에서 ‘전영객잔’을 쓰고 있다. 카를로비 바리(Karlovi Vary)는 프라하에서 차로 한 시간가량 떨어져 있는 소도시다. 곳곳에서 철분이 많이 함유된 고온의 온천수가 솟고 있다. 시간을 견뎌낸 키 큰 수목들과 고성, 웅장한 저택과 관광객으로 이 작은 도시는 가득 차 있는 느낌이다. 선물 가게에는 보헤미안 크리스털 물건들로 풍요롭다. 화려한 크리스털 컵은 물론 귀여운 동물들도 많이 만들어놓았는데 가격은 만만치 않다. 산들은 높지 않지만 어딘지 험한 느낌을 주며, 음식은 늘 소금기를 듬뿍 담은 채 식탁에 오른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잘 웃지 않고, 농담이라고 하는 것이 나에게나 함께 온 서울여성영화제의 프로그래머인 김선아씨에게 “니 하오마”라고 인사를 건네는 정도다. 내가 “나, 중국 사람 아니거든” 하면 “곤니치와”라고 수정한다. 정말 이곳은 아시아인들에게 무지하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러나 체코영화와 이웃 지역 동유럽영화들, 즉 폴란드, 루마니아,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에서 느낀 단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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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로테르담영화제에서 <스틸 라이프>를 처음 만났을 때, 뜻밖에 네덜란드어 자막밖에 없었기 때문에 많이 힘겨웠다. 인물들간의 관계를 짐작하느라 헉헉거리는 와중에 지난해 베니스에서의 황금사자상 수상과 그 이후에 쏟아진 찬사에도 불구하고, 그 찬사에 대해 가졌던 얼마간의 의구심을 다시 떠올렸다. 유럽 영화계가 제3세계의 상황을 리얼하게 묘사한 영화를 상찬할 때, 거기에는 1세계 지식인의 죄의식 혹은 좌파적 노스탤지어가 작용할지 모른다는 의심을 나는 지우지 못하고 있다. 제3세계 민중의 고통스런 삶, 저개발의 황량한 공간은 그들의 화석화해가는 좌파적 정서에 일종의 흥분제 역할을 할지 모른다는 의심 같은 것이다.
이것이 1세계 부르주아의 오래된 이국 취향의 충족보다는 세련된 것이라도 해도, 또한 그것이 크리스 마르케와 로베르토 로셀리니가 파트리시오 구스만의 <칠레 전투>의 완성을 도왔듯이 드물게 정치/예술적 연대로 발전한다 해도, 대개의 경우 영화에 등장하는
사실과 우화, 판타지와 환각, 공간과 인물을 입체파 회화처럼 배열한 <스틸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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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감독의 <행복>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0월 3일 개봉해 어제(14일)까지 <행복>이 불러모은 관객은 전국100만4848명(배급사 집계). 극장가가 비수기에 접어든 탓에 관객동원속도는 느린 편이지만, 2위인 <러시아워3>와는 약 30만명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스크린 수 또한 서울 73개, 전국 331개로 다른 영화들보다도 월등히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주에는 그동안 개봉을 미루어온 한국영화들이 대거 개봉함에 따라 <행복>의 스크린이 어느 정도 잠식될 전망이다.
지난 주 3위였던 <내니 다이어리>는 개봉 2주차에 순위상승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추석시즌의 승자인 <사랑>의 관객동원력이 잦아져 한단계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20일 개봉한 <사랑>은 전국 203만3083명(배급사 집계)를 동원해 추석전후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유일하게 200만을 돌파했다. 5,6,7,8위
<행복>, 전국 100만명 돌파하며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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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배우들의 로맨틱 코미디 <나는 왜 결혼했을까?>가 10월 둘째주 북미 극장가의 정상을 차지했다. 개봉 첫주 2150만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인 <나는 왜 결혼했을까?>는 <마디아 가족의 재결합>를 연출한 타일러 페리 감독의 신작으로, 그는 이번 영화에서 자넷 잭슨의 상대역으로 출연했다. 페리가 연출했던 연극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로, 결혼생활에서의 시행착오와 불화를 일으키는 존재가 끼어든 단란했던 가정을 그렸다. <나는 왜 결혼했을까?>는 타일러 페리가 연출한 4개의 영화중 3번째로 1위 데뷔한 영화이며, 이번에도 미국 내 흑인 코미디에 대한 수요를 만족시키고 흑인 관객 동원력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지난 주까지 2주 연속 1위를 지킨 디즈니의 <게임 플랜>은 한 계단 내려서 2위에 랭크됐다. 3주차 흥행수입은 1150만달러이고, 누적수입은 5944만달러다.
지난 주 15개 극장에서 개봉한 조지 클루니의 <마이클 클
로맨틱 코미디 <나는 왜 결혼했을까?> 1위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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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만화 원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식객>이 10월 1일, 충무로 한옥마을에서 제작보고회 이벤트를 가졌다.
김강우, 임원희, 이하나, 정은표 등 주조연 배우를 비롯, 전윤수 감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는 풍성한 산해진미가 취재진을 반겨 '맛있는 이벤트'를 예고했다.
김강우-임원희의 엉뚱한 대결구도가 간담회 현장에까지 이어지는 등 밝은 분위기 속에 계속된 <식객> 제작보고회 현장! 그 맛있는 현장의 향기를 영상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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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식객>, 맛있는 제작보고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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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궁녀>의 서영희와 함께 한 톡톡 튀는 인터뷰!
그녀가 말하는 <궁녀> 연기에 관한 조심스런 소회.
또, 선배 연기자 엄정화가 부러운 이유와 아버지 같은 배우 박인환과의 특별한 인연도 공개합니다.
그리고 씨네21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2원 생중계 인터뷰!
배우 서지혜씨와의 끈끈한 우정을 엿볼 수 있는 릴레이 질문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사람을 대하는 눈이 따뜻한 배우 서영희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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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 서영희, “시체연기 해보니 오래 살고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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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호장룡>, <예스마담>의 아시아 출신 할리우드 스타 양자경이 6년만에 한국을 찾았다.
신작 <북극>을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양자경은 46살이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를 선보였다.
부산 해운대 호텔에서 9일 벌어진 내한 기자회견에서 양자경은 부산국제영화제의 달라진 위상과 규모에 대해 놀라움을 전했으며
또한 스스로가 말하는 미모의 비결, 아시아 출신 배우로서의 한계, 액션연기에 대한 자신감 등 다양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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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F2007] 6년만에 한국 찾은 양자경 내한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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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색깔의 두 재중동포 감독' 장률, 김광호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 관객과의 대화 행사를 통해 다시 한번 만났다.
8일 오후 4시 30분 해운대에서 열린 '아주담담' 행사에서 장률, 김광호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망종>을 통해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상을 받은 장률 감독은 김광호 감독의 이번 영화 <궤도>의 프로듀서. 올해엔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이었던 <경계>로 다시 한번 부산을 찾았다.
김광호 감독 역시 <궤도>를 통해 올해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서 수상을 해 장률 감독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서로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듯하면서도 다른 색깔을 보여주고 있는 두 사람의 다양한 영화 이야기를 영상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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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F2007] ‘서로 다른 색깔의 두 재중동포 감독’ 장률 ·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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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에 빛나는 영화 <밀양>도 부산에 왔다.
전도연과 이창동 감독이 7일 오후 부산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밀양'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관객들의 다양하고 폭넓은 질문에 전도연과 이창동 감독은 시종일관 솔직하고 성실히 답변해주어 많은 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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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F2007] 전도연 · 이창동 감독이 함께한 <밀양> 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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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공식행사로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주관하고, <은하해방전선> 제작위원회, 청년필름, 인디스토리, 인디포럼, 서울독립영화제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한국독립영화인의 밤'이 10월 7일 일요일 부산에서 열렸다.
독립영화인들의 뜨거운 열정과 동료애를 느낄 수 있는 그 현장을 영상에 담아냈다.
또한, 11월 18일 개관하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 대한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 <송환> 김동원, <후회하지 않아> 이송희일, <피터팬의 공식> 조창호, <나의 노래는> 안슬기,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 양해훈 감독 등 독립영화인들의 축하 멘트도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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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F2007] 부산을 달군 독립영화인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