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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장난감들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이는 243세이지만 60세 이후로 늙지 않는다는 '미스터 마고리엄'(더스틴 호프만)은
자신이 운영하던 장난감 가게의 운영권을 '몰리'(나탈리 포트만)에게 넘겨주려한다.
하지만, 계산적인 회계사 '헨리'(제이슨 베이트먼)가 찾아오고
마고리엄이 떠난다는 사실과, 몰리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장난감들은 반발하고 암울해지기 시작한다
원래의 색깔을 잊고 점점 어두워져만 가는 백화점을 보며
몰리는 점점 자신을 잃어가게 된다.
'스트레인져 댄 픽션'의 시나리오 작가 '자크 헬름'이 메거폰을 잡은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은 오는 12월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개봉작 NEW]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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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대통령의 암살범인 존 윌크스 부스의 일기장에서 사라졌던 한 페이지가 갑자기 발견된다. 이를 드러낸 젭 윌킨슨(에드 해리스)은 벤 게이츠(니콜라스 케이지)의 조상이 암살공범자였다고 주장한다. 벤과 그의 부친 패트릭(존 보이트)은 가문의 명예 회복을 위해 진실을 밝히고자 나선다. 이 과정에서 벤은 보물지도를 발견하고, 동료 아비게일(다이앤 크루거)과 라일리(저스틴 바사)와 함께 세계를 누비게 된다. 젭과 그의 부하들이 이들 셋을 뒤쫓는다.
<내셔널 트레져>(2004)가 미국의 1달러짜리 지폐에 숨겨진 비밀을 풀었다면 속편은 미국 대통령 대대로 전해 내려온다는 ‘비밀의 책’의 존재를 드러낸다. 속편의 의무로서 영화는 해외 로케이션 규모를 키우고, 어드벤처 강도를 높였다. 파리의 자유의 여신상 꼭대기를 카메라로 훑는다든지, 영국 여왕 책상 서랍을 뒤지는 설정 등은 영화 소재에 걸맞은 흥미를 북돋는다. 그러나 드라마의 고저나 수수께끼의 난이도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게임
단순한 게임 스테이지 나열 <내셔널 트레져: 비밀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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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침반의 바늘이 세계의 질서를,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 천방지축 소녀 라라(다코타 블루 리처드)의 북극 모험기를 그린 영화 <황금나침반>은 성장영화다. 지붕에 올라가 놀거나 집시들을 놀라게 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던 소녀가 진실을 알려주는 황금나침반과 다른 세계의 존재를 암시하는 더스트를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 주요 스토리다. 사람의 영혼을 가시적으로 형상화한 데몬, 갑옷을 입은 백색의 곰, 하늘을 나는 헥스족 등은 라라의 모험을 위한 판타지적 요소. 하지만 영화는 다소 실망적인 모험을 보여준다. 크리스 웨이츠 감독은 500여 페이지의 소설 속 사건을 나열하기 바쁘고, 작품의 배경, 종족의 생활방식, 캐릭터의 감정 등은 모두 수박 겉핥기 식으로 흘러간다. 시각적인 판타지도 기대 이하다. 모던한 부티크를 연상시키는 콜터 부인의 방이나 유선형의 체펠린 비행기는 인상적이지만 전체적으로 각각의 요소는 어울리지 못한다. 특히 사람 옆을 항상 따라다니는 동물 형상의 데몬은
다소 실망적인 모험 <황금 나침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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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취객은 끝끝내 자기 집을 찾지 못한다. 그가 떠난 자리에는 구겨진 즉석복권이 남겨져 있다. 어떤 눈빛이 텅 빈 사내는 무작정 정신병원으로 가자는데, 이런 사람들이 사나흘에 한명씩은 꼭 있다. 젊은 여자들은 창밖의 다른 여자들을 보며 성형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하고, 중년의 남녀는 앞뒤로 앉아 죽일 듯이 욕하고 때리고 맞다가 도망간다. 많은 일화들 중 이건 극히 일부일 뿐이다. 승객의 자격으로 탄 그 모든 이들의 거친 체취와 천태만상의 사연이 함께 진동하는 곳이 <택시 블루스>의 택시 안이다. 그 차를 감독 최하동하가 운전하고 있다.
<택시 블루스>는 다큐멘터리 창작집단 빨간 눈사람의 일원으로 <민들레> <애국자 게임> 등 풍자적이고 직설적인 다큐멘터리를 연출해온 최하동하 감독이 자신의 생업전선에 카메라를 입회시켜 만든 수고스러운 영화다. 본인이 실제로 택시기사로 일할 때 촬영해두었던 부분과 이후 그때의 경험을 근거로 극화한 부분을 엮
서울에 바치는 소야곡 <택시 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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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빈을 위시한 다람쥐 형제의 역사는 195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58년 로스 바그다사리언 1세에 의해 맨 처음 인형으로 등장했던 이들은 이후 영화의 원제이기도 한 <앨빈과 칩멍크스>라는 TV애니메이션 시리즈를 통해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대중적 캐릭터로 거듭났다. 느리게 녹음된 사운드를 빠르게 돌려 얻어진 다람쥐 형제 특유의 목소리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비롯한 수많은 히트 음반을 만들어냈고, 이제는 세월도 무상하게 인형과 2D애니메이션 캐릭터에 이어 3D로 새 생명을 얻게 된 것이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LA, 살던 나무도 사라지고 유명 음반사 로비의 트리에서 살아가던 다람쥐 형제 앨빈(저스틴 롱), 사이먼(매튜 그레이 거블러), 테오도르(제시 매카트니)는 어느 날, 사장에게 퇴짜를 맞고 돌아가던 비운의 작곡가 데이브(제이슨 리)의 가방에 실려가게 된다. 그렇게 그들의 뜻하지 않은 동거가 시작되는데, 데이브는 노래는 물론 댄스까지, 다람쥐 형제들의 음악적 재능을
크리스마스 가족애니메이션 <앨빈과 슈퍼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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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처음 세상에 나와서 내뱉은 말은 뭘까. 다큐멘터리 <그것에 관하여>는 아마도 ‘Fuck!’이었을 것이라고 추론한다. 성교하다, 저주하다 등의 뜻을 가진 ‘Fuck’은 실생활에서는 “억양에 따라, 대상에 따라, 상황에 따라” 온갖 의미들을 파생시키는 괴물 같은 단어. <그것에 관하여>는 엄연히 편재(遍在)하지만, 여전히 존재해선 안 되는 말, 누구나 말하지만 누구도 말해선 안 되는 이율배반의 단어 ‘Fuck’을 둘러싼 다양한 담화들을 모은 다큐멘터리다.
<그것에 관하여>는 먼저 외마디 만병통치어로서의 ‘Fuck’에 주목한다. 흥분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을 보았을 때 터져나오는 감탄사이자 반대로 극도의 좌절감을 느꼈을 때 조건반사처럼 튀어나오는 의성어이기도 한 ‘Fuck’의 다양한 사회적 용례에 대해 살펴본 뒤, 다큐멘터리는 ‘Fuck’을 둘러싼 표현의 자유 논쟁으로, 온갖 마술을 부리는 ‘Fuck’의 언어적 기원으로, 15세기에 처음으로 언급된
‘Fuck’의 역사에 관한 수다 <그것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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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질문 하나만 해보자. <네온 속으로 노을지다>(1995)의 채시라가 광고대행사 카피라이터로 일하며 당대의 최첨단 여성상을 창조한 지도 어언 12년. 왜 그렇게 한국 트렌디드라마와 충무로 여성영화들은 광고대행사를 현대 여성이 누릴 수 있는 직장 사슬의 최상위라고 끝끝내 주장하고 있는 걸까. 알고보니 여기에는 일간지 통계란에 귀기울이는 충무로 기획자들의 부지런함이 있었던 모양이다. 한 일간지의 통계에 따르면 20대 여대생에게 세 번째로 인기있는 전문직은 광고대행사였다고 한다. 하긴 한주에 섹스칼럼 하나로 마놀로 블라닉을 구입하는 맨해튼의 캐리양보다야 광고대행사 직원이 훨씬 현실적인 모델이기는 하다.
용의주도한 신미수(한예슬)도 거대 광고대행사의 인정받는 AE다. 하지만 신미수가 직장에서 겪는 고난을 고대했다면 기대를 거두는 편이 좋다. 그녀는 술마시고 늦게 출근해 광고주의 분노를 사면서도 절대 잘리지 않고 또 다른 기회까지 얻는 판타지적 인물이다. 한국 로맨틱코미
트렌디드라마의 에피소드 모음집 <용의주도 미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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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치다 세이키의 만화를 토대로 제작된 <같은 달을 보고 있다>는 순정만화적인 설정이 눈에 띄는 영화다. 새하얀 셔츠가 잘 어울리는 소년은 심장병을 앓는 소녀를 사랑해 의사가 되고, 때묻지 않은 심성을 지닌 그의 친구는 타고난 예술가로 둘의 모습을 아름답게 화폭에 담는다. 유년 시절의 애정이 어른이 된 다음에도 변함없이 이어지는 점 역시 여느 순정만화와 궤를 함께한다. 그러나 콤플렉스에 사로잡힌 연약한 인간의 성정을 끌어들이면서 이 영화는 비슷비슷한 멜로영화와 차별을 꾀한다. 결론적으로 <같은 달을 보고 있다>는 순정만화에서 즐겨 다루는 사랑 혹은 우정에 방점을 찍는다기보다 집착과 질투, 배반의 이야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한때 절친한 소꿉친구였던 테츠야(구보즈카 요스케)와 돈(진관희)은 현재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을 테츠야는 병원에서 레지던트로 일하는 반면, 돈은 방화범으로 붙잡혀 7년째 감옥살이 중이다. 테츠야와 돈이 동시에
집착과 질투 <같은 달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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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다른 장소, 7명의 주인공에게 벌어지는 4가지 사랑 이야기. <내 사랑>은 <러브 액츄얼리>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과 같은 옴니버스 형식을 취한 멜로영화다. <연애소설> <청춘만화>를 연출한 이한 감독이 3번째로 메가폰을 잡았고, 이른바 사랑 3부작의 완결판이라는 <내 사랑> 역시 감독의 전작들과 같은 말랑말랑한 순정만화적 감수성으로 충만하다. 지하철 2호선 기관사 세진(감우성)은 스스로 꿈속에 살고 있다고 믿는 주원(최강희)과 엉뚱하면서도 달콤한 데이트를 즐긴다. 지하철 안에서 도시락을 까먹고, 짐칸에 올라가 시체놀이를 벌이는 등 주원의 요구는 종종 그를 당황스럽게 하지만, 세진은 그래도 독특한 감성의 그녀가 사랑스럽다. 대학생 소현(이연희)은 남몰래 짝사랑하는 과선배 지우(정일우)에게 소주 마시는 법을 가르쳐달라고 제안하고, 광고회사에 다니는 수정(임정은)은 10번 찍어도 안 넘어오는 홀아비
말랑말랑한 순정만화적 감수성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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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출신이지만 뉴욕에 살고 있는 스무살 청년 윌리엄(마크 웨버)은 어느 날 바에서 사라(카타리나 산디노 모레노)를 만난다. “수요일에 만나 토요일에 같이 살게 됐다”는 걸 보면 마법처럼 첫눈에 사랑에 빠진 것 같다. 둘은 서로 집 건너편에 살고 있다가 합쳤으며 윌리엄은 배우가 꿈이고 사라는 가수가 꿈이다. 그러니 말도 잘 통한다. 사라가 전 남자친구에게 받은 상처를 극복하고 윌리엄에게 마음을 열어가면서 그들의 일상은 귀여우면서도 격정적으로 변한다. “우리는 언제쯤 엉망이 될까? 언제 서로 꼴보기 싫어하게 될까?” “헤어질 때 우리는 서로 어떤 욕을 할까?”라며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처럼 영화의 초반부에 이 커플은 상상하는데, 모든 커플이 그렇듯이 그들에게도 시련이 온다.
<죽은 시인의 사회>의 청량한 젊은이 혹은 <비포 선셋>의 낭만적인 유랑자로 많이 기억되고 있는 배우 에단 호크는 이미 오래전부터 소설가이며 감독이다. <이토록 뜨거운 순간>
‘스무살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 <이토록 뜨거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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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기적이라는 말 외엔 설명할 수 없는 일이었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지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1914년 12월24일, 가장 치열했던 전장인 서부전선에 이틀 동안의 평화가 찾아온 것이다. 사랑과 평화를 전하기 위해 예수가 세상에 내려온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독일군과 프랑스, 영국 병사들이 한데 어우러져 노래를 부르고 술을 마시며 선물을 교환했으며 심지어 축구 경기까지 벌였던 것이다. 세계 전쟁사에서 가장 특이한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되는 사건 ‘크리스마스 휴전’(The Christmas Truce)을 소재로 삼은 <메리 크리스마스>는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어처구니없는 발명품인 전쟁 속에서 스스로의 존엄과 공동선을 지켜내기 위해 애썼던 병사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이 영화의 한축에는 독일의 오페라 스타인 니콜라우스(벤노 퓌어만)와 안나(다이앤 크루거)가 있다. 전쟁이 발발해 니콜라우스가 징집되자 안나는 그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전선에서의 공연을 계획한다. 독일
크리스마스의 기적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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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에 실린 연말결산 대담을 한 뒤로 ‘서사의 위기’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맴돈다. 지금 한국영화가 처한 난처한 상황을 산업적 부실함이나 자본의 부족 또는 관객의 변화라고 말하는 대신 서사의 위기라고 부르는 게 옳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중영화에서 무엇보다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전제를 수용한다면 한국영화와 관객 사이의 간극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부족한 데에서 기인할 가능성이 크다. 흥행을 예상치 않았던 <식객>이 300만 관객을 불러모은 데 비해 기본 이상을 의심치 않았던 <두 얼굴의 여친>이 실패한 원인은 무엇일까? 요리를 소재로 삼은 영화 가운데 과거 흥행작이 없었던 반면 <두 얼굴의 여친>이 <엽기적인 그녀>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는 사실은 뭔가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 성공을 모방하는 영화가 실패하고 영화로 못 봤던 이야기가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 관객은 분명 오리지널리티 혹은 참신한 기획에 목마른 것 같다.
돌이켜보면 한국
[편집장이 독자에게] 서사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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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아, 굉장해.” “제가 입에 좀 넣어도 될까요?” … “조철봉은 어느새 입 안에 고인 침을 삼켰다. 이렇게 대담하고 노골적이며 자극적인 상황은 처음인 것이다. 섹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서에 사인하는 분위기와 같다.”… “‘맛이 있어요.’ 혀로 입술을 핥으면서 장선옥이 조철봉에게 말했다. 눈웃음을 치는 얼굴을 보자 조철봉의 가슴이 미어지면서 목구멍이 찌르르 울렸다.”
조철봉은 살아 있다. 한때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조철봉이 너무 안 하는 것 같다”며 섭섭해했다지만, 조철봉은 요즘 활발히 하고 있다. <문화일보> 연재소설 ‘강안남자’의 주인공인 그 조철봉 말이다. 인터넷판에는 칭찬인지 조롱인지 헷갈리는 독자 댓글이 달려 있었다. “이렇게 쓰니 얼마나 좋아. 독자들도 많아지고….”
조철봉은 ‘대북사업’에도 한창이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평화무역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최근 취임한 그는 북한의 천리마무역 부대표인 장선옥과 ‘딜’을 하는 중이다. 빼돌린 비자금의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성인용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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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챔피언스리그의 계절이다. 물론 이제 막 토너먼트의 막이 오른 단계지만 가슴을 뛰게 하기에 충분하다. 역시 챔피언스리그의 맛은 겨울에 벌어진다는 데서 온다. 긴팔 옷을 입고 장갑을 낀 채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언 땅을 누비는 축구선수의 모습이 어떨 때는 가학적인 쾌감을 준다. 게다가 계절 탓인지 승자의 환호성보다는 패자의 눈물이 더 크게 다가오는 대회여서(저 눈물이 마르면 금세 차가워져서 얼마나 괴로울까 하는) 묘한 비극적 무드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처럼 승패의 명암이 칼처럼 갈린다는 사실이 극단적이긴 하지만 이 바닥에서 글을 써서 먹고살아가는 사람으로서는 스포츠맨들이 가장 부럽다. 아니 정확하게는 스포츠평론가나 기자들이 부러울 때가 많다.
스포츠는 그냥 실력 그대로를 얘기하면 된다. 잘하면 칭찬하고 못할 때 욕하면 그만이다. 물론 그런 점에서 가장 정확하고 객관적인 분야는 오히려 변수가 많은 축구 같은 스포츠보다 육상이나 수영 같은 기록경기일 것이다. 그런데 이 바닥에서
[오픈칼럼] 정치적 오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