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비드와는 자주 연락하고 지냈나.
=(명확한 톤으로) 물론이다. 주로 이메일로 연락을 나누었고, 가끔 기회가 나면 커피도 마셨다.
-늘 받는 질문이겠지만, 어떻게 다시 합류하게 되었나.
=우리 모두 <엑스파일>을 그냥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6년이라는 시간이 적당했던 것 같다. 시리즈 끝나자마자 혹은 1~2년 뒤 하자고 했으면 못한다고 했을 것 같다.
-이번에는 멀더와 스컬리의 관계에 중점을 둔 이야기이다. 그 점이 출연을 결정하는 계기였나.
=아니다. 시나리오가 나오기도 전에 하겠다고 했으니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막상 나온 시나리오가 엉망이면 어땠을까 싶기도 한데, 우리는 오랜 시간을 함께하면서 쌓아온 신뢰라는 게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질리언 앤더슨] “우리 모두 <엑스파일>을 그냥 보내고 싶지 않았다.”
-
-피곤해 보인다. 홍보 일정이 빡빡한 모양이다.
=이 작품 홍보와 별도로 <캘리포니케이션>도 찍고 있어서 한달 이상 하루도 쉬지 못하다보니 피로가 쌓이는 것 같다. (혼잣말로) 이러다가는 미쳐버릴지도….
-<엑스파일>에 다시 복귀하게 된 계기는.
=시리즈에서 빠지게 된 이유는 <엑스파일>이 싫어서라거나 같이 일하는 사람이 싫어서가 아니었다. 매년 10개월을 쏟아부어야 하는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엑스파일>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쯤에서 잠시 휴식도 취하고 내 경력에도 변화를 줄 때가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지쳐 있었으니까. 그러나 근본적으로 우리 모두가 가진 바람 중 하나가 <엑스파일>을 프랜차이즈 영화로까지 이끌어나가고 싶다였다. <엑스파일>의 캐릭터들이나 <엑스파일>의 팬들을 생각하면 그냥 끝내버리고 싶지 않았다.
-초과학적인 현상을 경험한 적이 있
[데이비드 듀코브니] “6년 전의 나는 무척 지쳐 있었다.”
-
지난 7월20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 호텔에서 데이비드 듀코브니, 질리언 앤더슨과 시리즈 원작자이자, 감독 및 각본을 맡은 크리스 카터와 함께 각본을 맡은 프랭크 스파니츠와의 라운드테이블이 이루어졌다.
크리스 카터 감독, 프랭크 스파니츠 공동 각본가 인터뷰
-당신도 믿고 싶은가.
크리스 카터: 그렇다. 믿고 싶다. ‘나는 믿고 싶다’는 시리즈 처음부터의 슬로건이기도 했고 믿음의, 믿음을 둘러싼 인간의 고뇌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믿느냐라는 것, 믿고 있는가라는 것은 내게 무척 개인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캐릭터에게도 마찬가지고. 프랭크가 회의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믿는 사람이다. 신이라든가, 영적인 무엇인가와 같은 더 큰 어떤 존재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93년에 첫 방영되기 시작했던 텔레비전 시리즈에는 정부와 권위에 대한 불신이 아래에 흐르고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한데 두 사람 중 누구의 시각에 기반한 것인가.
크리스 카터: 우리 둘
[크리스 카터, 프랭크 스파니츠] “우린 둘 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보며 자란 세대다.”
-
익숙한 멜로디와 함께 <엑스파일: 나는 믿고 싶다>는 눈으로 덮인 미국의 한적한 도로와 그 위를 헤드라이트를 켠 채 지나가는 자동차를 따라가며 시작한다. 텔레비전 시리즈의 분위기 그대로 조용하고, 스산하고, 불길하다. 자동차에서 내린 여인은 곧 정체불명의 괴한에게 쫓기기 시작하고 다음날 환영을 통해 여인이 공격당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신부를 따라 FBI 요원들이 그녀의 시체를 찾아 눈 위를 수색하는 장면이 교차편집된다. 그리고 신부가 가리키는 곳을 파서 발견하는 것은 잘린 누군가의 팔.
지난 2002년 시즌9를 마지막으로 시리즈의 막을 내린 <엑스파일>의 두 번째 극장판인 <엑스파일: 나는 믿고 싶다>는 ‘그리고 그 이후, 멀더와 스컬리의 이야기’이다. 텔레비전 시리즈가 ‘저 너머에 있는 진실’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였다면 ‘나는 믿고 싶다’라고 이야기하는 이번 작품에서는 이제 외부가 아닌 두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에 집중한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엑스파일: 나는 믿고 싶다> 멀더는 왜 믿고 싶은가, 스컬리는 왜 믿지 않는가
-
-
-악역을 맡았는데, 어떤 점이 좋았나.
=별로 생각을 안 해도 되어서 좋았다. 가족, 친구, 애완동물, 이웃 등에 대한 책임 따위는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까. 정의니 명예니 뭐 그런 부담이 없으니까. 악당은 연기하기 편하다. 그냥 자신만 즐기면 되니까. (웃음)
-할리우드에서의 당신의 성공에 대해, 한편에서는 무술을 잘하는 아시아 배우라는 전형에 머무르고 있다, 라는 지적이 있다.
=각자 시각이 다르니까. 누군가에게 영화는 예술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꿈일 테지만, 내게 영화는 비즈니스일 뿐이다. 중국 영화인이 중국영화를 만드는데, 인도의 유명한 배우가 등장한다고 치자. 그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얼마나 되겠는가. 미국 배우들이 지금 와서 맡을 수 있는 역도 경찰이나 선생님 정도에 그치지 않나. 지난 10년간 아시아 배우나 감독은 그런 제한 속에서 일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앞으로 10년 뒤는 또 많이 달라질 것이다. 아마 그때쯤 되면, 이른바 경계가 무너
[이연걸] “오락영화를 두고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라”
-
-장성한 아들을 둔 아버지가 된 소감이 어떤가.
=<미이라2>를 찍은 지 이제 7년이 흘렀으니까, 영화에서도 자연스럽게 시간이 흘러갔다. 재미있었다. “내 식대로 해!”라는 아버지와 사실은 하나도 모르면서라고 대드는 아들이라니. 티격거리는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설정이 내가 봐도 재미있다.
-중국에서 촬영하면서 인상적인 경험이라면.
=중국을 비롯해서 아시아에 오갈 일이 많았기 때문에 이번 촬영이 특별히 새롭다거나 낯설지는 않았다. 인상적이라…. 세트장의 실제성이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보면 무척 실용적이다. 로스앤젤레스만 해도 세트장은 그야말로 겉만 그럴듯하게 꾸며놓고 그 안은 텅텅 비어 있지 않나. 그런데 중국 촬영장은 사무실 등 실제로도 사용되는 공간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액션, 모험물의 타입캐스팅으로 굳어져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흠. 흥미로운 지적이다. 오직 기자들만 ‘타입캐스팅’ 언급을 내 앞에서 한다. (웃음) 기회가 주어진다면 모든 역할을 다
[브렌단 프레이저] “액션물은 남들보다 쉽게 잘할 수 있는 영역일 뿐이다”
-
-할리우드가 중국을 촬영지로 자주 찾고 있다. 중국의 경제적 성장과 베이징올림픽의 영향 때문인가.
=중국의 경제적 부흥을 기반으로 중국의 유서 깊은 문화가 세계의 주목을 끌기 시작한 것 같다. 매년 10%라는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이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지라는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막상 5000년이라는 중국의 역사를 접하게 되자 다들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
-독실한 불교 신자라고 알려져 있는데, 요즘 티베트 사태를 둘러싼 중국 정부에 대해서 아티스트로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만약 내가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을 것이고 그 안에 내 정치적 견해를 실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내가 할리우드 영화감독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다들 그렇게 알고 있기도 하고. 할리우드 시스템 아래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내 개인적인 견해는 일단 멀찌감치 제쳐두고 시작할 수밖에 없다. 할리우드영화란 대중을 위한 영화다. 단순하고 간단해야 한다. 결국 보
[롭 코언] “중국 문화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알고 싶다”
-
전편 <미이라2>의 배경으로부터 13년이 지난 1946년. 이집트에서의 모험을 뒤로하고 은퇴한 오코넬 부부. 한적한 삶에 각자 무료함을 느끼던 두 사람은 이번에는 상하이로 향하게 된다. 무료함으로 사그라져가는 오래된 부부의 로맨스를 다시 불붙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언제나 그랬듯이 생사를 건 모험이다. 상하이의 한 무도장에서 이 천방지축 부부는 진시황의 병마용갱 발굴의 주역이 된 장성한 아들 알렉스와 해후하게 되지만, 부자는 만나자마자 삐거덕댈 뿐이다. 전편에서 릭과 에블린의 옥신각신이 드라마를 이끌어간다면 <미이라3: 황제의 무덤>(이하 <미이라3>)에서는 릭과 알렉스의 티격태격거림이 주축이 된다. 사하라 사막에서 봉인된 미라를 깨운 바 있던 이들 가족은 이제는 상하이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고, 테라코타에 봉인되어 있던 진시황을 깨워놓는다. 강력하고 잔인하며 평생 불로장생을 꿈꾸던 왕으로 알려져 있는 진시황은 이 프랜차이즈 영화의 새로운 악당으로 꽤
<미이라3: 황제의 무덤> 부활한 진시황에 맞선 오코넬 가족의 모험
-
강릉씨네마떼끄와 독립영화인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독립영화인들의 여름축제로 자리를 잡은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올해로 열돌을 맞이한다. 강원도 강릉시 정동초등학교에 운동장에서 열리는 정동진독립영화제는 야외독립영화제를 영화제의 성격으로 채택하여 독립영화와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고, 보다 능동적인 형태로 대안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10주년을 기념하여 록밴드 '오! 부라더스'의 축하공연, 독립영화인들을 위한 해수욕, 수구, 백사장 게임 및 물놀이, 해변에서 자장면 먹기 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또, 홈페이지에 사연을 올린 관객들에게는 로얄석을 따로 마련해 돗자리, 모기약, 옥수수, 뻥과자, 담요 등을 제공하는 행사도 열 계획이다.
오는 8월 1일부터 3일까지 2박3일간 정동진 정동초등학교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홈페이지 http://www.jiff.co.kr/
문의 (033)645-7415
열돌 맞은 정동진독립영화제, 8월 1일 개막
-
"이번에는 디지털 영화의 건설을 바라보는 영화의 만남이다." 시네마디지털서울2008(이하 Cindi)이 7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년간 준비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지난해 열린 1회에 비해 올해 Cindi의 규모는 좀 더 커졌다. 경쟁부문 20편, 초청부문 20편을 초청한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총 71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그에 따라 상영부문도 많아졌다. 지난해에는 하나 뿐이었던 초청부문이 올해는 초청, 디지털 회고, 디지털 복원으로 분화됐으며 디지털 단편, Cindi 익스트림, 인스톨레이션등의 부문이 신설됐다. 또한 심야상영은 Cindi 올나잇이란 부문으로 확대 개편된 것이 2회를 맞은 Cindi의 특징이다. 개막작은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작인 지아장커의 <24시티>로, 정성일 공동집행위원장은 "여러분이 세계에서 2번째 관객이 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밖에도 눈에 띄는 작품으로는 상영시간이 14시간에 이르는 중국 왕빙감독의 <원유>
시네마디지털서울 2008, 올해는 71편의 디지털 영화 상영
-
지난 25일 한강 선상 레스토랑에서 영화 <고死>의 호러파티가 열렸다. 이날 파티에는 남규리, 이범수, 윤정희 등 주연배우들과 평소 친분이 있는 수많은 연예인들이 응원차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었다.
특히 간담회에 앞서 SG워너비, 다비치, 씨야, 김종욱, 브라운아이드걸스, FT아일랜드 등 정상급 가수들이 미니콘서트를 열어 현장의 열기를 최고조로 이끌어냈다.
남희석, 황정음의 진행으로 이어진 배우들과의 미니토크에서는 연출자인 창 감독을 비롯해 이범수, 윤정희, 남규리, 김범, 손여은 등 주연배우들이 영화 속 뒷이야기를 풀어내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편, 영화 <고死>는 학교 안에 선생님과 학생 24명이 갇혀 그들만의 '피의 중간고사'를 본다는 독특한 컨셉의 내용으로, 올여름 유일한 한국 공포영화라는 점 때문에 눈길을 끌고 있다. 오는 8월 7일 개봉.
올여름 유일한 국산 공포영화 <고死> 선상 호러파티 현장
-
갑자기 안 보이기 시작했다.
안경잡이가, 안경을 벗어야만 보이기 시작했다. 가까운 곳에 놓인 신문 활자, 휴대폰 문자 메시지, 이메일 편지함의 글씨들이 흐릿한 형상으로 내 눈을 놀리듯 간지럽혔다. 그것을 온전히 읽으려면 얼굴을 뒤로 가져가며 찡그려야 했다. 아니면 안경을 벗은 채 코앞에 들이대야만 했다. 40대 중·후반부터 찾아온다는 ‘노안’이 나에게는 불행하게도 좀더 일찍 닥쳤다. 절망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으나, 고참 선배나 부모세대의 전유물로만 치부했던 노화증세가 나에게도 찾아왔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어 한동안 우울했다. 돋보기를 걸친 노인의 모습이 비로소 미래의 자화상으로 리얼하게 예감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몇달을 미루다, 안경점엘 갔다. 시력검사를 한 뒤 안경렌즈를 새로 맞췄다. 안경점 직원은 “노안이라기보다는 시력에 비해 너무 높은 도수의 렌즈를 써온 탓”이라고 말했지만 위로가 되지 않았다. 새 안경을 썼음에도, 눈앞 20cm 이내의 가까운 물체를 세밀하게 식별하던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곱게 늙읍시다
-
연초에 집 청소를 했다. 방을 쓸고 닦는 것만으로는 모자라 책 정리도 했다. 평생 읽지 않을 것 같은 책은 모두 박스에 넣었다. 평생 한번은 들춰볼 것 같은 책은 책장에 그대로 뒀다. 평생 꼭 읽어야만 하는 책은 책상 옆에 차곡차곡 쌓았다. 3단계 분류에 따라 A급 판정을 받은 책이라도 다시 계체량 심사를 거쳐야 했다. 1주에 1권씩 먹어치운다고 해도 1년에 읽어낼 수 있는 책은 50권 정도에 불과하다. 추리고 추려 50위 안에 들지 못한 책들은 다시 B급 책들 사이로 밀어넣었다. 6개월이 지났다. 몇권이나 읽었냐고. 가만 보니 들춰본 책은 꽤 되는 것 같은데 완독한 책은 역시 1권도 없다. A급이든, B급이든, C급이든 똑같은 처지다. 선풍기를 온풍기로 만드는 무더운 여름, 먼지만 꾸역꾸역 먹고 있다. 그래도 2008년 상반기 독서지수가 빵점은 아니다. 가진 책 읽지 않으면서도 꾸준히 새 책을 사 모았는데, 그중 읽어도 읽어도 밑줄 쫙 긋고 싶은 탐나는 물건이 있었다. 달랑 2권,
[오픈칼럼] 나누고 싶은 독서 좌판
-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치고 <카사블랑카>(1942)에 대한 추억이 하나쯤 없는 이가 있을까. 릭(험프리 보가트)이 자신의 카페에서 혼자 술을 마실 때, 일자(잉그리드 버그만)가 남편 라즐로(폴 헨레이드)와 함께 그 카페에 들어설 때, <As Times Go By>가 연주될 때, 무엇보다도 공항에서 일자가 릭에게 매달릴 때 혹은 릭이 그녀를 떠나보낼 때…. 전쟁을 배경으로, 헤어질 수밖에 없는 연인의 안타까움을 다룬 이 멜로드라마는 아마 전세계 영화 팬의 심금을 울렸을 것 같다.
멜로드라마의 당의정 입힌 선전영화
그런데 이 영화에는 연인의 애틋한 사랑에만 도취하기에는 너무나 일방적인 정치적 메시지가 숨어 있다. 영화 자체가 전쟁 중에 제작됐는데, 당시는 연합국이나 동맹국 가릴 것 없이 모두 선전영화들을 양산할 때다. <카사블랑카>는 멜로의 당의정을 입힌 선전영화다. 영화에서 유럽은 독일의 침공으로 지옥으로 변해 있고, 사람들은 오직 ‘자유의 땅’ 미
[걸작 오디세이] 멜로드라마와 미국 선전의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