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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이 무서운 속도를 자랑중이다. 지난 7월 17일 개봉해 첫주에만 약 218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놈놈놈>이 개봉 2주만에 4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주말까지 <놈놈놈>이 불러모은 관객은 약 413만 4천명(배급사 집계)이다. 속도뿐만 아니라 크기도 다른 영화들을 압도하고 있다. 개봉 주에 약 700개의 스크린을 점유한 <놈놈놈>은 지난 주말에도 전국 717개의 스크린을 장악했다. 다시 또 스크린 독과점의 논쟁이 불거진 것도 이 때문. 올해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점유했던 스크린 수 보다도 많다.
2위는 사전 예매율에서 <놈놈놈>과 약 10%의 차이로 뒤졌던 <님은 먼곳에>가 차지했다. 3위는 <적벽대전: 거대한 전쟁의 시작>으로 지난 주 2위에서 한단계 하락했다. 이번 주 박스오피스에서 눈에 띄는 경향은 가족영화들의 순위 상승이다. 지난
<놈놈놈>, 개봉 2주만에 400만명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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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7월 28일 월요일 오후 2시
장소 CGV 용산
이 영화
릭(브렌든 프레이저)과 에블린(마리아 벨로) 부부는 유물 발굴을 중단하고 런던에 정착했다. 그래서 이번엔 그들의 아들 알렉스(루크 포드)가 고고학자가 되어 상하이로 떠난다. 상하이에서 고대 황제의 무덤을 발견한 알렉스는 지상 최대의 유물이 될거라며 좋아하지만 그가 저지른 실수는 분노에 쌓인 황제를 긴 잠에서 깨어나게 한다. 황제는 자신의 군대도 깨워 세상을 다시 장악하려 하고 알렉스는 릭, 에블린과 함께 황제에 맞서 싸운다.
100자평
전작처럼 경박한 재미로 똘똘뭉친 블록버스터를 원하는 관객 마저도 요번 3편은 별로 만족스럽지가 못할거다. 가장 큰 문제는 후발주자들이다. 메거폰을 물려받은 롭 코언은 스티브 소머즈처럼 실실거리며 쪼개는 유머에 별로 능하지가 못한 감독이다. CG의 화력에만 주력하느라 브렌든 프레이져의 개그 센스도 제대로 줏어담지 못하는데다가 액션 장면의 연출도 감칠맛이 나는 순간이 거의 없다.
<미이라3: 황제의 무덤> 언론에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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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블란쳇이 <아임 낫 데어>에서 연기한 밥 딜런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그냥 기계적인 것 같습니다. 저처럼 10년 가까이 팬이었던 사람은 블란쳇이 놀라울 정도로 그럴싸하게 밥 딜런의 매너리즘을 흉내낸 것에 경탄하며 무조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겠죠. 하지만 전 그만큼 부정적인 반응도 많이 봤습니다. <아임 낫 데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블란쳇의 딜런 연기가 피상적이고 지루하며, 유머가 제거된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식 패러디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지요. 전 그들의 반응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정곡을 찌른 비판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아임 낫 데어>에서 블란쳇의 연기는 깊이 있을 필요는 없어요. 블란쳇의 의무는 밥 딜런의 내면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의 공적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것이었으니까요.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성 배우인 블란쳇을 캐스팅한 것이 더 그럴싸한 겁니다. 특정 배우가 딜런을 ‘흉내낸다’는 사실은 처음부터 스크린
[듀나의 배우스케치] 케이트 블란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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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흥미로운 놈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은 흥미로운 놈이다. 대단히 야심적이지만 야심이 불분명하기도 하다. 위의 세놈을 맡은 세명의 배우, 송강호(태구), 이병헌(창이), 정우성(도원)은 분명 최선을 다한다. 로케이션 장소인 둔황의 모래 사구를 뒤흔드는 말발굽, 자동차, 총탄이 천둥치는 소리는 만주 웨스턴과 스파게티 웨스턴의 다이내믹한 융합을 조준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코 재미없는 영화는 아니다. 정우성의 말타기와 후진, 그리고 총 돌리기는 웨스턴 코드들을 습득한 뒤 그것을 가볍게 수행해내는 장르 배우의 근사한 도착을 알려준다.
영화는 보물 ‘지도’라는 고전적 약속으로부터 시작한다. 비적들은 비적들대로 놈들은 놈들대로, 일본군은 일본군대로 보물 지도 쟁취에 나선다. 이윽고 예의 ‘보물 지도’가 예지해준 장소로 도착하기 전, 영화는 대격전을 맞는다. 우선 태구가 오토바이를 타고 필사적으로 둔황의 사막을 달린다. 나머지 다
[전영객잔] 흥미로운 놈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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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부천영화제를 찾은 게스트들 중에서 당룡(본명 김태정)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소룡 사후 그가 대역을 하면서 <사망유희>가 완성됐다. <사망유희>(1978) 이후 골든하베스트는 염치없게도 이소룡의 이전 자료화면들을 한번 더 써먹을 요량으로 <사망탑>(1980)을 기획한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자료화면으로라도 어떤 역할을 하긴 했다는 점에서 이소룡의 유작은 <사망유희>가 아니라 <사망탑>일지도 모른다. 초반부에 첸지앵(이소룡)이 등장하는 화면들은 전부 자료화면과 당룡이 대역한 장면들이고, 그를 중반에 죽게 한 다음 그의 동생으로 설정된 첸큐오(당룡)를 등장시켜 형의 복수를 하게 하는 영화였다. 영화에서 친큐(황정리)의 죽음을 조사하기 위해 일본으로 간 첸지앵은 그 관을 탈취한 헬리콥터에 매달려가다 암기에 쓰러진다. 이때부터 형의 대역까지 도맡아하던 당룡이 드디어 당당하게 정면 얼굴을 드러내 동생으로 등장한다. 사실 카리스마와
[울트라 마니아] 당룡과 황정리의 화려했던 한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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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 아이야, 가라>는 <미스틱 리버>의 데니스 르헤인이 쓴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누가 소녀를 죽였는지 파헤치는 <미스틱 리버>와 누가 소녀를 납치했는지 밝히는 <가라, 아이야, 가라>는 보스턴의 우울한 현대사(물론 허구다)와 사회 분위기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두 작품은 범인의 검거과정을 다룬 범죄스릴러라기보다 ‘왜’라는 질문을 끝까지 놓지 않는 사회물의 성격이 더 강하다. 눈먼 주인공은 사건의 한가운데서 범인을 눈앞에 두고 있으면서도 헛되이 주변부를 두드리다 마침내 중심으로 복귀한다. 그즈음, 우리는 범인이 아닌 우리 자신의 모습, 사회의 실체, 범죄의 기원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금발 머리에 녹색 눈을 가진 4살 소녀가 집에서 사라진다. 경찰과 언론의 집중 수사와 보도에도 별다른 진전이 없자, 소녀의 숙모와 삼촌은 사립탐정인 켄지와 제나로(연인이자 동료인 두 사람은 르헤인 추리소설의 단골 주인공이다)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진중한 연출력, 벤 애플렉의 장편 데뷔작 <가라, 아이야,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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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굳이 말하자면 내가 뽑은 스틸인데. 부산에서 베트남으로 가는 배 안의 몽타주 장면 중 하나였다. 비가 오는 밤바다를 바라보며 정만 일행이 빈대떡 타령을 하는 동안 순이가 혼자서 선실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찍었다. 일생일대의 큰 결심을 하고 배에 오른 순이지만, 정작 고단한 여정 앞에서 고개를 뚝뚝 떨구며 무너지는 장면을 어떻게든 넣고 싶었다. 카메라가 빙빙 돌고 <수지큐>가 흐르고 순이는 고개를 45도로 뚝뚝 떨어뜨리고. 사랑스럽고, 또 아련하고, 순이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 결국 상영시간 때문에 편집 과정에서 제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촬영 때는 제한된 스탭들만 참여했는데, 좁은 탓도 있지만 선실 안의 오래된 정화조에서 나는 똥냄새 때문에 다들 두통에 시달렸다. 아마 리허설 때부터 실제 촬영까지 아무 내색 않고 감정에 빠져든 순이만 예외였을 것이다.”
[숨은 스틸 찾기] <님은 먼곳에> 사랑스럽고, 아련하고, 인간적인 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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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준비 중인 드라마 <친구>에 관한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 “장동건 역은 현빈, 유오성 역은 김민준이 맡는다. 내년쯤 MBC에서 방영할 계획이다. 대본은 반쯤 썼다. 진숙을 할 여배우는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영화에서보다 그녀의 역할은 훨씬 더 중요해질 거다.” 그러니까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이하 <눈눈 이이>)를 지나고 나면 곽경택 감독은 다시 드라마 <친구>로 향할 것이다. <친구>는 여전히 그의 영화에서 뿌리이며 영향력 높은 자기 참조물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눈눈 이이>는 좀 다르다. 좋은 의미이건 나쁜 의미이건 ‘곽경택스럽다’고 말하기는 좀 어렵다. 그조차도 “나라면”이라는 가정을 종종 사용하는 걸 보면 이 영화에서 그의 역할은 중도하차할 뻔했던 프로젝트를 살려낸 노련한 구원투수 혹은 기획영화로서의 면모를 성실하게 세공해낸 세공 기술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른다. 곽경택 감독의 필사적인 기획과 야심에 의해
[곽경택] “편집은 내가 정태원 대표에게 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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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캐스팅] <핸콕> 까칠한 영웅 한국씨
[대박 캐스팅] <핸콕> 까칠한 영웅 한국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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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다이어리] <님은 먼곳에> 수애씨 사랑합니다.
[헌즈다이어리] <님은 먼곳에> 수애씨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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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아! 안녕하세요. 실제로 뵈니 너무 귀여워요, 도라에몽씨.
=안녕하냐옹~! 나도 데뷔 4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 오게 되어서 영광이다옹~.
-그래서 선물도 준비했습니다. 여기…. 도라에몽씨가 가장 좋아하는 도라야끼 단팥빵만큼 맛난 한국 특산품 붕어빵이에요.
=캬아악! 붕어를 넣은 빵을 어떻게 먹냐옹? 그래도 한번 맛을 볼까나옹? (한입 베어물더니) 냐아아아아! 이거 진짜 맛있다옹!
-그런데 도라에몽씨 말투가 살짝 이상하신데요. 제가 알기론 어눌하긴 해도 그런 말투는 아니셨잖아요?
=사실 요즘 <포켓 몬스터>를 열심히 보고 있는데 언제나 당차고 영리한 로켓단의 냐옹이한테 푹 빠져서 그의 말투를 배웠다옹! 피카추와 지우한테 끝까지 굴복 않는 냐옹이의 모습이 개인적으로 내 판타지다옹~.
-휴…. 사실 저도 판타지가 필요해요. 어릴 때는 커서 이런 어른이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누구에게나 당당하고 사람들을 이끄는 소신있는 어른이 되고 싶었죠. 하지만 현실은
[가상인터뷰] <도라에몽: 진구의 마계대모험 7인의 마법사>의 로봇고양이 도라에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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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을 만들어가지고 특수촬영을 군데군데 끼워놓은 이른바 괴기영화 장르에 속하지만 무섭지도 오싹하지도 않은 어린이용 정도의 그저 그런 작품이다. 불가사리라는 한국판 킹콩이 고려 말엽 송도에 나타나 간신과 악당들을 쳐부순다는 야담조 이야기를 아주 설명적으로 펴나가는데 영화감각이나 연출수법이 이 (졸속 양산됐던) 사극처럼 낡고 또 진부하다. …(중략)… 용머리에 매단 줄이 보인다든가 앞을 못 보는 불가사리의 불안한 걸음거리 등은 관객을 웃겨준다.” ‘한국 괴수영화의 효시’라 꼽히는 김명제 감독의 <불가사리>(1962)에 대한 당시 반응은 만장일치 혹평이었다. 사극만이 유일한 스펙터클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1960년대 초, <불가사리>는 최초의 괴수물이라는 타이틀을 하사받는 대신 허무맹랑 삼류 오락물로 곧장 분류됐다. 관람시 유의사항으로 “상식과 당위성 따위는 전혀 생각지 말라”는 충고까지 더해졌다. 할리우드의 킹콩, 일본의 고지라와 달리 불가사리는 기술적 미숙함
한국 토종 괴수들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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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감독 데이비드 리프와 존 셰인펠드가 만든 다큐멘터리 <존 레논 컨피덴셜>은 1960~70년대 반전운동가였던 존 레넌에 관한 영화다. 우리가 제일 잘 아는 존 레넌은 비틀스의 존 레넌이다. 2004년 <롤링스톤>이 발표한 “불멸의 거장들: 역사상 가장 위대한 50인의 아티스트” 리스트에서 1위를 차지한 영국 밴드의 멤버. 20세기 세계 대중음악사가 낳은 가장 위대한 아티스트였고, 반전시위와 히피즘, 자유의 60년대에 젊은 대중에게 예수로 추앙받을 만큼 숭고했던 사회운동가. 그의 짧았던 40년의 삶을 몇개의 궤적으로 나눠 간단히 살펴보자.
1. 비틀스와 존 레넌
존 레넌은 비틀스의 가장 최초 멤버다. 1957년, 열일곱살의 존 레넌은 학교 친구인 에릭 그리피스와 함께 비틀스의 전신이 된 밴드 쿼리맨(The Querrymen)을 만들었다. 교회 공연에서 만난 폴 매카트니가 밴드에 합류했고 이듬해 조지 해리슨이 베이시스트로 들어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존 레
[알고 봅시다] 전설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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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 이후 솔로로 활동하던 시절 존 레넌에 관한 다큐멘터리 <존 레논 컨피덴셜>의 공동감독인 존 셰인필드, 데이비드 리프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비틀스에 관한 기록 필름이 이미 다량 공개된 마당에, 사후 30년이 다 되어가는 음악가를 이제 와 영화로 다루려는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이런 궁금증이 풀린다. 세상에는 잘 아는 것 같은데 실상은 모르는 것들이 많다. 영원한 팝의 전설 비틀스 시절 이후 40살의 나이로 요절하기까지 존 레넌의 삶도 그런 종류인 것 같다. 더불어 그가 고민했고 겪었던 사회현상들이 결코 과거의 일만은 아니라는 점도 알게 된다. 존과 데이비드 감독은 자신들의 작품에 대한 애정과 다큐 작업에 대한 열정이 묻어나는 매우 성실한 답변을 보내주었다.
-존 레넌에 대한 다큐를 만들려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존 셰인필드: 존 레넌만큼 유명한 사람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이야기를 찾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비틀스와 존 레넌의 팬으
[존 셰인필드, 데이비드 리프] “오노 요코가 개인 소장품을 기꺼이 공개한 것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