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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이 청바지 안 입으면 뭐라고 한다니까” 자식의 강요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입었다고 하지만, 이처럼 물빠진 블랙진을 멋지게 소화하다니. 놀라지 마시라. 애드씨네코리아 복철 대표, 올해 일흔 셋이다. “명보극장에서 일할 때 신상옥 감독님이 나보고 배우 해보라고 했다고. 그 힘든 일 왜 하냐고 하고 뒤로 빠졌는데 나중에 신성일이 그 자리에 들어왔지 뭐야, 하하하” 명보극장, 스카라극장 등에서 오랫동안 영화 홍보, 포스터 도안을 맡았던 복 대표는 충무로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찰턴 헤스턴, 버트 랭카스터, 로버트 테일러 다들 쟁쟁했지” 1955년 고등학생이었던 그는 친구집이 있던 충무로에 놀러갔다가 “엄청나게 큰 수도극장의 간판”에 빠져들었고, 이후 그의 인생 반경은 충무로를 단 한번도 벗어나지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 대신 인쇄소를 택한 그는 영화 신문광고 도안을 돕다 그의 손재주와 눈썰미를 높이 산 선배 영화인의 도움으로 극장 선전부장이 된 것이다.(인쇄소에 들어가기 전 그는
손재주, 열정, 꾀의 삼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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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 미 위드 케어> Handle Me with Care
콩데이 자투라나사미/태국/2008년/123분/컬러/국제경쟁부문
콴은 왼손이 하나 더 있는 남자다. 팔이 세 개인 그는 어린 시절 엄마에게 물었다. “특별하다는 게 뭐예요?” 그러자 엄마가 말했다. “그건 스페셜 정식 같은 거란다.” 엄마의 말에 대한 콴의 믿음은 확고했다. 팔이 세 개인 덕분에 배구시합에서는 그를 따라올자가 없었고, 예쁜 여자친구까지 얻었다. 하지만 역시 팔이 세 개인 탓에 정규경기에는 출전할 수 없었고, 여자친구마저 팔이 두 개인 남자를 찾아나섰다. 엄마는 병으로 세상을 뜨고, 특별한 기술이 없어 편지를 분류하던 일을 하며 살던 어느 날, 콴의 믿음이 무너지는 일이 벌어진다. 어린시절부터 자신을 위해 팔 부분이 세 개인 셔츠를 만들어 주던 동네 재단사 아저씨가 세상을 뜨게 된 것. 게다가 우체국은 성수기가 지나자 콴을 퇴출시키고, 그의 두번째 사랑마저 콴을 저버린다. 이제 콴에게 있는 세번
진정한 자아를 찾는 성장담 <핸들 미 위드 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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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도 로봇으로 변신시키는 오늘날의 CG기술이 달, 별, 우주비행선 정도 만들어 내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40년 전 CG라는 분야가 없었던 시절로 돌아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유인원이 던진 뼈다귀가 지구 밖으로 날아가는 장면은 가장 충격적인 시각혁명을 일으킨 장면 중 하나다. 바로 이 장면을 만들어낸 더글라스 트럼블의 마스터 클래스가. 4일 오후2시 대한극장에서 열렸다
손수 노트북을 지참한 더글라스 트럼블은 자신이 작업한 영화들의 주요 장면들을 하나씩 보여주었고, 관객들은 <블레이드 러너>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같이 유명한 영화들이 나올 때마다 거장에게 박수로 답례했다. 관객들의 박수에 힘을 얻는 듯, 이날 더글라스 트럼블은 언론에 한번도 공개한 적이 없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관련된 귀중한 사진들을 풀어헤쳤다. 특히 담배를 피거나 소파에 앉아 있는
“기본에 충실하라, CG만이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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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와키 치즈루의 한국 나들이는 잦은 편이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한국의 영화팬들에게 얼굴을 알린 그녀는 이후 자신의 영화가 상영되는 자리라면 빼놓지 않고 한국을 찾았다. 그녀의 신작 <음표와 다시마>가 초청된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역시 마다할 수는 없는 자리였을 것이다. “이제는 낯선 구석이 없다. 서울에 오면 숙소도 거의 비슷한 곳에서 있고, 밥도 주로 먹던 곳에서 먹는다. 마치 옆동네로 놀러온 기분이다.”(웃음) 게다가 최근에는 한일합작영화인 <오이시맨>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녀의 이번 한국 나들이에는 <음표와 다시마>를 연출한 이노우에 하루오 감독이 동행했다.
- <음표와 다시마>의 이야기는 어떻게 구상한 건가.
이노우에 하루오| <음표와 다시마>는 지난 2006년 에픽레코드재팬이 설립한 시네뮤지카의 4번째 작품이다. 영화를 통해서 음악을 알리고 음악을 통해서 영화를 표하는 시도라고 보면 된다.
이번 영화는 어떤 텔레파시가 통하는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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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째를 맞으며 무럭무럭 커가는 충무로국제영화제다. 높아진 관심을 증명하듯 첫날 매진 영화가 전혀 없었던 제1회 충무로국제영화제의 경우와 달리 올해는 개막 다음 날 부터 총 5편의 영화가 매진됐다. 4일 상영작으로는 <미워도 다시한번>, <음표와 다시마>, <러브 인 아프리카>, <매드 디텍티브>,<바그다드 카페>가 매진됐고, <다윗의 별>과 <대일본인>,<독립단편 초청상영1>,<독립단편 초청상영2>,<깜짝상영1: 인투 더 와일드> 6편의 영화도 매진 직전의 상황을 연출했다. 5일 상영작 중 눈여겨본 영화가 있다면 재빨리 클릭하자. 4일 오후 8시 현재 집계된 5일 매진작으로는 <나는, 인어공주> <숨은 요새의 세 악인> <블레이드 러너:파이널 컷>등이 있다.
높아진 예매율, 총 5편 영화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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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 방문(GV)일정이 추가됐다. 5일(금) 대한극장에서 상영되는 <아라비아의 로렌스>(11:00)와 6일(토) 중앙극장에서 상영되는 <지상에서 영원으로>(11:00)에 는 홍성남 영화평론가가 참석해 고전 영화의 이해를 돕고, 7일(일) 씨너스에서 상영 예정인 <거짓말쟁이 야콥>(11:00)과 <베를린 천사의 시>(14:00), <굿바이 레닌>(17:00)에는 유르겐 카일 주한독일문화원 원장이 관객과 만난다. 같은 날 대한극장에서 상영될 <요술 조롱박의 비밀>(11:00)에는 종지행 감독이, <행복>(20:00)에는 허진호 감독이 영화와 함께하고, 배우 양채니는 9일(화)과 10일(수) 대한극장에서 상영 예정인 <깜짝 상영 3>, <깜짝 상영 4>에 자신이 추천한 영화를 들고 찾아간다. 또 10일(수) 대한극장 <레스트리스>(11:00)에는 마이클 타푸아치 프로듀서가, &l
허진호 감독, 배우 양채니 등 게스트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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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단체관람이 물의를 빚고 있다. 4일 오후,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는 당일 중앙시네마에서 있었던 <들개> 상영당시 단체관객으로 입장한 중학생들 때문에 불편을 겪은 관객들의 성토가 올라왔다. “웬 중학생들이 떼거지로 와서 관람하는데 떠드는 수준을 넘어서 고성방가를 지르더라.”(이진강) “어이가 없어서 인솔교사에게 따졌더니, 그 교사는 ‘영화제 측에서 협조 공문이 와서 어떤 영화인지도 모르고 어쩔 수 없이 참여한 거’라고 하더라.”(한상효) 이에 대해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의 정범 사무국장은 “영화마니아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객들이 영화제를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라며 “상영전에 일반관객들에게 단체관람객이 있는 영화라는 사실을 공지하고 양해를 받으려 했으나, 내부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안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단체관람으로 인한 관객들의 불편은 지난 1회 영화제 때도 지적됐던 사항이다. “관객 마케팅 측면에서 단체관람을 제의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
단체관람 물의, 영화제측 “사전 공지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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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08년 9월 2일 오후 2시
장소 메가박스 코엑스
이 영화
1969년 켄지와 그의 친구들은 예언의 서를 만든다. 장난삼아 지구의 멸망에 대해 끄적여 놓았던 책이지만 20여년이 지나 그 내용은 실제가 된다. 록커의 꿈을 접고 편의점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켄지는 친구의 죽음, 주위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을 조사하기 시작하고 ’친구’란 이름의 단체가 배후에 있음을 알게된다. 옛 친구들을 모아, 지구에 멸망을 부르는 단체에 맞서는 켄지. 10대 소년의 모험과 로망은 시간이 지나 지구를 지키기 위한 책임감과 운명으로 찾아온다.
100자평
3부작의 첫 작품으로서 불안한 출발이다. 원작 만화가 가지고 있던 것을 최대한 영화로 충실하게 옮겨오는 노력은 인정해야겠지만, 영화적으로 봤을때는 만족보다 실망이 더 크다. 전체적으로 200억원이 투입된 대작영화를 보기 보다는, 규모가 큰 TV 드라마의 느낌이 더 강하다. 캐릭터는 생동감이 없고, 특히 만화에서 독자를 사로잡았던 '친구'의
우라사와 나오키의 대서사극 제1막 <20세기 소년> 언론에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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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매전쟁에 나선 이들은 상영 프린트 상태부터 체크하자. 영화제 측은 <독일 자매>와 <병원 비탈길에 목매는 집>의 필름 일부가 손상됐다고 공지했다. 두 영화는 모두 약 30년 전에 제작된 영화다. <독일 자매>의 경우는 화면과 음향 상태가 불안정하며, <병원 비탈길에 목매는 집>은 상태는 양호하지만 붉은 톤으로 색이 바랬다. 영화제 측은 “상영 프린트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화면 상태가 다소 고르지 않은 점을 발견했지만 두 편 모두 제작사와 배급사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프린트인 탓에 관객의 양해를 구해 상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독일 자매> 등 두 편 필름 일부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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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가 4일부터 프레스 ID카드를 발급한다. 영화제를 취재할 언론인들은 4일 오전부터 프레스센터(동국대학교 영상센터 2층)를 찾아 본인확인 후 카드를 발급받으면 된다. 영화제 기간 중 현장발급은 불가하다. 프레스 ID카드를 소지하면 일일 4편의 상영작들을 관람할 수 있으며, 영화제와 관련된 모든 취재활동이 가능하다. 한편, 데일리 패스는 영화제 기간 중 프레스 센터에서 신청서 작성 후 발급되며, 1회 발급으로 영화제 기간 내내 상영작 관람을 제외한 취재활동이 가능하다.
프레스 ID카드 및 데일리 패스 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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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일)부터 10일(수)까지 신세계 본점 문화홀에서 무료로 진행되는 신세계 특별상영 일정이 프린트 수급 문제로 일부 변경됐다. 8일 상영되기로 했던 <뜨거운 것이 좋아>는 <오즈의 마법사>로 바뀌었으며, 9일 상영 예정작이던 <오즈의 마법사>는 <사랑은 비를 타고>로, 10일 상영 예정작인 <사랑은 비를 타고>는 <뜨거운 것이 좋아>로 각각 변경됐다. 상영 시간은 처음 공지된 대로 오후 2시와 7시다.
7~10일 특별상영 일정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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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가 어제 3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9일간의 여정에 들어갔다. 예정보다 30분이 지연된 오후 8시에 열린 개막식은 영화배우 박중훈과 강수연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1,500여명의 국내외 게스트들과 일반 관객들이 참여했다. 개막선언에 나선 정동일 조직위원장은 “지난 1년간 땀으로 준비한 영화제를 소개하게 돼 벅찬 감동으로 떨린다”며 “한국영화 관계자를 비롯해 축하영상 메세지를 보내온 이명박 대통령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영된 영상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사회,문화 전반의 선진화를 한국영화가 이끌어 주기 바란다”고 말했으며, 오세훈 서울시장과 나경원 중구의원, 김장실 문화부차관이 차례로 무대로 올라 축사를 발표했다. 축사에 대한 화답으로 환영사에 나선 이덕화 운영위원장은 “감사드릴 분들이 너무나 많다”며 A4 2장에 달하는 명단을 호명했고, 차승재 기획위원장의 심사위원단 소개와 개막작 소개로 이날 행사는 막을 내렸다. 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
3일, 영화제 개막식 치뤄…9일간의 축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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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웨이브> Heatwave
필립 노이스|호주|1982년|91분|컬러|칸 감독주간 40주년 특별전
젊은 필립 노이스의 가슴에는 시뻘건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호주의 혹서(heatwave)를 견디며 영화를 향한 열정을 가슴에 품은 것이다. 헐리우드로 건너와 <패트리어트 게임>이나 <죽음의 항해>, <본 콜렉터>같은 걸출한 스릴러들을 내놓기 전의 필립 노이스는 사회적인 문제제기가 돋보이는 20대의 호주 출신 신예 감독이었다. 이 시절의 필립 노이스를 대표하는 작품은 단연코 <뉴스프론트>와 <히트웨이브>다. <뉴스프론트>가 런던 영화제와 뉴욕 영화제에 초청되며 필립 노이스의 이름을 처음으로 알린 계기가 되었다면, <히트웨이브>는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며 그 입지를 굳힌 영화에 해당한다. 청년 필립 노이스가 만들었다는 꼬리표와 함께 전통과 진보를 대립시키는 삐딱한 시선은 두 영화를 하나로 묶는
전통과 진보를 대립시키는 삐딱한 시선 <히트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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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보라 카는 이제는 추억의 수사법이 된 ‘은막(銀幕)의 여배우’란 표현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배우다. 할리우드에 명멸한 무수한 스타 중에서 영국식 기품과 지성미를 갖춘 배우라면 단연 데보라 카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녀가 출연한 50편 가량의 작품 중에서 아마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영화는 <왕과 나>와 <지상에서 영원으로>가 아닐까 싶다. 설혹 이 영화의 상세한 줄거리를 잊어버렸더라도, 페티코트로 한껏 부풀린 드레스를 입고 율 브리너와 춤을 추거나 하얀 포말이 부서지는 해변에서 버트 랭커스터와 격정적인 키스를 나누는 그녀의 모습은 기억의 한 자락에 선명히 새겨져 있을 것이다.
금발에 초록 눈동자가 인상적인 데보라 카의 대표작 4편을 제2회 충무로 국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영국에서 찍은 <검은 수선화>(1946)와 1950년대 할리우드 영화 <지상에서 영원으로>(1953),<왕과 나>(1956), <어페어
기품과 지성, 성숙한 여성미의 표상